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시험 권역별 요구 이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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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시험 권역별 요구 이유 있다
  • 법률저널
  • 승인 2012.07.20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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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생을 대상으로 오는 8월 18일 치러지는 2012년도 제3회 법조윤리시험이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제주 등 6대 권역에서 치러지고 지원자는 고사장을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법조윤리시험도 첫해는 서울지역에서만 치러져 로스쿨생들로부터 비난을 샀다. 응시자의 절반이 비수도권 소재 로스쿨 학생들이지만 불과 70분의 시험을 위해 서울로 상경해야 하는 응시자를 고려하지 않은 지나친 행정편의주의라는 비판이 쏟아졌었다. 법무부로서는 시행 첫 시험이라는 측면과 권역별 인원이 지나치게 적어 시험관리 대비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측면 등 일부 설득력 있는 주장을 내놓긴 했지만 결국 제2회부터는 결국 로스쿨생들의 요구대로 권역별로 실시되고 있다.

하지만 변호사시시험의 경우 사법시험과 마찬가지로 서울에서만 치러진다. 단 70분간 객관식 시험으로 치러지는 법조윤리시험과는 달리 변호사시험은 중간의 하루 휴식을 포함해 5일간 치러지는 시험이다. 그것도 선택형과 논술형, 기록형이 동시에 치러지기 때문에 어느 시험보다 체력적인 소모가 크다고 볼 수 있다. 논술만 치르는 사법시험 제2차시험의 경우도 4일 동안 치른 수험생들은 파김치가 된다. 체력을 보강하기 위해 영양수액제(링거주사)와 앰플에 의존하는 수험생들도 적지 않을 정도로 체력적인 소모가 막대하다.

게다고 변호사시험의 경우 1주일 가량 서울에서 머물러야 하기 때문에 경제적 비용도 만만찮다. 높은 응시료에다 교통, 숙박비 등을 고려하면 100만 원도 훌쩍 넘을 수 있다. 시험이 연초인데다 고사장 주변에는 넓고 조용하면서도 저렴한 호텔급 숙박소가 드물어 숙소 구하기도 쉽지 않아 숙박전쟁을 펼쳐야 한다. 특히 서울로 상경해 시험을 치러야 하는 지방 로스쿨생의 경우 시험장 근처에 마땅히 묵을 곳을 찾아야 하는 점을 고려하면 불편한 점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시험 막바지에 컨디션 조절에 온통 신경 써야 할 시기에 공부 외적인 일로 소모하는 것은 지방 로스쿨생에게는 여러모로 불리하다. 3년간의 로스쿨 학업으로 인해 지방으로 기반을 옮겨간 지방 로스쿨 재학생들에 대해 서울에서만 치르도록 하는 것은 지방 소재 로스쿨에 대한 사실적, 상대적 차별인 셈이다.

물론 권역별 실시에 따른 여러 가지 문제점이 제기될 수 있다. 5일간 치러지다보니 시험에서 가장 중요한 보안 문제나 인력운용, 비용 등의 예산 문제도 있다. 또한 권역별로 실시하려면 문제도 사전에 출제, 인쇄 배송되어야 한다. 특히 제주의 경우 기상 이변 등으로 예측할 수 없는 사고도 배제할 수 없다. 게다가 지방 로스쿨생이라 하더라도 상당수 학생들의 연고가 서울이기 때문에 시험관리 대비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주장도 있다. 교통난과 시험문제지 이송 문제로 인쇄소 근접지를 시험장으로 선택해야하는 등의 현실적 이유도 있을 터다. 전용 시험장이 없는 상황에서 고사장 임차료 등이 다른 시험보다 낮아 고사장 확보도 어려운 게 사실이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궁리를 찾으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변호사시험 응시자의 절반이 지방 로스쿨생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권역별 시험 실시가 절실한 문제다. 문제 출제와 인쇄, 배송 등을 고려해 6대 권역 실시가 당장 어렵다면 우선 제주를 제외한 5대 권역으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 추가적인 예산 확보도 어려울 경우 수익자 부담을 높이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일주일간 서울에서 머무르는 비용에 비하면 응시료를 더 올리더라도 지역에서 보는 편익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공무원은 국민의 봉사자’ ‘책임 행정’이라는 거창한 말을 빌지 않더라도 일생일대의 중요한 시험을 치르는 로스쿨생들의 요구를 그냥 하찮은 일로 치부할 수 없는 일이라는 점에서 법무부는 적극적인 해결책을 내놓아야 한다.

이참에 사법시험 제2차 시험장의 중앙대 배정인원도 늘려야 한다. 대부분 고시촌에 적을 두고 있는 수험생들은 지척에 있는 중앙대 대신 4일 동안 멀리 떨어진 시험장까지 이동해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하고 있고, 시험장 근처 숙박을 하거나 모범택시를 대절하는 경우까지 생겨나고 있는 실정이다. 수험생 편의를 적극 지원하는 것이 시험행정의 본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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