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칼럼] 말러의 '거인(Der Titan)'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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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칼럼] 말러의 '거인(Der Titan)'이 되자
  • 법률저널
  • 승인 2002.11.27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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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 제1번 '거인'은 음악치료(musictherapy)에서 열등감에 빠져 있을 때 널리 활용되는 음악이다.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 1번은 말러 최초의 교향곡으로서 낭만주의 대편성 교향곡의 진수를 보여주는 말러 교향곡의 처음과 끝을 보여주는 교향곡이다. 28세의 젊은 말러가 보여주는 열정과 싱싱한 생명력, 그리고 교향곡의 형식을 파괴하는 대범함, 불규칙하면서도 치밀한 음의 전개 등 말러 교향곡의 뼈대를 보여주는 힘있는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다.
 

거인(Titan)은 조용하게 시작되는 서주와 활발한 주제의 1악장. 이러한 느낌은 2악장에 가서 약간 차분해 지지만, 2악장에서도 다이내믹함은 여전히 느낄 수 있다. 3악장은 조용하고 목가적인 분위기이지만, 심벌즈로 시작되는 4악장은 역시 힘이 넘친다. 신선한 주제로 넘치는 4악장을 어느 정도 진행해 나간 후 1악장의 주제를 들고 와서 웅장하게 끝을 맺는다.
 

말러의 생활은 감정면에서 매우 파란만장한 것이었다. 칸타타 탄식의 노래, 가곡집 방황하는 젊은이의 노래, 교향곡 제1번 같은 그의 초기 작품은 이 시기에 거듭 실패로 끝난 그의 세 번의 연애에서 착상된 작품이다. 말러의 미인 가수에 대한 정열은 이미 물의를 일으키고 있었는데, 이것은 그 뒤 함부르크에서 지휘하게 되었을 때도, 그리고 빈에서도 똑같았다. 말러는 1901년에 젊고 매력적인 알마 신들러와 결혼했다. 알마는 유명한 풍경화가의 딸로서 독점적이고 정열적인 성격과 만나는 모든 사나이들을 매료시키는 성향이 말러와의 부부 사이를 몇 번이나 위기에 빠뜨렸다. 그러나 알마의 아름다움과 쾌활한 정신은 동시에 말러의 성격을 바꾸게 했다.
 

구스타프 말러는 40곡 정도의 가곡과 칸타타 1곡, 그리고 11곡의 교향곡(대지의 노래와 미완의 교향곡 제10번을 포함)을 남기고 있다. 그의 작품은 무의식적인 기억과 위장된 인용, 스캔들을 야기시키는 평범함과 매우 감상적인 자기 만족을 끼워 맞춘 것이라는 비난을 받아왔다. 실제로 행진곡이나 렌들러 무곡 등의 서민적이고 단순한 리듬, 겉보기에는 안이하게 착상된 것 같은 선율뿐만 아니라 표현되는 기분의 갑작스런 변화, 조성의 파괴, 두드러진 대조, 거친 음향, 격렬한 색채감, 잡다한 양식처럼 말러의 예술에서만 볼 수 있는 모든 것은 쇼크를 주고 도발적으로 보이게 하는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비극적인 것과 그로테스크한 것, 정열과 해학적 어투, 숭고함과 저속함, 진지함과 해학, 환상적이고 낭만적인 신비주의와 냉철하고 비평적인 니힐리즘 등 몇 가지 근원적인 대립과 모순이 말러의 작품 중에서 지금까지도 확실히 두드러져 있다.
 

그러나 이러한 모순과 역설이야말로 말러의 예술에 독창성과 풍부함을 부여하고 있으며, 그의 음악에 있어서 그 가장 깊숙한 곳에서 양식이 되고 있는 것은 말러 자신의 내면적 갈등인 것이다. 말러의 청춘시대의 기쁨과 고뇌를 그린 '거인'은 단순히 힘이 세고 영웅적인 것이 아니라 삶의 고통을 겪으며 운명에 대항하고 승리하는 거인처럼 우리들도 시험이라는 큰 파도를 넘는 거인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독자 이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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