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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의 정치학-한국의 미래를 어떻게 봅니까?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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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의 정치학-한국의 미래를 어떻게 봅니까? (12)
  • 법률저널
  • 승인 2013.03.29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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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민주주의, 휴머니티

 

신희섭 베리타스 법학원 

 

2013년 3월 26일은 천안함이 폭침된 지 3주년이 되는 날이다. 그런데 북한은 연일 도발발언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북한은 3월 26일자 최고사령부명의로 ‘1호 전투근무태세’를 발표하며 미국본토, 하와이, 괌을 공격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한국과 미국이 공식적으로 북한의 국지적 도발에 대해서도 공동행동을 취하겠다는 단호한 입장의 발표 뒤에 북한의 위협은 더욱 거세졌다. 3월 21일 북한은 유튜브에 3일 만에 남한을 함락한다는 시나리오의 동영상을 올리기도 하였다.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 정세도 복잡하다. 3월 27일자 언론매체들에서는 오바마 정부가 여러 가지 경로를 통해서 미국이 한국을 뺀 채 북한과 대화할 일은 없다는 점을 확인하고 있다. 1993년과 1994년의 1차 핵위기에서 통미봉남(通美封南)이라는 과거의 잔영이 남아있기 때문에 혹시 미국이 현 북한과의 대치 정국을 독자적인 루트를 통해서 해결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 그리고 오바마정부의 입장은 이런 주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도 북한의 공세적 태도에 대해 공식적인 외교부 논평을 통해서 북한의 자제를 촉구하였고 홈페이지 브리핑기록에는 “관련국이 신중한 언행을 해야 한다”고 북한을 비판했다.
 

최근 중국의 대북 발언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또한 공개적으로 북한의 외교적 위치를 낮추는 일도 생기고 있다. 시진핑 중국공산당 총서기가 취임 이후 감사인사에서 북한을 4번째로 호명한 것이 대표적이다. 중국외교에서 북한은 가장 먼저 국교를 수립한 나라로 항상 1순위의 대접을 받아왔는데 시진핑 정부 들어오면서 변화의 기조가 보이고 있는 것이다.
  

또한 시진핑 주석은 국가주석 취임 축전에 대한 답장에서도 남과 북에 차이를 두었다. 3월 26일 시진핑 주석은 박근혜 대통령의 3월 14일 국가주석 취임 축전(祝電)에 대한 답전(答電)으로서 친서를 보냈다. 친서의 분량은 날짜와 서명 등을 제외한 본문만 원고지 3장, 583자(字) 정도에 달한다. 이것은 시진핑 주석이 3월 16일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에게 보낸 답장 분량이 원고지로 1.5장 정도로 288자로 이루어진 것과 비교했을 때 2배 이상 긴 것이다.
  

이것만 가지고 북한에 대한 중국의 정책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단지 위의 사안들을 고려할 때 잠정적으로 내릴 수 있는 결론은 중국이 북한에 대해 견제를 하면서 북한 관리를 강화했다는 것이다. 북한이라는 카드가 가지고 있는 완충지대로서의 지정학적 의미와 사회주의체제 유지라는 공유된 이념적인 부분과 혈맹이라는 역사적 요인을 무시하면서 중국이 북한을 내치기는 어렵다. 최근 중국지도부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이를 고려하지 않는 듯한 북한지도부의 변화와 이 변화에 따른 신호보내기 방식에서 북중간 불일치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요인을 보려면 좀 더 넓은 시각이 필요하다. 2000년대 들어와서 중국은 국제정치에서 멘탈이 달라졌다. 과거 제 3세계 국가들의 맏형 역할을 하던 아웃사이더 관점에서 벋어나 주류세력인 강대국의 멘탈로 바뀌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의 개최를 통해 이제 명실상부한 중국시대를 알리는 계기로 삼으면서 중국은 강대국진입을 자축한 것이다.
  

등소평이 중국 후대 지도부에게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도광양회(韜光養晦)이다. 이것은 기다림의 전략이었다. 적절한 시기가 올 때 까지 칼을 숨긴 채 기다리는 중국무사의 기다림을 전략으로 택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 중국은 공개적으로 칼을 빼들었다.
  

국제경제무대에서 중국은 위완화를 평가절하 하지 않으면서 2008년 경제위기를 자신이 버텨주었다는 점을 들어 위완화를 세계통화체계 속에 넣고자 한다. 한편으로 막대한 자본을 가지고 아프리카와 라틴아메리카와 같은 저발전된 국가들을 지원하고 있다. 실제 2013년 3월 25일 시진핑주석은 아프리카의 탄자니아를 방문해서 “향후 3년 안에 아프리카에 200억 달러의 차관을 제공하겠다”고 약속을 하였다. 또한 “3만명의 인재를 육성하고 1만 8천명에게 장학금을 주겠다”는 약속도 추가 했다. 3월 26일에 남아공 더반에서 열리는 브릭스(BRICs) 제 5 차 회의에서는 IMF(국제통화기금)와 WB(세계은행)에 맞설 그들만의 세계은행을 만들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중심에도 중국이 있다.
 

영토문제에서도 중국은 공세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중국식 대국론을 펼치고 있다. 3월 26일 중국은 서사군도에서 베트남 어선에 신호탄을 쏘았다. 또한 센카쿠 열도, 중국명 다오위다오에서는 2013년 1월 30일 중국군함이 일본 군함을 사격통제용 레이더로 조준하는 일까지 저질러 일본과 심각한 외교마찰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한국에 대해서는 이어도의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중국은 영토문제에 대한 강경외교입장을 전방위로 펼치고 있다.
  

중국의 외교적 강경책만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중국은 최근 군사예산을 연평균 10%대로 증대해왔다. 중국은 3월 초 7406억 위안(약 130조원) 규모의 올해 국방 예산을 발표한 바 있다. 이 액수는 지난해보다 10.7%가 늘어난 것이다. 이런 중국의 군사력 증강에 있어서 눈에 띄는 것들이 있다. 우선 대륙국가인 중국이 해군력을 증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2012년 9월 25일 항공모함 랴오닝(遼寧)호를 실전배치하였고 다른 항모를 건조중이다. 중국은 해군력증강을 통해서 대양해군으로 가고 있다.
 

다른 한편 러시아와 군사-경제적 협력을 강화하면서 무기 수입을 늘리고 있다. 3월 22일 시진핑과 푸틴 두 정상은 러시아에서의 정상회담을 통해 중국이 러시아로부터 2018년부터 30년 동안 매년 380억㎥의 천연가스를 공급받기로 합의를 했다. 또한 3월 25일자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발표에 따르면 중국은 러시아로부터 24대의 SU(수호이)-35 전투기와 아무르급 잠수함 4척을 도입하기로 러시아와 합의했다고 한다. 이 신문에 따르면 정확한 구매금액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중국의 러시아제 수호이 전투기 24대 도입 금액만 15억달러(1조6000억원)를 넘어 올해 러시아와 중국 간 무기 교역액이 사상 최고 기록을 세울 것이라는 점과 중국이 러시아로부터 이처럼 대규모의 군사장비를 구매하는 것은 10년 만이라고 한다.  
  

이처럼 중국이 기다리는 전략에서 공세적인 전략으로 바꾼 것은 중국의 성장과 그에 따른 국력확장도 있지만 중국 자체가 가진 전략문화에도 기인하는 면이 있다. 보스턴 대학에서 중국문제를 다루는 알레스테어 존스턴(A. Johnston)교수는 자신의 연구에서 중국이 공격적 전략문화를 가지고 있었다는 점을 밝혔다. 그는 기원전 1100년 서주시대부터 1911년까지 3,000년간 중국이 총 3,790회의 전쟁을 수행했다는 사실과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수립에서부터 1992년까지 분쟁이  총 118건으로 이것은 연평균 2.74건에 달한다는 사실을 실증주의 방식으로 밝혀냈다. 냉전기간 중의 분쟁평균건수는 1위인 미국의 3.93건보다는 적지만 소련의 1.72건보다는 많은 수치이다. 마지막으로 중국은 미국과 소련을 대상으로 총 8번에 걸쳐 무력을 사용했다. 이 또한 당시 미소에 비해 상대적인 약소국이었던 중국 상황에 비추어볼 때 공격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중국의 과거 문화적 중심이었다는 화이(華夷)사상은 중국을 세상의 중심국가로 인식하게 했다. 그래서 이름도 中國이다. 중국인들은 세상의 중심에 서있던 국가가 1842년 남경조약체결이후 중화인민공화국을 수립하는 1949년까지 외세에 의해 ‘100년간의 치욕’을 경험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 중국의 성장과 강대국화에 대해 이들은 다시 자기 자리로 돌아왔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중국의 강대국 멘탈은 주변 국가들을 불편하게 하고 있다. 아세안국가들은 중국이 주도하는 ASEAN + 3에 참여를 꺼리면서 현재 “ASEAN 중심성(ASEAN Centrality)”을 표방하고 있다. 아시아중심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것이 2012년 11월에 출범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Regional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이다. 2011년 11월 19차 ASEAN 정상회의에서 결정된 RCEP는 개방성을 그 특징으로 한다. RCEP는 ASEAN과 FTA를 체결하고 있는 모든 국가들인 한국, 중국, 일본, 인도, 호주, 뉴질랜드에 대해 개방하고 있다. 또한 국가들은 참여 시기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으며 참가국의 발전 수준에 따라 자유화 수준을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다. 한편으로 중국의 영향력을 줄이려는 차원에서 ASEAN국가들은 ASEAN +3 가 아니라 ASEAN +6(ASEAN 10개국과 한국.중국.일본.호주.뉴질랜드.인도)를 중심으로 지역통합을 꾀하고자 한다. 지난 시간에 보았던 미국중심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 Trans-Pacific Partnership)와 함께 지역질서가 이해관계에 따라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거들먹거리는 외교에 대한 반발 움직임은 아프리카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중국이 빠르게 아프리카와 교류를 늘리면서 아프리카 국가들의 자원을 저렴하게 가져가고 중국공산품으로 이를 대체하는 상황이 되면서 아프리카 국가들 사이에서 ‘신식민주의’논의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는 중국성장의 효과가 지역을 뛰어넘는 영향력이 있다.
  

중국의 성장이 전세계적인 변화를 가져올지 지역수준의 변화에 그칠지 아니면 현 상황을 유지할 지는 한국에게 모두 커다란 숙제이다. 다음 시간에는 중견국가(middle power)로서 한국의 대비책에 대해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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