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로스쿨 평가, 교육과정에 무게 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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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로스쿨 평가, 교육과정에 무게 두자
  • 법률저널
  • 승인 2013.01.25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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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대한변협 산하 로스쿨평가위원회는 전국 25개 로스쿨 대한 인증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로스쿨 출범 이래 법정 기구에서 첫 실시한 평가결과로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년 동안의 교육목표·입학전형·교육과정·교원·학생·교육시설·교육연구지원·관련학위과정 등 8개영역 29개 세부평가항목에 대한 적합(P)·부적합(F) 여부로 실시했다.


8개 영역 가운데 2개 이하 영역에서 F를 받은 로스쿨은 인증유예, 3개 이상 영역에서 F를 받는 로스쿨은 재평가 대상으로 분류되지만, 첫 평가에서 18개 대학은 인증, 7개 대학은 인증유예(개선권고)를 받았다. 숱한 난제에도 불구하고 다행히 재평가 대상없이 비교적 로스쿨제도가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평가였다는 것이 위원회의 설명이다. 이같은 평가결과는 로스쿨인가시 이행약속의 실행여부가 핵심내용이었고 그 내용에 대다수 대학들이 나름의 약속을 지켰다는 것과 맥을 같이 한다.


다만 기자가 항목별 평가결과를 분석해 본 결과, F를 받은 대학은 교원영역에서 4개 곳, 교육연구지원 3곳, 학생 2곳, 입학전형 1곳이었다. 반면 P를 받은 영역 중 우수사례로 꼽힌 대학은 전영역에서 걸쳐 있었다. 교육시설에서 무려 절반에 해당하는 12곳이 우수사례에 올랐고 교육과정, 학생 각 6곳, 교육연구지원 5곳, 교육과정, 관련학위 각 4곳, 교육목표, 입학전형 각 2곳이 선정됐다.


기자의 판단으로는 60여년 전통의 법과대를 폐하고 이론과 실무를 겸한 교육을 위해 출범한 로스쿨제도의 설립 취지상, 8개 영역 중 교육과정이 가장 중요한 평가항목이라 단언한다. 교육과정의 편제, 교육과정 운영체계의 효율성, 수업의 효율성, 학사관리의 엄정성, 실무필수 과목의 적절성과 충실성, 국제화 및 특성화 등 실질적인 교육과 관련된 알맹이들이 모두 이 영역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나머지 7개 영역을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인적·물적 시스템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역에서 F 대학은 없지만 그렇다고 우수함도 돋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반면 교육시설 일반, 필수기본 시설의 확보, 도서관 및 학술정보의 확보 등으로 채워진 교육시설 영역에서는 무려 12곳이 우수사례로 인증됐다는 점은 내실보다는 형식에 지나치게 치중한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선다. 변호사시험 합격률 상향조정의 필요성에 대한 근거로 로스쿨측에서는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과 90%에 육박하는 의사시험을 예로 들곤 한다. 의과대학은 도제식 관계와 보고 만지고 째고 꿰매는 실질적인 실무교육이 이뤄지지만 법학교육은 철저한 인문학으로서 차원이 다르다는 점이다. 따라서 교수와 학생이 법서만 두고 이론과 사례, 판례를 논의하고 간헐적으로 리걸클리닉을 통해 이를 보완하면 되는, 화려한 시설이 없어도 얼마든지 충분한 교육이 이뤄질 수 있는 것이 법학이다.


수백억을 들여 웅장한 건물을 짓고 화려한 모의재판실을 만들고 1인1실 자습실을 배치하고 법서란 법서는 죄다 채운 법학전문도서관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는 곧 ‘로스쿨=돈스쿨’이라는 등식을 고착화시키며 대학전체의 비용부담을 증가시키는 괴물이 되는 셈이다.


차제에 5년 이후 평가에서는 8개 영역 중 교육과정에 배점을 2~3배 높임으로써 모든 로스쿨이 교육에만 전념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 주길, 관계기관 및 법학전문대학원평가위원회에 제안한다.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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