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선의 Law Biz-입체적 관찰을 통한 소비자 이해-소비맥락
상태바
이남선의 Law Biz-입체적 관찰을 통한 소비자 이해-소비맥락
  • 법률저널
  • 승인 2013.09.23 10: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남선 소통서비스경영연구소 수석컨설턴트

 

얼마 전 대만으로 출장을 다녀왔다. 대만은 아열대성 기후로 여름에는 고온 다습한 것이 특징인데 입추가 지나 한국의 서늘한 날씨에 익숙해져 있던 나는 ‘끈적한 여름’을 연상케 하는 더위가 버거웠다. 눈이 부실 정도로 강렬한 태양과 간헐적으로 내리는 비는 멀지 않은 거리라 하더라도 택시를 타고 싶은 유혹에 빠지게 만들었다. 이러한 날씨 때문인지 화창한 날씨에도 우산을 쓰고 다니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는데, 대만 사람들에게 우산은 강한 햇빛을 가릴 수 있으면서도 언제 비가 내릴지 모르는 변덕스러운 날씨 때문에 외출 시에 항상 지참해야 하는 필수품이 되었다.


스쿠터(Scooter) 또한 내 흥미를 자극했다. 대만의 경우 자체 브랜드의 차가 없어서 전량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데 소득수준이 그리 높지 않은 일반인에게는 유지비 뿐 만 아니라 세금이 비싼 차를 구입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아 스쿠터가 가장 즐겨 타는 교통수단이 된 셈이다. 얼마 전 신문 기사에 따르면 정식으로 등록되어 있는 오토바이 수량이 대만 전체 인구보다 많다고 한다. 다시 말하자면 오토바이를 못 타는 어린 아이들을 제외하면 한 사람당 적어도 1대 이상씩의 오토바이를 보유하고 있다는 셈이다. 스쿠터를 타는 것(특히, 여성에게 있어)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는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대만 사람들에게는 남녀노소 불문하고 없어서는 안 될 교통수단 이상인 것이다.


최근 기업 경영에 있어 소비자 연구의 중요성이 다시 한 번 부각되고 있는데 소비자를 이해하고, 미래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과학적으로 관찰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를 종합적으로 관찰하기 위해서는 소비맥락(Context), 소비행동(Behavior), 소비동기(Motive)를 살펴봐야 한다. 소비자가 상품소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소비맥락), 어떤 방식으로 소비하며(소비행동), 왜 상품을 소비하는지(소비동기) 등에 대해 입체적인 측면에서 보는 것이 효과적이다. 연극으로 비유하자면 시대·공간적 배경과 등장인물 간의 관계(맥락), 배우의 몸짓과 표정연기(행동), 주제 또는 메시지(동기)의 관계를 유기적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소비맥락(Context)이란 소비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문화적·상황적 배경을 이해하고 소비행동에 대한 심층 관찰을 통해 이면의 소비동기를 유추하는 것을 말한다. ‘남녀 간 성 역할에 대한 관념’, ‘자동차에 대한 인식’, ‘거래관행’, ‘미에 대한 기준’ 등이 전형적인 사회·문화적 맥락에 속하는데 앞서 말한 것처럼 대만에서 스쿠터가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교통수단이 된 것은 사회적·문화적·상황적 배경에 기인한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러한 소비맥락도 시대에 따라 또는 상품에 어떠한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충분히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할리데이비슨이 경제적인 이동수단의 상징이던 오토바이를 남성의 강인함과 자유의 이미지를 부각시켜 부유함을 상징하는 명품 브랜드로 포지셔닝(positioning) 시킨 것처럼 이탈리아의 베스타(스쿠터)는 여성이 좋아할 만한 디자인과 화려한 색상으로 로맨틱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부각함으로써 ‘오토바이는 남성 전유물’이라는 사고의 관념을 전환시키고 여성 소비자를 끌어들였다. 


로스쿨 변호사에게 ‘의뢰인’이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유능한 변호사에게 골치 아픈 법적 문제를 해결하려고(소비동기), 여기저기 기웃거리는(소비행동), 만만치 않은 고객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들이 원하는 것을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피터 드러커(경영학자)’의 말처럼 고객과 시장에 대해 기업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틀리기 쉽다. 고객에게 묻고, 관찰하고, 그들의 행동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만이 성공의 지름길이다.


결론적으로 말해 로스쿨 변호사는 자신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소비자가 법조시장에 대해 어떤 편견을 가지고 있는지(소비맥락)까지도 생각하는 입체적 사고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들이 재판에 대해 가지고 있는 부정적 편견을 해결해주거나 인식을 재포지셔닝(re-positioning) 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함께 이루어져야 하겠다.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