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로스쿨 심포지엄을 지켜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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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로스쿨 심포지엄을 지켜보며
  • 법률저널 편집부
  • 승인 2013.08.28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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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진 기자

 

지난 20일 대구광역시 소재 경북대학교에서 ‘제2회 한·일 법학전문대학원 교류회 공동 심포지엄’이 열렸다. 지난해 5월 일본 동경 소재 와세다대학교에서 ‘제1회 한일 로스쿨 교류회’를 가졌고 올해는 한국에서 교류회를 열고 정보 교류 및 합동토론,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를 가진 셈이다.


이를 위해 일본에서는 일본 로스쿨협의회 이사장인 카마타 카오루 와세다대 총장을 비롯 법학계, 법조단체, 문부과학성 등 20여명의 원장, 교수, 검사, 변호사, 공무원이 심포지엄에 참가했고 국내에서는 전국 25개 로스쿨 원장 및 교수들이 30여명 참여했다. 로스쿨 출범 이래 제도관련 숱한 공청회, 학술대회 등을 다녀왔지만 이날 심포지엄이 기자의 뇌리에 가장 기억에 남을 듯하다. 그동안 국내 로스쿨 관련 심포지엄은 소위 ‘분쟁을 위한 분쟁’과 같은 창과 방패, 겉과 속이 다른, 알 수 없는 미묘한 냉정분위기였던 것이 사실이었다.


25개 로스쿨만을 위한, 또는 비인가 로스쿨대학의 법과대학만을 위한, 기성 법조계만을 위한, 이론법학만을 위한, 실무법학만을 위한, 이해관계에 따라 얽히고설킨 공격과 방어, 찬성과 반대의 설전이 펼쳐졌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지난 5~6년간 로스쿨 제도 관련 각종 심포지엄 등을 지켜본 나름 소신있는 이들은 “밥그릇이 전쟁만 있지, 진정한 대국민 법률서비스 향상이라는 본연의 목적은 사라졌다”고 꼬집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양보는 곧 밥그릇 축소로 이어지는 만큼 어쩌면 당연한 과정과 귀결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날 심포지엄은 분위기가 달랐다. 공동의 목표를 향해 허심탄회한, 양국 로스쿨의 단점도 여과없이 드러내는 의미있는 행사였다는 것이 기자의 시각이다. 가깝고도 먼 이웃이라는 일본과의 국제관계는 늘 꼬이기 마련이다. 특히 최근 들어, 일본 정치권의 신사참배와 독도영유권 문제를 두고 양국의 소리없는 전쟁이 심오한 상황 속에서 이같은 행사는 멀지 않은 미래, 법조인들을 통해 가까운 이웃이 될 개연성에 의미있는 지표를 남긴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한국의 로스쿨 현실을 소개하고 나름의 발전방향을 제시했고 일본 역시 숨김없는 진솔한 현실을 소개하고 진행 중인 해결책도 안내했다. 심지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 오리무중의 해갈에 현답(賢答)을 구하기도 했다. 가마타 가오루 일본 로스쿨협의회 이사장의 “일본의 실패와 제도 운영의 경륜을 전달하고자 한다. 오히려 일본이 한국을 통해 배울 것이 더 많을 수도 있을 것 같다”며 “한국 역시 새로운 비판, 예비시험 논란, 구제도로 선회하자는 논의가 있는 만큼 일본의 경험이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는 축사가 이번 교류회의 깊이를 가늠하게 했다.


서울시립대 로스쿨의 법학사·비법학사 출신의 성적 차이에 대한 분석은 일본 중앙대 로스쿨의 기수자·미수자의 성적 현황을 이끌어 냈고 김호정 한국외대 로스쿨 원장의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의 사회진출과 변호사 수 상정에 대한 발제는 일본 로스쿨 출신 변호사에 대한 사회평가를 엿들을 수 있게 했다. 또 마츠시타 준이치 동경대 로스쿨원장의 일본 로스쿨의 현주소와 발전방향은 한국이 내딛어서는 안 될 영역과 빠져들어야 하는 영역을 확연히 일깨웠다. 이어 진행된 종합토론에서도 예비시험 문제, 사법시험 탈락자 취업문제, 시험장소 문제, 취업확대 문제, 로스쿨 선발문제 등 다양한 질의응답이 이뤄졌다. 오찬, 만찬, 이동 중에도 동시통역사를 통해 상호 정보를 나눌 수 있도록 한 것도 인상적이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일본에서는 법무성 검사, 문부과학성 고등교육국과장, 일본변호사협회 관계자 등이 참여함으로써 로스쿨의 발전이 곧 미래 법조계의 발전이라는 인식을 공유하는 듯했다. 그러나 국내 법무부, 교육부, 변호사단체 관계자는 보이지 않아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향후 이같은 교류가 활성화되어, 보다 발전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법조인력양성제도가 뿌리를 내리는데 기여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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