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입법고시 수석 기준하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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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입법고시 수석 기준하씨.
  • 법률저널
  • 승인 2013.06.28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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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적인 생활과 마음 다잡은 것이 수석 비결”

 

기준하 제29회 입법고시 수석·서울대 경영학과 4년

 

올해 제29회 입법고시 원서접수 결과 17명 선발에 4500명이 지원해 평균 250대 1에 달했다. 직류별로는 7명을 선발한 일반행정에 2438명이 지원해 348대 1, 4명이 합격한 법제직류에 974명이 지원해 243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또 7명을 뽑은 재경직류에 1075명이 지원해 154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같이 우리나라 5급 공채시험 중 가장 합격하기 어렵다는 입법고시 최종 관문을 통과한 18명 가운데 수석의 영예를 차지한 주인공은 재경직의 기준하씨.


기준하씨는 2차시험에서 평균 69.85점을 받아 수석합격의 영광을 안았다. 서울대 경영학과 4학년 1학기를 다닌 후 휴학 중 합격한 그녀는 대원외고를 졸업한 재원으로 2011년 1월부터 공부를 시작하여 2년반 정도 공부한 끝에 수석을 꿰찼다.


기씨는 올해 행정고시 1차시험에도 합격해 현재 2차시험을 남겨둔 상태여서 행정고시마저 합격하게 된다면 ‘고시2관왕’에 오른다. 


남다를 것 같은 수석 소감도 그녀는 겸손해했다. “합격만으로도 감사한데 게다가 수석이라고 하니 영광입니다. 좋은 점수를 받아 기쁜 마음이 들지만 저보다 열심히 하신 분, 더 잘하시는 분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운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2차 붙는 것에 대한 기대를 하지 않고 있었는데 이런 결과가 나와 얼떨떨합니다.”


시험을 보면서 가장 힘든 것은 내가 잘 하고 있는 건지, 합격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불확실함이다. 하지만 그녀는 그러한 불확실함 속에서 꾸준히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하면서 마음을 다잡는 것이 수석의 비결이라면 비결이라고 꼽았다. 또한 2차 공부도 답안 작성과 내용 공부를 연계시키면서 균형 있게 공부하는 것이 도움이 되었다고 밝혔다.


경영학과 전공자들이 고시에 뛰어드는 경우는 적지 않지만 그녀에게도 특별한 계기가 있었을까? 기씨는 경영학과에 가서 여러 전공수업을 들었지만 적성에 맞는 길을 찾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경제학부의 여러 수업을 들으면서 경제에 흥미를 느끼고, 공부하면서 공익을 위해서 일할 수 있는 행정고시를 생각하게 되었고, 이후 여러 수기를 읽으면서 본격적인 고시공부를 시작했다.


행시에 비해 입법고시만의 특성을 묻자 우선, 일정이 매우 빠르다는 점을 들었다. 입법고시는 행시와 달리 1차 시험 이후 비교적 촉박한 기간 내에 2차 과목을 공부해야 하며, 면접의 준비 시간도 촉박한 편이다. 각 단계마다 충분히 준비할 겨를이 없는 셈이다. 


또한 행시에 비해 1차 PSAT이 매우 어려운 편이다. 입법고시의 합격에서 PSAT에 합격하는 것이 중요한 관문이라는 게 수험가의 평이다. 2차 경우에는 특히 경제학에서 반드시 어려운 문제가 나오는 것도 입법고시만의 특징으로 꼽았다.


어렵다는 입법고시 PSAT 공부방법이 궁금했다. 그녀는 행시 PSAT을 준비하면서 입법고시 PSAT의 기출문제도 최대한 많이 풀어보려고 했다. 하지만 행시 PSAT 이후에는 2차 공부에 매진하느라 따로 준비를 많이 하지는 못하고 시험 전날에 자료해석 기출문제만 풀어보는데 그쳤다.


PSAT 성적 올리는 비결은 선택과 집중이었다. 자료해석영역은 많은 문제를 푼 반면 상황판단의 경우에는 풀거나 풀지 않을 문제를 변별하고, 푼 문제의 정답률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시험 한달 가량 앞둔 시점에서 PSAT 전략은 스터디를 구성하여 매일 아침에 실전처럼 모강을 풀었다고 했다. 기출문제는 여러 번 풀어보아서 답이나 푸는 방법이 기억나 실전연습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해 모강을 통한 실전연습을 하고, 기출문제도 틈틈이 풀면서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려 노력했다. 마지막 1주일 동안에는 PSAT에만 ‘올인’했다. 또한 기출문제 및 모강문제로 실전연습에 치중하면서 컨디션을 관리하는 데 집중했다.


2차에서 경제학은 공부 초기에 수업을 들어 방향을 파악하고, 이후에는 교과서를 읽는 것과 함께 3순환 문제를 구해서 풀어보았다. 미시의 경우에는 문제를 많이 풀어보고, 거시의 경우는 전체적인 흐름을 머릿속으로 그려보도록 노력했다.


행정법의 경우 학원 수업을 따라가면서 워크북으로 주로 공부했다. 학설이나 판례의 내용을 공부하면서는 문제가 어떤 식으로 제시되며 답안을 어떻게 써야하는지 생각해보고, 답안을 쓰고 다시 보면서는 내용을 확인하고 암기했다. 또한 내용공부와 답안작성을 연계하고자 노력했다.


행정학은 학원 수업을 주로 들으면서 교과서도 여러 번 읽었다. 답안작성연습을 꾸준히 하고, 제대로 쓰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서는 최고답안이나 교과서를 보면서 어떻게 써야 할지에 대해 고민했다. 답안을 한번 쓰고서 끝이 아니라 그것을 활용하여 공부하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재정학은 다소 어려움을 겪었으나 충분한 시간을 확보해 공부했다. 이준구 교과서를 바탕으로 서브노트를 만들어 정리했다. 강사자료 및 다른 교과서들을 참고하여 내용을 보충했다.   통계학은 학원 강의가 부족하여 교과서 및 서브교재로 혼자서 문제를 풀며 공부하되 기출문제를 꼭 풀어보려고 했다.  


입법고시 1차 합격을 예상하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에 1차 발표 후 대략 3주 동안 마무리에 들어가야만 했다. 우선 통계학과 재정학을 병행하면서 최대한 한번 끝까지 내용을 훑어보려고 했다. 막판에는 3순환 이후 보지 못했던 행정법의 기억을 되살리는 데에도 집중했다. 


2차 답안작성은 스터디를 구성해 답안연습을 꾸준히 했다. 스터디에서 올해 3순환 문제를 구해서 답안을 작성하고 서로 돌려보면서 첨삭을 해주는 방식이었다. 특히 행정법과 행정학의 경우에는 꾸준히 답안 작성하는 연습을 하며 감을 익히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면접은 2차 합격자 발표가 나자마자 재경직 2차 합격자 전원이 스터디를 구성해 면접준비에 돌입했다. 먼저 지난해 합격자를 통해 면접의 진행사항을 파악하고, 준비방법을 논의했다. 중요한 주제를 골라 내용을 정리하고, 실전처럼 면접 연습을 했다.


면접에서 중요한 점은 무엇으로 생각느냐는 질문에 기씨는 “집단토론의 경우에는 논의의 흐름을 잘 파악하고, 문제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전반적인 과정에서 밝은 인상을 주고, 성실한 태도를 보이는 것도 필요하다”고 답했다.


공부엔 일가견 있는 그녀였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가장 힘들었다고 했다. 특히 “공부 초반의 패기와는 달리 두려움이 커지고, 체력적으로 지치면서 불안감이 커졌다”면서 “얼마나 노력했는지가 아닌 나타난 결과로만 평가받아야 한다는 사실이 잔인하게 느껴졌다”고 토로했다.


그녀는 주말 중 일요일 정도는 반드시 쉬면서 공부로 인한 스트레스를 풀고자 했다. 공부를 한 적도 있지만,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가거나 공원에 놀러가는 등으로 주말을 보내기도 하였다.


국회공무원의 장점을 꼽아달라는 말에 “현직자의 말씀을 들어보지 못해서 잘은 모르겠으나, 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 듯하다”면서 “점차 중요시 되고 있는 국회의 입법기능 및 재정통제기능과 관련하여 전문성을 가지고 일할 수 있다는 장점도 들 수 있다”고 했다. 


기씨는 앞으로 법률 및 예산 등에 있어 전문성을 가진 공무원이 되고 싶다고 했다. 그녀는 “항상 국민의 입장에서 다양한 이익을 조화롭게 반영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공부하면서 배운 겸손한 자세와 공직에 대한 열정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자기발전하며 업무에 매진하는 공무원이 되겠다”고 다부진 포부를 밝혔다.


현재 공부하고 있는 수험생들에게 그녀는 “진도를 따라가느라 또는 문제를 푸느라 정신없이 하루하루를 살다보면 어느새 끝에 다와 있을 것”이라며 “꾸준히 기초를 쌓기 위해 노력하고 답안연습을 한 시간들이 답안지에 드러나게 된다”며 꾸준히 공부할 것을 주문했다. 또한 “체력관리도 중요하기 때문에 가벼운 운동을 하거나 좋은 음식을 챙겨먹는 것도 필요하다”면서 “조만간 있는 행시 2차 시험장에서 다들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란다”며 응원했다.


끝으로 기씨는 고시공부 시작에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많은 도움을 주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먼저 “함께 하면서 힘든 내색 하지 않으시고 저의 투정을 받아주신 부모님과 언니, 공부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조언도 많이 해준 남자친구, 긴 공부기간 동안 함께 한 여경이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또한 “스터디를 함께 했던 모든 분들 덕분에 공부 의지도 다지고, 많이 배울 수 있었다”며 “항상 응원해주는 친구들, 지인 분들 모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상연 기자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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