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무고시 러시아능통 합격수기 - 신청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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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무고시 러시아능통 합격수기 - 신청옥
  • 법률저널
  • 승인 2012.07.20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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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는 수능과 달라...멀리 내다봐야"
 

신청옥 제46회 외무고시 합격. 서울대 노어노문학과 졸업

 
안녕하세요. 2012년 러시아어 능통 직렬 합격자 신청옥 이라고 합니다. 합격수기를 쓰는 것이 쑥스럽기는 하지만 러시아어 능통 직렬 합격자가 저 뿐이라 용기를 냈습니다. 지난해 합격하신 선배님의 글이 저에게 용기를 주었듯이 다음해 러시아어 능통직렬을 준비하고 계신 분들께 이 글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1. 러시아어 능통 직렬로 변경하다
 

제가 고시공부를 시작했던 때에는 러시아어 능통직렬이 존재하지 않았었고 작년에 처음으로 도입이 되었을 때도 러시아어 능통직렬로 시험을 보지 않고 일반직렬로 응시했었습니다. 그러나 작년 12월 즈음 PSAT 공부에 쓰는 시간을 러시아어 공부에 쏟는다면 ‘능통’이라는 단어가 주는 압박감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직렬을 선회하였습니다. 2011년 2학기에 외교학과 대학원에 복학해서 수업을 듣고 있었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러시아어에 집중한 것은 기말논문을 모두 제출한 후인 작년 12월 말 경이었습니다. 이때부터 PSAT 시험 전까지 러시아어 학원에서 한-러, 러-한을 연습했습니다. PSAT 시험 이후에는 통학시간을 아끼고자 원어민 과외를 받았습니다. 또한 러시아어 능통직렬은 2차에서도 회화시험이 있고 이 시험이 50점이나 차지하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억양과 표현, 발음을 구사하기 위해 원어민 선생님께 지도를 받았습니다. 능통직렬은 1차 시험 부담이 다른 직렬에 비해 가볍기 때문에 PSAT의 경우 자료해석과 상황판단을 기출을 통해 감을 유지하는 정도로만 준비했습니다.

 

2. 2차 시험 준비

 

경제학의 경우 처음에는 겁을 먹었던 과목이었지만 익숙해진 이후, 그리고 시험 직전에는 오히려 전략과목이 되었습니다. 처음 문턱만 넘으면 다른 과목보다 더 친절한 과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작년 6월과 7월에 김진욱강사님의 500제 문제를 풀었습니다. 실제로는 미, 거시 합해서 1200 문제가 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혼자 공부하면 끝까지 할 수 없을 것 같아서 스터디를 조직했고 다행히 성실하신 분들을 만나 2개월 만에 끝낼 수 있었습니다. 문제를 많이 풀어본 후에 자신감이 생겨서 문제를 보면 무엇을 묻는지, 답은 뭔지 도출할 수 있었으나 답안지 작성을 제대로 하고 있는 건지 확신이 없었습니다. 그 와중에 합격생에게 그룹첨삭을 받는다는 까페 글을 보고 저도 합류하였습니다. 외시 기출과 행시 기출문제로 답안작성을 해 보고 첨삭을 받는 형식으로 일주일에 한 번씩 약 3개월간 지도를 받았습니다. 비용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경제학 답안지 작성에 있어서 매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께 첨삭 과외를 권하는 것은 아닙니다. 더 중요한 것은 스스로 답안을 작성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해서 계속 답안 작성을 미루지 마시고 책을 펼쳐 놓고라도 답안지를 채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답안을 쓸 때마다 했던 생각은 ‘지금 내 수준에서 쓸 수 있는 최고의 답안지를 쓰자’ 였습니다. 쓰다가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기본서의 해당 부분을 다시 읽고 쓰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써도 첨삭을 받으면 과정이나 답이 틀렸거나 아예 방향을 잘못 잡은 문제가 종종 있었습니다. 스스로 답안을 써보지 않고서는 본인이 어떤 부분을 잘 모르는지도 알아채지 못하고 지나치기 쉽습니다. 따라서 답안작성 연습은 매우 중요합니다.
 
 

국제정치학은 외교학과에서 복수전공한 바 있고 외교학과 대학원에서도 관련 과목을 수강하고 있었기 때문에 여타 과목보다 부담이 적었습니다. 그렇지만 관심이 없던 분야에 대한 문제가 나오면 답안을 채우는데 부담을 느꼈기 때문에 기본서를 통독했습니다. 을유문화사의 <변환의세계정치>와 수험생들이 많이 보는 초록색 <현대 국제관계이론>등을 필요할 때마다 들춰보았습니다. 하지만 기본서는 말 그대로 기본서일 뿐이고 교수님들의 논문을 읽고 스스로 정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이론들간 흐름과 연결을 거시적으로 이해하고 학자들의 주장과 핵심 개념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언어로 가공된 2차 자료보다는 가급적 1차 자료를 읽고 스스로 정리하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경험상 가공된 자료를 읽으면 당장은 시간이 절약되는 것 같지만 정작 머리 속에 오래 남지는 않아 결국 다시 1차 자료를 읽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번 시험에서는 1문에 공공외교와 관련하여 40점 가량 출제되었습니다. 다행히 이와 관련된 논문을 읽고 키워드중심으로 정리한 적이 있어서 비교적 수월하게 1문을 작성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제가 논문을 읽지 않고 다른 사람들이 정리해 놓은 2차 자료만 읽었다면 1문을 한 장도 채우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국제법은 처음에도 그렇고 지금도 여전히 어려운 과목입니다. 저는 글을 읽을 때 나름의 지도나 좌표 같은 것을 상상하고 ‘내가 읽고 있는 정보가 어디에 위치해야 하는지’, ‘나는 무엇을 읽고 있는지’ 파악하려고 애쓰는 데, 김대순 교수님의 책은 읽고 있으면 길을 잃어 버리기 일쑤였습니다.  그래서 정인섭 교수님의 기본서를 여러 차례 읽고 난 후에 김대순 교수님 책을 다시 읽었습니다. 국제 경제법은 막연히 복잡하게만 느껴졌으나 다른 과 대학원의 안덕근교수님 수업을 수강한 이후 체계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그 이후 살을 붙여나가는 것은 학원강의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답안지 작성이 가장 어려웠던 과목이 국제법이었기 때문에 답안지 첨삭 강의가 열리면 무조건 수강했습니다. 저는 안진우 선생님께 답안지 첨삭을 받았습니다. 첨삭도 물로 도움이 되지만 문제와 관련된 내용의 논문을 찾아서 읽거나 애매하게 알고 있던 내용의 경우 다시 책을 찾아보는 등 답안지 작성 과정 전체가 매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서브 노트는 기본서의 내용과 논문에서 법적으로 논리를 풀어나가는 방식, 관련 핵심 판례를 중심으로 정리했습니다. 기억력이 별로 좋지 못하기 때문에 너무 많은 판례를 기억하려고 하기보다는 핵심적인 판례만 관련 사항이 나올 때마다 기록했습니다. 2차 시험 전날에는 스캐닝하듯이 전체 내용을 훑기 보다는 그 동안 풀었던 학원 강사님들의 3순환 문제들을 보고 머리 속으로 목차를 잡고 세부내용 및 관련판례를 떠올렸습니다. 그러다가 막히는 부분이나 조문번호 혹은 정확한 키워드를 확인하기 위해 기본서나 제가 정리한 자료를 찾아보는 식으로 공부했습니다. 이러한 과정으로 공부한 결과 이번 시험 1문의 경우 한 번도 풀어보지 못한 새로운 형식의 문제였지만 생각하는 훈련을 한 덕에 그래도 논리를 풀어나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영어는 안수진선생님의 강의를 약 2년 정도 꾸준히 수강하였고 에세이를 첨삭 받았습니다. 수업과 에세이 첨삭 모두 매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영어는 개인적으로 잘하고 싶은 욕심도 있었기 때문에 시간적인 여유가 있을 때에는 고시 에세이 형식이 아닌 일기 형식으로 써서 첨삭을 받기도 했습니다. 러시아어 능통직렬로 변경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작년 말까지만 해도 영어에서 고득점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으로 공부했습니다. 그러나 기타 논문과목에 치여서 외국어 과목에 소홀해 지는 일이 종종 생겼기 때문에 영어 공부하는 스타일이 잘 맞는 언니와 약 2년간 함께 스터디를 하면서 수업 복습도 하고 ‘뉴스위크’를 읽으면서 전문번역가들의 번역과 비교하거나 기출 문제를 풀었습니다. 영어는 단지 시험준비를 위해서 한다고 생각하지 않고 제 실력 자체를 키운다는 생각으로 공부했습니다.

 

러시아어는 처음부터 자신있는 과목은 아니었습니다. 작년에 처음으로 러시아능통직렬이 생겼을 때 지원하지 않았던 이유도 러시아어에 대한 부담 때문이었습니다. 과연 내가 ‘능통’직렬에 지원할 자격이 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응시 직렬 변경자체도 저에게는 모험이었습니다. 작년 러시아어 능통직렬 기출문제를 보니 TORFL 2급 문제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정도 수준이라면 읽고 러-한 번역은 충분히 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문제는 한-러 번역이었는데 이 부분은 혼자서 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여 학원과 원어민 과외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에세이는 원어민과 한국인 모두에게 첨삭을 받았습니다. 각기 다른 주제로 글을 쓰느라 일주일에 두 장 정도, 많으면 세 장을 쓰기도 했습니다. 한국인 강사님에게서는 한국어로 표현하고 싶은 바를 제대로 나타내는 것을 연습했고 원어민 선생님에게서는 자연스러운 표현을 사용하고 흐름이 이어지도록 하는 것을 연습했습니다. 회화 역시 혼자 준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원어민 선생님과 만나서 나올만한 주제들에 대해 대화했습니다.

 

3. 3차 면접 준비


2차 합격자 발표는 3차 면접 약 2주 전에 나기 때문에 그 전부터 면접을 준비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면접은 집단토론-외국어토론-개인발표(PT)-인성면접으로 진행되는데 러시아어 능통자의 경우 영어토론이 러시아어 토론으로 대체됩니다. 2차 시험이 끝나고 일주일 가량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신림동으로 돌아와서 면접스터디에 합류했습니다. 당시에는 영어토론은 아예 안 하는 건지 아니면 러시아어토론도 하고 영어토론도 하는 건지 확실하지 않아서 스터디 할 때 영어 토론연습도 같이 했습니다.
 

가장 부담이 되는 것은 역시 러시아어 토론이었습니다. 지난해 3차 면접에서 탈락하신 분이 통번역 대학원을 졸업한 통역사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그 분을 2차 시험장에서도 뵈었기 때문에 부담이 컸습니다. 만약 저와 그분이 합격할 경우 저는 통역사와 러시아어 토론을 해야 하고 그 둘 중 한 명이 2차 시험 점수와 관계없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면접 준비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일단 집단토론과 개인발표와 같이 한국어로 진행되는 면접에서 두각을 확실히 나타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외교학과 대학원에서 토론 수업을 여러 번 수강 했기 때문에 이 부분은 상대적으로 자신이 있었습니다. 러시아어 토론의 경우 비록 천천히 말하더라도 분명하게 말하되 콘텐츠로 승부한다는 전략을 세웠습니다. 또한 상대방이 자신이 강점이 있는 분야에서 강하게 압박할 것에 대비하여 외교관에게 요구되는 자질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드러내어 오히려 저에게 기회가 될 수 있도록 부드럽게 토론을 진행하고 매너를 겸비하여 말하는 연습을 했습니다. 혼자 준비하는 것은 역시 무리라고 생각해서 원어민 선생님을 일 주일에 한 두 번 만났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담이 너무 커서 악몽을 여러 번 꾸었을 정도였습니다. 2차 시험 합격자가 저 혼자라는 사실을 알고 나서 심리적인 압박감은 약간 줄어들었지만 합격자들끼리 매일 진행했던 면접스터디와 함께 원어민 과외와 친구와의 러시아어 스터디를 병행했기 때문에 고단한 생활은 계속 지속되었습니다.

 

4. 3차 면접 당일

 

지난 해와 달리 올해 면접은 하루 일정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오전에 집단토론과 외국어 토론을 하고 점심식사 후 개인발표와 인성면접이 이어졌습니다. 직렬별로 조가 배정이 되었으므로 저희 조에는 저 혼자 뿐이었습니다.
 

집단토론의 경우 한 명이서 진행 할 수는 없기 때문에 외교부에서 작년 합격자가 토론 상대방으로 와주셨습니다. 일반직렬은 토론이 70분 가량 진행되는데 반해 러시아어 능통직렬은 40분 가량 진행됩니다. 두 명이서 토론을 하면 일반직렬에 비해 발언 횟수가 많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조정된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 및 자료는 모든 직렬이 동일 합니다.
 

러시아어 토론의 경우 A국과 B국 대표가 협상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는데 저 혼자서 A국 수석대표로서 모두발언을 3분간 하고 심사위원들께서 질문하시면 대답한 후 다시 B국 수석대표로서 모두발언을 하고 질의응답을 했습니다. 모두 발언시에는 먼저 ‘수석대표로서 이 협상에 참가하게 되어 영광이다’와 같은 인사를 먼저 한 이후에 두괄식으로 주장을 개진했습니다. 이후 최종적으로 제 개인적 선택과 그 이유를 말한 후 다시 질의응답이 이어졌습니다. 일반직렬의 경우 자료검토시간 약 10분, 토론 진행시간 약 30분인데 반해, 저는 자료 검토시간 15분, 토론 진행시간 15분이 배정되었습니다. 그러나 심사위원들께서 질문을 계속 하셔서 실제로는 토론이 25분 가량 진행되었습니다. 주제가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선진국과 후진국간 갈등이었는데 ‘배출권 거래’의 경우 제가 알고 있던 단어가 아닌 처음 보는 단어가 자료에 제시되어 있었습니다. 자료의 경우 한 장 분량이고 러시아어로 작성되어 있는데 2차시험 러시아어 러-한 독해 지문보다 수준이 더 높았습니다. 15분 정도로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던 저는 25분간의 토론이 끝난 후 완전 지쳐버렸습니다. 그리고 긴장이 된 나머지 입이 말라서 발음도 잘 되지 않았습니다. ‘녹색 성장’, ‘에너지 절감 기술’등과 같은 용어를 미리 공부해 두었던 것이 정말 다행이었는데 만약 관련 분야를 미리 공부한 적이 없었다면 그 시간이 더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개인 발표시에도 질문이 계속해서 이어졌습니다. 중간에 심사위원 세 분이 어디서 오신 분인지 알게 되었는데, 가장 오른쪽에 앉아계시던(제가 봤을 때 는 왼쪽) 심사위원께서 중간에 앉아계신 분께 대사님이라고 부르셨고 또, 본인이 외교관으로서 실제 일을 할 때 겪었던 일을 예로 제시하신 후 저에게 어떻게 하겠냐고 질문하셨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세 분 중 두 분은 외교부에서 나오셨고 한 분은 교수님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질문은 매우 구체적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영사 담당자인데 새벽 한 시에 공항에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입국이 거절당한 채 있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위장 망명자들이 본국으로 돌아오면 처벌해야 하는가? 처벌한다면 그 수준은?’ 등과 같이 구체적인 답변을 요구하셨고 제가 모호하게 대답하면 한 번 더 물어보시기도 하셨습니다.
 

인성면접은 개인발표 직후 이어서 진행되었습니다. ‘러시아를 좋아하는가?’와 같이 추상적인 질문과 ‘러시아 외교관이 심하게 권위적이라던가 상대방의 자존심을 상하게 할 정도로 대국이라는 점을 의식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와 같이 구체적인 질문도 나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자기소개서에 적힌 문제를 바로 물어보시는 경우는 없었고 제가 적은 내용이나 사실관계를 구체적으로 물으시기도 하셨습니다. 가령, 대학교 때 서예를 했다고 썼는데 한글을 썼는지, 한문을 썼는지, 한문실력은 어느 정도 되는지도 물으셨습니다. 인성면접 역시 시간을 넘겨서 진행되었는데 나중에는 술은 좀 하는지 등의 질문이 유머러스한 분위기에서 나오기도 했습니다.


5. 나가며

 

저는 학부 졸업 이후 고시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대학교 3학년 즈음부터 외무고시를 봐야겠다고 결심하기는 했지만 고시공부를 하느라 학과공부를 소홀히 하기 싫었기 때문에 졸업 후에 시작하였습니다. 복수전공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고시공부까지 병행하는 것이 불가능하기도 했었습니다. 제가 언뜻 불필요해 보이는 이 말을 하는 이유는 너무 어린 나이에 고시공부를 시작하려는 후배들께 멀리 보기를 바란다는 말을 해주고 싶기 때문입니다. 신림동에서 아주 어린 친구들을 종종 봐왔습니다. 대학교를 1년 다닌 후 휴학하고 신림동에 들어온 사람도 본 적이 있습니다. 저는 고시는 수능과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고시는 객관식 문제에서 선택지를 고르는 시험이 아니라 자신의 글을 써서 그 글로 평가를 받는 시험입니다. 고시과목은 경제, 국제정치가 아니라 경제’학’, 국제정치’학’과 같이 뒤에 ‘학’자가 붙습니다. 그러니까 대학교에서 가능한 수업을 많이 들어보고, 레포트나 에세이 같은 글도 많이 써보고 전공수업도 많이 들어본 후에 고시를 시작해도 전혀 늦지 않습니다. 그래야 고시공부를 할 때 논문을 스스로 찾아서 읽고 정리하고 연결 짓고 살을 붙이는 능력을 갖게 됩니다. 아직 나이가 어린 후배들이 수능과 고시를 비슷하게 생각하고 계시다면 조급해하지 마시라고 꼭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학부 시절 제 1 전공은 노어노문학과 입니다. 노어노문학과 수업 및 여타 인문대 수업을 통해 단지 수험을 위한 지식이 아닌 삶의 가치관을 정립하고 인문학적 기초를 쌓을 수 있었고 이러한 기초는 복수전공인 외교학과 공부를 할 때에도, 고시공부를 할 때에도 거시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을 갖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외무고시 수험생 중에 학교를 병행하는 인문대 학생들도 매우 많은 데, 자신의 전공이 고시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다는 이유로 소홀히 하고 계신 분들이 계시다면 인문학 수업을 열린 마음으로, 진심으로 공부하시면 반드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고시공부를 하며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합격이 저 혼자만의 능력으로 된 것이 아님을 잘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 열심히 공부해서 보탬이 되는 외교관이 되는 것으로 보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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