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입은 조개가 진주를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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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입은 조개가 진주를 만들어낸다
  • 법률저널
  • 승인 2013.04.26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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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사법시험 제1차시험 합격자 발표로 고시촌은 합격여부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1차 응시자가 로스쿨 도입 이전에 비해 절반 이상이 줄었는데도 합격자 발표까지 대기 기간이 무려 55일에 달했으니 수험생들의 입장에서 답답하기 그지없었다. 특히 선발인원 변수가 커 당락을 점치기 어려운 점수대의 수험생들은 합격을 학수고대하면서도 합격하든 불합격하든 하루라도 빨리 결과가 나왔으면 하는 마음에 속이 바짝바짝 타 들어가는 심정이었다. 어찌했든 오랜 기다림이었지만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는 순간 많은 수험생들은 만족할만한 정도는 아니라하더라도 수긍할만한 수준에서 합격자 수가 결정된 것에 대해 어느 정도 안도하는 분위기였다. 법무부도 최종 선발예정인원 감소에 따른 실질 경쟁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가능한 많은 수험생들에게 2차시험 응시 기회가 주어지도록 했다고 밝혔다. 사법시험관리위원회에도 이같은 합격자 결정에 이견없이 만장일치였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합격선은 역대 최고를 기록할 정도로 높았다. 이처럼 합격선이 치솟은 것은 우선 문제의 난이도가 예년보다는 낮았다는 점을 꼽을 수 있지만 무엇보다 선발인원 감축에 따른 영향이 지대했다고 본다. 올해 비록 664명을 뽑았지만 지난해(1001명)에 비해 33.7%나 줄어든 수치다. 이정도 감축된 인원만으로도 합격선이 총점 5점 정도 상승하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1차시험에 오랫동안 매달려온 소위 ‘고수’들이 상당수 남아 있었던 탓이다. 실제 성적분포를 보더라도 고득점자가 대폭 늘었다. 총점 300점 이상의 고득점자가 지난해는 0.26%(27명)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무려 3.12%(214명)로 폭증해 합격자의 32.23%에 달했다. 특히 올해 합격선인 280점대에는 무려 690명에 달해 총점 1점당 70명 가까이 몰리면서 소수점 차로 희비가 갈리는 수험생들이 많았다.

한 수험생은 기본3법 258점에 선택과목 형사정책 -2개로 총점 289.55점을 획득했지만 합격선(289.62점)에 0.07점이 모자라 끝내 분루를 삼켜야만 했다. 어떤 수험생은 기본3법 259점에 형사정책 -3개로 총점 289.48점으로 0.14점 소수점 차로 고배를 마셔 쓰린 속을 달래야만 했다. 또 다른 수험생은 기본3법 259점에 노동법 한 문제 틀려 총점 289.38점을 얻어 소수점 0.28점차로 떨어져 울분을 삼켰다. 소수점 차로 떨어진 수험생들이 많았던 만큼 아쉬움을 토로하는 수험생들도 적지 않았다. 한쪽에선 변호사시험의 합격률이 75%도 모자라 90%까지 올려달라고 로스쿨생들은 아우성인데 반해 합격률 고작 3%라는 사법시험에 목매고 있는 사법시험 수험생들의 입장에서 보면 더욱 울화가 치밀 노릇이다.

이제 당락 여부를 떠나 분명한 것은 이제 1차시험이 끝났다는 사실이고, 수험생 모두 1차이든 2차이든 하나의 매듭을 뒤로하고 다시 각자의 길에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점이다. 물론 소수점 차로 탈락해 또다시 1차시험 준비에 앉아야 하는 수험생들은 괴롭거나 선뜻 결과에 승복하기 힘든 부분도 있을 수 있다. 그동안 뿌린 땀의 노력이 말짱 헛것이 되었다며 내심 자신에 대한 원망도 있을 수 있다. 더욱이 내년엔 200명으로 더욱 감축되기 때문에 목까지 조여드는 압박감을 이겨낼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도 있을 터다. 그렇지만 시험전이나 시험이 끝나는 지금이나 수험생들이 한시라도 잊어서는 안될 것은 항시 자신을 지금껏 지탱케 해 왔던 입문 당시 마음판에 새겼던 처음 마음이다. 상처입은 조개가 진주를 만들어내는 것이듯 스스로를 위로하고 이번 시험에서 탈락한 원인들을 면밀히 검토하고 합격의 조건들을 가슴에 새겨 새로운 시험의 출발점에 선다면 훗날 좋은 결실을 맺게 해주는 씨앗이었음을 고백하게 될 것이다.

합격을 위해 제일 중요한 것은 두려움 없이 육체적, 정신적 에너지를 시험에 쏟아 붓을 수 있는 능력이다. 토마슨 에디슨은 전구를 발명하기 위해 9999번의 실험을 했으나 잘되지 않았다. 그러자 그의 친구는 실패를 1만 번째 되풀이할 셈이냐고 물었다. 그러나 그는 실패한 게 아니고, 다만 전구가 안되는 이치를 발견했을 뿐이라고 했다. 수험생들의 가장 큰 약점은 포기하는 것이다. 토마스 에디슨의 말처럼 ‘성공에 이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다시 한번 도전하는 것’임을 마음판에 새기길 바란다. 지금 흘러내리는 슬픔의 눈물이 인생이라는 나무에 밑거름을 잘 스며들게 해주는 단비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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