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사법연수원 수석, 고려대 2연패...장선종씨 차지
상태바
<인터뷰>사법연수원 수석, 고려대 2연패...장선종씨 차지
  • 법률저널
  • 승인 2013.01.18 14:59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당사자에게 귀기울이며 기다려주는 인내심있는 법관이 되고 싶다.”   


그동안 서울대가 독차지하다시피 했던 사법연수원 수석을 지난해 41기에 이어 올해 42기에서도 고려대가 차지하면서 2연패를 기록했다. 2013년 1월 21일 열리는 42기 사법연수원 수료식에서 수석졸업의 영예를 안게 된 주인공은 장선종(27.사진)씨.


전라도 광주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초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고려대 법대에 들어간 그는 2009년 제51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대학졸업을 위해 1년을 유예하고 2011년 42기로 연수원에 입소해 이번에 수료하면서 수석을 꿰찼다.  


그는 해외여행 중 법률저널과의 이메일 인터뷰를 가졌다. 장씨는 인터뷰에서 “수석이라는 사실이 아직도 잘 믿기지 않는다”면서 “처음 그 소식을 접했을 때 굉장히 기뻤으나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부족한 제가 과연 이런 상을 받아도 되는지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라며 겸손해 했다.


이어 그는 “저 혼자 공부를 열심히 했다고 하여 이런 운이 따른 것이 아님을 알기에 항상 같이 힘들게 공부한 동료 연수생과 열심히 가르쳐주신 교수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앞으로도 더욱 열심히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는 수석 소감을 밝혔다.


장씨의 연수원 성적은 4.3만점에 4.27정도다. 2학기 전공과목인 법의학 A0, 3학기 형사변호실무 B+를 제외하고 나머지 모든 과목에서 A+를 받았다.


연수원 성적을 잘 받는 비결은 우선, 출제경향 파악이었다. 가장 훌륭한 문제집은 기출문제라는 말이 있듯이 그는 항상 전기수나 전전기수까지도 어떤 판례가 어떤식으로 출제되었는지 파악하면서 공부를 한 것이 도움이 많이 되었다고 말했다.

또한 양을 늘리지 않은 것도 중요하다는 것. 연수원 공식자료만 소화하기도 벅차기 때문에 양을 늘리지 않는 것도 중요한 공부방법이라는 것이다. 특히 그는 잘 모르는 판례나 법리 같은 것들을 포스트잇이나 다이어리에 적어놓고 수시로 들여다보는 습관을 들인 것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했다.


-연수원생활에 관한 소회는.


“처음 연수원에 입소할 때는 다들 마찬가지지만 나이도, 학벌도, 전공도 다른 전혀 생소한 사람들을 모아놓은 곳이라 제가 잘 적응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실제로 내성적인 성격이라 사람들에게 선뜻 잘 다가가지 못하여 고생도 많이 했지만 같이 어느정도 생활을 하다보니 같은 반 형, 누나, 동생들을 비롯한 교수님들께서도 너무나도 따듯하고 유쾌하신 분들이라 어느새 그곳에 녹아든 제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평소에 공부할 때나 시험기간에는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무척이나 힘들었지만 지나고 보면 그 시간도 좋은 추억이고 경험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2년간의 연수원 생활에서 가장 즐거웠던 추억은 뭘까? 그는 많은 추억 중 반 ‘엠티’를 꼽았다. 서로 친하지도 제대로 통성명도 하지 않은 60명 연수생이 처음으로 술도 마시고 교수님들이랑 함께 게임도 하면서 정을 쌓았던 순간이었다.


한편으론 본격적으로 시험공부하기 전의 엠티는 부감감이 없어 멋진 추억으로 남아있지만 가장 힘든 것은 단연 1학기 시험이다. 법조계에서 가장 무서운 말이 ‘연수원 1년차 형에 처한다’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잔혹한 시험 때문이다.


장씨도 1학기 시험기간이 가장 힘들었다고 했다. 3-4월이 정신없이 지나가고 공부에 대한 감도 못잡을 때 공부방법을 물어볼 선배도 없이 막연히 공부를 하여 1학기 시험을 봤지만 시험이 너무 어려워 일주일 내내 시험보는 동안 자책도 많이 하고 좌절도 많이 했던 것 같다고 했다.


-연수원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연수원 생활은 공부도 공부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인관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미 연수원에 입소한 이후부터 그 자체가 사회생활의 시작이기 때문에 그 전에 가지고 있던 대학생 마인드를 버리고 언행 하나하나에 있어서도 신중하게 해야 하고 항상 타인을 배려하고 무엇을 하더라도 먼저 나서서 솔선수범하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연수원 커리큘럼에 대해선 예전의 방식이 재판실무 중심을 교육과정이었다면 앞으로는 변호실무에 더욱 비중을 둔 교과과정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3월에 입소하게 되는 44기생들에게 입소하기 전 체력단력을 강조했다. 연수원 행사와 모임이 많기 때문에 술을 마실 기회가 잦은데다 일찍 일어나 예습을 하거나 수업시간에 집중하려면 어느정도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


 -선행학습의 효과성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데.


“사실 어느 것도 정답은 없는 것 같습니다. 모든 것이 다 케이스 바이 케이스이기 때문인데, 제 개인적인 생각을 말하자면 아무래도 선행학습을 하는 것이 안하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특히 1학기 때에는 여러가지 행사, 모임으로 인하여 상대적으로 공부할 시간이 적은데, 미리 선행학습을 조금 하고 들어가면 충분히 그 부분을 메꿀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선행학습을 하겠다는 합격생들에게 조언하고 싶은 방법은.


“선행학습을 한다고 하면 사법시험때처럼 암기하는 방식으로 책을 보는 것이 아니라 민사재판실무, 형사재판실무, 검찰실무 이 세 과목정도만 독서하듯이 가벼운 마음으로 교과서를 한, 두번 읽으면 그 정도만으로도 충분히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입소 후 공부를 어떻게 하느냐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선행학습은 수업시간에 이해하기 쉬운 정도? 한번이라도 밑줄이 그어 있어 친숙한 정도만으로도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는 연수원 생활하면서 영화를 보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시간이 날때마다 영화관을 즐겨 찾았다. 또한 무협지나 추리소설을 읽는 다던지 친구들과 게임을 한다던지 하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했다.


그는 최근에 DSLR을 하나 장만하면서 사진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했다. “이번에 중국으로 변호사시보를 가게 되어 여행도 하면서 사진을 굉장히 많이 찍었는데 하나의 사물도 감도라든지 조리개라든지 등 조절을 하면 전혀 다른 사진이 찍히는 것을 보고 너무나도 신기했고, 앞으로 동호회 활동도 할 생각입니다.”
 
-앞으로 어떤 법관이 되고 싶은지.


“최근 법원시보를 하면서 한 판사님의 법정을 방청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 공교롭게도 양심적병역거부에 대한 선고가 있었는데, 그 판사님은 법정에서 선고를 연기하면서 현재 우리나라 헌재의 입장을 세세히 설명하고 자신이 아무리 고민을 해도 답을 내릴수 없었다고 하시면서 양해를 구하고 피고인에게 연기된 기일동안 다른 나라의 입법례라든지 충분한 자료들을 제출하도록 하면서 동시에 자신도 판단을 내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하신 적이 있습니다. 사실 헌법재판소나 기존의 판례의 태도에 따라서 어떻게 보면 간단히 처리할 수 도 있는 사안이었지만 그 판사님은 정말 자신이 한 판결이 최선인지 옳은 것인지 심사숙고하고 어떤 결론을 나던 피고인에게 최대한 할 수 있는 것을 다 하게끔 하는 것을 보고 깊이 감명 받았습니다. ‘목숨걸고 재판해라’라는 말을 하신 지금은 돌아가신 한기택 판사님의 인생의 좌우명이 화를 내지 말자라고 합니다. 제가 앞으로 내릴 수많은 결론들이 모두 다 정의이고 옳다고는 말할 수 없겠지만 결론에 이르는 과정이 정의이며 옳게끔 적어도 재판당사자가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모두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귀기울여 주며 기다려주는 그런 인내심있는 판사가 되고 싶습니다.”   


오늘에 이르기까지 감사할 사람도 많았다. 특히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부모님과 누나들, 매형, 힘들때마다 열심히 응원해준 친척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그는 또 항상 같이 공부했던 준영이, 웅비, 힘들때 마다 언제나 저에게 힘을 주었던 호철이, 지영이, 현구형, 명수, 두혁, 민기, 형호, 형동이, 상운이를 비롯한 고대 친구들, 함께 연수원생활을 동고동락한 찬미, 원욱이 형을 비롯한 13반 연수생 및 우리 교수님들, 같이 붙어다니면서 좌절도 많이 하고 같이 웃었던 주성이, 화택이, 장식이, 창엽이, 동명이 등 모든 분들에게도 감사의 말을 잊지 않았다. 


끝으로 수험생들에게는 “갈수록 법조환경이 급변하고 있어 한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상황에서 공부를 한다는 것이 어렵겠지만 항상 자신이 법전을 처음 들췄던 그 때를 기억하면서 묵묵히 공부한다면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응원했다.


그는 21일 사법연수원 수료 후 곧바로 군법무관으로 입대한다. 법조인으로 첫 발을 내딛게 될 장씨의 앞날을 기대해 본다.

이상연 기자 deskk@lec.co.kr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순천 박 근 수 2015-12-14 13:11:15
훌륭한법관이되시고 정의에 앞장서서 울바른 판단에 억을한 사람이 누명을 쓰는 일이 없도록 신념과 사명감에 국민을 대표하는 훌륭한 법관이 돠시길 바랍니다
장선종 화이팅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