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행정외무고시 언어논리 영역 총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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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행정외무고시 언어논리 영역 총평
  • 법률저널
  • 승인 2011.03.04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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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한  전주대 객원교수 / 베리타스 법학원 PSAT전임강사

 

시험에도 트렌드라는 것이 있다. 최근 몇 년 간의 변화와 그 방향, 그리고 유사한 시험인 LEET의 추리논증 등 다른 시험과의 유비적 비교 등을 통해 유추할 수 있는 <언어논리>의 트렌드도 분명하다. 한 마디로 이번 언어논리 시험은 바로 그 트렌드에 충실한 시험이었다.

2005년의 초창기 <언어논리> 시험과 지금의 <언어논리> 시험을 옆에 놓고 비교해보면 이 시험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람이라도 무언가 다르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눈에 띄게 다른 양상으로 변모해 왔는데, 그 변화의 중심에 자리 잡은 것이 바로 <논증>이다. 굳이 설명하자면 <언어>와 <논리>의 중간쯤 되는 영역이랄까.

<언어>문제는 제시문을 주고, 부합하는 것이나 일치하는 것, 추론할 수 있는 것 등을 찾아내는 정보의 독해 능력에 대한 문제들을 말한다. <논리> 문제는 타당성, 추론의 형식, 전제 등을 찾아내는 기초 논리적인 문제를 말한다. 2007년까지의 <언어논리> 시험에서는 언어와 논리 문제들이 공존하고 있었다. 하지만 2008년 이후에 점점 <언어논리> 시험에서는 기초 논리적인 부분이 없어지고 있다. 2011년도의 시험을 보면 이른바 전통적인 기초 논리 문제는 드물다.

대신에 자리를 잡는 것이 바로 논증문제다. 언어적인 문제는 여전히 20문제 이상 나오면서 대세로 자리 잡고 있는데, 예전에 15문제쯤 되던 논리문제들이 많은 부분 논증문제로 대치되었다. 논증은 기본적으로 논리적인 바탕이 되어야 하지만, 사실 기초 논리를 반드시 알아야 푸는 문제는 또 아니다. 기초 논리에 관한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반드시 기초 논리를 공부해야 하지만, 논증 문제는 사실 생각만으로도 풀 수 있다. 가령 “A라는 진술이 덧붙으면 논증은 강화된다.” 같은 문제들이 이른바 논증 문제다. 곰곰이 생각하면 어떤 진술이 논증을 강화시키는지, 아니면 그 반대의 역할을 하는지 알 수가 있다. 문제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것이다.

2011년도의 <언어논리>에서는 전통적인 논리문제는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로 많지 않다. 논리적인 부분을 묻는 문제도 언어문제나 논증 문제로 흡수되어 나왔다. 우책형의 14번 문제처럼 논리의 대표인 삼단논법이나 모순 얘기가 나오더라도 그것이 제시문 안에서 문맥적으로 이해가 될 수 있게 나오기 때문에 모르더라도, 제시문을 꼼꼼히 읽으면 어느 정도는 풀 수 있게 나오는 식이다. 물론 논리를 미리 알고 있으면 이런 부분을 읽는 시간을 절약할 수는 있겠지만, 모른다고 반드시 틀리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사실 논증 문제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논리적인 바탕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주어진 제시문이나 상황의 정확한 파악이다. 논증 문제를 틀린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주어진 텍스트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약간 잘못 알아서 틀리는 경우다. 그러니까 빠른 시간 안에 주어진 제시문을 주장과 논거로 정확히 갈라보고, 주장의 미세한 부분까지도 정확히 아는 것이 관건이 된다. 그런데 이런 부분은 지식보다는 훈련이 필요하다. 제시문을 읽고 내용을 파악하고,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그런 훈련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져 정확도의 완성 뿐 아니라, 속도의 향상까지 가져와야 한다.

그런데 2010년도의 <언어논리> 문제가 비교적 쉬웠던 관계로, 2011년도의 <언어논리>를 준비하면서 이런 연습을 한 사람들이 많지 않다. 스터디를 했다는 사람들은 여러 문제를 풀어 본 것이지, 저런 훈련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한 것이 아니다. 강의를 듣거나 책을 보며 공부를 한 사람도 기초 논리적인 부분만 공부하느라고 논증 적인 훈련을 소홀히 한 부분이 있다. 결국 수험생 중에 시험의 방향성에 맞는 준비가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가 많다. 따라서 수험생들의 체감 난이도는 약간 높은 편이었다. 특히 엉뚱하게 논리만 판다던가, 수능 성적만 믿고 문제만 몇 번 풀고 시험을 본 수험생들의 경우에는 문제 유형 자체가 낯선 것들이 있어서 이 체감 난이도는 더 했을 것이다. 물론 다양한 유형의 연습을 통해 문제에 대한 적응력을 길렀던 수험생들은 상대적으로 잘 문제를 풀 수 있었다고 한다.

작년 <언어논리> 시험이 비교적 쉬웠다고, 그냥 이와 유사하게만 준비해버리고, 더 이상 준비를 안 한 사람들이 많았는데, 이번 시험을 통해서 이른바 ‘피를 보았다.’는 사례들이 조금 생기면서, 다양한 유형들을 접해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 작년 시험은 일종의 샘플일 뿐 기준은 아니기 때문에, 그대로 준비하기 보다는 그것을 포함한 다양한 유형의 문제와 영역들을 준비해야 PSAT에서 웃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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