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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의 세상의 창-버스와 택시, 대형유통업체와 중소유통상인의 상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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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의 세상의 창-버스와 택시, 대형유통업체와 중소유통상인의 상생
  • 법률저널
  • 승인 2012.11.23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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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 숭실대 법대학장 / 변호사 / 시인

 

버스업계가 전면파업을 결의하고 실행에 들어갔다. 이유는 정치권이 “택시를 버스처럼 대중교통수단의 일종”으로 인정하는 “대중교통의 육성 및 이용 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국회 법제사업위원회에서 여야 만장일치로 통과시켰기 때문이다. 이 법률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게 되면 택시업계가 지방자치단체 등의 재정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되는데, 이렇게 될 경우 한정된 재원 때문에 버스업계에 지원될 금액이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 때문에 버스업계가 집단반발에 나서게 된 것이다. 일정 노선을 따라 대량수송을 위해 운행되고 있는 버스업계 입장에서는 교통요금도 비싸고 개인들의 편의를 위해 정해진 노선을 따라 운행하지 않고 있는 택시는 결코 일반대중을 위한 교통수단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이고, 택시업계에서는 택시는 모든 국민이 필요 시 이용하는 교통수단으로 당연히 대중교통수단이라는 것이다. 18대 대선을 이십여 일 앞두고 택시업계는 그 동안의 숙원이었던 “재정지원을 받을 수 있는 대중교통수단으로의 편입”을 정치권에 강력하게 요구하였고, 택시업계 관련자들의 숫자가 버스업계 관련자들의 숫자보다 월등히 많기 때문에 그들로부터의 득표가 대통령당선에 유리하다고 판단한 정치권이 여야를 불문하고 만장일치로 이 법률개정안에 찬성표를 던진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자신들의 수입이 감소될 것이 우려된 버스업계의 운행 중지라는 집단반발에 부딪히게 된 정치권은 청와대의 개정법률안 본회의상정 유보 요구에 난감해 하고 있다. 눈앞을 왔다 갔다 하는 택시업계의 투표득표율 때문에 버스업계의 집단반발이 예상될 것이라는 것에 둔감했던 여야 정치권이 버스업계의 강한 반발에 부딪히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국회의원들의 심리를 추적해 들어가 보면, 버스업계나 택시업계나 자기들 마음대로 휘두를 수 있는 집단일 것이라는 안이한 생각이, 조금은 무시해도 되는 집단이라는 발상이 내재되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속된 발로 “너희들 쯤이야” 하는 의식이 무의식적으로 작동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같은 날 법제사법위원회는 “경제민주화1호법”으로 평가될 수 있는 “유통산업발전법개정안”의 법안 통과를 새누리당 의원들의 반대로 보류하였다. 유통산업발전법개정안의 주요내용을 살펴보면, 첫째, 현재 매월 1일 이상 2일 이내로 되어 있는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의 의무휴업일수를 “매월 1일 이상 3일 이내로 확대”하고, 둘째, 자정부터 오전 8시로 되어 있는 영업제한시간도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10시까지로 4시간 확대”하고, 셋째, 대형마트개설신고 시 “주변상권영향평가서와 지역협력계획서를 제출”하도록 하여 등록요건을 강화하고, 넷째, 개설등록 신청 30일 전에 자치단체장에게 입점사실을 사전예고하도록 “사전입점예고제”를 도입하는 것 등이었다. 한 마디로 대기업들의 유통업계 진출을 제한하여 골목상권을 보호하는 입법취지였다고 할 수 있다. 당초 유통산업발전법개정안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및 안철수 무소속 후보 등이 골목상권보호와 경제민주화공약을 주장하며 내세운 의견들을 취합하여 만들어진 것으로, 국회 지식경제상임위원회 의원들이 지난 16일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것이었는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갑자기 브레이크가 걸려 버린 것이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경제민주화에 대한 생각이 지난 며칠 사이에 갑자기 우향우 하면서 새누리당의 김종인 행복추진위원장이 추진하고자 했던 경제민주화를 위한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 법안이 법제사법위원회의에서 통과가 보류되자 아니나 다를까 중소유통상인들이 버스업계처럼 “새누리당규탄집회”를 열자 대선에서 우수수 표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게 된 새누리당은 다시 태도를 바꾸어 지난 21일 오후 갑자기 법제사법위원회에 재상정하기로 하는 등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렇지만 결국 새누리당 의원들은 유통법 개정안의 “영업시간제한”등이 문제가 있다며 제동을 걸면서 법안소위에서부터 다시 심사하자는 바람에 법안심의가 부결되고 말았고, 결국 22일 국회 본회의상정이 되지 않고 말았다.


유통산업발전법개정안에 대하여 대기업유통업체와 중소업체 사이에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데, 민주당은 중소유통상인을, 새누리당은 대기업유통업체를 대변하고 있음을 보게 된다. 어찌 보면 택시업계 관련종사자들로부터의 득표유리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버스업계 관련종사자들을 적으로 돌려야 하는 대중교통법은 통과를 시키면서, 오히려 숫자상으로는 소수자일 수밖에 없는 대형유통업계의 편을 들면서 오히려 인원수가 많은 중소상공인편을 굳이 외면하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대형유통업체의 로비나 대기업들의 정치적 압력이 새누리당에 강하게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한 소수편을 들면서 약한 다수편을 들지 않는 심리, 그것은 양당의 정치철학과도 관련이 있겠지만, 상징적인 “경제민주화1호법”으로 불리던 유통산업발전법개정안이 새누리당 의원들의 반대로 개정보류가 된 것은, 여전히 경제민주화는 요원하다는 점을 새삼스럽게 인식하지 않을 수 없다. 대선 직전, 유권자의 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정치권이 약한 다수표를 포기하면서까지 강한 소수표를 포기하는 새누리당의 태도는, 만일 박근혜 후보가 대선승리로 끝나게 된다면 더욱 강고해질 것이어서 경제민주화의 실행은 더욱 어려워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잠기게 된다.


현재 국민들은 택시를 대중교통수단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훨씬 높을 것이다. 버스 및 지하철, 고속철 등 대중교통수단이 엄청 발달되어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국민들은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는데 불편이 거의 없지만, 자가용을 비롯하여 수많은 이동수단을 확보하고 있는 국민들로서는 자가용 운행비용에 비추어볼 때 택시 이용료가 결코 비싸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택시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수단으로 이해하는 수가 훨씬 많을 것이라는 것이다. 시간과 장소에 따라 택시이용이 상시화되어 있는 현재의 상황으로 볼 때 택시를 대중교통수단으로 새롭게 분류할 단계에 왔다고 하겠다.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지원이 이루어지면 택시업계의 경영정상화에 도움이 될 것이고, 신속하고 안전한 택시이용이 가능하게 되어 많은 국민들이 생활의 편리함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 전단계로 너무 많이 허가되어 있는 택시의 총량 수를 줄이고, 택시기사들에 대한 처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택시를 탈 때마다 승객 입장에서 회사 택시기사에게 한 달 수입이 얼마나 되느냐고 물어보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월평균 150만 원 정도가 될 뿐이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사실상 화가 난다. 하루 종일 막히는 도로에서 받아야 할 엄청난 스트레스나 노동의 강도, 상존하는 교통사고에 대한 위험성, 승객을 태우다 보면 제때 식사를 하지 못하거나 화장실 이용을 제때 하지 못해 모든 택시기사들이 위장병 등 수많은 직업병으로 고생하고 있는 것 등을 고려하면 소득이 너무 낮기 때문이다), 친절하고 안전한 택시이용개선책이 도모되어야 할 것이다.


우물 안 개구리가 바라보는 세계는 우물 안 세상이 전부이다. 우물 밖으로 뛰쳐나가면 넓은 세상이 있음에도 우물 안 개구리는 그러한 세계의 존재를 알지 못한다. 대부분의 모임이나 사람이 그러 하겠지만 초록은 동색이고, 유유상종이라 비슷한 생각과 행동을 하는 사람끼리 모이기 마련이다. 지난 14일 경북 구미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제95주기 탄신제에서 남유진 구미시장이 박정희 대통령을 표현하면서 “피와 땀을 조국에 헌신하신 반인반신(半人半神)의 지도자는 이제 위대한 업적으로 남아 영원히 기억되고 있다.”라고 축사하였다. 정치인으로서는 대단히 황당한 축사였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반인반신”이라는 말에 대하여 많은 의식 있는 사람들이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이러한 신격화에서 일본 천황을 일본인들이 “현인신”이라며 “살아 있는 신”으로 추앙하고 있는 의식의 흐름이 읽히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특정인을 신격화하게 되면 인간의 이성은 마비되게 마련이고, 어떠한 합리적 의견이 제시되어도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는 독선과 아집이 판을 치게 된다. 신 앞에서 개체적 인간은 무력해지기 때문이다. 어떤 곳에서는 유신의 독재자라고 평가되고, 다른 한편에서는 반인반신으로 추앙되고 있는 이 이질적 평가로 국민의 화합이 저해되고 있는 현실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기에 이번 대선 후보들은 이러한 양극단화되어 있는 국민의 마음을 추스르고 통합하여 하나로 소통하는 대한민국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진력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한 진심을 보이는 대선후보에게 국민의 마음이 모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버스업계가 집단행동에 나섰다가 스스로 자제하며 파업을 철회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버스업계가 파업하면 일상생활이 불편해지는 서민의 고통이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유통산업개발전법개정안이 심의 보류되었지만, 시대정신은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는 데로 의견이 집약되어가고 있고, 결국 양보는 가진 자가 양보하여야 한다는 당위성이 시대정신으로 요구되고 있는 시대변화를 감안하면 법안의 내용이 좀 완화되더라도 현재의 개정방향으로 추진이 될 것이다. 우리는 절대물량은 세계인이 쓰고 남도록 충분한데, 배분이 잘못되어 있는 까닭에 일부는 썩어 넘쳐나게 많이 소유하고 있고, 일부는 기아선상에 헤맬 정도로 너무 없어 고통당하고 있는 현상은 “함께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시대정신”에 의해 끊임없이 비판되고 개선방안이 모색될 것이다. 이러한 비판에 귀 기울이지 않으면 결국 자멸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것이 역사가 우리에게 가르쳐준 교훈이다. 대중교통수단도 다중의 것이고, 유통산업도 다중의 것이다. 다중이 존중받는 세상, 18대 대선을 통해 그러한 세상의 실현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 자, 우리 모두 한 발짝을 떼기 위해 심호흡을 해보자. 누구인지 모르겠지만, 국민을 하늘처럼 떠받들고 모시며, 애국애민의 정신을 가지고 있는 후보가 누구인지, 그러한 마음을 실천으로 옮길 수 있는 후보가 누구인지 가슴에 손을 얹고 살펴보자. 그리고 투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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