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회 사시 수석합격자- 나의 페이스에 맞는 수험생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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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회 사시 수석합격자- 나의 페이스에 맞는 수험생활을...
  • 법률저널 편집부
  • 승인 2002.12.11 18: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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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선. 서울대 법대


1. 들어가며...

드디어 12월 3일 44회 사법시험 결과의 발표가 있었다. 2년 반 동안의 수험생활과 5개월간의 기다림 끝에 얻은 결과였다. 합격발표가 인터넷에 오르기 전에 신문기자의 전화를 통해 결과를 알게 되었는데, 너무 뜻밖의 결과라 처음에는 장난전화가 아닌가하는 의심이 들어 도저히 실감이 나지 않았다. 그러다 다른 신문사와 친구와 선후배들에게 축하전화가 오면서 드디어 정말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다음날 같이 합격한 친구와 고시촌에 가서 밥을 먹고, 그 곳에서 공부하는 동안 그의 매일 갔던 커피전문점에도 들러서 기쁨을 나누며 매일매일 똑같은 책을 보며 공부하던 시간들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비록 별로 모범이 될 만한 수험생활은 아니었지만 공부하시는 다른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서 나의 1, 2차 수험생활과 그 동안의 공부방법을 되돌아보고자 한다.


2. 첫걸음

3학년 1학기부터 사법시험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다. 법학과였기 때문에 법서들이 그다지 낯설지는 않았고 곧 그 생활에 익숙해질 수 있었다. 그렇게 수업을 열심히 들은 것은 아니었지만 1,2학년 때 들어 놓은 과목들이 공부를 하는 데 있어서 기초를 잡는데 꽤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그렇게 3학년 1학기 동안 민법, 형법, 헌법의 기본 세 과목의 교과서를 한번씩 읽으면서 일단 법과목에 익숙해지는데 중점을 뒀다. 특히 헌법의 경우에는 학교 수업과  사법시험의 경우가 꽤 달라서 권영성교수님의 책을 교재로 한 강의를 들으면서 기초를 쌓는데 중점을 뒀다.


3.1차 시험 공부(존칭은 생략하기로 합니다.) 

그렇게 3학년 1학기를 보낸 후에 여름방학부터 본격적으로 공부를 하게 되었다. 먼저 학원의 학원 강의 테잎을 듣고 그것을 복습하는 방법으로 공부를 하기로 하고 일단 기본삼법 과목은 전부 테잎을 듣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1)7월 ~ 10월

민법은 유정, 형법은 이인규, 헌법은 황남기의 것을 교재와 테잎을 전부 구입해서 하루에 3개 정도의 테잎을 듣는 것을 목표로 해서 되도록 하루도 빠지지 않고 계속하도록 노력했다. 나의 경우에는 고등학교 때부터 예습보다 복습을 중점으로 하는 스타일이었기 때문에 강의테잎을 듣는 것에 있어서도 일단 정해진 분량을 들은 후에 그날 다시 그 부분을 복습해 본 후에 다음날 다음 진도를 나가기에 앞서 다시 한번 복습해 보았다.

그리고 한 과목을 다 끝낸 후에는 다시 2~3일 정도의 시간을 들여서 다시 복습해 보았다. 나의 생각으로는 이렇게 10월까지 반복적으로 복습해서 공부한 것이 암기 및 이해에 있어서 큰 도움이 되었고 수험기간을 단축시키는 데도 기여한 것 같다.

이 때에는 그 외의 다른 교재나 케이스집을 보는 것은 생각하지 않았고, 일단 그 교재만이라도 정확히 소화해내는데 중점을 뒀다. 나의 생각으로는 문제집을 너무 일찍부터 볼 필요는 없고 어느 정도의 공부가 된 후 점검을 위해 활용하는 정도가 좋은 것 같다.

그 동안에 외국어 공부도 되도록 빠지지 않고 하기 위해서 노력했는데 1차 공부를 하면서 가장 부족했던 점은 아무래도 외국어 공부였는데 그래서 시험 며칠 전까지도 외국어 때문에 신경을 써야했다. 외국어는 하루에 1시간이라도 매일 빠짐없이 꾸준히 하는 것이 좋은 것 같다.

그리고 선택과목은 형사정책과 경제법을 하기로 하고, 경제법의 경우에는 그렇게 미리 준비해놓을 필요가 없을 것 같아서 뒤로 미루고 형사정책은 선배와 함께 학원의 주말반 강의를 이용하여 부족한 시간을 보충하였다.


(2)11월 ~ 12월

이 기간동안에는 10월까지 보면서 정리해뒀던 교재들을 다시 한복 반복해서 보면서 문제집을 병행해서 실력을 점검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앞 시간에 몇번을 반복해 보았던 덕분에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고도 다 볼 수 있었다. 그러면서 앞서 본 교재에 빠진 판례나 학설의 내용을 옮겨 적어 책을 한권으로 줄이는데 중점을 뒀다.

그리고 12월 초에 경제법의 강의테잎을 듣고 다시 한번 복습해 보았다. 형사정책은 몇 달 전 주말반을 들어 둔 덕분에 좀더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다.

또한 민법의 경우엔 좀더 공부가 부족한 것 같아 학원에서 하는 판례강의를 들으며 같이 정리를 했었는데 그 외 다른 판례집을 보지 않고도 정리를 잘 할 수 있어 시간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 것 같다. 형법의 경우에는 심야의 비디오 판례강의를 들으며 역시 함께 정리를 하였다.


(3)1월 ~ 1차 시험날

1차 시험을 준비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기간은 아무래도 이 기간이 아닌가 싶다. 그동안 정리해 놓은 것들을 완전히 이해하고 암기해서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하는 기간이므로 선배들이 일러준 방법대로 과목당 6일, 3일, 1일의 기간을 정해서 3번을 더 보는 것을 계획으로 잡고 잘 암기가 되지 않는 부분은 표시를 해 놓아 그 부분은 다시 반복해서 볼 수 있도록 하였다.

그리고 하루 공부의 마지막에는 학원에서 실시했던 과목별 모의고사를 풀어서 문제를 푸는 감각을 유지하고 부족한 부분은 보충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렇게 3번을 더 본 후에 시험의 전날에는 도저히 다 볼 수는 없을 것 같아서 표시해 놓은 판례와 암기가 잘 되지 않는 헌법과 형사정책, 경제법 법령을 보는데 중점을 두었다.

그래서인지 그 해 시험에는 헌법 등에 법령 문제가 많이 나왔는데 별로 당황하지 않고 문제를 풀 수 있었고 다행히 1차 시험에 합격할 수 있었다.


4. 2차 시험공부
(1)2001년 3월 ~ 6월


1차 시험에 합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 기간동안에는 시험 전까지 후사법만이라도 한번씩 봐야겠다는 생각에 일반적으로 보는 교재와 강의 테잎을 사서 들었다. 그러나 아무래도 이번 시험은 무리라는 생각이 들고 공부가 잘 되지 않아 이것을 한번씩 듣는 것에도 꽤 기간이 걸렸다.

그리고 시험 1달 전부터 스터디를 함께 할 사람들을 모아서 기본 삼법 단문 몇 개를 뽑아 시험 전까지 맡아서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시험은 생각보다는 점수가 잘 나왔으나, 역시 불합격하였고 열심히 공부하면 다음해엔 합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1순환 : 2001년 7월 ~ 11월 초

드디어 본격적으로 2차 시험 공부에 들어가게 되었다. 나는 주로 학원보다는 스터디와 함께 진도를 맞추어 공부하고 1주일에 한번 정도의 시험을 모여서 치는 방식으로 공부를 하였다. 1순환때는 단문집은 별로 보지 않고 기본 교재와 판례집을 중점으로 보고 케이스집은 스터디팀과 함께 모여서 목차만 잡아본 후 발제를 해 온 사람이 설명하는 방식으로 보았다. 그외 따로 케이스집을 볼 시간은 없었던 것 같다.

1순환 때 모든 내용을 안다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그 기본적인 개념과 줄기를 파악하는데 중점을 뒀다. 그때는 공부하면서 왜 방금 공부한 것이 기억이 나지 않고 시험지에 쓸 수 없는것인지 고민하기도 했는데 이는 지금 생각하면 당연한 것이라고 여겨진다.


(2)2순환 : 11월 중순 ~ 2월 중순

2순환 때도 여전히 스터디팀을 계속했다. 그리고 1순환 때에 본 내용에 단문집을 추가해서 보고 이것을 교과서에 옮겨서 붙이는 등 책을 단권화시키는 작업을 시작하면서 이 때부터 본격적으로 목차를 암기하는데 노력을 했다.


(3)3순환 : 2월 말 ~ 4월

이 때부터 고시촌의 독서실로 옮겨서 공부를 하고 밤에는 학원에서 치는 모의고사를 보았다. 아침에 보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워낙 평소에 아침잠이 많은 편이라 그냥 밤에 보는 것을 선택했다. 모의고사는 한번도 빠지지 않고 봤고 볼 당시에는 너무 힘들었지만 이것이 시험을 치는데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모의고사를 치면서 그 진도에 맞추어서 각 과목을 보면서 좀더 학설과 판례의 내용을 정확히 암기하는데 중점을 뒀다. 스터디도 계속하였는데, 3순환 때는 매일 하지는 않고 1주일에 2, 3번 정도 하고 다른 학원의 모의고사 문제를 구해서 함께 풀어보았다.


(4)정리순환 : 5월 말 ~ 시험 전

이 때는 5일, 3일, 1일을 기본으로 잡고 각 과목을 세 번 더 보는 것을 계획으로 세웠다. 개인적으로는 3순환 때 본 것을 5일만에 보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그래도 시간을 맞춰서 보기 위해서 노력했고 다행해 목표한 바를 이룰 수 있었다. 이 기간동안에도 케이스집은 여전히 하루에 몇 개라도 보았고, 계속 잘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을 표시를 해 놓고 마지막까지 반복해서 보았다. 그리고 판례도 어려운 판례는 다시 한번 읽어 보고 표시를 해 놓았다. 이 기간에 반드시 케이스와 판례를 다 볼 필요는 없는 것 같고, 3순환을 하면서도 여전히 이해가 되지 않는 것들만이라도 보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그리고 이 기간에도 계속 새로운 자료가 생기는데 되도록 양을 늘리지 않기 위해서 한번 읽어보고 버리는 식으로 하고, 이해가 가지 않는 점은 같이 밥을 먹으면서 사람들과 이야기해보는 시간을 가져 따로 질문을 위해 시간을 소비하지 않도록 했다.


(5)시험기간

신림동에서 시험장소인 한양대까지 가려면 5시 반 정도에 일어나야 했는데 원래 아침잠이 많은 편이던 나에게는 시험기간 중 가장 힘든 것이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이었다. 시험 날엔 흥분과 긴장으로 잠이 오지 않는다던 선배들의 말과 달리 어김없이 잠이 왔고, 따라서 수면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일이었다.

그래서 시험전날 두 과목을 모두 다 보는 것은 포기하고, 후사법을 중점으로 보고 남는 시간이 있으면 기본 삼법을 보는 방법을 선택하였다. 그래서 하루에 5~6시간 정도는 잘 수 있었고 택시 안에서도 잠시 잘 수 있어 비교적 좋은 컨디션으로 시험을 볼 수 있었다. 그래도 여전히 아침밥은 제대로 먹을 수 없었고, 너무 잠이 와서 아침에 교실에 도착해서도 잠깐 눈을 붙이기도 했다.

어쨌든 시험기간에도 나의 페이스를 잃지 않고 무리한 계획을 세우지 않아 오히려 시험을 편안히 치를 수 있었던 것 같다.  


5.마치며...

나름대로의 수험생활과 공부방법을 정리해보았다. 공부를 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첫째, 나의 페이스에 맞게 성실히 공부를 하면 반드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세븐 일레븐을 한다고 해서 일부러 거기에 맞출 필요는 없는 것이다. 사람마다 공부가 잘 되는 시간이 있고, 이를 파악해서 그 시간을 잘 이용하는 것이 오히려 중요하다고 본다.


둘째, 공부의 분량을 늘리지 말라는 것이다. 물론 여러 저자의 책을 통해 도움을 얻을 수도 있겠지만, 별도의 의문이 생기거나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 없으면 없는 시간을 쪼개어 굳이 여러 가지 책을 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셋째, 학설과 판례를 공부함에 있어서 그냥 이해만 하고 넘어갈 것이 아니라, 되도록 정확한 용어를 사용하여 답안지에 쓸 수 있을 정도로 익숙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넷째, 초조해하지 말고 되도록 여유를 갖고 생활하라는 것이다. 특히 시험기간 동안에 너무 긴장해서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너무 무리해서 잠을 줄이거나 할 필요 없이 평소와 되도록 비슷한 생활을 하는 것이 좋은 것 같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1차 시험부터 공부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 재범오빠와 힘들 때마다 대화상대가 되어준 지현언니와 영하, 그리고 2차 공부를 끝까지 함께 한 숙종이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싶고, 고생하신 부모님과 오빠에게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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