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률의 합격수기> 5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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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률의 합격수기> 57회
  • 법률저널
  • 승인 2012.03.20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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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집 중심의 객관식 공부방법론 제57회

- 불합격의 원인분석(1)

 

 

1. 왜 작년과 올해 성적이 똑같을까?

 

 

 

 

시험장에서 써먹을 수 있는 지식이 작년과 똑같다

올해 분명 작년보다 더 열심히 공부했음에도 불구하고, 성적이 거의 오르지 않는 수험생들이 많다. 이에는 명확한 이유가 있다. 올해 시험장에서 써먹을 수 있는 지식이 작년과 동일하기 때문이다. 그 어떤 것도 놓치고 싶지 않다는 강박관념으로 수험의 모든 범위를 깊이있게 공부하려고 한 결과, 그 어느 것 하나도 제대로 숙지된 지식이 없는 까닭이다. 익숙해진 문장들은 많은데 정작 정확하게 체화된 지식이 없는 것이다.

심지어 성적이 더 떨어지는 수험생도 있다. 작년에는 어설프게 알고 있는 지식이 10개이고, 정확하게 알고 있는 지식이 10개였는데, 올해에는 어설프게 알고 있는 지식이 20개로 늘어난 반면, 정확하게 알고 있는 지식이 5개로 줄어드는 경우이다. 이 경우에는 공부를 분명 더 많이 했음에도 불구하고 성적이 오히려 더 떨어지게 된다.

숙지되지 못한 지식은 시험장에서 써먹을 수가 없다. 강사가 중요한 내용에 대해 아무리 자세하게 설명해주어도 그것이 시험당일까지 이어지지 못하면 다 쓸데없는 지식이라는 것이다. 즉, 들은 것은 많은데 아는 것은 없는 셈이다. 성적이 오르지 않는 것은 결코 당신의 머리가 좋지 않아서가 아니다. 그것은 당신이 너무 과도한 욕심을 부려 공부했기 때문이다. 전과목 평균 100점으로 시험에 합격하는 것은 과거시험에 9회 연속으로 장원급제한 구도장원공 율곡이이만이 가능하다.

9급공채 필기시험의 경우

9급공채 필기시험의 경우를 예로 들어본다. 어떤 수험생들은 5과목 전체에 대해 강의를 수강하고, 그 진도에 따라 5과목의 기본서를 정독한 후, 또 이에 대한 확인학습 식으로 5과목의 문제집을 풀어나간다. 이것도 모자라서 경우에 따라서는 시험막판에 강사가 편집한 5과목의 요약집을 추가하여 학습한다. 그러나 1년 동안 아주 열심히 공부했음에도 불구하고, 시험에 응시할 때쯤 되면 제대로 마스터된 것이 하나도 없는 상태가 된다.

그들은 그저 참가에 의의를 두고 시험장으로 향한다. 운명을 좌우하는 시험에서 올림픽 정신을 발휘하는 것이다. 분명 어디서 많이 본 지문 같은데 모든 지문이 헷갈린다. ‘정확하게’ 푼 문제가 한 문제도 없다. 그저 별 볼일 없는 ‘감’으로만 문제를 푼다. 심지어 1년 동안 아주 열심히 공부했음에도 불구하고, 과락을 면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방법론을 고집하는 한 내년에도 성적은 똑같을 수밖에 없다. 숙지되는 속도와 까먹는 속도가 동일한 방법론이기 때문이다. 즉, 시험장에서 써먹을 수 있는 지식이 작년과 동일한 까닭이다.

2. 완벽한 공부의 참담한 결말

완벽주의를 추구한 공부의 결과는 참담하다

한 과목의 ‘특정부분(한 파트)’에 대해 강의를 수강하고, 이 부분에 대해 기본서로 정독을 한 후, 해당 진도에 대한 문제풀이까지 하고 나면 스스로 정말이지 무한한 뿌듯함을 느끼게 된다. 하루하루가 보람차다. 여기에다 그 진도에 해당하는 요약집까지도 섭렵하고 나면 이 파트에 대해서만큼은 그 어떤 문제가 출제되어도 틀리지 않을 것 같다. 이것은 사실이다. 그렇게 공부한다면 ‘그 파트에서만큼은’ 틀리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이 파트에 있어서만큼은 정말 모르는 것이 없고, 안 풀리는 문제가 없으며, 모든 지식은 머릿속에 구조화되어 있다. 그 진도에 한해서만큼은 그야말로 완벽한 공부를 한 것이다.

그러나 전과목 전범위를 이런 식으로 ‘1회독’하려면 평균적인 수험생의 경우 거의 1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하다. 1회독하는데 1년이 걸리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따로 있다. 아무리 정성을 들여 1회독을 했다고 하더라도, 1회독 가지고는 절대 수험에 필요한 암기를 다 할 수 없다. 1회독이 끝난 1년 후 2회독을 시작할 때쯤이면 머리가 거의 리셋된 상태에서 다시 공부를 해야 한다는 소리다.

설사 강사들이 자신이 낸 책 중 이것은 저것과 중복되므로 보지 않아도 좋다는 식의 언급을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그 정도의 언급만으로는 평균적인 수험생의 경우 절대 공부분량을 줄여낼 수 없다. 당연히 과부하가 걸릴 수밖에 없고 매년 지식의 소화불량상태에서 시험을 치르게 된다. 그들이 시험에서 획득한 성적이 그 모든 것을 말해준다. 자기 나름대로 약간 요령을 써서 과목별로 공부분량을 줄여봤자 마찬가지이다. 고정관념을 깨지 않는 이상 결코 줄여낼 수 없는 부분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오늘 공부한 내용은 바로 망각을 개시한다

특정 진도에 대한 완벽한 실력은 오래가지 못한다. 모든 공부수단을 다 동원하여 공부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실력은 공부가 끝난 그 시점을 기점으로 망각을 개시한다. 다른 파트로 넘어가는 순간부터 그 완벽했던 실력은 점점 떨어지기 시작한다. 그 과목에 대한 1회독이 다 끝날 때쯤 되면 앞부분에서 보았던 것을 완전히 잊어버렸다는 생각마저 들게 된다. 하물며 전과목 1순환을 돌린 시점에서는 더욱 절망적이다. 다시 그 과목을 접했을 때는 거의 똑같은 시간을 들여야만 예전의 그 실력으로 돌아가는 것이 가능해진다.

이것이 바로 수험가에서 너도나도 따라하고 있는 공부방식 중의 하나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수험수단 중 일부분을 생략하는 수험생도 존재할 수 있다. 그러나 대체로 이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공부를 하고 있는 수험생들이 대부분이다. 이 방법을 고집해서는 절대 1, 2년 안에 합격하지 못한다. 아니, 5년을 공부해도 이런 식으로는 합격을 못한다. 공부량을 지나치게 많이 산정했기 때문이다. 수험생들은 오직 ‘all or nothing’만을 추구한다. 그러나 그들이 선택한 것은 all이지만 결과는 nothing일 뿐이다.

100점을 위한 공부와 90점을 위한 공부는 하늘과 땅 차이다. 90점을 위한 공부는 공부의 한계선이 분명한 반면, 100점을 위한 공부는 그 한계선이 분명하지 않다. 90점을 받는 데 90만큼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해서, 100점을 받는 데 100만큼의 노력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100점을 받는 공부는 무한대의 노력을 기울여도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한계선이 명확하지 않은 공부를 하게 되면 거의 100% 장수생의 길로 빠져들게 된다. 공부의 끝이 없기 때문이다. 끝이 없는 공부는 그 누구도 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리는 평균 100점을 위한 공부를 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명심하자.

3. 기초실력에 대한 수험생들의 집착

당신은 결코 수긍할 수 없는 일이겠지만, 사전학습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문제집 중심의 공부방법론으로 ‘3개월 만에’ 평균 80점을 획득하는 수험생이 있다. 강의와 기본서 위주라고 하는 수험가의 보편적인 공부방법론으로 ‘1년 동안’ 공부해서 60점을 받는 수험생도 있다. 양자를 비교했을 때 누가 내년 시험에 합격할 가능성이 더 높을 것이고 생각하는가? 놀랍게도 이에 대해 후자라고 답변하는 것이 평균적인 수험생들의 현실이다.

그들은 전자의 경우 득점이 80점에서 멈출 것이라고 착각한다. 후자의 경우 강의와 기본서를 통해 다진 기본기가 그 다음 연도에 폭발할 것이라고 착각한다. 그러나 불행히도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 후자의 경우 오히려 강의와 기본서에 대한 집착이 더 커져 60점에서 득점이 멈출 가능성마저 존재한다. 1년을 더 공부하고도 60점을 받을 수밖에 없는 난잡한 형태의 공부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누가 내년 시험에 합격할 가능성이 더 높을 것이냐고 물어봤다. 미안한 얘기지만 그 80점을 3개월 만에 획득했던 수험생은 그 해 안에 시험에 합격한다. 내년에는 시험에 응시할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실현가능성이 없는 공부방법론을 선택하여 공부하는 수험생들이 많다. 불행한 일이지만 초보수험생들의 대부분은 다수의 불합격자들이 했던 전철(前轍)을 그대로 답습한다. 수험가에서 대세를 이루고 있는 공부방법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국은 컷 근처에도 못 가보고 시험을 포기한다. 위의 질문과 답변에 수긍할 수 없다면 당신은 장수생의 기질이 있다고 봐야 한다. 1년을 더 공부해도 성적이 똑같을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수험은 크게 2단계로 구성된다. 1단계는 합격권(커트라인 5점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고, 2단계는 합격을 하는 것이다. 1단계에 들어오면 그 다음에 자신이 무엇을 공부해야 할지가 훤히 보인다. 그러나 커트라인 5점 안에 못 들어가면 아무것도 안 보인다. 그 어떤 확신도 할 수가 없다. 안전한 공부방법이라는 것은 적어도 1단계까지는 끌어올려줄 수 있는 방법에나 쓰이는 말이다. 기본서에서 벗어나는 문제가 없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말이고, 이를 들어 ‘안전하다’고 말하는 것은 오류이다. 안전한 것은 그 기본서이지, 그 기본서를 공부하고 있는 당신이 아니기 때문이다. 당신은 결코 안전하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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