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개사시험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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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개사시험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 법률저널
  • 승인 2002.10.30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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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실시된 제13회 공인중개사시험에서 문제지가 모자라는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문제지 부족 사태는 예년의 경우 평균 63% 수준이던 지원자 대비 응시자 비율을 감안 응시율을 95%로 예상하고 준비했는데 이번엔 고사장에 따라 최고 98%까지 높아졌기 때문에 이런 일이 빚어졌다고 시험을 주관한 산업인력공단측은 해명하고 있지만 국가시험 관리가 이처럼 허술하다니 아연할 뿐이다. 더군다나 고사장에 따라 시험시간이 다르고 문제지의 인쇄상태가 달랐다는 것은 시험의 공정성 측면에서 보통 문제가 아니다.

모든 시험이 그렇듯 고사장별로 결시자가 많을 수도 있고 지원자 전부가 응시할 수도 있는 것이다. 오히려 인쇄불량 훼손 등에 대비해 지원자보다 더 많은 문제지를 준비하는 것이 상식이다. 올해 26만여명이 지원해 '국민고시'라 할 정도로 사람들의 관심이 쏠린 국가시험을 준비하면서 이런 기본적인 일도 하지 못했다는 것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 올해 시험은 부동산중개업법 시행령이 개정돼 검정전문기관인 산업인력공단이 주관하게 된 첫 시험인 데다 최근 부동산투자 열기로 인해 지원자의 61% 이상이 대졸자이며 대학원졸 이상도 4%에 달하는 것으로 고학력자들이 대거 지원하는 등 중개사 열풍이 일고 있다는 점에서 시험관리가 더욱 철저하게 이루어졌어야 했다.

이처럼 출제 잘못, 문제 유출, 채점 착오 등으로 국가시험이 불신의 대상이 된 것은 비단 공인중개사시험뿐만이 아니다. 가장 권위가 있다는 사법시험만 해도 해마다 정답오류 시비가 되풀이되고 있고 관련소송도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대법원은 1999년 시험 중 4문제를 출제오류로 인정해 수백명의 추가합격자나 나올 전망이다. 예외 없이 올해 시험에서도 행정심판이 제기된 상태여서 사법시험을 주관하는 법무부는 '소송공포증'에 걸릴 지경이다.

경쟁이 치열한 국가시험은 커트라인 근처에 상당수 응시자가 몰려 있게 마련이다. 한두 문제 차로 당락이 뒤바뀌는 경우가 허다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시험관리에 조금이라도 허점이 있으면 불합격자는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이는 바로 국가의 신뢰 상실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국가시험의 권위는 공정성과 신뢰성에서 나온다. 여기에 문제가 생기면 시험의 존재이유가 없어진다. 때문에 출제와 비밀유지, 시험감독, 채점에 이르기까지 시험의 전과정이 공정해 문제가 없어야 한다. 국가의 동량지재(棟梁之材)를 뽑는 시험은 그 중요성에 비추어 더욱 철저한 관리가 요망된다.

내년도 사법고시와 행정고시 등 각종 국가고시 시험이 성큼 다가온 가운데 내년 시험에 대한 수험생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연 내년에는 시험문제에 대한 오류나 선택과목간의 출제범위, 난이도 등 형평성 논란이 없어질 것인가가 관심의 초점이다. 시험을 어떻게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관리하느냐가 최대 관건이다. 특히 사법시험에서 매년 선택과목간의 난이도 조정 문제가 간과할 수 없는 일이고 내년도 시험관리 업무 중 가장 중요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여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사법시험을 비롯한 국가고시를 주관하는 시험당국은 이번 중개사 시험처럼 허술한 시험관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타산지석으로 삼아 시험관리 준비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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