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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1.07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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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한문」의 수험학적 접근

「한자 · 한문」영역은 공무원시험에서 아주 위험한 존재이다. 이 영역의 공부범위를 잘못 설정하면 수험생활 전체를 말아먹을 가능성마저 있기때문이다. 출제가 비교적 자주 되고 있는 부분이라 공부를 전혀 안 할 수도 없고, 공부를 하려하니 도대체 무얼해야 할지 감이 잘 안 잡히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한자·한문」에 있어 최적의 공부범위는?

2009년 국가직 7급국어의 경우 「한자·한문」관련 문제가 대량으로 - 그것도 어렵게 - 출제되었지만, 그 문제를 다 틀리고도 아주 여유있게 합격하는 경우를 본 적이 있다. 이는 바로 전략과목 득점력의 힘을 말해주는 것이다. 이 시험처럼 어렵게 출제될 경우 굳이 국어과목에서 고득점을 하지 않아도 된다. 전략과목 점수로 국어점수의 부족분을 메우면 되는 것이다. 국어과목이 어려웠다고 하여 국어과목 때문에 떨어졌다는 진단을 해서는 곤란하다. 2009년 7급시험은 설사 국어과목에서 실패를 했더라도, 다른 전략과목 중에 끌어올릴 점수가 너무 많았다. 그 전략과목들의 점수를 끌어올릴 수 있었다면, 분명 넉넉하게 합격할 수 있는 시험이었다.

한자능력검정시험용 수험서에 대한 유감(遺憾)

공무원시험의 메카, 노량진에 가보면 한자능력검정시험용 수험서가 600면을 상회하는 분량으로 출간되어 있다. 문제는 그 책이 서점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 있다. 그 책을 노량진에 있는 독서실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수험생들이 이 책을 아주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것이다. 한 페이지를 공부하는 데에도 엄청난 체력이 소모되는 한자공부를 600페이지나 하는 것은 수험학적 오류에 해당한다고 본다.

약간 억지를 부려 말하자면, 한자문외한이 한자능력검정시험 수험서 600면을 마스터하는 동안에 행정법총론 범위전체를 다 마스터할 수도 있다. 100점을 확보할 시간에 10점 내지 20점 정도를 따내려고 600면을 공부하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명심하라. 행정법총론 1문제와 한자 1문제는 배점이 5점으로 동일하다. 농구경기에서 슬램덩크를 해서 2점을 획득하나, 레이업슛으로 2점을 획득하나 올라가는 점수는 2점으로 동일하다. 물론, 슬램덩크와 한자문제는 다르다. 슬램덩크의 경우 팀의 사기라도 올려주지만, 한자의 경우에는 그러한 효과조차도 없다.

그 책이 완벽한 것도 아니다

이런 문제도 있다. 그 책을 다 공부했다고 해서 한자·한문문제를 다 맞힌다는 보장도 없다는 것이다. 분량이 워낙 많기 때문에 시험장에 들어가기까지 그 책에 수록된 내용의 핵심조차도 제대로 파악하기가 어렵다. 어차피 제대로 숙지하지 못하면 실력은 제자리다. 시간만 낭비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 책을 공부할 시간에 다른 과목의 실력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다. 공부를 할 때에는 항상 기회비용을 생각해야 한다. 이 공부를 할 시간에 다른 공부를 하는 것이 더 현명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항시 해야 한다. 분명한 것은 여러 과목을 공부해야 하는 수험생이 한자능력검정시험 수험서까지 마스터해 가면서 1년 안에 합격하는 것은 아주 어렵다는 점이다. 10점 내지 20점 정도의 영역을 위해 그런 막대한 시간을 투자할 시간 따위가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을 정 보고 싶다면 다른 과목과 다른 영역에 대한 공부가 모두 끝난 상태에서나 봐야 한다.

표적이 명확하지 못한 대상에 대한 공부

표적이 명확하지 못한 대상에 대한 공부를 할 때에는 심사숙고를 해야 한다. 과감하게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한다. 수험생 특유의 ‘완벽주의’심리가 작용하여 수험생활 전체를 전부 다 무너뜨려서는 안 된다. 100점을 가정한 공부는 열심히 하려는 ‘의지’를 설명할 때에나 쓰는 말이다. 어차피 인간은 100년을 공부해도 7급시험 혹은 9급시험에서 평균 100점을 획득할 수 없다. 어차피 우리가 하는 공부는 불완전한 공부임을 명심해야 한다. 완벽한 공부는 그 어디에도 없다. 우리는 평균 100점을 위한 공부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커트라인만 넘기면 그만인 것이다.

원래부터 한자에 정통해 있던 수험생이라면 이미 기본실력이 닦여 있어 한자능력검정시험 수험서를 빠른 시간 안에 다 볼 수 있으므로 별로 큰 상관이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대부분의 수험생에게는 해당하지 않는 얘기라고 본다. 수험생활에 들어오면서 1부터 10까지를 한자로 쓰는 것조차도 일정한 사고과정이 필요한 사람들이 많다. 우리세대는 한자가 절박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저 그 중요성만을 인식하고 있었을 뿐이다. 공무원 수험생 중 극히 평균적이었음을 자부하는 필자 또한 수험생활 초기에 1부터 10까지를 한자로 쓰는데 애를 먹었었음을 고백한다.

기본서에 수록된 것으로 족해

「한자 · 한문」영역은 국어기본서에 수록된 한자·한문파트 정도로 공부를 끝내고, 나머지는 그냥 운명에 맡기는 것이 현명하다. 본인의 기초실력이야 어찌됐든, 국어기본서에 수록된 정도의 분량 선에서 한자공부의 끝을 보아야 한다. 그리고 다른 과목·다른 영역에 시간을 집중 할애해야 한다.

시중에 출간된 공무원시험용 국어기본서에는 「한자·한문」영역이 아주 얇은 분량으로 수록되어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만만치가 않다. 상당한 시간을 투자해야만 마스터할 수 있다. 국어기본서에 수록된 한자(9급·7급), 한문(7급) 정도가 마스터된다면 최소한 남들 다 맞히는 문제를 틀리는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 적어도 시험에 합격하는데 지장이 없을 정도의 실력은 배양된다는 것이다. 이 정도의 분량도 다 마스터하고 가는 수험생이 드물다.

확장하려고 하지 말아야

국어기본서의 「한자·한문」편에 수록된 이론과 문제에 대한 마스터가 끝난 경우에는 더 이상 공부를 확장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그러려다 아는 것조차 까먹게 된다. 추가적으로 기출문제나 예상문제를 더 구해서 풀어보는 정도가 한자공부의 마지노선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이상의 공부는 곤란하다. 그 시간에 다른 과목을 공부해야 한다.

특정범위에 대한 공부가 끝났다고 하여 그 범위를 더 넓히려고 애쓰는 것이야말로 전형적인 장수생의 공부스타일이다. 당신이 오늘 마스터해 낸 그 특정범위는 오늘을 시점으로 망각을 개시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바로 이것을 두려워해야 합격권에 오르는 공부를 할 수 있다. 시간이 남는다면 복습을 할 생각을 하거나, 다른 과목을 공부할 생각을 해야 한다. 범위를 더 넓히려는 생각을 가져서는 절대 안 된다.

고사성어가 가장 중요

시험일까지 남아있는 시간이 촉박한 경우, 미처 한자공부에 손을 못 대는 경우가 있다. 이를 포기한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수험전략상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이 경우라도 ‘고사성어’만큼은 반드시 공부하고 시험장에 가는 것을 권한다. 왜냐하면 「한자·한문」 전범위 중 출제가능성이 가장 높은 부분이기 때문이다.

2001년도 이후 국어시험의 전범위 기출문제를 쭉 한번 검토해보라. 고사성어가 안 나오는 해가 거의 없다. 심지어 한 시험에 2, 3문항이 나오기도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몇 해 전의 고사성어 문제가 그대로 재탕되어 출제되기도 한다.

고사성어를 국문표기 없이 한자로만 표기하여 출제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고사성어에 쓰인 한자를 나름대로 유추하여 읽어낼 수 있을 정도로는 공부해야 한다. 또한 고사성어에 담긴 뜻을 대충이라도 기억해낼 수 있을 정도로는 학습이 되어야 한다. 처음부터 굳이 그 네 글자를 완벽하게 암기하려 할 필요는 없다. 어차피 객관식이기 때문에 몇 글자만 정확하게 알고 있다면 유추작업을 통해 그 고사성어를 때려 맞힐 수 있다.

국어기본서에 수록된 한자·한문영역 정도는 공부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경우라도, 공부의 제1순위는 고사성어를 학습하는데 두어야 한다. 한자는 공직에 입문해서도 평생 써 먹을 수 있는 자산이므로, 국어기본서에 수록된 정도를 마스터하는 데에는 충분한 인센티브가 있다고 본다. 어차피 시험에 합격한 후에도 해야 할 공부인데, 기왕이면 수험기간 중에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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