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선의 Law Biz-공감적 경청을 통한 섬김
상태바
이남선의 Law Biz-공감적 경청을 통한 섬김
  • 법률저널
  • 승인 2013.05.21 11: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남선 소통서비스경영연구소 수석컨설턴트


최근 N사의 본사직원과 대리점주 간의 통화 내용이 장안에 회자 되고 있다. 밀어내기를 강용하고 있는 직원과 생계를 위해 더 이상은 안 되겠다고 하소연하고 있는 대리점주 간의 대화는 제 3자의 입장에서 들어봐도 어처구니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이 어디 비단 N사 뿐이겠는가...
 

미국의 심리학자인 매슬로우(Abraham H. Maslow)의 동기이론에 따르면 인간의 욕구는 크게 5단계로 나뉘게 된다. 가장 하위에 해당하는 1단계는 생리적인 욕구로서 의식주의 욕구라고 볼 수 있다. 2단계는 신체적인 안전과 감정적 안정을 추구하고자 하는 욕구이고, 3단계는 집단에 소속되고자 하는 욕구와 사랑받고자 하는 애정욕구를 말한다. 4단계는 내적 성취감을 통한 자기만족과 더불어 타인의 인정을 받고자 하는 존경욕구이다. 마지막으로 5단계는 지속적인 자기 계발을 통해 자아 완성을 하고자 하는 자아실현의 욕구라 말하고 있다.  
 

매슬로우는 다음과 같은 5단계의 욕구 이론을 통해 밑에서부터 하위 욕구가 충족되었을 때만 상위 욕구가 충족될 수 있다고 하였는데 이에 많은 학자들이 상황에 따라서는 저차원의 욕구가 충족되지 못하더라도 고차원적인 욕구의 충족을 추구할 수 있음을 주장하였다. 대표적인 학자가 앨더퍼(Alderfer)이다. 현재까지의 동기부여 이론 중 가장 타당성 있는 이론이라고 평가를 받고 있는 앨더퍼의 ERG이론은 욕구의 우선 순위를 부정함은 물론, 매슬로우의 욕구단계 이론을 세 단계로 단순화 하였다. 그 첫째가 존재/생존욕구(Existence Needs, E), 둘째는 관계욕구(Relatedness Needs, R), 마지막이 성장욕구(Growth Needs, G)인데, 각 첫 글자를 따서 ERG이론이라고 명명하였다. 그는 한 시점에는 한 단계의 욕구만이 발생한다고 생각한 매슬로우와 달리 한 시점에서 둘 이상의 욕구가 동시에 발생할 수 있음을 주장하였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N사의 녹취파일처럼 밀어내기는 회사의 관행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를 하나의 업무로 규정하고 영업직원들에게 강요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면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조직원의 한 사람으로서, 앨더퍼의 ERG이론에서처럼 생존을 위해 회사의 규정에 따르고자 무리한 방법을 썼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는 생존을 위해 돈벌이를 하는 사람, 다시 말해 직장인이건 자영업자이든 앨더퍼의 욕구이론 중 존재(생존)욕구만이 존재하는 사람은 주변을 돌아보지 않고 자신의 목적을 위해 돌진하는 경향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기업뿐만 아니라 비영리기관에 해당하는 의료 기관에서도 성과위주의 조직문화는 마찬가지라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더 높은 이익 창출을 위해 과잉진료를 하는 의료진이나 자신의 실력을 발휘하여 더 높은 성과를 내고자 하는 직원들의 과잉의욕에 따른 치료를 강용하는 문제도 비일비재 하게 발생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사례들을 통해 우리 로스쿨 변호사 시장은 어떠한지 반면교사로 삼아볼 필요가 있다.
 

생존을 위해 더 높은 수익을 창출해야만 하는가? 성장을 위해서 고객들을 만족시켜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그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또는 충성고객을 만들기 위해 더 똑똑해진 소비자들에게 무엇을 주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가? 더 이성적이고 분석적으로 사건을 해결해야 유능한 변호사라고 생각하는가? 

 

지난 4월 초, 서울 서초동 가정법원청사 소년 법정에서 이미 작년 가을부터 14건의 절도.폭행을 저지르고 소년법정에도 섰던 전력이 있는 피고인A양이 판결을 기다리고 있었다. 법대로 한다면 ‘소년보호시설 감호위탁’ 같은 무거운 보호 처분을 받아야 했지만, 김00 부장판사는 이 날 A양에게 아무 처분도 내리지 않았다. 단지 법정에서 일어나 자신이 하는 말을 힘차게 따라 하도록 하였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멋지게 생겼다. 나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 나는 이 세상에 두려울 게 없다.... 이 세상은 나 혼자가 아니다!....”
 

본래 반에서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여 간호사를 꿈꾸던 발랄한 학생이었던 A양이 남학생 여러 명에게 끌려가 집단폭행을 당하면서 그 사건의 후유증으로 병원 치료를 받았고, 충격을 받은 어머니는 신체 일부가 마비되기까지 했다는 심리적 고통을 감안했던 것이다.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중요할까? 그건 바로 너야... 그 사실만 잊지 않으면 돼... 마음 같아선 꼭 안아주고 싶은데, 우리 사이를 법대(法臺)가 가로막고 있어 이정도 밖에 못 해주겠구나.” 라 하고는 두 손을 쭉 뻗어 눈물범벅이 된 A양의 손을 꽉 잡아 주었다.

 

위 사례에서처럼 진정한 서비스란 우리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배려하는 것이다. 주는 것이 아니라 의뢰자가 하소연하는 사건을 들어주는 것, 법적인 잣대로 평가를 하기 보다는 그 사람이 겪었을 고통과 아픔을 함께해주는 사람이야말로 최고의 법조인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N사의 녹취파일 사건을 통해 로스쿨 변호사도 자신의 목적만을 위해 절벽을 향해 돌진하는 레밍(주1)과 같은 인생을 살고 있지는 않은지 반성해봐야 할 것이다.
 

---------------

(주1) 식력이 뛰어나 3~4년마다 개체수가 폭증하는 북유럽에 서식하는 레밍(쥐의 일종)은 자신이 받은 스트레스를 감당하지 못하고, 주위에 한 마리의 쥐가 달려가면 자신도 그 뒤를 생각없이 무작정 따라가다 결국 바다에 빠져 죽는다.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