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지 기자 출신 외무고시 수석 이종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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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지 기자 출신 외무고시 수석 이종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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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6.11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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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의식 확고하게 가진 것이 원동력”

“한반도 평화통일에 이바지 하고 싶다”

 

올해 마지막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외무고시(5등급 외무) 수석 합격자는 일간지 기자 출신으로 뒤늦게 외무고시에 도전한 끝에 수석의 영예를 안아 주의를 놀라게 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이종찬(32·사진)씨. 부산 양정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그는 31세의 늦깎이 고시생이었지만 1년 6개월 여만에 합격을 꿰찼다. 특히 중앙일보에서 3년 동안 기자생활을 했던 그는 남들이 부러워하는 반듯한 신문사를 그만두고 고시에 뛰어든 만큼 부담감이 적지 않았지만 흔들리지 않고 확고한 목표의식을 갖고 공부한 끝에 뜻을 이룰 수 있었다.

 

이 씨는 법률저널과의 인터뷰에서 합격소감을 묻는 말에 “우선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뒷바라지 하신 어머니가 너무 고생하셨다”며 “멀쩡한 회사를 그만뒀을 때도, 힘든 시험을 준비한다고 했을 때도 저를 믿어주시고 뒷받침해주신 어머니가 저의 영웅”이라며 고생하신 어머니께 영광을 돌렸다.

 

그는 또 “대한민국의 외교관이 될 수 있는 기회가 열려 매우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은 과거에도 그랬지만 향후 인류사적으로 더욱 매우 중요한 지역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면서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달성하고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데 미약하게나마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합격소감을 나타냈다.

 

그는 뒤늦게 공부에 뛰어들었지만 단기간에 합격을 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보다 ‘확고한 목표의식’이었다. 이 씨는 “목표의식을 확고하게 가졌던 것이 시험 공부하는데 중요한 원동력이 되었던 것 같다”며 “외교관이 되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명확한 목표의식이 있었고, 이에 따라 내가 왜 신림동 고시촌에 와 있는지 매 순간 확신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씨는 원래 자연과학대학에 입학해 물리와 수학을 전공하려 했으나 인문과학과 사회과학에 대한 관심 때문에 3학년 올라가면서 경제학으로 전과를 했다. 전과한 후로 경제학은 물론 문학, 미학, 역사, 철학 등 다양한 학문을 접한 덕분에 신문사에서도 기자로서 충분히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었다.

 

그럼에도 그가 멀쩡한 회사를 그만두고 외교관이 되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31세였다. 하지만 그는 “외교관이 되고자 목표를 세우고 나니 먼 길을 돌아온 제 삶의 궤적이 앞으로 제가 가야할 방향을 일관되게 가리키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러한 생각은 자연스럽게 고시생활로 귀결되었다”고 외시를 도전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그의 전반적인 수험생활은 2012년 1월 한국사 능력검정시험에 통과한 후 고시에 입문하게 됐다. 중국어(제2외국어)와 국제법을 전혀 접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우선 이 두 과목에 집중해서 공부했다. 작년 2월에 치른 PSAT에서 불합격했지만 크게 개의치 않았다. PSAT시험을 치른 다음날 신림동 고시촌으로 이사했고 본격적인 공부에 돌입했다. 기초가 부족한 중국어와 영어 번역 공부에 5월까지 매진했고, 그 이후부터 기타 다른 논문과목 공부를 시작했다.

 

다양한 학문을 접한 그였지만 PSAT 공부는 녹녹치 않았다. 작년 치른 첫 PSAT 시험과 올해 외교원후보자 PSAT 시험에 떨어질 정도였다. 하지만 기출문제 중심으로 꾸준히 연습한 끝에 올해 외시 1차에서는 자료해석에서 30점이 넘는 상승폭을 기록했다.

 

2차 마무리 한달 전략으로 영어와 중국어는 모강 수업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기타 논문과목 대비에 힘썼다. 국제정치학의 경우 신희섭의 2순환 자료와 스터디에서 만든 논문정리 자료를 활용했다. 국제법은 조문 및 판례, 기타 일반 법적 개념 등을 요약해 반복해서 보았다. 경제학은 김진욱의 3순환을 모의고사만 풀면서 답안지 작성 연습을 했다.

 

2차 답안작성에서는 우선 질문이 원하는 바를 정확히 파악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쓸 것으로 예상되는 것을 완벽하게 숙지하고, 그 다음에 아무도 안쓰거나 소수의 수험생만 쓸 것 같은 내용을 비장의 무기로 각 챕터별로 갈무리해나갔다. 경제학은 양적 팽창 관련해 IS-LM, AD-AS 모형의 기본적 접근에 추가해 미국의 양적 팽창 정책의 구체적 내용을 정리해놓는다든지, 외부효과의 수학적 표현을 익혀 놓는다든지, 국제법에서 국가수용과 관련해 투자 관련 보완책(ICSID, MIGA) 등을 숙지해놓는다든지가 그 예이다.

 

면접 준비는 2차 발표 후 합격자 모두가 모여 면접 스터디를 진행했다. 또한 법률저널이 주관한 모의면접 컨설팅을 통해 면접에 대한 정확한 방향을 잡았다. 외국어토론면접은 영어토론 전문가의 과외를 받았지만 번역 공부했던 것이 있었기 때문에 영어토론 역시 단기간 대비가 어느 정도 가능했다.

 

면접에서 생각하는 중요한 포인트에 대해 그는 “우선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지 않는 보수적 전략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은 것 같다”며 “내가 확실히 알고 있는 지식과 진실된 경험만을 가지고 면접관들에게 진심을 전달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입부하기까지 우선 도와주신 많은 분을 찾아뵙고 인사드리고 싶고, 평소 못 읽은 책도 읽고 여행도 하고 싶다는 그는 앞으로 “한반도의 평화통일에 이바지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수험생에게 한마디 해 달라는 말에 그는 “개인적으로 외무고시를 시작하기 전까지 수많은 크고 작은 실패를 겪었고, 시험 발표가 나는 그 순간까지도 제 옆에는 돌이킬 수 없는 파멸이 도사리고 있는 듯 했다”며 “하지만 돌이켜보면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명확히 인식하고 인내심을 갖고 매진했을 때 사회는 반드시 그에 대한 보상을 저에게 줬던 것 같다. 정직함과 인내라는 두 가지 미덕과 함께,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목표를 추구해간다면 분명히 길이 열리게 될 것”이라며 수험생들을 응원했다.

 

오늘에 이르기까지 감사할 사람들이 많았다. 그는 “뒷바라지 해준 어머니, 아버지, 시험 때 도시락 싸준 동생. 시험 끝날 때마다 찾아와 술과 좋은 음식을 사준 고향 친구에게 감사하다”며 “또한 재작년 한해 동안 함께 시를 쓰고 읽으며 함께 고민하고 고통스러워했던 예비 시인 ‘박한결’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이상연 기자 desk@lec.co.kr

 

▲자세한 인터뷰는 법률저널 738호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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