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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기만의 손질...형법 개정시안 무엇을 담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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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0.08.27  15:4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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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감호제 부활, 작량감경 제한, 형벌 종류 축소

법무부는 25일 서울 양재동 소재 엘타워에서 법무부장관 자문기구인 형사법개정특별분과위원회(위원장 이재상)에서 마련한 형법 총칙 개정시안 중 ‘신개념 보호감호 처분의 도입 및 보안처분 제도의 형법 편입’ 등 주요 주제에 대한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하여 ‘형법 총칙 개정 공청회’를 개최했다.

 
법무부가 공개한 형법 개정 시안의 핵심은 법관이 함부로 형량을 줄일 수 없도록 작량감경 요건을 명확히 하고, 흉악범죄의 재범을 막기 위해 ‘신개념 보호감호제’를 도입한다는 것이다.


이번 형법 총칙 개정시안의 주요 내용은 우선 국민의 인권을 보장하고 자의적인 법적용을 배제하기 위하여 형법의 대원칙인 ‘죄형법정주’의 규정을 신설한 점이다. 또 인류공통의 보호법익을 침해하는 국제적 범죄의 증가와 이를 규율하는 국제조약이 체결되는 세계화 경향을 반영하기 위해 ‘세계주의 규정’을 신설했다. 세계주의 규정이 신설되면 우리나라 이외의 장소에서 폭발물사용 등 특정한 범죄를 저지른 외국인에 대해서도 우리나라 형사사법기관에서 처벌할 수 있게 된다.

 
부작위범의 처벌도 감경할 수 있도록 했으며, 원인에 있어서 자유로운 행위의 유형에 과실로 인한 원인에 있어서 자유로운 행위도 포함된다는 것을 명백히 하기로 했다. 종래 고의에 의한 책임무능력을 야기한 경우에만 원인에 있어서 자유로운 행위에 해당한다는 견해와 고의뿐만 아니라 과실에 의하여 책임무능력을 야기한 경우에도 원인에 있어서의 자유로운 행위에 해당한다는 견해의 대립이 있었는데, 다수설과 판례의 입장을 반영했다.

 
농아교육의 발달에 따라 농아자도 일반국민과 마찬가지로 사물을 변별하고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충분한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여 농아자에 대한 형의 필요적 감경 규정을 삭제했다. 종전과 같이 농아자라는 이유만으로 바로 형을 감경할 수는 없으며, 행위 당시에 책임능력 정도를 구체적으로 판단하여 처벌 및 감경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친고죄(고소 또는 고발이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범죄)의 경우 피해자에게 범죄를 고백한 경우에도 자수규정을 준용할 수 있도록 했다. 현행 형법 제52조 제2항에 의하면 반의사불벌죄(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처벌할 수 없는 죄)의 경우 피해자에게 자복하면 수사기관에 자수한 경우와 동일하게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는바, 친고죄의 경우에 고소권자나 고발권자에게 범죄를 고백하는 것도 수사기관이 아닌 자에게 범죄를 고백하는 점에서 반의사불벌죄의 경우와 동일하기 때문에 친고죄의 경우에도 자수규정을 준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공범규정의 개정= 이번 시안에는 정범 개념을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간접정범 규정 및 공범과 신분 규정을 해석상 이론의 여지가 없도록 명확하게 정비했다. 범죄의 가장 전형적인 형태가 정범임에도 그간 형법상 정범에 대한 직접적 규정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간접정범 규정도 그 법적성격 등에 관하여 학설상 대립의 여지가 많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공범규정의 개정으로 형법의 가장 전형적인 범죄유형인 정범을 형법전에 규정하게 되었고, 종래 학설의 대립이 있던 부분에 대해 통설의 입장에서 법률을 정비함으로서 향후 법률 해석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작량감경 규정의 구체화= 기존 형법에서는 작량감경 요건 등을 법률에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아 판사의 일방적 재량에 의한 감경이 가능했다. 특히 죄형법정주의에 따라 미리 정해놓은 형벌의 범위가 판사의 재량에 의해 좌우되어 법률효과를 불명확하게 할 뿐만 아니라, 유력 변호사 선임 여부 등에 따라 규정 적용 여부가 달라지기도 하는 등 ‘전관예우’를 부추긴다는 비판이 제기되어 왔다.

 
이에 시안은 특별법 등 법정형이 지나치게 높은 경우 감경이 불가피한 경우도 있다는 현실적 필요성을 고려하여 작량감경 규정을 존치하기로 했다. 다만, 표제를 ‘정상감경’으로 변경하고, 판사의 재량을 제한할 수 있도록 정상감경 사유를 구체화했다. 그 사유로는 △범행의 동기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는 경우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경우 △피고인의 노력에 의하여 피해자의 피해의 전부 또는 상당 부분이 회복된 경우 △피고인이 자백한 경우 △기타 이에 준하는 범행의 수단, 방법, 결과에 있어 특히 참작할만한 사유가 있는 경우이다.

 
시안대로 형법이 개정되면 이에 해당하지 아니한 사유로는 더 이상 정상감경을 할 수 없게 되고, 판사들로 하여금 판결문 작성시 정상감경 사유를 구체적으로 설시하도록 하여 자의적인 감경사례를 미연에 방지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형벌제도 정비= 형법에는 자격상실, 자격정지 등 형벌로 볼 수 없는 내용들이 형벌의 종류로 규정되어 있고, 실제로 활용되지 않는 형벌들도 있어 이를 존치할 필요성이 있는지 등에 대하여 체계적으로 재검토할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또한 선고유예 및 집행유예제도와 관련하여 종래 벌금형에 대한 집행유예 도입 여부 문제, 집행유예 부과시 부가명령의 다양화 등에 대한 논의가 있어 이에 대한 정비가 필요했다.


따라서 이번 시안에는 형벌 종류를 축소했다. 종래 9종류의 형벌을 사형, 징역, 벌금, 구류 등 4종류로 대폭 줄였다. 금고, 자격상실, 자격정지, 과료를 형벌의 종류에서 삭제하고, 몰수는 형벌의 종류에서 삭제하는 대신 기타의 제재수단으로 따로 규정을 마련했다.

 
집행유예·선고유예 제도도 정비했다. 형법상 징역형에 대한 집행유예가 인정되고 있어 그보다 가벼운 벌금형에 대해서도 집행유예를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의견에 따라 벌금형에 대해서도 집행유예 제도를 도입하되, 벌금형의 집행유예 선고시 보호관찰, 사회봉사명령, 수강명령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벌금형에 대한 집행유예가 가능하게 됨에 따라 선고유예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선고하는 경우에만 가능하도록 조정하였고, 보호관찰 이외에 사회봉사명령과 수강명령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피고인의 사회복귀를 촉진하기 위해 1년 이하의 징역형 선고시 집행유예기간 중에도 다시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신설했다.

◇신개념 보호감호제 도입= 대륙법계 국가에서 일반적으로 형벌은 ‘행위’에 대한 책임을 부과하는 것이므로 상습범이나 누범과 같은 ‘행위자’적 요소에 대해서는 형벌을 부과할 수 없고, 대신 보호감호를 부과하여 감호·교화의 대상으로 하여야 형법의 대원칙인 ‘책임주의 원칙’에 부합한다고 보고 있다.

 
대륙법계 형법을 계수한 우리나라의 경우도 다수의 학자들이 형법상 책임주의 원칙에 부합하도록 상습범이나 누범 가중 규정을 삭제하되, 새로운 개념의 보호감호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에 따라 개정시안은 보호감호 요건은 구사회보호법에 비해서 엄격하게 제한했다. 강도죄 이외의 재산범죄 모두를 대상범죄에서 제외시키고, 방화, 살인, 약취·유인, 강간 등 성폭력범죄, 강도와 이들 범죄들이 특별법에 의하여 가중처벌되는 경우로 한정했다.

 
또한 위와 같은 범죄를 범하더라도 3회 이상 징역 1년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고 형기 합계가 5년 이상인 자가 최종형의 전부 또는 일부의 집행을 받거나 면제를 받은 후 5년 이내에 다시 보호감호 대상범죄를 고의로 범하여 1년 이상의 징역을 선고할 때 보호감호가 선고되도록 요건을 강화했다.


또 보호감호를 선고받아 보호감호 집행을 마친 자라고 하더라도 출소한 후 5년 이내에 보호감호 대상범죄를 범하여 상습성이 인정이 되어야만 보호감호가 가능하게 된다.

 
보호감호 집행유예제도 도입된다. 보호감호 처분을 받은 자의 인권보장측면에서 징역형 집행 종료 6개월 전에 재범의 위험성 여부에 대해 다시 법원이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소위 ‘중간심사제도’를 도입했다.

 
종래 보호감호 요건으로서의 ‘재범의 위험성’을 판결선고시에 완벽하게 판단하는 것은 어렵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따라서, 이를 보완하기 위하여 징역형 집행 종료 6개월 전에 교정성적과 피고인의 반성 정도를 감안하여 ‘재범의 위험성’을 다시 판단하여 보호감호 필요성이 없는 경우 보호감호의 집행을 유예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새롭게 도입한 것이다.

 
개정시안과 같이 보호감호대상을 사회적 위험성이 극히 높은 범죄로 제한하고 사회친화적 처우를 확대하여 운용할 경우, 인권침해 소지를 최소화하면서도 사회안전망 구축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법무부는 형사법개정특별분과위원회에서 마련한 개정시안을 토대로 공청회 결과와 관계부처 협의 절차 등을 통하여 수렴한 각계의 의견을 종합하여 금년 말까지 형법 총칙 개정안을 확정한 후 이를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이상연 기자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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