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영의 세상의 창-아이언맨3과 무인항공기 드론의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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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의 세상의 창-아이언맨3과 무인항공기 드론의 공격
  • 법률저널
  • 승인 2013.05.24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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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 숭실대 법대 교수 / 변호사 / 시인

 

50년여 전 어린 시절 즐겨 읽었던 철인만화는 친구 또래 사이에서 인기짱이었다. 50년여 전 한 만화작가의 상상력으로 탄생한 철인은 영화 “아이언맨3”으로 오늘 우리를 찾아왔다. 아바타에 이어 외화 관객수 2위에 올랐다고 한다. 아이언맨3을 보며, 인간의 상상력이 과학발전의 계기를 만들고, 이렇게 발전한 과학은 인간의 상상력을 현실화시켜 줄뿐만 아니라 또 다른 상상력을 유발시킴을 깨닫는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는 까닭인가? 현실과 상상이 상호교차하며 공존한다. 우리는 그 속에서 지금 우리의 삶이 현실인지 아니면 상상인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특히 게임이나 인터넷 등에 중독되어 있는 수많은 폐인들을 보면, 그들이 깊이 빠져 살아가고 있는 그 가공의 세계가 그들에게는 현실세계의 도피처이거나, 어쩌면 현실보다 더 리얼한 현실세계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조차 한다.


현대사회는 어찌 보면 “인간이 과학에게 정복당한 사회”이기도 하다. 인간을 위해 과학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과학을 위해 인간이 존재하는 세상이 되어버린 것 같은 불안감 말이다. 아이들 장남감으로 개발되기 시작한 무인항공기가 이제 공공연히 외국의 주요거점을 파괴하는 전쟁흉기가 되어버린 지 오래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무인항공기 드론의 운영권한 일부를 비밀정보기관인 중앙정보국(CIA)에서 국방부로 이관하기로 했다고 외신은 전한다. 이는 종전에 단순히 정보수집을 위해 사용되던 무인항공기 드론이 전쟁용 살상무기로 사용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런 까닭에 정보수집기능을 수행하는 CIA가 아니라 전쟁을 관장하는 국방부가 그 권한을 행사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정책적 판단이 작용한 것이리라. 무인항공기 드론이 지난해 12월 수천 킬로미터나 떨어져 있는 이란 상공을 무인정찰하던 중 이란군수비대에게 포획되어 미국과 이란 사이에 심각한 외교마찰이 발생한 적도 있다. 지난주에는 미항공모함에서 드론의 출격이 성공함으로써, 드론이 공격용 상시무기가 될 수 있음이 증명되기도 하였다. 드론의 전쟁무기화가 아주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제는 군인이 전장에 직접 투입되지 않고도 드론을 활용하여 무인폭격이 가능하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적외선 탐지기 등을 탑재한 무인감시병이 등장하게 되었고, 그들은 우리의 비무장지대 등과 같은 국방경계선에 설치하여 경계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 또한 현실이다. 고도로 통제된 무인살상무기들이 무색무취무감각상태에서 사람을 죽이고 피를 보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되었다. 앞으로 파리나 모기 같이 작은 무인살상무기들을 현재 우리가 소지하고 있는 휴대폰처럼 소지하는 세상이 올 것이라는 두려움마저 든다. 구태여 총을 소지할 필요도 없이 무인살상무기하나만 있으면 원격조종장치를 통해 자기의 반대자를 척결할 수 있는 세상, 그 세상의 공포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애플은 지난해부터 3차원(3D)지도 플라이오버(flyover)를 내놓았다. 그러면서 무인항공기 드론을 이용하여 더 세밀한 지도를 제작 공급하겠다고 천명하였다. 구글도 지난 6일 3D 입체 맵 서비스를 공개하였다. 이에 대항하여 애플도 새 모바일 운영체제인 “iOS6”을 내보이며 3차원(3D)지도 플라이오버를 업그레이드시키겠다고 발표하였다. 애플이 그동안 아이폰 등에서 쓰던 구글맵을 버리고 직접 지도를 제작하여 공급하겠다는 플라이오버는 이름 그대로 하늘에서 내려다보이는 3차원 모양을 그대로 우리에게 보여준다. 입체감이 그대로 생생한 아바타지도인 것이다. 이 지도를 확대해도 그림이나 문자가 깨지지 않으며 내비게이션 기능과 실시간 교통 정보제공까지 가능하다. 앞으로 그 이용도는 무궁무진할 것이다. 의식 있는 미국인들은 구글과 애플이 지도제작이라는 미명 하에 무제한적으로 항공사진을 촬영하여 정보를 수집하면, 개인의 프라이버시침해문제가 심각하게 발생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지만 거대조직인 구글이나 애플은 눈 하나 깜박하지 않고 항공촬영을 계속하고 있다.


이렇게 거대한 정보집적능력을 가진 수퍼갑들의 횡포는 갈수록 심해질 것이다. 그들은 이미 수많은 정보를 집적하여 이를 분석판단함으로써 수많은 개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분석하고 있다. 몇 해 전 상영되었던 영화 “이글아이”는 이를 단적으로 우리에게 경고하고 있다. 슈퍼컴퓨터 이글아이는 개인 휴대폰 통화와 이메일, 그리고 물품구입패턴, 금융거래실적, 즐겨 찾는 장소나 취미 등 CCTV 등을 통해 수집된 모든 개개인의 정보를 자체적으로 분석할 뿐만 아니라 이렇게 분석된 자료에 기초하여 개인의 향후 생각과 행동까지 미리 예측해 버린다. 슈퍼컴퓨터는 그렇게 예측된 개인의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도록 지시하고, 그 지시를 따르지 않을 경우 생명을 위협하기까지 한다. 영화 이글아이 이외에도 슈퍼컴퓨터에 의해 인간이 통제되는 영화로는 “기프트”라는 영화도 있다. 이러한 영화 속 장면들은 이미 우리에게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무한한 정보수집능력을 갖춘 슈퍼갑들의 무제한적인 권력행사는 이미 개인의 일거수일투족을 통제하기 시작했고, 생활패턴을 통제하고 있다. 특정인이 언제, 어디서, 무엇을 사고, 먹고, 입으며 잠드는지 분석하여 사업계획을 세우거나 판매전략을 수립하고, 언론대책을 세운다.


슈퍼컴퓨터에 의해 지배되는 사회, 아이티기술이 인간의 모든 생각과 행동을 통제하는 사회, 빅 브라더스가 지배하는 세상은 우리만 의식하지 못했을 뿐 이미 우리 앞에 현존하고 있는 것이다. 거대기업의 자본력과 거대정치권력의 통제되지 않는 권력행사, 거대군사권력의 무력 등이 상호작용함으로써 슈퍼갑체제를 돈독히 하고 있다. 거기에 편승하여 작은 이익을 따먹으려는 무의식적인 동조세력조차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런 세태 때문인지 인문학적 가치는 무시되거나 배제되고 있다. 인간의 가치를 주장하는 자를 향해 세상은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들이라며 비아냥거리거나 귀찮은 존재쯤으로 치부하기도 한다. 인간성이 상실된 세상에 점차 집단가학의 “야만적 폭력”이 들어서고 있다. 우리 인류는 지난 세기 나치의 야만적 만행을 경험하였고, 일본의 잔혹한 전쟁침략의 폐해를 체험하였다. 그러면서도 현실은 일본우경화의 선봉에 아베정권이 들어서고 있고, 일본인들은 잃어버린 20년을 되찾아야겠다며 경제대국 2위 자리를 중국에 빼앗겨버린 것에 대한 분노가 다시 강성대국건설이라는 정치구호에 선동되며 70%가 넘는 지지를 보이고 있다. 역사를 통해 인간은 배워야 함에도, 오히려 역사를 왜곡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최근에는 침략을 역사적으로 정의할 수 없다면서 자신들이 일으킨 대동아전쟁의 침략성을 부인하기까지 하는 후안무치함을 보이고 있다.


이런 와중에 조선티브와 에이채널 등 주요종편들이 5.18광주민주화운동을 북한군 수백명이 침투하여 일으킨 무장혁명투쟁이었다는 황당한 북한군탈주병의 이야기를 여과 없이 그대로 방송함으로써, 역사인식부재를 넘어 역사왜곡의 단계까지 이르는 천인공노할 태도를 보이고 있다. 도대체 북한군 6-700명이 남한으로 침투하였다면, 그때 당시 국방을 책임지고 있던 군수뇌부는 “경계실패”로 모두 군법회의에 회부되어야 할 사안이다. 전두환반란세력은 5.18광주민주화투쟁을 처음에는 북한군의 사주를 받아 일으킨 반란이라고 호도하였다가 스스로 이를 철회하였다. 대법원 판결을 통해서도 그런 사실이 없음이 판명되었다. 그리고 오히려 그렇게 주장했던 자들이 반란죄의 수괴 및 그 추종자로 사형 등의 유죄판결을 받았고, 일부는 사면되거나 복권되기도 하였다. 이런 명백하고 현존하고 있는 역사마저 왜곡하려 하다니 간덩어리가 부어도 단단히 부었거나, 의도적으로 왜곡하려 했다면 염통에 털이 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후안무치의 극치가 일본 아베정권을 뛰어 넘는다. 내란죄를 선동하거나 찬양고무하는 것이어서 그 범죄성은 심각한 수준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거기에 일간베스트 사이트의 일부 네티즌들의 무분별한 동조는 사회적 용인의 단계를 넘어섰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표현의 자유는 헌법적 가치이므로 존중되어져야 한다. 그렇지만 표현의 자유는 무제한적인 자유가 아니라, 상대방과 관련되어 고려되어져야 하는 상대적 자유인 것이다. 절대적 가치라고 인정되는 생명권에 대한 침해인 사형제도 자체도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처럼, 모든 기본권은 상대적일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 절대적으로 보장되어야 할 생명권마저 경우에 따라서는 사형제에 의해 상대적으로 박탈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표현의 자유 역시 그 행사에 있어 일정한 공적이익 및 사적이익을 위해 제한되어져야 함에도, 현재 일베 게시판에 적시되고 있는 일부 역사왜곡 또는 인신비하 내지 공격적 게시물은 그 한계를 일탈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일베의 사이트를 계속 유지시키는 것이 타당한지 여부에 대한 관련법에 따른 심사에 들어가야 한다. 수사기관 역시 관련 게시자들에 대한 법적 허용성 여부의 한계에 대한 수사착수 및 법리검토 등을 다각적으로 모색하여야 한다.


우리 사회는 민주사회이다. 따라서 모든 사람의 자유권적 기본권은 보장되어야 한다. 하지만 그 자유권적 기본권의 행사는 무제한적으로 허용되어져서는 안 되고, 공익성에 기반을 둔 사익의 보호가 보장되는 범위 내에서 행사되어져야 하는 성숙함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아이티의 발달이 인간살상에 이르고, 인터넷의 발달이 “집단가학의 사이코패시즘”을 일상화하도록 방치하여서는 안 된다. 초기에 이를 정상화시키지 않으면, 그 폐해가 사회가 통제할 수 없는 고도중증단계에 이르게 되면, 나치의 집단학살사건이 다시 재현될 가능성마저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참으로 심각한 집단정신중증장애상태의 초기진입단계에 들어서 있는 우리의 정신을 맑고 투명하게 되돌릴 수 있도록 현명한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그게 정부와 학계, 사회지도층들이 나서서 벌려야 할 정신혁명운동인 것이다. 나의 염려가 기우이기를 바라지만, 다가오는 미래는 참으로 암담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 당신 머리 위에서 무인항공기 드론이 총을 겨누고 있다고 상상해 보라. 당신은 그래도 희희낙락할 수 있는가? 지금 당신이 무인항공기 드론을 조종하고 있어서 안심이라고? 웃기지 마라 당신의 반대자도 가까운 시일 내에 무인항공기 드론을 당신처럼 똑 같이 조종하게 되리라는 사실을 제발 좀 깨닫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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