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선 소통서비스경영연구소 수석컨설턴트
깨끗한 물을 먹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 사람들을 대상으로 비즈니스를 한다고 가정하였을 경우, 다음의 4가지 예시 중 당신이라면 어떠한 방법을 선택하겠는가?
방법 1 : 생수를 판매한다.
방법 2 : 정수기를 판매한다.
방법 3 : 정수기의 장기 렌탈 서비스를 한다.
방법 4 : 정수기를 장기 렌탈하고 지속적으로 관리인을 보내서 관리해 준다.
여기에서 방법 1과 방법 2는 ‘상품을 파는 것’이고 방법 3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며, 방법 4는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라 말할 수 있다.
깨끗한 물을 먹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생수나 정수기’를 제공하는 것은 고객의 니즈를 일차원적으로 해소해 주는 방법이다. 하지만 세계적인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이 그의 저서 ‘소유의 종말(Age of Access)'에서 예언한 바와 같이 고객과 기업은 더 이상 ‘판매자와 구매자’의 관계가 아닌 그 이상으로 진화되고 있다. 따라서 기업은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깨끗한 물을 지속적으로 구입할 가능성이 있는 잠재 고객에게 ‘상품을 파는 것’ 또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관계를 형성’ 하는 것으로 진화해야 할 것이다.
소비자 행동 연구에 따르면 소비자 구매결정은 총 5단계로 구성되는데, 욕구의 인지, 정보탐색, 대안의 평가, 구매, 구매 후 행동으로 이어진다. 다시 말하자면 소비자의 개인적 특성에 따라 ‘욕구의 인지’가 자극되고 이에 따라 ‘정보를 탐색’하는 단계에 다다른다. 소비자가 활용할 수 있는 정보 탐색 과정은 온라인?오프라인 등 다양한 멀티채널 환경으로 확대되어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었다.
소비자의 구매의사결정 과정을 일련의 단계로 정립시킨 엥겔-블랙웰-미니어드 모형 (Engel-blackwell-miniard model)에서는 ‘정보 탐색 과정’을 내적 탐색과 외적 탐색으로 구분하였다. 먼저 내적 탐색이란 소비자가 문제를 인식한 후 일어나는 첫 번째 단계로서 기억 속에 저장된 정보를 회상하고 이를 검토하는 심리적 과정이다. 이는 과거에 제품을 구매한 경험이 만족스러웠을 경우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호의적이고, 재 구매 활동으로 연결되는 매개체가 된다. 반면에 외적 탐색이란 구매를 고려하고 있는 상품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주위를 기울이는 노력을 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소비자들은 정보탐색에 최소의 노력을 투입하여 비교적 효용의 수준을 높이고자 하는 성향이 크므로 과거의 제품구매 경험이 만족스러우면 수고로운 과정을 거치지 않고 바로 구매를 결정하게 된다. 또한 소비자가 법률지식과 같이 상품에 관련된 지식수준이 낮거나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을 만큼의 정보를 갖고 있지 않은 경우 가까운 지인이나 신문, 잡지 , TV와 같은 대중매체에 의존하여 정보 탐색과정에서 발생한 대안을 평가하려는 경향이 높아진다.
‘나는 제품을 판매 하였는가’ 아니면 ‘관계를 형성 하였는가?’
이는 로스쿨 변호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겠다. 의뢰인이 법률 상품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정보 탐색 및 대안을 평가하는 과정에서 ‘과거의 구매 경험’을 어떻게 생각할지 또한 그들이 경험한 상품을 과연 주변의 지인에게 추천해 줄 수 있을 것인지 진지한 고민을 해 볼 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