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평가 산책 6 / 감정평가사가 전하는 ‘을’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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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평가 산책 6 / 감정평가사가 전하는 ‘을’의 목소리
  • 법률저널
  • 승인 2013.05.24 12:00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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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기관에서는 분기별로 부실이 발생한 담보부채권의 매각을 추진한다. 채무자의 경제적 사정이 악화돼 꼬박꼬박 지켜오던 이자납입 시점이 늦춰지거나 본격적으로 연체가 발생하게 된 담보부채권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채권, ‘NPL(Non Performing Loan)'로 분류하고 이들을 묶어 투자자에게 매각하는 작업이다. 한 번 매각할 때마다 금융기관별로 차이는 있지만 채권 매각액 규모가 작게는 수 백 억에서 많으면 수 천 억에 달할 정도로 몸집이 크다. 금융기관 측에서는 대손충당금을 계속 쌓느니 최소한의 손실만 보고 매각하는 게 손실을 키우는 위험을 줄이면서 자기자본 비율을 개선하는 효과까지 있어 합리적이고 저금리 기조 속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는 부실채권을 저렴하게 사 들여 대략 10% 내외의 투자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으니 쌍방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는 거래다.

 

최근 1금융권에 속한 한 금융기관의 부실채권 평가를 담당하면서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절반에 가까운 부실 담보부채권이 감정평가를 거치지 않고 대출이 진행돼 발생한 것이었다. 은행이 자체감정을 해 왔다는 것에 놀랐고 전체 대출 건 대비 자체 감정 비율이 상당해 더 놀랐다. 문제는 은행 입장에서 아무 근거 없이 대출을 진행할 수 없으니 정식 감정평가를 거치지 않는 대신 ‘탁상(卓上)감정 회보서’를 악용했다는 것이다. 말 그대로 책상에 앉아 전산으로 구축된 감정평가 전례와 실거래 자료만을 기초로 빠른 시간 안에 부동산의 몸값을 약식으로 추정한 탁상감정 결과를 기초로 한두 푼도 아닌 수 천 만원, 수 억 원 대출을 해 준 그들의 무모함에 입이 벌어졌다. 분명 탁상감정 회보서의 표지에는 ‘위 추정가격은 현장조사를 하지 않고 개략적으로 산정하여 정식 감정평가액과 차이가 있을 수 있고 신규대출 및 대출기간 연장을 위한 근거자료로 활용할 수 없습니다.’라고 명기돼 있으니 말이다.

 

탁상감정의 도입 취지는 은행의 여신 업무를 지원하기 위함이다. 탁상감정을 통해 부동산에 대한 정확한 가치 추계 결과를 얻을 수는 없다. 그러나 평가금액의 범위는 대략적으로 추정해 낼 수 있다. 고객이 보유한 자산 가치가 대출희망액을 감당할 수 있는지 여부는 판단할 수 있어야 은행 입장에서도 고객을 상대할 수 있으니 탁상 감정은 은행 입장에선 반드시 필요한 서비스다. 물론 이 서비스가 실제 대출이 실행될 때 정식 감정평가 의뢰로 이어져야 평가기관에서도 만족스럽다. 그런데 탁상 감정을 악용한 이 금융기관은 12개 대형 감정평가법인의 탁상감정 회보서를 취합해 최대금액과 최소금액을 제외한 나머지 탁상감정 금액의 평균치로 정식 담보평가 금액을 대체한 것이다. 은행에 위험을 전가한 ‘도덕적 해이’이자  ‘샘플 도둑’과 같은 행태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혹 금융기관 측에서는 물품을 구매하기 전 ‘견적서’를 받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항의할 수 있다. 그러나 물품 구입 전 견적서와 ‘전문성에 기초한 간이 용역 결과서’가 어찌 성격이 같을 수 있겠는가! 간이 용역 결과서를 정식 감정평가서를 대체해 활용했으면 적어도 그 대가를 응당 지불해야 할 것이다. 전문직의 상담을 무제한 무료로 제공받겠다는 것인데 ‘갑’의 위치에서 ‘을’인 감정평가기관에 이러한 부담을 떠넘기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을’의 반란이 계속되는 요즘 감정평가사로서 금융기관의 부당한 행태는 한 번 짚고 넘어가고 싶다. 담보평가금액을 최대한 부풀리기 위해 동시에 여러 감정평가 기관에 평가를 의뢰하고 걔 중 입맛에 맞는 평가 보고서만 채택할 거면 들러리 선 감정평가법인에게 적어도 현장조사 비용 등의 실비는 반드시 보전해 주어야 한다. 무상으로 탁상 감정 서비스를 향유하는 행위, 평가기관의 노동력과 지적 재산권을 임의로 사용하는 행태, 거래처 이탈 가능성을 무기로 촉박한 일정으로 평가서 작성을 독촉하는 불합리한 관행은 대리점에 본사가 감당하지 못하는 적체된 물량을 떠넘기고 밀어내는 ‘비민주적 폐단‘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이용훈 감정평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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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수 2014-02-21 00:10:31
그것도 프로그램이 있어, 어려운 것 하나도 없음. 그리고는 비싼 감정료 받고, 낮에 시간에 많으니.., 골프장 가는 팔자 좋은 직업 임. 젊은 분들 중 혹시 이글 읽어시면, 감정사 공부하세요. 회계사 법무사 보다 더 좋습니다. 새겨들으세요..

이철수 2014-02-21 00:07:45
웃기는 소리! 감정사들만의 일방적인 주장 임. 소신있게 배운대로 감정하는 감정사 못 봤음. 모두 감정평가협회의 전례자료를 참조하여 평가하는 것에 불과한 것이, 이나라 감정평가사들의 감정 임. 감정사 직원들이 가서 사진찍어 오면 감정사들은 사인을 하면 됨. 그것이나, 저런 은행이나 다를바 뭐있나??

이철수 2014-02-21 00:10:31
그것도 프로그램이 있어, 어려운 것 하나도 없음. 그리고는 비싼 감정료 받고, 낮에 시간에 많으니.., 골프장 가는 팔자 좋은 직업 임. 젊은 분들 중 혹시 이글 읽어시면, 감정사 공부하세요. 회계사 법무사 보다 더 좋습니다. 새겨들으세요..

이철수 2014-02-21 00:07:45
웃기는 소리! 감정사들만의 일방적인 주장 임. 소신있게 배운대로 감정하는 감정사 못 봤음. 모두 감정평가협회의 전례자료를 참조하여 평가하는 것에 불과한 것이, 이나라 감정평가사들의 감정 임. 감정사 직원들이 가서 사진찍어 오면 감정사들은 사인을 하면 됨. 그것이나, 저런 은행이나 다를바 뭐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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