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영의 세상의 창-계사년의 희망, 환율인하정책과 경제민주화 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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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의 세상의 창-계사년의 희망, 환율인하정책과 경제민주화 실천
  • 법률저널
  • 승인 2013.01.04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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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 숭실대 법대학장 / 변호사 / 시인

 

계사년, 뱀의 해가 밝았다. 새해가 밝으면서, 많은 이들은 희망을 얘기한다. 새해에 통상 하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하는 덕담과 함께 말이다. 하지만 말대로 세상이 희망에 찬 것만은 아니다. 그렇지만 박근혜 당선자가 다음 달이면 새로운 대통령으로 취임할 것이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국민의 민의를 따르려고 노력할 것이기에 그런 대로 희망을 가져보는 것도 나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대통령인수위원회 인선발표와 관련하여 윤창중을 비롯한 몇 몇 문제가 있어 보이는 이들에 대한 밀실인사와 관련된 밀봉4인방이라는 비아냥거림도 야당 쪽에서 들려오지만 말이다.


새해 아침 희망과 슬픔이 공존하는 상징이 보인다. 희망은 원화 환율이 2013년에는 인하될 것이라는 예상이고, 슬픔은 학교 비정규직 호봉제 전환에 소요될 808억 원의 예산과 저소득층 의료지원 2,824억 원의 예산이 국회에서 삭감되어 새해예산안이 통과되었다는 사실이다. 왜, 여야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돌아갈 저 적은 돈을 삭감했을까? 평균 임금이 월 100만원에 채 미치지 못하는 학교 비정규적 근로자나 외상의료서비스를 받을 수밖에 없는 가난한 서민들, 아니 거의 빈민들에 가까운 국민들에 대한 최저 생계형 지원예산을 밑도 끝도 없이 삭감해 버리는 국회의원들의 몰염치나 몰인정을 나는 비난하고 싶다. 물론 국가전체 예산을 수립함에 있어 여기저기 써야 할 곳도 많을 것이어서 전체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겠지만, 지역구 국회의원들은 소위 쪽지예산이라고 불리는 수천억 원의 지역구 사회간접자본의 설치 예산은 당초 정부안에도 없었음에도 추가하는 몰염치를 보이면서도, 이를 통해 지역구 주민들에게 생색을 내고 자신들의 의정활동평가를 좋게 받아 다음 선거에 당선될 홍보자료로 삼고자 하는 조금은 불순한(?) 의도가 숨어 있는 예산안은 기필코 증액하면서도, 특정지역이 고려되지 않은 불특정 다수의 가난한 국민들에게 돌아갈 예산은 지역구에 생색이 나지 않기 때문에 과감히 삭감해 버리는 몰염치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명박 정부 내내 고공행진을 해오던 환율이 임기 말에 이르러 1달러 대 1060원 대로 떨어지는 현상, 경우에 따라서는 연말에는 1,000원 대 이하로도 인하될 수 있다는 경제전문가들의 예상에서 나는 서민들의 작은 희망을 본다. 노무현 정권 말기에 940원이던 환율이 5년 동안 내내 고공행진을 하더니, 이명박 정권 말기가 다 되어서도 그 환율을 극복하지 못한 채 1,060원 대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이야말로 이명박 정권의 가장 큰 실정이라고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필자의 개인적 견해로는 경제민주화보다 더 중요한 것이 환율인하정책이라고 생각한다. 경제민주화의 정의는 무엇일까? 이번 18대 대선 최대 화두 중의 하나였던 경제민주화에 대한 여야 간의 생각이 다르고, 새누리당 내에서도 이한구 원내대표와 김종인 선대위 행복추진위원장의 견해가 다르고, 박근혜 당선자의 견해가 다른 것을 보면  참으로 정의내리기 어려운 것은 분명한 것 같다.
하지만 필자가 생각하는 경제민주화는 모든 국민에게 경제적 이익이 골고루 돌아가는 경제정책이라고 본다. 어느 특정 집단이나 지역에게 경제적 이익이 편중되거나 집중되지 않고 골고루 모든 국민에게 경제적 이익이 돌아가는 것, 그것 이상 경제민주화를 제대로 정의할 다른 무엇이 있겠는가? 그렇다면 경제민주화의 가장 직접적 실현방법은 환율인하정책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이미 미국은 몇 차례에 걸쳐 유동성완화정책, 쉽게 말해 달러를 무제한은 아니지만 자신들의 경제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억수로 찍어내는 정책을 실행하였다. 거기에 더불어 일본 아베 정권도 엔화의 환율인하정책을 도모하여 일본 경제를 활성화시키겠다며 엔화를 막 찍어내겠다고 선포하였다. 이명박 정권 하에서 지난 5년간의 평균 환율은 어림잡아 1,200원 대가 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초기에는 1,600원 대를 웃돌기도 했으니 말이다. 경제에 무지한 필자이지만 상식적으로 판단할 때 이명박 정권 하에서 평균 환율이 850원 대 정도였으면 적정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데 그 환율이 평균 1,200원대를 유지하였다는 것은 적어도 1달러 당 350원 정도를 국민 모두가 대기업을 비롯한 수출 주도형 기업들에게 갖다 바쳤다는 것을 의미한다. 쉬운 예를 들어 다시 설명하면국민들이 자동차운행을 위한 휘발유 1리터를 1,300원대에 살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1,900원대에 사야 했다는 것이다. 이게 무엇을 의미하겠는가? 쉽게 말해 휘발유 1리터를 구입할 때마다 600원 가량을 정유회사에 국민들이 갖다 바쳤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고환율정책이야말로 이명박 정권이 수출주도형 대기업들에게 엄청난 자금을 지원하는 특혜, 소위 말해 “기업 프랜들리 정책의 진수 중의 진수”의 상징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어디 휘발유뿐이겠는가? 무역의존도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우리나라 경제구조 하에서는 휘발유로 상징되는 모든 소비제품에 대한 가격에 위와 같은 고환율정책의 거품이 상존하고 있었고, 그러한 부담을 서민들이 빵을 사먹기 위해 수입해야 하는 밀가루에, 커피를 마시기 위해 수입해야 하는 커피원두에 동일한 비율의 원화가 빨림을 당했음을 의미한다.
김영삼 정권 말기 아이엠에프사태를 유발시켜 환율을 한때 2,000원 가까이 인상시켜 국민을 졸도 직전까지 몰고 간 것을 김대중 정권과 노무현 정권이 10년간 애를 써 940원대로 안정시킴으로써 국민소득 2만 불 시대를 만들어 놓았더니, 이명박 정권이 1,600원대까지 환율을 올려 국민을 피폐하게 만든 단초를 제공하더니 조금씩 인하시켜임기말이 다 되어서야 겨우 1,060원대까지 인하시켰으면 미안하다고 말을 해야 하는 것이 상식적일 텐데도 무엇이 그리 성에 차지 않은지 이렇게 환율이 인하되면 수출기업들이 망하게 되고, 그리 되면 국민경제가 어려워질 것이라며 계속해서 엄포를 놓고 있으니, 참으로 서민 입장에서는 미칠 일이 아니겠는가 말이다. 지난 5년간 저렇게 높은 환율정책으로 인해 “국민이 대기업 등에게 빨림을 당한 소득”이 얼마나 많았기에 상징적으로 비싼 휘발유를 사서 써야 했던 서민들의 호주머니는 고갈될 수밖에 없었고, 소위 88만원 세대니, 비정규적 세대니, 결혼, 출산, 취업을 포기한 3포세대니 하는 등의 슬픈 단어들이 회자되는 “이상한 편중 사회”라는 결과가 도출되어 버린 것이다.


이러한 서민고갈정책 끝에 가난한 서민들은 더 이상 살기 힘들다는 비명을 여기저기에서 지르게 되었고, 그것이 “경제민주화로 상징되는 제18대 대통령선거”의 최대화두였던 “서민경제를 살리겠다.”라는 구호였던 것이다. 선거 말미에 박정희 대통령 시절의 향수적 구호인 “잘 살아보세.”라는 선거구호가 등장하게 되었고, 경제적 불안감에 사로잡힌 50대가 박근혜 후보에게 몰투표를 한 결과 박근혜 후보가 당선되었다고 할 것이다. 약간의 경제적 지식을 가진 합리적 국민이라면 이러한 “피폐경제, 황폐경제”를 결과화시킨 이명박 정권, 다시 말해 새누리당 정권에 또 다시 정권을 맡기지 않겠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지만, 오히려 이러한 경제적 불안감이 보수화라는 역풍을 가져와 새누리당 정권의 재집권이라는 대선결과를 가져왔다고 할 것이다.


이제 박근혜 당선자는 경제민주화를 실현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 첫 번째 정책이 “환율인하정책의 지속화”여야 한다고 하겠다. 정부지원금을 예산집행을 통해 직접 지원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그것은 이번 2013년 회기 예산통과에서 보듯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정부 재정이 직접 개입하지 않고서도 서민들의 소비부담을 줄여 지출을 절감시킴으로써 가용자원의 극대화를 도모할 수 있는 환율인하정책을 지속적으로 써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 경우 외국의 환투기세력이 환차익을 얻기 위해 대거 몰려들어올 우려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에 대한 대비책을 세워 만전을 기하면서 환율인하정책을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2013년은 경제민주화의 원년이 되었으면 한다. 그렇지만 아직 지역구 예산 따기에 혈안이 되어 있는 국회의원들로 구성되어 있는 국회는 새 정치를 하기에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어찌 지역구 예산을 따내기 위해, 그것도 일부 힘 있는 정치권 실세들 지역구에 편중되는 쪽지예산을 몰염치하게 증액하면서도, 저렇게 수십만 명의 서민에게 돌아갈 수도 있는 학교비정규직 호봉제 예산과 저소득층의료지원예산을 삭감해 버릴 수 있는가 말이다. 한 달 평균 100만 원도 되지 않는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는 학교비정규직에게 근무연한에 따른 호봉승급제, 개인별로 치면 일인당 월 1-2만 원 정도 인상될 수 있는 금액을 저리도 인색하게 삭감해 버리는지 참으로 알다가 모를 일이다. 북한의 열배나 되는 국방예산이 책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국방부는 약 2,900억 원 정도가 정부예산안에서 삭감된 채 통과되자 국방부가 반발하고 나서는 것을 보면서, 아, 가난한 서민들은 어디 가서 반발도 못하는데 하는 안타까움에 잠기게 된다.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이러한 국방부와 청와대의 반발에 대해 북한의 위협을 과장하면서 국회의 적정한 예산삭감을 청와대와 국방부가 비난하는 것은 적반하장이라는 견해를 밝히기도 하였다.


환율이 계속 내려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유동성을 풀어 시중의 자금흐름을 원활히 하고, 물가인하에 따른 서민들의 호주머니가 실질적으로 절약될 수 있는 환율인하정책, 그것이야말로 2013년, 경제민주화 원년의 첫 번째 단추꿰기임을 박근혜 당선자는 명심하고 이의 실천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이제 대한민국 국민 전체의 대통령이니 말이다. 계사년, 뱀의 해이다. 성경은 곳곳에서 뱀처럼 지혜로울 것을 기록하고 있다. 지혜로운 동물, 뱀처럼 올 한 해 모든 국민이 지혜롭게 생활했으면 한다. 뭐 크게 달라질 것도 없겠지만, 그래도 새해 첫 번째 글에서 또 희망을 이야기한다. 희망도 자꾸 이야기하면 진짜 희망이 생길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모두, 희망을 가져보자. 그리고 한 번 웃어보자, 웃는 그대, 아름답습니다. 자, 거울 한 번 봅시다. 웃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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