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고시 수석 합격수기> “고시는 계속 흔들림없이 나아가는 것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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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법고시 수석 합격수기> “고시는 계속 흔들림없이 나아가는 것이 중요”
  • 법률저널
  • 승인 2012.07.06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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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영진 제28회 입법고시 수석 . 서울대 경제학부 4년

 

Ⅰ. 들어가며

이제 약 4년간의 수험기간이 끝나고 드디어 입법고시에 합격해 국회에 들어가 국가 공무원으로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합격도 기쁜 가운데, 그 중 수석을 했다는 사실이 여전히 믿기질 않습니다.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길다고 보면 길고, 짧다고 보면 짧을 수도 있는 기간 동안 여러 가지 실패 경험이 있었고, 또 그 실패를 경험으로 여러 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부끄럽기도 하지만, 제 시행착오가 뒤에 수험을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조그마한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합격수기를 써보고자 합니다. 그리고 입법고시를 궁금해 하시는 분들을 위해 좀 더 입법고시에 대한 내용을 담겠습니다.

 

Ⅱ. 전반적인 수험생활과 조언

 

1. 고시를 시작하기 전 : 고시에 대한 충분한 고민의 필요성


저는 대학교 3학년인 2008년 여름부터 고시를 시작했습니다. 그 전부터 고시를 하고자 마음을 갖고 있었지만, 우선 대학교 1, 2학년에는 고시가 아닌 대학생활을 즐기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고, 그 선택에 후회가 없습니다. 요즘에 1학년이나 2학년 때 시작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대학교 1, 2학년 때 밖에 즐기지 못하는 것들이 많으니, 그 때 시작하더라도 그 때 즐길 수 있는 연애나 동아리 활동 등을 포기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고시를 시작할 때, 많은 고민 후에 시작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고시를 할 때 떨어졌을 때 위험부담도 크고, 고시를 할 때 수없이 드는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다잡을 수 있는 것이 처음에 시작할 때의 마음다짐입니다. 저는 민간에서 일하는 것보다 공익을 위해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고등학교부터 해왔었고, 학교 수업을 들으면서, 특히 3학년 1학기에 산업조직론을 듣고 난 뒤에 산업정책을 담당하는 공무원이 되고 싶다는 마음을 다졌습니다. 중간에 고시를 하면서, 공부가 안될 때에 대한민국 산업구조를 발전시킬 수 있는 공무원이 될 것을 생각하면서 다시 집중하곤 했습니다.

 

2. 고시를 준비할 때 : 정보를 충분히 갖고 공부를 시작할 것


고시를 하기로 마음먹은 뒤, 무작정 부딪쳐 보자는 생각으로 고시를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경제학은 학교 수업으로 미시, 거시를 들었기 때문에, 제가 배우지 않은 행정법과 행정학 교과서를 사서 저 혼자 읽어보았습니다. 행정법과 행정학의 체계가 무엇인지, 어떤 과목인지도 모르고 무작정 부딪쳤던 것은 좋지 않은 선택이었습니다. 강의를 들은 후에도 체계가 잡히지 않아 한동안 행정법과 행정학을 헤맸고, 그 때문에 2009년 초시 때에도 과락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습니다.


무슨 과목이든 학원이나 선배님들한테 정보와 조언을 충분히 받고 시작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고시학원은 당연히 고시에 대해 엄청난 노하우가 쌓여있고, 선배님들도 몇 년간 공부한 경험에서 어떤 것은 ‘하지 말아야’ 하고 ‘해야 하는지’ 확실히 알고 있기 마련입니다. 다음의 행시사랑카페도 좋은 정보가 상당히 올라오기 때문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런 정보를 획득하는 것이 고시 기간을 몇 년을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스터디를 하는 것도, 공부하기 위함도 있지만, 정보를 서로 공유하는 측면도 큽니다. 고시 공부를 하는 것은 공부만 해서는 되는 것이 아니라, 정보 싸움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3. 고시 합격권에 있을 때 : 흔들림 없는 생활의 유지의 중요성


어느 정도 공부한 연차가 쌓인 2010년부터 고시 합격권에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경제학과 같은 경우에는 제 전략과목으로 최고답안을 쓰기도 했고, 행정법과 행정학도 답안을 체계있게 쓸 수 있는 실력에 올랐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2010년에 ‘이정도면 합격할 수 있겠구나’하는 자만심으로 공부를 소홀히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는 행정고시 경제학과 재정학에서 각각 66점과 74점을 받고도 행정법과 행정학에서 펑크로 조금의 점수 차이로 탈락했습니다. 이때 큰 충격을 받고, 제가 수험 마지막기간에 흔들려 공부를 소홀히 하게 된 것에 대해 후회막심이었습니다. 이때 충격으로 바로 스터디를 구해서 2011년 시험을 준비했으나, 또 다시 탈락하고 말았습니다. 포기할까 생각했으나, 다시 마음을 다잡고 계속 준비해 올해 드디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고시는 계속해서 흔들림없이 나아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중간중간에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있고, 슬럼프도 있겠지만 매일같이 도서실에 나가고 공부하려고 마음을 먹는 그 흔들림 없는 자세가 합격을 만듭니다. 중간에 충분히 실력이 쌓였다고 자만하지도, 실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해 짐짓 포기하지도 않으셨으면 합니다. 고시를 한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높은 대우를 받는 것도, 이런 흔들림 없는 생활을 한 것에 대한 인정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Ⅳ. 공부 방법

 

공부방법은 각자의 스타일이 있고, 자기한테 맞는 방법으로 공부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공부한 방법을 얘기하기 보다는 제가 과목별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쓰고자 합니다.

 

1. 1차 시험


PSAT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문제 해석 능력’입니다. 문제는 많고 시간은 부족하기 때문에, 문제를 보고 어떤 것을 물어보고 있는지 빠르게 파악해 내는 것이 필요합니다. 문제에서 물어보는 것이 무엇이고, 그 정보가 어디에 있는지만 찾으면 언어논리나, 자료해석, 상황판단 모두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원래 타고나는 PSAT형 인간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분은 많은 문제를 풀면서 문제 유형과 이를 푸는 방법을 익히셔야 합니다. 이런 것들은 학원 강의나 기출이나 모의고사문제를 풀면서 채워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PSAT 1~2달전부터는 실전처럼 풀어나가서 감을 키우고, 1주전에는 시험시간에 맞춰 PSAT문제를 풀어 이를 극대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요즘 새로운 유형의 문제가 많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문제를 마주쳤을 때 당황하지 않는 당당하고 도전적인 마음가짐을 갖는 것도 중요합니다. 1차 시험 전에 끊임없이 ‘어떤 문제가 나와도 나는 풀어낼 수 있다’라고 마인드 컨트롤을 하시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입법고시의 경우, 행정고시에 비해 더욱 문제길이가 길어서 시간이 부족합니다. 그 때문에 문제를 읽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고, 보기를 중심으로 읽어서 답을 빠르게 선택하고 넘어가는 것이 좋습니다. 문제의 정답확률은 다소 떨어지더라도, 10문제 못 풀 것을 5문제만 못 푼다면 좀 더 이익이기 때문입니다.

 

2. 2차 시험

 

행정법 - 저는 정진 선생님으로 행정법에 입문하고, 류준세 선생님으로 세부적인 내용을 채우고, 박도원 선생님으로 답안 작성 스킬을 익혔습니다. 기본서는 홍정선 저였지만, 어느정도 실력이 쌓인 뒤에는 보지 않았습니다. 기본서는 훌륭한 내용이 많이 들어있고 행정법 체계를 잡기 위해 좋은 책이지만, 답안에 적어내기 위한 수험 적합성은 상당히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인 내용을 익힌 후에, 사례풀이를 통해 판례와 사안의 포섭을 중심으로 공부하시는 것이 행정법 고득점에 유리합니다. 박정훈 교수님 사례집이 이에 많이 도움이 되는 거 같습니다.

 

경제학 - 저는 학교 수업과 김진욱 선생님 강의로만 경제학 내용을 익혔습니다. 경제학은 많은 내용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문제에 대한 경제학 이론 적용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이것이 점수를 좌우합니다. 학교 수업을 듣는 경우, 교수님들이 수업에서 하시는 이야기와 숙제, 시험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는 거 같습니다. 학교수업을 듣지 못하는 경우 학원 강사님들의 500제 문제를 풀어 나가는 것이 이런 능력을 많이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수식-그래프-함의의 삼위일체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습니다.

 

행정학 - 제가 가장 취약했던 과목입니다. 아무런 체계가 없다고 생각했고, 강제명 선생님, 정경호 선생님 강의를 들었지만 어떤 학문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습니다. 작년 송윤현 교수님의 강의를 듣고 행정학의 체계를 비로소 깨우칠 수 있었습니다. 어떤 과목보다 목차가 중요한 과목입니다. 여러 학자나 화려한 미사여구를 쓰기 보다는, 행정학 문제가 담고 있는 문제의식 그 자체를 목차를 통해 충실히 서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신문을 읽으면서 사례를 행정학적인 관점으로 생각해보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재정학 - 재정학은 한번 틀만 잡아놓으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과목입니다. 사회후생극대화를 위해 민간의 선택을 고려해 정부의 재정정책을 결정하는 학문입니다. 사회후생함수, 공공재, 조세 등 모든 재정학 주제들이 이에 관계되어 있습니다. 사회후생을 극대화하기 때문에 항상 ‘효율성’과 ‘공평성’을 염두해두고 문제에 접근하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준구 교수님 책을 중심으로 기타 책을 발췌독해서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국제경제학 - 국제경제학은 선택과목임에도 주제가 가장 넓고, 이론도 그만큼 많습니다. 제가 공부할 때도 어려움이 많았던 과목입니다. 김인준 교수님과 김신행 교수님 책을 공부하면 대부분 주제는 커버되는 거 같습니다. 시간이 되시면 크루그만 교수님 책을 발췌독해서 필요한 내용을 따로 정리하면 거의 완벽하게 준비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최근 2차시험은 문제가 단문식으로 나오기 때문에, 따로 목차를 잡는 시간이 크게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 시간동안 좀 더 문제를 체계적으로 파악하고, 문제에 쓸 내용을 다양하게 생각하는 시간으로 쓰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목차를 잡더라도 50점 분량에 절대 10분 이상 넘어가지 않는 것이 필요합니다.

 

3. 3차 면접


입법고시는 3차 면접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매우 적습니다. 이번에는 5일밖에 시간이 없었습니다. 그 기간동안 재경직 합격생들과 만나서 집단토의와 인성면접을 준비하고. 시사문제들을 정리했습니다. 기간이 짧은 만큼 말하는 태도를 바꾸기는 어렵고, 그동안 고시하느라 갖추기 어려웠던 시사 상식을 늘리고, 국회 공무원으로서의 마음가짐을 다지는 것에 주력하는 것이 좋습니다.

 

Ⅵ. 기타

 

1. 스터디에 대해


공부 스타일에 따라 스터디를 하는 걸 좋아하시는 분도, 아닌 분들도 있으시겠지만 웬만하면 스터디를 하시는 것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스터디를 하게 되면 자연스레 공부 계획도 잡히고, 서로 자극이 되면서 열심히 공부할 수 있는 측면이 있습니다. 또한 서로 답안을 체크하고 조언해주면서 답안 작성 실력도 급격히 상승시킬 수 있습니다. 고시공부하다 힘들 때 의지가 크게 되는 사람도 스터디 사람들입니다.


다만 스터디에서 도움을 얻기 위해서는, 좋은 스터디를 구성해야 합니다. 실력이 뛰어난 사람들이나 유사한 실력을 가진 사람들, 또는 성격이 좋아 스터디 할 때 힘이 돼주는 사람들로 구성된 스터디를 하시길 바랍니다. 스터디할 때 생긴 인간관계가 고생을 함께 했기 때문에 이후에도 계속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니, 더더욱 좋은 스터디 구성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행시사랑에서 구하기도 하고, 제가 아는 사람을 중심으로 구하기도 했는데, 모두 좋은 사람들로 구성되어 운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2. 스트레스 해소법


저는 주로 산책을 많이 했습니다. 공부가 안될 때 계속 책을 보는 것보다는, 나가서 산책을 하며 고시를 하는 제 마음을 다시 가다듬어 보고, 공부했던 것들을 되새김질 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마음의 안정을 취할 수 있었습니다. 너무 공부에 대한 압박감을 가지기 보다는, 공부를 여유있게 하며 지배하는 태도가 장기간 공부할 때 필요한 것 같습니다.

 

3. 군대에 대해(남자의 경우)


저는 미필로 고시에 붙었습니다. 올해가 학부생으로서 군대를 연기할 수 있는 마지막 해였고, 이번에 떨어지면 어쩌나하는 고민과 마음고생이 있었습니다. 미필로 고시에 합격하면 분명, 장교로 군대에 편하게 갈 수 있고 군대에서 자기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본격적으로 업무를 늦게 시작하게 되고 같은 기수에 비해 승진이 늦는 단점이 있습니다. 빨리 붙을 자신이 있으시면 미필로 시작하셔도 좋지만, 웬만하면 군대를 다녀오고 시작하시는 것이 좀 더 고시를 마음 편히 준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Ⅵ. 나가며

 

이제 고시 생활을 끝내고 국회 공무원으로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합니다. 고시 생활에서 겪었던 실패와 그로 얻은 교훈들은 새로운 생활을 시작할 때 힘이 되어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고시 생활이 인생에서 암흑기라거나 의미 없는 시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함께 고생하며 의지가 되는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도 있고, 제 자신이 부족한 점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며, 제 자신의 한계까지 가볼 수 있는 경험이기도 했습니다. 수험생 분들 모두 최선을 다하시면, 고단한 과정 후에 후회 없는 결과를 얻을 수 있으실 겁니다.


너무나 감사드릴 분들이 많습니다. 그동안 마음고생이 심하셨는데도, 내색하지 않으시고 항상 지원해주신 부모님께 누구보다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저를 응원해 준 모든 분들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높은 이상을 추구하면서,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들을 줄 알고, 양쪽 사이에서 균형 잡힌 시각을 제시하는 국회 공무원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번에 행시 2차 시험을 보는 스터디 멤버인 라향 누나, 성원이 형, 소영, 연정, 원석 모두 시험 잘 보세요. 분명 좋은 결과 있을 거라 생각하니, 큰 걱정 안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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