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국사능력검정시험 합격률은 롤러코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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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국사능력검정시험 합격률은 롤러코스트?
  • 법률저널
  • 승인 2011.09.02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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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3일 치러진 제12회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의 합격률이 큰폭으로 떨어진 것으로 법률저널이 확인했다. 특히 중급과 초급의 합격률이 전회(11회)에 비해 ‘반토막’이 더 떨어졌다. 고시와 취업 목적의 수험생들이 주로 응시하는 고급의 합격률도 10% 포인트 이상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을 주관하는 국사편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12회 시험의 전체 합격률은 33.1%였다. 전체 5만2천302명이 응시해 1만7천327명이 합격한 것이다. 각 급별 채점 결과를 보면 고급(1·2급)의 경우 응시자 2만4천879명 중 1만609명이 합격해 42.6%의 합격률을 나타냈다. 이는 5월에 치러진 11회 시험의 합격률(58.6%)에 비해 무려 16% 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최근 고급시험의 합격률은 4회 38.5%, 5회 45.5%, 6회 37.4%를 기록해 대체로 30%대 후반에서 40% 중반에 달했다. 하지만 2009년 마지막 시험인 제7회 시험에서는 불과 5.2%의 한 자릿수 합격률에 그쳐 응시자들의 호된 비판이 이어졌다. 이듬해 8회는 39.9%의 합격률로 평균치에 달했고, 9회는 47.9%로 역대 최고치의 합격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마지막 시험인 10회에서는 4.5%로 ‘뚝’ 떨어져 고급시험 사상 최저의 합격률을 기록하면서 ‘롤러코스트’ 시험이라는 비아냥이 쏟아졌다. 이런 비판을 의식해서인지 올해 처음 치러진 11회에서는 58.6%로 또다시 역대 최고의 합격률 기록을 깨면서 급반등했으나 이번 12회에서 다시 10% 포인트 이상 떨어져 ‘들쭉날쭉’한 난이도에 수험생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초급과 중급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올해부터 3급과 4급이 통합된 중급은 2만465명 응시자 중 4,090명만이 합격해 20%의 저조한 합격률을 보였다. 이는 11회(48.3%)에 비해 무려 28.3%p 떨어진 셈이다. 이중 3급은 1,924명으로 9.4%의 한 자릿수 합격률에 불과했으며 4급은 2,166명으로 10.6%에 그쳤다. 초급(5·6급)은 낙폭이 더 컸다. 최종 지원자 7,339명 중 6,958명이 응시, 94.8%의 높은 응시율을 보였다. 하지만 합격률은 37.8%(2,628명)에 그쳤으며 11회(74.8%)에 비해서는 무려 37%p 떨어졌다. 5급과 6급은 각각 13.7%(950명), 24.1%(1,678명)에 그쳤다.

우리는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의 ‘롤러코스트’식 난이도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본다. 내년부터 각종 고시나 교원임용시험, 기업 등에서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을 요구하면서 지원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국사편찬위원회가 밝힌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은 △우리 역사에 대한 관심을 확산.심화시키고 △전 국민이 한국사에 대해 폭넓고 균형 잡힌 역사의식을 갖도록 △역사 교육의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역사학습을 통해 고차원적 사고력과 문제해결 능력을 육성함으로써 학생 및 일반인들의 학습 능력 향상에 목적을 둔다고 밝히고 있다. 한마디로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은 국민들에게 우리 역사에 대한 관심을 제고시키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그러나 이같은 널뛰기식 난이도와 저조한 합격률은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의 목적 달성은커녕 응시자들에게 혼란을 가중시키고 한국사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만 확산시킬 뿐이다. 새로운 문제를 개발하거나 변별력을 높인다는 명분아래 출제한 문제들이 오히려 한국사에 대한 흥미와 관심까지 근본적으로 앗아가 버린다는 것이다. 한국사 전문가를 양성하자는 시험도 아닌데 이처럼 저조한 합격률을 야기한 난이도는 시험의 목적을 잃어버린 출제 양상이다. 낮은 합격률은 사교육의 난립을 초래하게 되고 그 부작용도 적지 않을 것이다. 벌써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을 대비한 수십 종의 책들이 출간되고 인터넷 강좌가 쏟아지고 있는 형국이다. 낮은 합격률과 일관성 없는 난이도로 응시자들의 혼란을 가중시켜 자칫 국사편찬위원회가 문제에 대한 저작권 장사에 나서기 위한 꼼수라는 이야기마저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이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려면 우선 난이도 조절이 담보돼야 한다. 매회 응사자의 성향이 다르다는 것은 변명의 이유가 못된다. 다른 시험도 매 한가지다. 합격률이 어떤 때는 60%에 달하고 때론 4%의 한 자릿수라면 이게 공인 시험이라 할 있겠는가. 응시자들은 시행 횟수마다 이렇게 둘쭉날쭉한 난이도로 무슨 공인검정시험이냐는 것이다.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의 성패는 난이도 조절에 달려있기 때문에 국사편찬위원회는 이점에 최대 역점을 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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