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검사 임용시 면접 강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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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검사 임용시 면접 강화해야
  • 이상연
  • 승인 2003.01.02 1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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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탈락자가 나온 제44회 사법시험 3차 면접시험에서 기본적인 법학 지식조차 갖추지 못한 수험생들의 수준 이하의 답변이 속출했다고 한다. 질문에 대한 어처구니없는 답을 하거나 기상천외한 답변을 늘어놓는 수험생들이 많았다고 면접관들은 전했다. 면접에 참가했던 한 면접위원은 "이번에 998명이 합격, 사법연수원에 입학하게 되지만 20% 정도는 기본적인 소양부터 다시 키워야 하는 수준"이라고 말해 단순히 시험 성적이 우수하다는 이유만으로 합격자를 선발하는 것은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 셈이다.


우리는 이미 본란을 통해 사법시험 3차 면접시험이 대폭 강화되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특히 '사시 합격자 1000명 시대'의 법조인 질 저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자질을 갖춘 예비 법조인을 가려낼 수 있는 여과장치의 마련이 절실한 형편이다. 법조인은 직업의 특성상 전문지식과 응용능력을 표현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구술시험에 대한 능력은 실질적으로 평가되어야 하고, 법률지식뿐만 아니라 인성과 품성도 검증할 수 있는 절차가 필요하다.

  
다행히 내년부터 판사와 검사 임용 과정에서 법률지식뿐만 아니라 인성과 품성을 검증하기 위한 면접 시험이 대폭 강화된다고 하니 갈이천정(渴而穿井)한 감은 있지만 환영할 만한 일이다. 대법원은 내년 판사 지원자와 예비판사 지원자에 대한 임용 전형에서 기존의 단순 면접이 아닌 심층면접을 처음으로 실시, 부적격자를 가려내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대법원은 법관임용심사위원회를 구성, 판사와 예비판사 지원자에 대한 개별 심층면접을 치르고 그동안 2일에 불과했던 면접 일정도 4일로, 개별 면접시간도 5분에서 10분으로 2배나 늘렸다. 면접은 여러 명의 면접관이 지원자 1명을 구술 심사하는 다대일 방식으로 진행해 면접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방심을 세웠다.


특히 대법원은 지금껏 서면으로 진행했던 예비판사의 법관 임용에서도 심층 면접을 통해 2년 동안의 '연수기간'을 철저히 평가하기로 해 단지 성적이 우수하다는 이유만으로 자질이 떨어지는 지원자를 법관으로 임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법무부도 검사 지원자에 대한 임 용 평가에서 면접 비중을 높일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사상 초유의 고문치사 사건으로 신뢰가 추락한 검찰이 검사 임용에서 성적뿐만 아니라 인성과 품성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연수원 성적이 우선시됐던 판·검사 임용에서 인성과 품성, 사회관 등을 다각적으로 평가하는 면접 방식의 도입은 바람직하다는 게 중론이다.


우리가 강조하는 것은 글로벌 시대의 법조인은 글로벌 잣대와 틀 속에서 선발되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과거의 성적순으로만 임용하는 '수공업적' 수준을 탈피한 선진적 임용방식의 확립이 절실하다는 점이다. 대법원과 법무부는 법조인 질 저하에 대한 국민의 우려와 고민이 깊어 가는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곱씹어 봐야 할 것이다. 대법원과 법무부는 면접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천명한 이상 판·검사 임용에 상하뿐만 아니라 수평적인 평가 등 다양한 선발 장치를 마련해 국민들이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유능하고 양식을 갖춘 적합한 법조인 선발에 최선을 다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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