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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의 세상의 창-5ㆍ16은 군사쿠데타일 뿐이다, 말장난질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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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의 세상의 창-5ㆍ16은 군사쿠데타일 뿐이다, 말장난질말라
  • 법률저널
  • 승인 2012.07.13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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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 숭실대 법대학장/변호사/시인

 

나는 말장난질하는 이들을 싫어한다. 모두가 본질을 알고 있고, 한 마디로 압축해서 표현되는 定言이 있음에도, 그 역시 이를 뻔히 알고 있으면서 각종 미사어구를 동원해서 자기 자신의 이익을 위해, 아니, 아니 그게 아니고를 연발하는 자를 “아주 웃기는 사람”이라고 치부한다. 그러다 한계점에 다다르면 아주 간혹 밖으로 소리를 내어 “거짓말하지 마세요!”라고 한 마디 툭 던진다. 다행히 그 말을 알아듣고 그가 얼굴을 붉히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은 채 더 더욱 “아니, 아니, 아니, 아니 그게 아니고.......”라며 또 되잖은 거짓말을 마치 진실인 것처럼 늘어놓으면 어쩔 수 없이 “가만히 그 사람의 눈을 한참 동안 쳐다본다, 아무 말 없이.” 그러고 나서 그냥 뒤돌아서서 온다. 말장난질하는 사람의 말을 오래 듣다가 근묵자흑이 될까 두렵기 때문이다.


왕조시대와 민주시대의 차이는 무엇일까? 왕조시대는 왕이라는 절대권력자에 의해 통치되는 인치국가이고, 왕이 국가권력의 원천인 국가이다. 16세기 프랑스의 루이 14세가 말했다는 “짐이 곧 국가”라는 말이 이를 상징한다. 그러기에 또 다른 왕(힘센 반역자)이 나타나 이전의 왕조를 뒤집고 스스로 왕이 되는 “역성혁명”이 정당시되었다. 국가권력이 왕으로부터 비롯되기 때문에 더 힘센 반역자가 왕을 내쫓고 새로운 국가권력이 되어 새로운 왕조를 세워도 무방한 것이다. 한 마디로 쫓겨난 왕만 서러운 것이다. 제나라 선왕이 맹자에게 貴戚(임금의 친척)인 卿(신하)에 관해 묻자 맹자가 “임금이 큰 과오가 있으면 간(諫)하고, 그것을 되풀이하여도 들어주지 않으면 임금의 位를 바꿔버립니다.”라고 답변한 데서 비롯된 역명혁명의 이론적 근거이다.


반면에 민주시대는 국가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따라서 국민의 투표를 통해 선출된 자가 국가권력을 국민으로부터 일정기간 동안 정치적으로 위임받아 그 임기 동안 행사하다가 임기가 마치면 물러나게 되어 있다. 이를 위반한 경우 그를 반란죄나 내란죄 등으로 형사처벌하게 되어 있고, 가장 중형은 사형이다.


1961년 제2공화국 당시 대한민국헌법 제1조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이고, 제2조는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이다. 그런데 박정희 소장은 국가를 지키라는 군인들을 끌고 5ㆍ16군사쿠데타를 통해 대한민국헌법이 규정하고, 국민이 투표로 뽑은 국회를 강제로 해산하고 대한민국헌법에 없는 “국가재건최고회의”라는 이상한 헌법에 없는 통치기구를 통해 1961. 5. 16.부터 1963. 12. 26.까지 대한민국을 통치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5ㆍ16쿠데타는 왕조국가의 역성혁명과 달리 민주국가인 “대한민국의 헌법”을 유린한 군사반란에 해당한다. 이를 맹자의 역성혁명과 같은 “정당한 혁명”으로 미화하는 것은 앞서 말한 말장난질일 뿐이다.


1979년 제3공화국 당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유신헌법조차 제1조 제1항이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이었고, 제1조 제2항이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이었다. 제2공화국 헌법과 제3공화국 헌법의 차이는 단 하나, “,” 가 있느냐 없느냐 여부일 뿐, 내용은 두 헌법이 모두 똑 같다. 그런데 유신헌법 당시 보안사령관이던 전두환 소장이 12ㆍ12군사쿠데타를 일으켜 1980. 5. 31.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즉 국보위를 출범시키면서 국회를 해산하였고, 최규하 대통령을 강제 하야시킨 후 스스로 대통령이 됨으로써 대한민국헌법을 유린하였다. 그런데 대법원은 1997. 4. 17. 전원합의체판결(96도3376)을 통해 전두환에 대하여 반란수괴죄를 인정해 사형을 선고하였다. 대법원은 판결문을 통해 “우리나라는 제헌헌법의 제정을 통하여 국민주권주의, 자유민주주의, 국민의 기본권보장, 법치주의 등을 국가의 근본이념 및 기본원리로 하는 헌법질서를 수립한 이래 여러 차례에 걸친 헌법개정이 있었으나, 지금까지 한결 같이 위 헌법질서를 그대로 유지하여 오고 있는 터이므로, 군사반란과 내란을 통하여 폭력으로 헌법에 의하여 설치된 국가기관의 권능행사를 사실상 불가능하게 하고 정권을 장악한 후 국민투표를 거쳐 헌법을 개정하고 개정된 헌법에 따라 국가를 통치하여 왔다고 하더라도 그 군사반란과 내란을 통하여 새로운 법질서를 수립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으며, 우리나라의 헌법질서 아래에서는 헌법에 정한 민주적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폭력에 의하여 헌법기관의 권능행사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정권을 장악하는 행위는 어떠한 경우에도 용인될 수 없다. 따라서 그 군사반란과 내란행위는 처벌의 대상이 된다.”고 분명히 밝혔다. 일부 소수의견은 이에 대해 성공한 쿠데타는 고도의 정치적 행위로 사후 헌법개정을 통해 그 정당성을 추인받았으므로 사법적 심사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하였으나, 다수의견은 위와 같이 반란수괴죄로 형사처벌하여야 한다는 것이었다. 전두환에 대한 형사처벌과정에서 공소시효가 문제가 되었지만 특별법으로 제정된 “5ㆍ18민주화운동등에관한특별법”이 공소시효의 예외를 규정하여 처벌할 수 있도록 한 것에 대하여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함으로써 전두환을 형법상의 반란수괴죄로 형사처벌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었던 것이다.


위 대법원 판결은 다시 이어서 “군형법 상 반란죄는 다수의 군인이 작당하여 병기를 휴대하고 국권에 반항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이고, 여기에서 말하는 국권에는 군의 통수권 및 지휘권도 포함된다고 할 것인바, 반란 가담자들이 대통령에게 육군참모총장의 체포에 대한 재가를 요청하였다고 하더라도, 이에 대한 대통령의 재가 없이 적법한 체포절차도 밟지 아니하고 육군참모총장을 체포한 행위는 육군참모총장 개인에 대한 불법체포행위라는 의미를 넘어 대통령의 군통수권 및 육군참모총장의 군지휘권에 반항한 행위라고 할 것이며, 반란 가담자들이 작당하여 병기를 휴대하고 위와 같은 행위를 한 이상 이는 반란에 해당한다.”고 반란죄의 성립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박정희 소장은 5ㆍ16쿠데타를 일으킨 날 제2공화국 내각책임제의 정부수반인 장면 총리를 총칼로 위협하여 혜화동 자택에 강제연금하였고, 장면 국무총리를 비롯한 열여섯 명의 국무위원을 군인들이 죽일 듯 공포상태를 만든 뒤 강제사임시켜 대한민국을 무정부상태로 만들었다. 그리하여 국가재건비상조치법을 만들어 국가재건최고회의를 조직하여 정부기능을 수행하였는데, 그 법에는 “대한민국헌법과 국가재건비상조치법이 충돌할 경우에는 국가재건비상조치법이 우선”한다는 내용이 들어있었다. 다시 말해 대한민국헌법 위에 국가재건비상조치법이 있는, 법률이 헌법에 상위하는 상상할 수 없는 황당하고도 우스꽝스러운 반민주악법이 태어났던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야말로 반란죄의 구성요건을 모두 갖춘 한 편의 반란행위이지 않고 그 무엇이겠는가? 위 대법원 판결이 판시하고 있는바와 같이 박정희 소장의 5ㆍ16이나 전두환 소장의 12ㆍ12사태는 모두 동일한 내용과 방식으로 대한민국헌법을 유린한 군사쿠데타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똑 같은 것이다. 그렇다면 5ㆍ16군사쿠데타는 그냥 군사쿠데타일 뿐인 것이지, 이를 역성혁명과 동일한 것인 양 혁명이라고 미화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냥 말장난하지 않고 딱 부러지게 한 마디로 표현하면 “5ㆍ16은 그냥 군사쿠데타”일 뿐인 것이다.


우리는 거대한 힘 앞에서 두려움에 떨 때가 있다. 그리고 그 두려움이 구체적 물리력으로 행사되어질 때 우리는 절망하게 되고, 더 큰 두려움에 떨게 된다. 1970년대와 1980년대 민주화운동과정을 통해 민주화를 달성해 내었다고 스스로 자부심을 느끼는 40대 후반부터 60대 초반까지의 필자의 세대는 독재권력의 강제불법연행, 감금, 고문에 대한 트라우마가 아주 심한 편이다. 또다시 독재시대로의 회귀가 이루어지면 어떡하나 하는 공포심이 어찌 보면 민주화를 역행하려는 이명박 정권에 대한 강한 비판의식으로 표출되었는지 모른다. 그 연장선상에서 박정희 소장의 딸인 박근혜 의원을 비롯한 새누리당 후보들과 그 반대편에 있는 민주당의 문재인 의원과 안철수를 비롯한 야당 후보들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박정희 대통령에게 심하게 데였던 트라우마를 앓고 있는 7ㆍ80년대의 청년들이 이제 40대 후반에서 60대 초반의 중년이 되고서도 여전히 그의 딸 박근혜 의원에게 맹목에 가까운 환호를 보내거나 맹목에 가까운 복종심을 내보이는 트라우마에 사로잡혀 있는 것은 아닌지 깊이 성찰해 볼 일이다. 여권 내에서조차 박근혜 의원의 카리스마가 그의 아버지 박정희를 닮았다는 말이 나오고, 야권에서조차 그녀의 카리스마에 압도당하는 듯한 분위기가 감지되기조차 한다. 모두 박정희 대통령이 심어 놓은 유신시대의 악명 높았던 독재권력행사수단이었던 긴급조치에 대한 트라우마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상념에 잠긴다. 두려움은 마음에서 비롯된다. 지난 7월 11일 대한민국 국회는 박근혜 의원이 희망했던 정두언 의원의 체포동의안을 부결시켜 버렸다. 같은 날 상도동을 찾아와 대선출정신고를 하는 김문수 경기도지사를 향해 김영삼 전 대통령이 “박근혜는 사자가 아니라, 칠푼이야”라고 혹평하였다. 어쩌면 저 두 무관해 보이는 행위의 결과가 박근혜 의원에 대한 트라우마를 한 방에 날려버릴 명쾌한 현실이 되어버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박근혜 의원의 권위에 결정적 상처가 되어버릴 저 두 무관한 행위의 결과를 두려워해서인지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즉각 사표를 제출하였다. 여전히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이한구 의원의 심정을 뚫어지게 들여다보며, 생일이 음력 칠월 칠석이어서 어려서부터 칠자에 민감했던 필자는 칠이라는 참으로 행운의 숫자임을 강변하지 않을 수 없다. 칠칠한 놈이라고 친구들이 생일을 빗대어 놀릴 때 난 칠칠이가 아니라 팔팔한 놈이라 항변했던 어릴 적 내 모습이 떠오른다. 박근혜 의원이 김영삼 전 대통령의 칠푼이라는 혹평을 어떻게 이겨낼지 지켜볼 일이다. 현행 대한민국헌법 제1조는 유신헌법과 똑 같이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고 되어 있다. 대한민국은 헌법 제1조의 정신이 살아 있는 자유민주주의국가로 영원히 발전해 나갈 것이다. 군사쿠데타, 역성혁명을 허용하지 않는 진정한 자유민주주의국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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