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수험생, 어영부영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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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수험생, 어영부영 말아야
  • 법률저널
  • 승인 2011.06.03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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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knew if I stayed around long enough, somthing like this would happen.” 아일랜드 출신의 저명한 극작가 조지 버나드 쇼가 생전에 미리 지었던 그의 묘비명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고 한다. “어영부영 세월만 죽이다 언젠간 내 이렇게 될 줄 알았어”


로스쿨 도입으로 사법시험은 선발인원이 점진적으로 감소하면서 2007년 2, 3차 시험을 끝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법으로 명시되어 있다. 외무고등고시는 2012년부터 외교아카데미 시스템으로 전환되고 행정고등고시, 입법고등고시도 내년부터 한국사검증시험이 새롭게 추가된다.


복잡다단한 삶만큼, 급속도로 바뀌는 사회시스템만큼 각종 고시제도도 변화의 급물살을 피해가지 않고 있다. 하지만 각종 고시 수험생들의 심리는 변화하는 제도만큼 따라가려야 따라 가기가 결코 쉽지가 않다. 기왕 해 놓은 공부가 아깝고 또 수험기간에는 최대한 단순해야만 가장 효율적인 방법일 텐데, 변화에 적응하기란 못내 아쉽고 꺼림칙하다.


하지만 어영부영 하다간 인생을 망친다는 버나드 쇼의 엄포(?)가 곧 현실로 다가온다는 것이다. “제도야, 너 아무리 바뀌어 봐야 내가 어디 꼼짝하나 보자”라며 구제도에 대한 열정을 놓치지 않고 버틴 다는 것은 자칫 ‘당랑거철(螳螂拒轍)’의 우를 범하는 것은 아닌지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사법시험 준비생들의 시험에 대한 열의와 포기하기 싫은 옹고집은 여느 시험에서도 보기 힘들 정도로 완고한 분위기다. 어렴풋이 예비시험 도입에, 사법시험 존치론에 일말의 희망을 걸고 새롭게 뛰어 들거나, 기왕에 온 것 옹골차게 밀어붙이는 습성에 대해 한번쯤은 진지하게 되짚어 보자. 당장 내년이면 선발인원이 500명으로 줄고 그 다음해에는 300명으로 준다. 해를 거듭할 수로 실력층이 누적되는 마당에 인원이 대폭 감축되는 상황이다.


예비시험 도입여부는 변호사시험법 제정과정에서 단지 법문에 나타나지도 않는 부대의견으로만 언급되었을 뿐이다.

또한 내년 상반기엔 국회의원 선거가 있다. 당시 논의에 참여했던 국회의원들이 어떻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사법시험 존치론? 현 단계에서는 계란으로 바위치기 격이다. 수험생들에겐 어영부영이 있을 수 없다. 하려면 확실하게 하되 아니다 싶으면 과감히 포기해야 한다. 시일이 급하다. “어떻게 되겠지”라는 막연함은 개개인의 파멸과 국가적 손실을 불러온다. 진검승부를 치를 준비가 되어 있는 자만이 도전을 할 것이며, 그것도 아니면 제도에 순응하는 현명한 자세가 필요할 때다. 변화하는 제도가 스톱된다면, 그때 되돌아와도 늦지 않기 때문이다.

이성진 기자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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