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무고시 영어능통 단기합격기]“외교관 되겠다는 꿈 하나만으로 앞만 보고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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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무고시 영어능통 단기합격기]“외교관 되겠다는 꿈 하나만으로 앞만 보고 달렸다"
  • 법률저널
  • 승인 2011.07.01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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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한슬 제45회 외무고시 영어능통직 합격.코넬대 재학

 

안녕하세요, 2011년 외무고시 영어능통직렬을 합격한 윤한슬 입니다.


시험에 합격했다는 기쁨도 잠시, 저와 함께 공부하던 많은 분들의 얼굴이 스쳐 지나가면서 먼저 합격한 것에 대한 부끄러운 마음이 더 큽니다. 그래도 제가 영어능통 직렬을 준비하면서 느낀 많은 어려움을 바탕으로 현재 영어능통 직렬을 준비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서 몇자 적겠습니다.



<1차 PSAT 공부방법>


1차 PSAT 시험은 정말 한마디로 피 말리는 시험인 것 같습니다. 짧은 시간안에 많은 문제를 풀어내는 것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시험의 당락도 한 두 문제로 좌우되기 때문에 그에 따른 심리적 압박감이 큽니다. 저는 외국에서 고등학교부터 공부를?하였기 때문에 특히 어려운 우리나라 문장, 법률 용어, 고전 등은 너무나 어렵게 다가와서 처음에는 포기하고 싶기도 했습니다. 여름에 처음 본 모의고사에서 3과목 다 40점대를 맞아 1차 합격이 불가능해 보였습니다. 그래도 우선 7월부터 인터넷으로 언어논리, 자료해석, 상황판단 수업을 들으면서 PSAT이 어떤 시험인지 이해하고, 문제 푸는 요령을 하나하나 터득해 나갔습니다. 특히 언어논리의 경우에는 논리 부분은 공부하고 훈련하면 비교적 단시간에 오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료해석도 처음에는 너무 어렵게 느껴졌는데 그래프 읽는 방법, 어림산을 빨리 하는 방법, 공식을 쉽게 바꾸는 방법 등 여러 요령을 터득해 나가면서 점수가 올랐습니다. 사실 자료해석을 공부하면서 ‘내가 외교관이 되는데 이런 것이 왜 필요할까’라는 의문이 많이 들긴 했습니다. 저보다 훨씬 뛰어난 분들이 PSAT의 장벽에 부딪혀 실력발휘도 못하는 걸 보고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시험인 만큼 문제를 많이 풀어보고 컨디션 조절을 잘 하면 ‘PSAT 의 신’ 이 아니어도 합격은 가능하다고 봅니다.


특히 시험 2달전부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학원 모의고사 수업을 3과목 다 수강하였고, 올해는 1차 시험이 늦었기 때문에 모의고사가 끝난 후 3주간 스터디를 조성하여 매일 2과목 혹은 3과목을 풀었습니다. 사람들이 기출문제가 중요하다고들 강조하는데 기출문제를 단순히 풀어보는 것 외에도 문제의 함정, 유형, 선택지 구성방법 등을 꼼꼼히 자신만의 방법으로 분석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저는 제가 많이 하는 실수를 찾아내어 이를 반복하지 않도록 계속 주의했습니다.


<2차 과목별 공부방법>


-경제학
경제학은 정말 그 방대한 분량을 자랑하는, 그래서 외시생들에게 가장 힘든 과목입니다. 저는 경제학을 전공하였기 때문에 다른 전공과목에 비해 경제학은 조금 수월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학교에서 미시와 거시만 듣고 국제경제학은 수강하지 않아 국제경제학은 상당히 낯설어서 Krugman 의 책으로 공부를 많이 하였습니다.


우선 영어능통의 경우, 영어로 정확한 개념정의의 암기는 필수입니다. 저는 노트에 미시, 거시, 국제경제학에서 중요한 용어들을 교과서에 있는 정의로 정리하여 외우려 노력했습니다. Coase theorem은 무엇인지, nash equilibrium은 무엇인지, credit rationing의 의미 등 중요 개념을 정확한 영어문장으로 외우고 답안지에 표현하면 답안을 읽는 교수님을 배려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실제 학원 모의고사에서 저를 채점해 주는 분에게 정확한 개념정리와 수식에 대해 좋은 코멘트를 받았습니다.


깔끔한 그래프와 수식, 그리고 개념정리가 잘 된 답안지가 좋은 답안지라고 들 하지요. 그래프는 많이 그려본 만큼 손에 익기 때문에 정말 수시로 계속 그려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국제경제학 그래프는 X, Y 축도 다양하고 모양도 다르기 때문에 안보고 스스로 그려보고 틀리면 다시 그려보는 것 반복하게 되면 시험장에서 오랜 고민하지 않고 빠르게 그릴 수 있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기출문제를 충실히 검토하시길 바랍니다. 경제학의 경우 외시, 행시 (일반, 재경, 국통), 입법고시 등 기출문제가 이미 많이 축적되어 있습니다. 특히 외시의 경우 어렵거나 생소한 문제 보다 시사적이거나 기본적인 문제를 많이 묻는 것 같습니다. 학원에 다니다 보면 강사 선생님들이 주는 어려운 문제를 못 풀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데 너무 자책하지 말라고 당부하고 싶네요. 학원 문제들 보다 기출문제를 계속 풀어보았던 것이 비교적 경제학을 고득점 할 수 있게 한 것 같습니다.


-국제법
다른 영어능통 분들도 쓰시는 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정말 추천하는 책은 Evans 의 International Law Documents입니다. 보통 Shaw의 책을 많이 본다고 하시는데 저는 Cassese의 “international law” 와 Matsushita의 국제 경제법, WTO 통상 조약집, Evans의 조문집, Aust의 Handbook of International Law 이렇게 다섯 권을 중심으로 공부하였습니다. 특히 Evans의 책은 조약 모음집인데 일반 국제법에서 공부해야 할 왠만한 조약이 다 들어있어서 저는 이 책에 많이 의존하여 공부하였습니다. 중요한 조약 옆에 관련 판례들을 메모하여 조약을 외우면서 판례도 함께 암기하였습니다. 조약을 처음에 영문으로 외우는 것은 어려웠지만 학원을 다니면서 다른 수강생과 조문 스터디를 만들어서 국제법 수업 시작 전 매일 30분 동안 그 전날 배운 조약을 쪽지시험 보았습니다.


학원 수업과 강의 자료는 시험 기출문제 유형을 익히는 데에 유용한 것 같습니다. 특히 강사님들은 어느 주제가 중요하고 어느 부분은 별로 중요하지 않은지 핵심 쟁점을 잘 잡아주시고 어떤 식으로 답안지를 구성해야 하는지 알려주시기 때문에 학원가의 자료를 참고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성주 선생님의 정리 요약집에는 국문 옆에 영어로도 간단하게 요약이 되어 있어서 시험 막판에 정리하고 가기에 매우 유용했습니다. 사실 Cassese의 책이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학원 교재를 참고 하면서 부족한 점을 보충하였습니다.


국제경제법도 마찬가지로 조문을 최대한 많이 외우려 노력했고, 우리나라와 관련 있는 핵심 판례를 익히고 갔습니다. WTO 통상조약집과 Matsushita의 책을 바탕으로 정리 노트를 만들어서 계속 반복해서 보고 써보는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특히 기존 기출문제를 보면서 어떤 식으로 답안을 구성해 보아야 할지 고민을 많이 해 보는 것이 실전에서 답안지 구성 시 도움이 되었습니다.


다른 과목도 그렇지만 특히 국제법은 학원 모의고사의 최고답안을 꼼꼼히 읽어보는 것이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답안을 구성하고, 조문과 판례를 인용하는지를 좋은 답안을 읽으면서 배울 수 있었습니다.


-국제정치학
국제정치학은 처음에는 너무 재미있었는데 나중에는 좋은 답안지를 쓰기가 힘들어서 고생을 많이 한 과목입니다. 제가 추천하고 싶은 책은 Viotti와 Kauppi 공동 저인 “International Relations Theory”와 Henry Kissinger 의 “Diplomacy” 입니다. 특히 Viotti의 책은 국제 정치학의 기본 개념과 틀을 잘 설명할 뿐만 아니라 중요한 학자들의 글 원문이 풍부하게 실려 있어서 이해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된 책입니다. “Diplomacy”는 비스마르크 유럽 부분과 미소간 냉전시대의 기술이 매우 논리적으로 잘 되어있습니다. 저는 유명한 학자들의 논문은 인터넷에서 직접 찾아서 읽어보고 간단하게 정리해 놓았는데 시험 직전에 유용하게 사용되었습니다. 특히 다른 사람들의 답안지를 반복해서 읽어보고 어떤 식으로 논리를 전개해야 좋은지 느껴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외교사의 경우 저는 A4 용지 열장 정도 연표를 만들었는데 이것이 공부하는 내내 유용하게 사용되었습니다. 앞면에는 선을 긋고 각 년도 마다 일어난 일의 사건 제목을 적고, 뒷면에는 각 사건의 핵심 내용을 적어서 약 200-300 년 정도 서양, 동양 외교사를 10장에 압축하였는데 흐름을 읽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특히 요즘은 외교사와 국제정치학 이론을 접목한 문제가 출제되는 것 같아 이 둘을 항상 마음에 염두 해 두고 많은 답안지를 써보았습니다.


-스페인어
저는 스페인어를 고등학교에서 배웠는데 대학에서는 중국어를 공부하느라 많이 잊어 버렸습니다. 하지만 장차 중남미 외교에 보탬이 될까 하여 스페인어를 다시 공부하기로 마음을 먹고 학원을 두달간 다녔습니다. 학원을 다니면서 고시 스페인어가 어떤 유형인지 익힐 수 있었으나 다른 과목에 치어 결국은 일주일에 한번 통번역대학원을 나오신 선생님을 모시고 스터디를 하였습니다. 선생님이 미리 모의고사 문제를 내시면 이를 바탕으로 숙제를 하여 교정을 받고 일요일 만나서 질의응답을 하는 식으로 진행 하였는데, 자신의 약점을 알고 다른 스터디원들의 장단점을 공유하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특히 선생님의 모범 답안지에 있는 좋은 표현과 단어 등을 암기하여 스페인어를 좀 더 풍부하게 사용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저는 아무래도 집에서 통학을 하다보니 길에서 버리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www.newsinslowspanish.com 에서 스페인어 뉴스 오디오 파일을 다운로드 받아서 지하철에서 듣곤 했습니다. 스페인어 뉴스를 천천히 읽어주기 때문에 부담없이 들을 수 있습니다.


-영어
제가 영어를 ‘능통’하게 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아무래도 특성상 교과서가 모두 영어이기 때문에 특별히 시간을 내서 영어를 많이 공부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번역을 하는 것은 어느 정도 훈련이 필요하기 때문에 학원 영어 모의고사를 사서 번역을 연습해 보았습니다. 저는 영한번역을 더 어려워하여 영어를 한국어로 자연스럽게 옮기려 시도했고, 모범 번역과 비교해 보며 부족한 점을 보완하려 했습니다. 그리고 FM 101.3 에서 아침 7 시부터 두 시간 동안 하는 영어 뉴스를 시간이 있을 때마다 들으려 노력했습니다.


<3차 면접>


솔직히 저는 2차 시험을 잘 못 봤다고 생각해서 면접 준비를 많이 하지 않고 2 주간 해외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같이 공부했던 분의 손에 이끌려 면접 스터디에 몇 번 참가 하여 3차 면접이 어떤 식으로 이루어 지는지는 알 수 있었습니다.


면접 스터디를 추천하는 이유 중 하나는 타인의 장단점을 통하여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다른 사람의 태도, 말투, 행동 등을 보면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고, 무엇을 모방해야 하고 무엇을 지양해야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조언도 매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인성면접을 준비하면서 자신을 되돌아 보는 과정이 중요했습니다. 내가 왜 외교관이 되고 싶은지, 어떤 외교관이 되고 싶은지, 나의 장단점, 실패했던 경험 등을 차분히 생각한 것이 인성면접 때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는 추상적인 단어를 쓰기 보다 저의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대답하려 노력했습니다. 소록도에서 봉사활동을 했던 경험, 미국에서 가정폭력예방단체에서 피해 여성을 도우면서 느낀 점, 페루로 한달 간 배낭여행을 간 일,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인턴을 하면서 배운 점 등을 진솔한 말로 전달하려 했습니다.


<고시생활과 관련하여>


제 수험기간은 약 일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았지만 이 기간 동안 조금의 시간도 헛되이 보내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제가 꼽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규칙적인 생활과 체력입니다. 저는 보통 저녁 12시에 자서 아침 6시쯤 일어나려 노력했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아침 일찍 출근을 해야 하심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저에게 든든한 아침밥을 해 주셔서 수험기간 동안 잘 먹고 다닐 수 있었습니다. 신림동에서 자취하는 많은 분들도 꼭 인스턴트 식품 드시지 말고 최대한 ‘밥’을 드시길 권장합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의 운동도 매우 중요합니다. 저는 고등학교 때 학교 장거리 육상선수를 했을 정도로 지구력이 좋은 편이었고, 대학교에서도 꾸준히 조깅을 하여 체력이 좋은 상태에서 공부를 시작하였습니다. 공부에 빠지다 보면 운동 할 시간이 없어서 몸이 처진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그럴 때마다 집 앞 공원을 30분이라도 걸으면서 머리를 식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겨울이 되면 날씨도 춥고 1, 2차 공부 때문에 운동하기가 더욱 힘들기 때문에 여름과 가을에 미리 체력을 보강해 두시길 바랍니다.


<마무리하며>


외무고시가 어떤 시험인 지도 잘 모르면서 무조건 외교관이 되겠다는 꿈 하나만으로 앞만 보고 달려왔는데 정말 많은 사람들의 도움과 격려에 힘입어 여기까지 오게 되었네요. 공부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도 않고, 나이도 어리고, ‘영어능통’ 이라 정말 별 도움 되지 않는 저를 무시하기는 커녕 따뜻하게 대해준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비록 제가 운이 좋게 먼저 되었지만 다들 가까운 미래에 외교부에서 볼 수 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특히 저를 1차, 2차, 3차까지 이끌어준 정형권씨를 만난 건 큰 행운인 것 같습니다. 항상 옆에서 끊임없이 질문하는 저에게 좋은 대답을 해주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는데 함께 합격하게 되어 너무나 기쁩니다.


무엇보다도 저를 믿고 지지해 준 부모님과 친척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집에서 공부하는 것을 좋아한 제 눈치를 보느라 텔레비전도 크게 못 보신 부모님께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만 남네요. 저를 응원해 주신 모든 분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하여 더욱 노력하여 많은 사람들을 이롭게 하는 외교관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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