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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자료 1천만원’ 판결이 주는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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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자료 1천만원’ 판결이 주는 메시지
  • 이상연
  • 승인 2003.08.19 14: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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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시험 문제 출제오류로 불합격처분을 받았다가 불합격처분 직권 취소로 1차 시험에 합격한 응시자들에 대해 국가가 민사상 손해배상도 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오면서 수험생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서울지법 제42 민사합의부는 사법시험 출제오류로 불합격했다 소송을 통해 뒤늦게 합격한 박모씨 등 고시생 53명이 국가를 상대로 2천만원씩 지급하라며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위자료로 1천만원씩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사법시험의 시행을 관장하는 행정자치부장관은 사법시험위원회 등의 심의를 통해 부적절한 문제의 출제를 방지함으로써 출제의 잘못으로 인하여 합격되어야 할 응시자가 불합격되지 않도록 주의할 의무가 있다”며 “원고들이 나중에 2차시험에 2차례나 응시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았다고 해서 원고들이 입은 손해가 실질적으로 보상됐다고 볼 수 없으며 원고들의 나이, 학력, 사회적 지위, 나아가 원고들에게 있어서 사법시험의 중요성과 신뢰도, 사법시험의 시행회수 및 빈도 등을 고려할 때 위자료는 각 1천만원으로 정함이 상당하고”고 밝혔다.


비록 하급심에 불과하지만 이번 판결은 시험을 관장하는 부처와 출제위원들에게 주는 메시지가 적지 않다. 우선 사법시험의 시행을 관장하는 법무부장관으로서의 의무다. 법무부가 문제출제 전후로 다단계 검증장치를 마련, 출제오류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사법시험위원의 위촉이나 사법시험위원회에 의한 문제의 심의를 면밀하게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결국 주의의무를 게을리한 나머지 재량권의 한계를 일탈한 위법행위로 인해 응시자들의 정신적·경제적 고통은 물론 막대한 국고의 소실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법무부장관은 직무수행상의 과실로 위법하게 행해지지 않도록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사법시험이 소송으로 점철됐다는 오명을 벗어버리는 계기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시험위원의 역할이다. 시험위원은 법령규정의 허용범위 내에서 어떠한 내용의 문제를 출제할 것인가, 그 문항과 답항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에 대한 재량권을 가진 반면, 그 재량권에는 시험의 목적에 따라 응시자의 능력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도록 출제의 내용과 구성면에서 적정하게 행사되어야 할 한계가 내재되어 있다는 것과, 특히 사법시험과 같은 법률전문분야에서의 시험에 있어서는 법령규정, 학설이나 판례상의 확립된 해석에 어긋나는 법리를 진정(眞正)한 것으로 전제하여 출제한 법리상의 오류를 범하거나 답안 선택에 있어 평균적인 수험생으로서 장애를 받는다면 재량권의 남용 또는 일탈로서 위법한 것임을 잘 새겨야 한다. 우리는 사법시험에서 소송이 끊이질 않는데는 시험위원의 책임도 적지 않다는 점에서 시험위원의 자성을 거듭 촉구한다.


이번 판결은 지난해 서울지법이 같은 사유로 불합격처분을 받은 원고가 국가를 상대로 낸 위자료 청구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것과 상반된 것이어서 이와 관련된 소송이 현재 계류중인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주목된다. 이는 같은 사안에 대해 하급심의 판결이 엇갈려온 터라 앞으로 나오게 될 최종심의 판결이 주는 의미가 보다 각별하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도 막대한 국고손실로 이어질 손해배상 소송을 양산해내는 사법시험으로 남을 것인지, 소송으로 얼룩진 이미지를 걷어내고 21세기형 법률가를 양성하는 사법시험으로 뿌리내릴 것인지 이제 그 공은 대법원에 걸려 있기 때문이다. 아무쪼록 이번 판결이 수험생들로부터 신뢰받는 사법시험제도를 세우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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