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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의 세상의 창-문ㆍ박(문밖), 문ㆍ안(문안), 안ㆍ박(안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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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의 세상의 창-문ㆍ박(문밖), 문ㆍ안(문안), 안ㆍ박(안팎)
  • 법률저널
  • 승인 2012.09.28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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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 숭실대 법대학장/변호사/시인

 

바다의 깊이를 둘러싸고 과학자들은 여러 가지 의견을 제시하고 있는데, 바다의 깊이는 평균하면 약 4킬로미터 정도, 가장 깊은 곳이 약 11킬로미터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음파와 같은 과학기술을 통해 확인되고 있지만, 정확하게 심해의 밑바닥까지 가본 사람이 없으니, 아주 깊은 바다 속이 어떤 세상일지는 상상력에 맡겨질 수밖에 없다. 해저에서 지진폭발로 발생하는 쓰나미의 경우 해저 4킬로미터의 깊이에서 시속 720킬로미터의 속도로 이동한다고 하니, 파도의 속도와 힘이 얼마나 클 지는 감히 상상이 가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현상이 육지까지 파급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한다. 바다가 그러한 파도를 스스로 먹어치워 버리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하여 그 어마어마한 파도를 우리가 어찌 무시할 수 있겠는가. 몇 해 전 태국을 덮쳤던 쓰나미의 공포를 우리는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한편 바람에 의해 생기는 파도 파랑의 경우에는 처음에는 그 속도가 바람의 속도보다 느리지만, 바람이 계속되면 나중에는 파랑에 가속도가 붙어 오히려 바람보다 파도의 속도가 더 빨라진다고 한다. 자연의 신비로운 현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파도의 높이는 높아봐야 3-40미터에 불과하기 때문에 바다표면에서 조금만 아래로 내려가면 엄청난 속도로 바닷물이 이동하면서도 파도에 영향을 전혀 받지 않고 잔잔하다는 것이다. 그 거대하면서도 담담히 진행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옛말에 한 길 물속은 알아도 한 치 사람속은 모른다는 말이 있다. 그것은 하루에도 수십 번씩 변하는 사람의 진정성을 싶게 알기 어렵다는 것이다. 필자는 강의도중 학생들이 법학도로서 법학에 대한 자부심을 갖도록 하기 위해 “법학은 항상 정의를 생각하는 학문이기 때문에 중요한 학문”이라고 강변한다. 대부분의 학문은 “사실인가 아닌가.”를 규명하기 위한 학문이거나 “이로운가 아닌가.”를 밝히기 위해 진력하지만, 법학은 거기에 가치를 부여하여 “정의로운가 아닌가.”를 묻는 “가치학문”이기 때문에 법학을 대하는 마음가짐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강조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동시에 “진실과 정의는 동일한 것인가?”라는 명제에 대하여 생각해 볼 것을 학생들에게 주문하기도 한다. 진실과 정의는 일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가치명제에 부딪히게 될 때 진실이 정의롭지 못하고, 정의가 진실하지 못할 때가 종종 있음을 잊지 말도록 학생들에게 충고하기도 한다.


역사적으로 보면 왕조국가들은 대부분 4대 임금 시절 국운의 전성기에 접어들게 되고 국가의 법체계가 갖추어 진다. 우리의 경우도 고려시대의 광종이나 조선시대의 세종이 중앙집권적 지배구조를 갖추고 토지제도를 정비하였음에서 이러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는 왕조를 설립한 첫 번째 임금부터 세 번째 임금이 국가기틀을 다지는 과정에서 반대세력이 척결되고 백성이 지배세력에 대해 정당성을 부여하며 일체화되어가는 과정에서 최소한의 시간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국가가 전국을 동일하게 다스릴 수 있는 법령을 정비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중앙정부가 드디어 지방의 토호세력을 누르고 자신들의 명령을 따르도록 강제할 수 있는 힘이 생겼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보면 1세대의 임금의 지배기간을 약 20년 정도로 본다면, 우리 대한민국의 경우에도 이제 건국 60년을 넘어섰으니, 국운 융성기에 들어서야 할 때가 되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한 국운 융성기가 도래해서인지 제18대 대통령선거에 유력한 세 명의 대선주자가 출마하였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대선 유력주자인 세 사람의 성을 조합하면 언어의 상징성이 재미있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후보의 각 성을 조합하면, 문박, 문안, 안박이 되는데, 이를 조금 바꾸어 생각해보면 “문밖, 문안, 안팎”이 된다. 대문의 바깥쪽과 안쪽은 문을 중심으로 구별된다. 이게 국가발전이라는 대명제를 전제로 진보와 보수의 개념으로 나뉘어질 수도 있고, 가치의 공유가 분점되기도 한다. 반면에 안팎이 되면 안과 밖이 다른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안과 밖이 하나로 융합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세 후보가 주장하는 이념이나 정책적 지향점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문밖과 문안이 안팎으로 하나 되는 현상이 현실화되기는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서로 닮은 듯 하면서 다르고, 다른 듯 하면서 닮아 있는 세 사람의 가치가 융합된 지도자가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상상을 해본다.


세 사람이 지향하는 대한민국은 향후 많이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종래의 민주 대 독재, 진보 대 보수의 이분법적 가치는 더 이상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없게 되었음이 명확하다. 보수를 주장하던 새누리당이 좌클릭하고, 진보를 주장하던 민주당이 우클릭하면서, 양자의 차이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그 중간에 양쪽을 모두 흡수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는 안철수 후보가 버티고 있다. 결국 중도로의 통합이 유일한 대안으로 정착화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문안과 문밖이 하나의 안팎이 되어 공동체적 유기체로서 기능하게 된다면 국가갈등이 많이 치유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희망이 보인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국민의 열망과 반대로 향하는 세력이 상존하고 있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들의 저항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다. 극단진보세력이나 극단보수세력은 스스로 스러지지 않기 위해 몸부림칠 것이며, 그러는 와중에서 극단적 폭력주의나 묻지마가해주의로 나타날지도 모른다. 그러한 와중에 “노무법인 창조컨설팅”의 노조파괴프로그램운영이 폭로되었다. 노무법인이라 하면, 일반적으로 사측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게 된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노무업무를 수행하는 법인으로 인식되어 있다. 즉 노동변호사라고 불리는 노무사들이 노동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법적 조력을 하는 단체라는 인식 말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밝혀진 바에 의하면 “노무법인 창조컨설팅”은 유성기업(주), 상신브레이크(주), SJM(주) 등 사측으로부터 노사분규해결을 위임받아 “노조파괴를 위한 사측의 부당노동행위”를 도왔다는 것이다.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권익을 보호해 줄 것으로 믿었던 노무법인이 자신들의 목을 옥죄는 일에 앞장서 왔다는 사실 앞에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는 지경에 놓이고 말았다. 노무법인 창조컨설팅이 작성한 내부문건에 의하면, 노조원 탈퇴를 유도하고, 친기업적인 복수노조를 설립하여 노노간의 갈등을 유발하여 기존 노조를 무력화시키고, 단체협약을 폐기한다고 일방발표한 후 노조와 협상하는 척 하면서 6개월을 경과시켜 법으로 정해진 협상기간을 자동경과토록 하여 단체협상을 휴지로 만들어 버리고, 노조의 폭력을 유발하여 이를 핑계 삼아 직장폐쇄를 단행한 후 폭력노조를 진압해야 한다는 명목으로 공권력 투입을 요구하여 노조 간부들을 형사처벌받게 하여 노조집행부를 무력화시켜 노조를 와해시키는 수법 등 나쁜 방법이란 방법은 모두 총동원하여 노동자들을 해코지하였다는 것이다. 그 결과 법무법인 창조컨설팅이 개입한 대부분의 회사에서 노조원들이 30% 수준으로 급감하거나, 복수노조 간의 갈등으로 노노간의 다툼이 심해지거나, 단체협약이 유명무실하게 되어 사측의 일방적 승리로 끝나는 결과가 촉발되었다는 것이다. 노동자의 권익이 땅에 떨어져버린 것이다. 창조컨설팅이 아니라 멸망컨설팅이었던 것이다. 이름만 번지르르한 창조컨설팅.


또한 노무법인 창조컨설팅의 내부문건에 의해 청와대ㆍ국가정보원ㆍ경찰ㆍ노동부와도 긴밀한 협력관계가 유지되어 왔다는 정황이 포착되었다고 한다. 불법을 단속하여야 할 국가기관이 오히려 불법을 조장하거나 묵인하는 데 앞장서 온 셈이다. 이명박 정권이 행한 가장 큰 잘못은 국가공권력을 정당하게 행사하지 않은 소극적 태도뿐만 아니라 적극적으로 불법의 한 주체가 되어 공권력을 부당하게 행사하는 경우가 종종, 아니 자주 있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그 대표적인 경우가 민간인불법사찰이었는데, 만일 노무법인 창조컨설팅의 불법행위에 국가기관의 암묵적 방조가 있었다면 이 역시 큰 문제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오죽하면 도가니를 쓴 공지영 소설가가 “기자들이 기사를 쓰지 않고 소설”을 쓰니, “소설가인 자신이 소설이 아닌 기사”를 쓸 수밖에 없게 되었다며 “의자놀이”라는 르포르타주를 쓰게 된 배경을 설명하기에 이르렀겠는가 말이다. 


공지영 작가가 며칠 전 “의자놀이”의 수입액이라며 1억2,700만원을 쌍용자동차의 해고근로자단체에 기부하였다. 그녀의 소설 도가니가 각색된 영화 “도가니”가 이 세상이 “펄펄 끓는 도가니탕 같은 세상”임을 만천하에 공표하여 강간과 성추행 등 이 사회의 부끄러운 치부를 공개하여 거대한 “성적 담론”을 이끌어내더니, 열명 중 일곱 명만이 앞에 놓인 일곱 개의 의자 중 어느 하나의 의자에 앉아 살아남는다는, 그래서 세 명은 도태될 수밖에 없는 사회현실을 꼬집은 “의자놀이”를 통해 우리 사회를 고발하고 있다. 의자놀이가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킨 후 국회에서는 부랴부랴 경찰의 과잉진압, 사측의 부당노동행위 등을 조사한다며 국회청문회를 열고, 이리 되자 쌍용자동차사태를 외면해 오던 일부 언론도 이를 주요 이슈로 다루기는 등 사회적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반가운 것은 창조컨설팅의 자문에 의해 직장폐쇄되었던 SJM(주) 사측이 직장폐쇄 62일만에 자신들의 잘못을 노동자들에게 사과하고 공장을 다시 가동하였다는 뉴스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다시 말하지만 21세기 미래는 문안, 문밖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안팎으로 하나 되는 소통을 하는 자만이 유일하게 살아남을 것이다. 그래도 그대는 여전히 안팎의 경계를 유지하겠는가? 하고 싶다고? 그러면 계속 해라. 누가 뭐라 하겠는가, 스스로 자멸하겠다는데. 그렇지만 바다 속 깊은 곳 쓰나미의 시속이 720킬로미터에 달한다는 사실만은 잊지 말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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