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었던 일들이 하나의 추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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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었던 일들이 하나의 추억으로...
  • 법률저널 편집부
  • 승인 2002.11.13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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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치연

최연소 합격(21세), 재경직
서울대 경영학과 3년


 

I. 들어가면서


아직도 합격이 잘 믿어지지 않는 지금, 실력도 없는데 운이 좋아서 최연소로 합격했을 뿐이고 성적도 별로 좋지 않은데 합격수기를 쓰는 것이 무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런 글을 써보는 것이 제 인생에 좋은 경험이 되고 행정고시를 준비하시는 몇몇 분께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합격수기를 씁니다. 아직 경험이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그냥 평범한 고시생이 약 2년 동안의 자신의 객관적 경험을 이야기한다고 생각하고 글을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II. 고시 공부의 시작


1학년 1학기는 대학교 생활에 적응하는 사이에 빠르게 지나갔습니다. 전공이 경영학과인지라 막연히 공인회계사를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그 때 아버지께서 행정고시 준비를 권하셨습니다. 당시 행정고시가 어떤 시험인지도 모르고 고시 공부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졌었지만 행정고시 1차 과목 중 한국사나 재정학이 흥미를 끌어 어렴풋이 한 번 도전해봐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정말 이 때에는 제가 행정고시를 합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상상도 하지 못했고 고시 공부를 꾸준히 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서도 자신이 없었습니다.

 

III. 1차 시험의 준비


2000년 7월 여름 계절학기를 끝내고 8월부터 헌법 강의를 수강했습니다. 2학기 때에는 1차 시험을 3학년 때 붙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학교를 다니면서 영어와 헌법 공부를 저녁 시간을 이용해서 공부를 했습니다. 그렇지만 2학기가 끝나자 공부한 양이 너무 부족해서 2001년 45회 1차 시험은 응시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실전 경험을 쌓으라는 이유를 들어 주위에서 강력하게 권유하셔서 시험에 응시하기로 했습니다. 일단 시험을 보기로 한 이상 과락은 면해보자는 생각에 경제학과 재정학 위주로 방학 내내 12시간 이상씩 공부했고 재정학 학원 강의가 끝나고 1차 시험 이전의 20일 정도는 집 밖으로 나가지 않고 공부에만 집중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이 기간이 제 수험기간에서 가장 열심히 했던 시간 같습니다.

 

[과목별공부방법]


헌법은 많은 사람들이 기본서를 읽고 학원 강의를 듣는 데 비해 저는 학원 강의를 먼저 들은 후 권영성 교수님의 기본서를 읽고 강의에서 나누어 준 교재를 중심으로 공부하였는데 오히려 이 방법이 헌법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정리하는 데에 도움이 된 듯 싶습니다. 문제집은 김학성 교수님의 객관식 헌법을 풀었습니다. 단, 방학 동안 헌법을 거의 보지 않았고 판례 쪽을 살펴보는데 소홀하여 시험을 보면서 여러 문제를 찍었지만 점수는 평균적으로 나왔습니다.


 영어는 학원 강의를 듣지 않고 여름방학 때 프린시피아 종합편을 사서 2학기 내내 매일 30쪽 정도의 분량을 보았고 시험 전에는 고시영어 기출 문제집을 사서 행정고시와 외무고시 관련 문제들을 풀어 보았는데 80점 정도 성적이 나와 어느 정도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꾸준히 공부해서 그런지 시험에서 점수도 잘 나왔습니다.


 한국사는 고등학교 때부터 가장 좋아하던 과목이라 별로 부담을 느끼지 않았고 전체 체계도 잘 이해하고 있어서 보름 정도 시간을 잡아 이영철 선생님의 문제집을 빠짐없이 보면서 구체적인 사항들을 암기했습니다. 공부 시간이 부족해서 잘 보지는 못했지만 평균적인 점수가 나왔습니다.


경제학은 고등학교 때 경제를 선택하지 않아 1학년 1학기 때 경제원론을 수강한 것이 전부였습니다. 그래서 겨울방학에 학원 강의를 들었는데 너무 어려워서 오히려 흥미를 잃었던 것 같습니다. 이준구 교수님, 정운찬 교수님의 기본서를 볼 시간도 없어서 정병열 선생님의 미시, 거시 경제학연습을 한 번 풀어보는데 그치고 전혀 자신이 없었습니다. 다만 시험 전에 이틀 정도 간단하게나마 이미 풀어 본 문제집을 살펴봤던 것이 1차 시험에서 괜찮은 성적을 올릴 수 있었던 원인인 것 같습니다.


재정학은 경제학의 한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경제학과 달리 흥미가 있었습니다. 이준구 교수님의 재정학 교과서를 간단히 읽어보았고 정병열 선생님의 재정학연습을 풀어보았습니다. 2월에 재정학 문제풀이 강의를 들으면서 서울대 6인 공저 객관식 재정학을 풀어보았고 어느 정도 체계를 잡을 수 있어서 1차 시험 점수도 좋은 편이었습니다.

 

1차 시험에서는 시간이 부족했으므로 여러 책을 깊이 보고 많이 외우기보다는 대부분의 수험생이 보는 책을 고른 후에 많은 내용을 모두 살펴보는 것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물론 운이 상당히 좋기는 했지만 위의 공부 방법이 비교적 짧은 준비기간에 불구하고 1차 시험을 괜찮은 점수로 합격하는 데에 도움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IV. 2차 시험의 준비


1차 시험을 잘 봤다는 생각에 보름 정도를 놀다가 미리 2차 시험을 준비해 두어야 다음해 합격할 수 있고 그룹 스터티를 해야 도움이 된다는 말을 인터넷 상에서 보고 무작정 학원에서 그룹 스터디를 구성해 주는 프로그램에 등록했습니다. 그 때 재경직렬 스터디 팀은 형 세 명에 누나 한 명, 저까지 5명으로 구성되었으며 두 선생님의 지도 하에 스터디 팀의 진도에 따라 경제학, 행정법, 행정학을 2달 정도 공부했고 5월 후반과 6월에는 혼자서 회계학과 세법 책을 읽어보았습니다.


2학년 1학기에도 학교 수업을 들으면서 공부를 했기 때문에 그룹 스터디의 진도도 복습은 못하고 예습만 대충 해서 간신히 따라가는 정도였고 혼자서 선택과목 공부할 때는 무작정 책을 읽는 데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그렇지만 7월에 있었던 45회 2차 시험에서 잘 모르더라도 답안지를 열심히 썼는데 이것이 올해 시험에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대학 입학 후에 제대로 쉰 시간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45회 2차 시험이 끝난 후에는 육체적으로 너무 피곤했고 정신적으로는 공부할 의지를 잃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8월 중반까지 1달이 넘는 시간을 허송세월 했는데 이후에 커다란 부담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학교 공부와 고시 공부를 함께 할 수 있다는 건방진 생각으로 18학점을 신청하고 불합격한 후에도 휴학하지 않은 것이 큰 화근이 되었습니다. 중급회계, 원가회계 과목을 제외하고는 고시 공부와 별로 연관이 없었으며 학교 수업을 듣고 리포트만 작성해도 힘들어 시간이 없었고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는 더 큰 부담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 기간은 적당히 학원을 계속 다니면서 모의고사만 보는 정도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겨울방학부터는 꾸준히 학원을 다녔습니다. 한 가지 일에만 집중할 수 있으니 좀더 마음이 안정되었고 공부양도 많이 늘어났습니다. 5월까지는 강의를 계속 듣고 모의고사를 빠지지 않고 보았고 6월에는 마지막으로 전 과목을 살펴보고 모의고사는 시간상 어려워서 집에서 혼자 답안지를 써 보려고 노력했습니다. 서브 작성은 3월 정도부터 시작했는데 약간 늦게 시작한 편이고 글씨 쓰는 속도도 느린 편이라서 시간이 많이 부족해 제가 직접 작성한 부분이 3분의 1 정도 되고 나머지는 다른 사람의 것을 복사한 후 수정, 첨가하는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과목별공부방법]


재경직렬임에도 불구하고 가장 부담이 컸던 경제학은 많은 기본서를 보고 싶었지만 시간이 부족해 미시는 이준구 교수님의 책, 거시는 정운찬 교수님의 책을 기본서로 보고 학원에서 나누어준 보충 프린트를 보았습니다. 학원 강의는 4번 정도 들었고 경제학 서브를 작성하는 데 있어서는 그다지 좋지 않은 방법이지만 그룹 스터디를 같이 했던 누나의 서브를 빌려서 수정하는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덕분에 서브 작성 시간을 많이 단축할 수 있었습니다.


행정법은 김동희 교수님의 기본서를 보아야 하는지 여부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하다가 무리라고 생각되어 이병철 변호사님의 책과 이재화 변호사님의 책만 집중적으로 보고 행정법의 체계를 확실히 잡는 데에 노력했습니다. 강의는 이병철 변호사님의 강의를 계속 들었고 이병철 변호사님의 책과 강의안을 중심으로 이재화 변호사님의 책, 김정일 변호사님의 판례를 참조하여 단권화를 했습니다. 이 방법을 사용하니 따로 볼 판례의 양이 많이 줄어들어 편했던 것 같습니다.


행정학은 최승호 선생님의 강의를 주로 들으면서 기본 체계를 잡았고 작년에 합격하셨던 분의 강의를 들으면서 그 분의 서브노트를 참조해서 제 나름대로 서브노트를 작성하고 마지막에는 새행정학의 논의를 첨가했습니다. 행정학은 1학년 때 오석홍 교수님의 강의를 들어서인지는 몰라도 다른 재경직렬 분들에 비해 별다른 어려움을 느끼지 않았고 비교적 재미있게 공부했던 것 같습니다.


재정학은 처음에 이준구 교수님의 제2판을 샀었는데 강의를 3번 정도 들으면서 여러 자료를 얻어 구판에 있었던 내용까지 거의 다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서브노트 작성에 있어서는 스터디를 같이 했던 형으로부터 합격하신 분의 서브노트를 복사해서 첨가하는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회계학은 학교에서 회계원리부터 재무, 원가, 중급회계까지 모두 수강해서 어느 정도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기본서는 손호근 선생님의 회계이론, 이창우·고종권 교수님의 원가관리회계를 보았고 학원에서 나누어준 자료로 원가관리회계의 최신 이론과 회계감사 부분을 보충했습니다. 재무회계 서브는 제가 직접 만들었지만 원가회계 부분은 시간이 부족해서 서브노트를 복사해서 줄이는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제 생각에 회계학은 양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적당한 분량으로 정리해서 시험 전까지 꾸준히 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는 회계학에 어느 정도 자신이 있고 세법 공부가 부족해서 6월에 회계학을 거의 공부를 하지 않았더니 2차 시험에서 이른바 전략과목이었던 회계학을 문제가 평이했음에도 불구하고 잘 못 보는 바람에 그 다음날과 마지막날에 본 재정학, 행정학 시험 공부를 할 때 불안한 마음 상태에서 힘겹게 공부를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세법은 1차 시험을 합격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엉겁결에 선택했던 과목이었으며 정보가 전혀 없어 상당히 고생했었습니다. 재경직렬에서 세법을 선택하신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하여 좀 자세히 쓰겠습니다.


일단 양 과목 사이에 상당한 연관이 있기 때문에 회계학을 선택하신 분만 세법을 선택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제가 제일 처음에 봤던 책은 정정운 세무사님의 2권 짜리 세법학이었는데 행정고시생이 보기에는 분량이 너무 많다고 생각하지만 조세법 총론이 상당히 자세하고 보기 좋으므로 이 부분만 참고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기본서로는 임상엽 세무사님의 세법개론을 많이 보는데 계산문제는 풀지 마시고 한 번 정도 정독한 후 국세기본법, 법인세법, 소득세법, 부가가치세법, 상증법을 도표 위주로 중요한 부분만 계속해서 보셔야 합니다. 그리고 요약서로는 정재연 회계사님의 포인트 세법이 상당히 좋습니다. 덧붙여 국세기본법은 시험용 법전에 나와 있어 소홀히 공부하기 쉬운데 이 부분에서 44회, 45회, 46회 모두 50점인 큰 문제가 나왔으므로 철저히 공부하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만약 학원에서 행정고시를 위한 세법 강의가 있다면 들으시는 것이 도움이 클 것 같습니다. 저는 6월에 서우석 선생님의 세법 강의를 들었는데 강의와 교재, 시험 모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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