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회 행정고시 이색합격자-자신감과 겸손한 노력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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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회 행정고시 이색합격자-자신감과 겸손한 노력만이…
  • 법률저널 편집부
  • 승인 2002.12.04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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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혜리
일반행정직·서울대작곡과 卒


Ⅰ. 들어가며
  
합격자 발표가 난 지 벌써 1달이 되갑니다. 합격 소식을 접했던 순간의 벅찬 마음에서 이제 또 다른 시작의 문턱에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지금 수험생 여러분들은 지금 끝이 보이는 터널을 통과하고 있는 것이며, 터널이 끝나 빛을 볼 수 있는 때가 얼마 남지 않음을 꼭 기억하시고, 지금의 생활이 힘들더라도 항상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Ⅱ. 두 차례 1차시험의 교훈 및 1차 시험의 전략
 
1. 1차 시험이 내게 준 교훈
 
98년 여름, 처음으로 소위 '고시서적'이라 불리는 책을 펼쳤다. 그 땐 그 책들을 4년 동안 지겹게 볼 줄 몰랐지만, 98년 가을, 겨울은 내가 가장 공부를 열심히 했던 시기였던 것 같다. 학교 중앙도서관에서 같이 공부하던 친구들과 함께 '세븐일레븐'의 시간표에 따라 하루하루 생활하였다.
 
그러나, 자신감을 갖고 응시했던 99년 1차 시험에서 상당한 점수 차로 떨어졌고, 이러한 불운은 2000년 1차 시험에서도 이어졌다. 생활관리에서는 절대로 남보다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했기에 공부방법론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게 되었다. 상당히 많은 합격기를 읽고 많은 선배들의 조언을 구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나름대로 내린 결론은 공부범위를 늘리면 그만큼 수험기간이 늘어난다는 것이었다. 이는 결코 책을 한 권만 보거나 10시간씩 공부를 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 아니다. 즉, 이는 회독수나 책의 권수에 상관없이 중요한 건, 체계 잡기와 필터링이라는 것이다. 정보의 그레샴의 법칙이나 스펜서의 지적처럼, 정리되지 못한 지식은 쓰레기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돌이켜보면, 난 거의 한 과목당 3-4권의 책을 돌려보았다. 그 당시엔 나름대로 완벽한 이해를 했다고 생각했지만, 남들과 같은 시간적, 능력적 제약조건아래서 그럴 수 있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된다. 기초적인 학문적 실력이 출중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어쨌든, 2000년 여름은 참 견디기 힘든 시기였다. 공부가 슬럼프와 매너리즘에 빠지려하였기에, 스터디를 구해 2차 공부를 시작했고 이런 생활은 10월까지 이어졌다. 10월 중순에서야 1차 공부를 시작했고, 그해 겨울 1, 2월은 집에서 혼자 공부했다. 편한 만큼 나태해지기 쉬운 집에서의 80여일 동안은 정말 말 그대로 '나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시험을 마치고 나오면서도 상당히 기분이 좋았고, 후에 점수확인을 해보니 근 90점에 육박하는 평균이 나왔다. 이를 통해 수정한 나의 공부방법이 효과가 있음을 확신했고 3월말부터 바로 빡빡한 2차 수험을 시작하였다.
 
2. 1차 시험의 전략
 
보통 1차 시험은 기본서 한 권에 문제집 두 권 정도를 보게 되는 것 같다. 정평있고 보편적인 기본서를 한 권 선택해서 꼼꼼히 정독을 한뒤, 가을부터는 정평있고 좀 두꺼운 문제집을 병행하며, 시간적 여유가 허락된다면 최근에 나온 신경향의 문제들도 대비하는 게 좋다. 또한 나의 경우 행정법과 행정학은 나름대로의 암기용 서브가 있었는데, 특히 행정학의 경우 이런 정리집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이는 2차 시험 서브와 같은 것이 아니라, 최신 이론이나 잘 안 외워지는 것, 기본체계 위주의 메모식 암기장 수준의 서브를 말하는 것이다. 한편, 1차 시험의 경우 역시 2회 정도의 모의고사는 필요하며 이를 통해 시간배분을 연습해야 한다. 특히 1교시는 시간배분과 문제 푸는 순서가 고득점의 관건이며, 나의 경우엔 ①영어독해 ②헌법, 한국사 ③영어 단어 및 문법의 순서로 풀었던 것 같다.


Ⅲ. 2차 수험 기간
 
나의 2차 시험 공부는 2001년 3월부터 2002년 6월까지 이어졌다. 2001년 3월부터 모 학원의 개인지도반이란 프로그램에 따라 '아침 스터디나 강의, 밤 강의'의 일정이 최승호 선생님의 지도하에 이뤄졌다. 이 기간 중에 처음으로 답안 쓰는 연습을 시작했었는데, 아는 것도 변변치 않은 상황에서 답안을 쓰려니 정말 막막했었다.
 
이렇게 근 4달을 보낸 뒤 처음으로 2차 시험이란 걸 봤고 실력은 부족했지만, 답안을 제한시간 내에 메우려는 노력은 여러모로 수험에 도움이 되었다. 1차 시험 붙고 바로 보는 2차 시험 기회를 많은 수험생들의 경우 그냥 보내버린다. 그러나 첫 2차 시험은 다음 2차 시험에서 합격하기 위한 '도구'이며, 이 기회를 통해, 글씨의 속도나 단락 구성, 서론 쓰기 등을 연습할 수 있다. 특히 시험장에서 다른 수험생들이 어떻게 대비하는 지를 살피는 일은 다음의 2차 시험을 위한 공부외적인 준비가 된다.
 
첫 2차 시험이 끝나고, 본격적인 대비에 들어갔다. 학원 순환과 스터디를 병행하면서 1년 남은 시험에 대해 나태해지지 않으려고 애썼다. 나의 경우, 학원의 거의 모든 순환을 다 수강했다. 그러나, 어떤 학원이나 어떤 강의를 특별히 들으려했다기보단, 나 자신의 생활관리의 일종이었다. 학원 가서 시험을 치고 모범답안과 비교해보고 다시 나름의 답안을 재구성해보는 꾸준한 노력들이 답안 작성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게 해 준 듯 싶다. 2차 시험은 자신의 아는 바를 답안을 통해 누가 더 잘 드러낼 수 있는가에 대한 시험이며, 이는 많은 고수들이 진짜 시험에서는 고수가 되지 못하는 원인이 된다고 생각한다. 2차 시험은 답안 작성을 남보다 많이 해본 사람에게 심리적으로나 공부 내용적으로나 유리한 시험인 것이다.


가을, 겨울, 그리고 봄 동안은 학원 다니는 시간 빼고 근 10시간씩 정도는 공부를 했으며, 수요일 밤에는 좀 일찍 잤고, 토요일 밤부터 일요일 오후 까진 공부를 쉬었다. 한 주의 시작은 일요일 밤부터였으며, 주말에도 되도록 피곤한 약속은 만들지 않으려 했다. 2차 시험의 경우 1년 후의 시험을 대비하는 것이기에 많은 수험생들이 일정 페이스를 유지하지 못하는 것 같다. 물론 누구에게나 슬럼프의 기간이 있을 수 있는 것이긴 하지만, 이를 최소화해야 하며 슬럼프가 3-4개월 주기가 아닌 3-4주 단위로 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학원 순환을 따라가면 좋은 점은 순환마다 과목별로 정해진 기간이 있어 한 순환 내에 모든 과목을 두루 볼 수 있으며 또한, 미처 슬럼프에 빠질 겨를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이는 학원의 진도를 밀리지 않을 경우에 가능한 것이며, 솔직히 진도를 밀리지 않고 3달을 보내는 건 상당히 힘든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공부하면 선택과목 등에도 적절한 시간 분배가 가능하게 되며, 하루하루를 정말 타이트하게 보낼 수 있게 된다. 


Ⅳ. 수험의 전략
 
1. 시기별 목표
 
앞서 말했지만, 1년의 기간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다. 그러나 6과목으로 1년을 나눠보면 이는 정말 짧은 기간임이 분명하며, 따라서 공부량을 방대하게 하는 욕심을 부려서는 합격이 어려울 수 있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또한 보통 3개월 단위로 진행되는 학원 순환에서 1순환부터 3순환까지 이해와 새로운 내용 습득을 주로 하게 된다면, 아마 시험 전날까지 불안할 것이다. 따라서 시기별로 단기적인 수험목표의 설정은 반드시 필요하다. 나의 경우 1순환(7월-9월)은 기본체계 습득, 2순환(10월-12월)은 내용의 이해, 3순환(1월3월)은 서브작성, 4순환(4월-6월)은 내용암기 등의 단기적 목표를 세워서 공부를 했으며, 6월에는 서브를 2-3일에 한 과목씩 돌려봤다. 2차시험에서도 암기는 필수적이나, 상당히 양이 많으므로 2순환엔 기본적인 것들의 암기, 3순환엔 보다 깊이 있는 내용의 암기 등을 해야 하며 4순환에 이들을 정리하며 주제별로 목차를 끊임없이 재구성해봐야 한다.


2. 선택과목
 
선택과목의 선택 시엔 어느 과목이 점수가 잘 나오느냐는 것도 중요한 기준이 되지만, 또한 내게 어느 과목이 적당한 지 여부도 중요한 기준이 된다. 나의 경우도 첫 2차 시험 때는 조사방법론을 선택했으나, 10월경에 정보체계론으로 바꿨으며, 이는 나의 선호에 기인한 것이었다. 내가 좋아 선택한 것이라 시간 없고 귀찮더라도 시간을 할애하려 노력했으며, 이런 나의 노력들은 정보체계론에서 고득점의 결과로 이어지게 됐다. 특정 선택과목의 점수가 잘 안나오는 이유는 첫째, 그 과목에 대한 절대적 공부량이 부족하다는 것, 둘째, 그 과목의 정체성 부각에 실패한 다는 것, 셋째, 그 과목에서의 고득점 전략을 세우지 못했다는 것 등이다. 따라서 어느 선택과목을 선택하든지 이를 명심해야 할 것이다.


Ⅴ. 합격의 비결?
 
발표가 나고 주위 사람들이 제일 많이 묻는 것이 바로 합격의 비결이다. 무슨 책을 봤고, 몇 시간씩 공부했고, 어느 강사의 강의를 들었냐는 등의 질문들이 바로 그것이다.
 
물론 이런 요인들도 정말 중요한 합격의 비결이지만, 난 여러분들이 모두 알고 있는 것 두 가지가 더 있다고 생각한다. 즉, 자신감과 겸손한 노력이 바로 그것이다. 이는 언뜻 보면 모순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하루하루의 겸손한 노력들과 자신감에 기반한  논리전개는 합격의 견인차이다. 많은 수험생들이 합격에 대해 불안해하며 책이나 강의 선택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는데, 고민은 깊이 하되, 짧게 끝내야 하며 한 번의 선택에 대해선 되도록 눈을 돌리지 말아야 한다.


Ⅵ. 나오면서
 
2001년초부터 알게된 최승호 선생님과 사모님과의 인연은 심리적으로나 학습에 있어 가장 큰 도움이 되었다. 이 분들은 자신들의 노하우와 시행착오를 통해 내게 조언과 꾸중을 아끼지 않으셨으며, 아마도 수험 기간중 내가 신뢰했던 유일한 분들이었던 것 같다. 다시 한번 깊은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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