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7급 공채에 로스쿨생 ‘발끈’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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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7급 공채에 로스쿨생 ‘발끈’이라니...
  • 법률저널
  • 승인 2013.04.19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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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저희 법학전문대학원 학생협의회는 전국의 법학전문대학원 6000여명의 학우를 대신하여 로스쿨 설립 취지 실현과 건강한 법조 사회 구축을 염원하는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로스쿨은 법학전문교육을 통하여 윤리적 소양과 전문성을 갖춘 법조인의 양성하고, 그동안 접근하기 어려웠던 법조계의 문턱을 낮추어 국민여러분들에게 더 나은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설립되었습니다. (중략) 국민 여러분들께서 힘을 모아 주신다면, 저희는 보다 낮은 자세에서 실력을 연마하여 국민 여러분들께 봉사하는 법조인으로 성장하겠습니다. 저희는 기본적인 인권을 옹호하는 법조인이 되겠습니다. 저희는 사회정의 실현을 사명으로 하는 법조인이 되겠습니다. 저희는 따뜻하고 깨끗한 법조인이 되겠습니다.”

이는 지난 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박영선 의원 주최로 열린 ‘변호사 예비시험 도입 필요한가?’라는 토론회가 열리자 로스쿨학생협의회가 밝힌 ‘예비시험 반대’라는 성명서의 일부분이다. 이들은 로스쿨 설립 취지를 강조하면서 법조계의 문턱을 낮추어 더 낳은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변호사를 7급 공무원으로 채용한다는 부산시의 공고에 로스쿨 학생들이 ‘지원자는 썩은 떡밥을 무는 사람들이라며 신상을 공개해야 한다’는 등 비난의 글을 올리며 발끈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니 어안이 벙벙하다. 변호사 시험을 통과한 엘리트가 어떻게 하위직 공무원으로 갈 수 있느냐는 게 이들의 주장인 듯한데 정말 어처구니없는 특권의식이 아닐 수 없다. 이들의 의식세계에는 법조인이 특별한 존재이고 하위직 공무원은 미천한 직업이라고 새겨진 모양이다. 오만의 극치다.

관련 기사의 댓글에는 로스쿨생을 비판하는 글로 도배될 정도로 난리가 났다. “헌법상 보장된 직업선택의 자유를 누가 누구에게 말린단 말인가? 법을 공부한 로스쿨 학생들이라면 더더욱 안되지” “국민에게 질 좋고 비싸지 않게 다방면의 전문가가 법률 서비스를 제공키 위해 설립된 것이 로스쿨 아닌가? 특권계층의식이나 특별대우를 바라고 간 것이라면 현 로스쿨은 변하던지 존폐를 생각해야하는 건 아닌지” “로스쿨을 선택한건 당신들 스스로의 결정인데, 그 결정에 우리 사회가 고소득과 높은 사회적 지위까지 보장해줘야 하나. 이 땅의 7급 공무원들이 당신들보다 못하다는 말도 안되는 오만함은 어디서 나오는건지 모르겠네! 완존 웃김” “9급 시험에라도 합격 ‘할랑가 몰라’” 등 수천 개의 비난글이 줄줄이 달렸다.

이처럼 일반 국민들은 로스쿨생들의 비뚤어진 특권의식에 가혹하리만큼 채찍을 하고 있다. 미래의 판사와 검사ㆍ변호사들이 이처럼 비뚤어진 자의식을 가지고 있다면 문제는 심각하기 때문이다. 법학전문대학원의 도입은 기존 법학교육 및 법조인 양성제도에 대한 반성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세상과 담을 쌓고 암기위주의 법학공부를 거쳐 합격률이 매우 낮은 사법시험에 합격하면 곧 신분이 상승되고 사회의 지도층으로 대접받는 법조인양성제도의 문제점을 극복해보자는 것에서 로스쿨이 탄생했다. 그런데 로스쿨생들이 법조인이 되기도 전에 그들의 의식은 여전히 구시대의 형태를 답습하고 있다는 것에 그저 놀랄 따름이다. 공부하기도 바빠야 할 로스쿨생들이 전국 단위 학생협의회를 조직해 기자회견을 여는 등 불리한 여론에 조직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집단이기주의와 오만함의 극단을 보는 듯하다. 

특별함은 내가 만드는 게 아니라 남들이 알아주는 것이다. 로스쿨생들이 진정 특별한 존재가 되고 싶다면 스스로 특권의식을 버리고 7급이 아닌 9급 공무원도 기꺼이 될 수 있어야 한다. 지금은 변호사들 스스로 법률시장의 수요처를 개척해야 할 때다. 로펌 말고도 법률 전문가를 요구하는 분야는 늘고 있다. 로스쿨의 설립 취지대로 직급에 관계없이 각자의 능력과 적성에 따라 직업을 찾는 사회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변호사 자격증이 곧 능력인 시대는 이미 끝났다. 각자의 능력과 적성에 따라 법조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은 어디라도 찾아가야 한다. 특권의식에 젖어 있으려면 법을 포기하고 하루빨리 다른 길을 찾는 편이 차라리 낫다. 일각의 일그러진 품행이 이제 걸음마 단계로 접어든 로스쿨 전체에 대한 불신을 자초하게 된다는 점을 늘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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