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사시험 수석·최연소 인터뷰] “긍정적 마인드...주변시선 의식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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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사시험 수석·최연소 인터뷰] “긍정적 마인드...주변시선 의식 말라”
  • 법률저널
  • 승인 2011.11.25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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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긍정적인 마인드와 자신감을 가져라"

정 "주변의 시선을 두려워해선 안돼"

법원행정처는 2011년도 제17회 법무사 제2차시험 합격자 121명을 확정, 22일 발표했다. 합격선은 53.313점으로 지난해(63.375점)보다 무려 10점이나 하락했다.


남자가 95명으로 78.5%를 차지했으며 여자는 26명(21.5%)에 그쳤다. 하지만 사법시험과 마찬가지로 수석과 최연소 모두 여성이 차지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2차시험 평균 63.975점을 얻은 박여라(38)씨. 특히 그는 한 남자의 아내로, 어린 두 아이의 엄마로서 힘든 과정을 극복하고 비교적 짧은 기간에, 그것도 수석이라는 타이틀을 꿰찼다.

파주 광탄고를 졸업하고, 명지대학교에서 경영정보학을 전공한 그는 법률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정말 합격한 것 만으로도 너무 기쁩니다. 저보다 실력 쟁쟁하신 분들도 많은데 제가 운이 참 좋아서 좋은 점수를 받게된 것 같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한참 엄마의 손길이 필요한 아이를 두고 시험에 도전하기란 쉽지 않았다. 조그마한 사업을 했던 박씨는 사업이 어려워지자 자격증 하나를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고민 끝에 선택한 것이 바로 법무사.


두 아이를 친정 엄마께 맡긴 채 2009년 1월부터 학원 강의를 들으며 '수험생 맘'의 길로 들어섰다. 특히 파주에서 봉천동까지 가는데만 두시간 걸리는 학원을 다니기 시작한 끝에 2년 9월만에 수험생활을 청산했다.


수험기간 중 가장 힘들었던 점을 묻자 그는 "당연히 엄마로서, 제 아이들을 제가 돌봐줄 수 없다는 거였다"며 "한창 엄마를 찾을 나이인데 그 점은 너무 제가 마음이 아팠었다"고 회고했다. 


우리나라 나이로 37세의 늦깎이 엄마로서 법서를 접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비법학 전공자인 그를 괴롭힌 과목은 한 두 과목이 아니었다. 그 중 가장 어려운 과목은 부동산등기법이었다. 이해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정말 외우지 않으면 안되는 과목이었기에 또한, 그 양도 만만치 않아 돌아서면 까먹고, 까먹어 정말 막막한 심정이었다.


그렇지만 그는 "넘어야 할 산이었고, 돌아갈 방법은 없었기에 정면 돌파하는 수밖에 없었다"며 "무조건 그냥 두음자로 해서 무식하게 외울 수 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합격의 비결이 궁금했다. 박씨는 "수험기간 동안은 일정한 생활패턴을 계속 잘 유지하면서 자기관리를 잘 했던 것, 정말 특별한 일이 아니면, 스케줄을 잡지 않았고, 항상 같은 생활을 하며 공부에 전념한 것이 비결이라면 비결"이라고 했다.


또한 "친정에 있으면서 엄마가 아이들 돌보기 등 모든 걸 다 해주셨기 때문에, 저는 다른 것들은 신경쓰지 않고, 공부만 전념할 수 있었다"며 "아침에 7시쯤에 기상, 8시쯤 도서관 도착해서, 저녁 6시쯤 집에 와서, 동영상강의를 듣고, 12시쯤 잠자리에 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도서관에 있는 시간에도 하루하루 오전, 오후로 나누어서 과목별로 공부시간을 안배해서 했다. 물론, 중요한 민법과 민사소송법 과목에 시간을 더 많이 안배하면서 고득점 전략으로 나갔다. 


합격하는데 가장 중요한 마음의 자세로는 긍정적인 마인드와 자신감을 꼽았다. 그는 "정말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나는 할 수 있다라는 긍정적인 마인드와, 자신감으로 조금씩 조금씩, 하루하루를 충실하게 열과 성의를 가지고 최선을 다한다면, 누구나 합격이라는 기쁨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1차 공부방법으로 처음에는 민법, 부동산등기법만 우선, 기본서를 1~2회독 했다. 그 다음에는 민법, 부동산등기법, 상법, 민사집행법을 1~2회독, 또 그 다음에는 여기에 공탁법과 헌법을 추가해서 6과목을 돌렸다. 상업등기법과 가족관계등록법은 1월부터있는 강의를 듣고, 강의를 복습하는 식으로만 공부를 했다고 했다.


현 시험에서 1차 전략에 대해 그는 "1차시험은 과목이 많고, 양이 많아 빨리 빨리 돌려서 회독 수를 많이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며 "빠른 시간내에 답을 빨리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강사들이 중요하다고 하시는 것들 꼼꼼히 빠뜨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너무 세세한 논점까지 깊게 파고드는 학구열은 독이 될 수도 있다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씀을 조심스레 권했다.


2차시험은 민법, 민사소송법, 부동산등기법 위주로 먼저하고, 그 다음에 형법, 형사소송법을 추가해서 같이 했다. 그리고, 민사서류신청과목과 부동산등기신청은, 2순환, 3순환 강의로 했다. 특히 그는 "2차시험에서 무엇보다 2순환때부터 매일매일 보았던 모의시험이 많은 도움을 준 것 같다"며 "모의시험은 꼭 챙겨서 보라고 권하고 싶다"고 조언했다.
아내로 아이의 엄마로 스트레스가 많았을 법 한데 의외의 답이 돌아왔다. "스트레스는 특별한 것은 없었구요, 저녁에

 집에 와서 저녁을 먹으면서 아이들 얼굴을 보는 것 만으로도 저절로 풀렸다. 이 이상 스트레스를 날려 주는 일이 어디 있겠어요…"


앞으로 계획을 묻자 그는 "빨리 일을 해보고 싶다"며 "정말 실무는 어떨까 너무 궁금하고 설레인다"며 기대를 내비쳤다.
수험생에게 한 마디 해달라는 말에 박씨는 "지금 힘드시더라도 조금만 힘내세요! 하루하루 열심히 하다보면, 머지않아 합격의 기쁜 소식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요." 또 그는 "저 같은 아줌마도 하는데 자신감 가지고 포기하지 않으면 정말 좋은 일이 꼭 일어날 거에요"라며 응원했다.


끝으로 그는 "우리 친정 엄마한테 너무 감사하다"며 "엄마가 없었다면 공부를 할 기회조차 가질 수 없었다"며 앞으로 '효도할께요'라며 감사를 잊지 않았다. 


올해 최연소 합격자는 정보경씨다. 22세의 묘령의 나이로 합격한 그는 최고령과는 37년 차가 났다. 특히 그는 고졸(백석고등학교)의 학력이라는 '핸디캡'을 극복하고 최연소의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정씨는 원래 가수 지망생이었다. 인천 백석고 2학년 때 빅뱅의 승리, 브라운 아이드걸스 가인을 배출한 배틀신화란 오디션프로그램에 합격해 M.net에도 나갈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당연히 연예인이 되는 게 꿈이었던 그는 고등학교 3학년 때 연예인이란 꿈을 접고 변호사가 되야겠다고 다짐했다.


법대를 목표로 열심히 공부를 했지만 워낙 기초가 없던 그는 법대에 진학할 성적은 불가능했다. 그래서 그는 고민 끝에 대학진학을 과감히 포기하고 하고싶은 법공부를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마음 같아선 사법시험을 공부하고 싶었지만 토익과 학점이란 제약 때문에 결국 법무사시험을 택했다.


합격에 대한 기쁨도 남달랐을 것 같다. 그는 "합격자 명단에 이름이 뜬걸 확인한 후, 기쁜 마음과 함께 매사에 감사하며 처음 공부를 시작할 때 갖던 패기와 열정으로 가득한 풋풋한 마음가짐, 그 초심과 같은 늘 겸손한 마음으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혹시나 이번에 시험이 안되거나, 오랜 수험생활로 힘든 분들께 잠시나마 위안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내는 여유도 보였다.


고졸임에도 그는 1차는 1년만에 합격하는 저력을 보였다. 하지만 2차는 '2전3기'로 합격을 열매를 맺었다.


수험기간 중 힘들었던 일을 묻자 정씨는 "2차 첫 기득권으로 떨어지고 그 다음해 1차 해걸이 했을 때 가장 힘들었다"며 "하지만 저 하나만 믿고 행여나 저에게 어떠한 상처라도 주실까봐 가슴으로 눈물 흘리시며 말없이 저를 쓰다듬는 부모님을 보니 도저히 포기를 못하겠더라"며 털어놨다.


그를 괴롭힌 과목은 단연 민법이었다. 기본 상식이란 고등학교 사회탐구 정도인 그에게 방대한 민법은 첩첩산중이었다. 재시에 떨어진 원인도 해걸이를 한 원인도 민법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는 설명이 좀 잘 나와있는 민법 기본서를 구입해서 천천히 읽어가며 이해도를 높였다. 특히 중요한 판례는 뿌리까지 파해치겠다는 다짐으로 의문을 가지고 봤다. 의문을 가지고 파고들면서 자연스레 암기보단 이해 위주의 판례 공부를 하면서 어려움을 극복했다.


합격의 비결을 묻자 그는 "저의 단점인 급한 성격을 공부 할 때 항상 차분하게, 천천히 생각하게 인도해 주셨고, 구술로 그 구슬을 꾈 수 있는 법을 가르쳐 주셨던 김정호 교수님한테 참 많은 도움을 받은 것 같다"면서 "또한 수험생들과 틈틈이 민법 민집법 판례에 대해 얘기하고 분석한 게 도움 많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합격하는데 가장 중요한 마음의 자세로는 주변의 시선을 두려워해선 안된다는 것이었다. 오늘 내가 실수를 하고 실패를 해도 내일을 위해 반성하고 털어내야 된다는 것.


1차 공부방법에 대해 그는 "1차 시험 난이도가 많이 올라가는 추세이고, 8과목 중 전략과목을 2개 정도 잡고 공부하는 게 좋다"며 "보통 시험을 합격하는 사람들은 전과목을 다 잘해서 합격하는 게 아니라 몇 과목이 커트라인을 올려주는 경우가 대부분 이기 때문"이라고 조언했다. 실제 그도 민법과 민집법을 전략과목으로 삼았다. 또한 "동영상이나 강의를 듣고 복습할 때는 기본서를 참고하는 것이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2차 공부에 대해 정씨는 "1차 시험이 끝난 후 바로 학원 3순환 강의를 끊고 매일 아침일찍 나가 답안을 작성연습과 2차 수업을 병행했다"며 "형법은 중요 판례와 신판례, 각론 위주로 공부하고 형소는 양을 최대한 줄이고 공부했다"고 조언했다.


그는 2차에서 민법과 민소를 전략으로 삼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고 했다. 답안작성의 요령에 대해 정씨는 "사례를 풀 때는 결론부터 내리고 결론이 왜 이렇게 낫지? 하면서 되물어 가며 쟁점을 잡았다"며 "이렇게 하면 군더더기 없이 쟁점을 깔끔히 잡을 수 있었다"고 했다. 시험장에선 결론과 위주로 썼으며 판례를 쓸 때는 항상 '판례는' 이라고 써서 강조했다.


정씨는 앞으로 독학사로 편입을 준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형편이 안되어 법의 구제를 받을 수 없는 어려운 이웃들에게 작은 능력으로 따듯한 손길을 건네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또한 "또한 나이가 어린만큼 다양한 분야에 도전해서 갖고 있는 다양한 잠재력을 깨우고, 더 나아가 저를 보고 많은 사람들이 희망을 갖고 꿈과 열정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당찬 의지도 내비쳤다.


그는 "저를 믿고 든든한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어머니 아버님, 마음깊이 저를 응원하고 격려하며 늘 걱정해준 친오빠 호준오빠! 외할머니, 친할머니, 하늘에 계시는 할아버지, 고모부, 학원의 강사들과 관계자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
끝으로 그는 수험생들에게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고 했다.


"수험생활은 저에게 온몸으로 느껴지는 썩은 암덩이와도 같은 존재였다. 나이도 어리고 변변한 대학 하나 제대로 못간 저에게 주위의 시선은 따갑기만 했다. 대단한 의지력을 갖은 것도, 머리가 똑똑하거나 특별한 능력으로 수험생활을 버틴 게 아니다. 그럼에도 제가 꿋꿋이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이 안개로 뒤덮힌 힘든 시기가 걷히면 제게도 한줄기 빛과 같은 합격이 오겠지 라는 실낱 같은 희망 때문 이었다"며 "불과 몇년전, 아니 몇일 전까지만 해도 제게 합격은 잡힐 듯 말듯 잡히지 않고, 제 미래는 한치 앞도 내다 볼 수 없을 정도로 불투명했다.

모든 수험생들이 이 심정일 것이다. 지금은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힘들고 하찮게 느껴질 수 도 있다. 하지만 한해, 두해, 세해, 버티다 보면 나약하고 어렸던 자신의 모습은 몰라보게 강해져 있을 것"이라며 수험생들의 파이팅을 외쳤다.

이상연 기자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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