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리사 포기하고 사법시험 도전과 합격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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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리사 포기하고 사법시험 도전과 합격까지
  • 법률저널
  • 승인 2009.10.3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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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시험 단기 합격수기>


김상수 제51회 사법시험 제2차 합격.제40회 변리사 합격.KAIST 전산학과

“절대적인 게임은 시험당일에 있다”

 

1. 결심과 시작
07년 5월. 여느 때처럼 아침이면 어김없이 허겁지겁 뛰쳐나와 만차인 지하철에 몸을 실고 특허법인이 있는 서초로 향하였습니다. 변리사로서 일한지 1년 4개월 정도 지나니 특허사무에 한정되는 업무범위에 협소함을 느끼면서 마음속으로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고 변호사가 되어 할 수 있는 일의 범위를 확장할 수 없을까 하는 진지한 고민을 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국회에는 로스쿨 법이 계류 중인 상태여서, 그 통과 여부를 살피면서 어떻게 할 것인가 때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도통 몇 개월째 로스쿨 법이 통과되지 않고 있었으며 당시 정치적 상황도 차후 통과될 가능성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나아가 과거처럼 로스쿨 법이 다시 무산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 이르게 되자 저는 진로에 대해 사법시험을 도전하겠다는 마음을 굳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마음으로 07.6.30일자로 회사를 퇴직하였고 신림동에서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07.7.4일 갑자기 로스쿨법이 국회를 통과해버린 것입니다. 제가 회사를 나간지 일주일도 안돼서 로스쿨법이 통과된 것이었습니다. 왠지 부서사람들이 나의 퇴직을 두고 웅성거리는 거 같아 귀가 간지러웠습니다. 아 인생 희극이라더니,,, 혼자 너털웃음을 크게 지었습니다.


그래도 일단 시작하기로 한거니까 제대로 해보자, 앞으로 1차시험까지 시간이 촉박한 만큼 더 열심히 해야지, 하면서 마음을 다 잡고 책을 다시 펼쳤습니다.

 

벼락치기로 공부해 독학사 통과

 

2. 합격수기
저는 수험기간동안 다른 사람의 합격수기를 읽으면서 많은 도움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의 합격수기 못지않게, 수험단계단계마다 나보다 먼저 조금 더 일찍 시작해서 공부하는 선배들의 생각이나 선경험자로서의 관점이나 느낌을 듣는 것이 매순간순간 큰 도움이 됨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세세한 공부방법의 제시보다는 각 단계별로 전반적인 저의 경험을 소개하고 부족한 소견으로나마 그 당시 느꼈던 관점이나 조언을 드리는 형태로 합격수기를 기록코자 합니다.

 

3. 독학사
07년 6월. 아직 퇴직 전이었지만 법학전공 35학점을 갖추지 못한 저로서는 독학사 시험(07.6.10)을 보아야 했던 지라 회사에 급히 2주의 휴가를 신청하였습니다. 이는 그 기간동안 급하게 벼락치기로라도 독학사 시험에 응시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였으나 또한 로스쿨법이 혹시라도 그사이 통과되는지 살펴보기 위한 시간이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국회 사정이 여의치 않음이 분명해지자 마음을 다 잡아 시험 1주일 전에 사법시험으로 최종 결정을 내리고 독학사 공부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워낙 없는지라 할 수 있는 것은 신청한 헌I,민I,형I,형소에 대한 방통대 교재를 구입하여 미친 듯이 보는 것뿐이었습니다. 공부는 정말 급박하게 하였습니다. 하루종일 책을 보고 또 보았으며 마지막 이틀은 밤을 지새웠습니다. 다만 민법은 이미 변리사공부하면서 베이스가 있었던지라 부담이 덜하였으나, 나머지 과목들은 내용을 모르는 상태여서 그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하고 무조건 눈에 익히고 외우고 또 외웠던 거 같습니다. 공부하는동안 이게 통할까 걱정하면서 맘 깊은 곳에서 올해는 시험 못 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였는데, 다행히 헌I을 제외하고는 나머지과목들이 60점 후반 점수가 나와 독학사 2단계를 통과할 수 있었습니다.


독학사 3단계(07.8.26)에 이르러서도 전날 밤을 지새우며 공부하고 시험을 치게 되는데, 이는 또한 2008년 1차 시험으로도 이어져 전날 거의 밤을 지새고 치는 형태가 되어버립니다. 돌이켜 독학사는 논외로 하더라도 1차시험을 치기 위한 시간을 확보하고 통용되는 스케줄에 따라 공부를 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경험한 것이었습니다.


독학사 3단계에서는 민II, 헌II, 형II, 민소를 쳤는데, 7월부터 시작한 헌민형 1회독이 8월말에도 마쳐지지 않은 상태였던지라 결국은 또다시 방통대 교재를 구하여 시험 2주전부터 병행하여 읽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행히 기본서를 조금이라도 읽어서인지 점수는 안정적으로 나와 독학사 3단계를 통과할 수 있었습니다. 통과 이후 제가 이렇게 법학학점 35학점을 이수한 것이 신기하고 좋아서 최초 증명확인후에도 몇십번을 법무부 홈페이지에 들어가 법학과목 이수자격을 확인하면서 즐거워하였던 거 같습니다.


방통대 교재는 후사법의 경우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으나 기본삼법의 경우에는 그리 유용하다고 볼 수 없으며 시간이 있으시다면 기본서를 2~3회독한 다음 응시하는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기본서와 문제집 하나만 파도 가능

 

4. 1차 시험
07년 7월. 대부분 수험생들이 3월부터 들었던 기본강의를 이때부터 들으면서 기본삼법을 시작하였습니다. 민법은 지원림 저에 이태섭 강의를 들었고, 형법은 신호진 저와 그 강의를 들었으며, 헌법은 금동흠 저에 그 강의를 들었습니다. 헌법의 경우 정회철 저에 대한 최근 강의가 없는 상태이고 동 저 판례집을 따로 볼 시간적 여유가 없었으며 또한 금동흠 저는 판례가 통합하여 수록된 것을 보고 이를 선택하였습니다. 다만, 상기 헌법책은 1차 교재로는 무난하나 2차 공부를 전제로 볼 때 다른 책을 보는 것이 괜찮지 않나 싶습니다.


상기의 책들로 시작된 기본강의 및 기본서 1회독은 10월말이 되어서야 끝났습니다. 이는 7월부터 10월까지 기본강의만을 하루에 8-9시간씩 연달아 들으면서 진행한 것인데 시간이 급박했던만큼 복습을 하지 않고 계속 진행하였습니다. 기본강의를 테잎으로 들으면서 각 과마다 무슨 의미인지 알 것 같으면 마음속으로 한번되새기고는 바로 다음 과로 넘어가면서 강의를 이어 들었던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9월에 진모를 시작하고 있을때도 형법 기본강의를 듣고 있는 중이었으며, 10월 말이 다 되어서야 겨우 헌법 기본강의가 마무리되었습니다. 돌이켜보면 복습없이 이렇게 몰아쳤음에도 어느 정도 내용이 남을 수 있었던 것은 시간이 없음을 알고 긴장하면서 집중력있게 강의를 듣고 공부하였기 때문인 거 같습니다.


10월 말부터는 문제집을 700제로 풀기 시작하였습니다. 교재는 어느 것이든 중요치 않기 때문에 자신이 선택한 대로 따라 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종반에 이르면 공통적으로 책에 있는 중요한 거 하나 더 내 것으로 만들지 못해 문제를 틀리게 됨을 이미 변리사 시험 경험을 통해 알고 있던 지라 초,중반의 조금한 교재간의 차이를 가늠하면서 마음을 쓰는 것이 어리석다고 생각했는지 모르겠습니다.


12월 말에 이르러 드디어 문제집을 다 풀어보고 나니 이제야 전체적으로 좀 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던 와중 1월달 전국모의고사가 있었는데 시험이 임박했으니 이번에 꼭 쳐보라는 선배의 권유로 무작정 시험을 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충격적이게도 결과는 상위 50%에 해당하는 성적이 나왔습니다. 이에 개인적으로 큰 낙심을 하였고 남은 1달 반동안 어떻게 공부할지 답답해했었습니다. 그러나 일단 시험은 끝까지 가봐야 알 수 있다는 생각과 그동안 스스로 공부했던 내용에 대한 어느 정도의 자신감은 있었기 때문에 다시 굳건히 마음을 다 잡고 이유를 분석했습니다.


점수가 낮았던 가장 큰 이유는 8지선다형에 대한 적응연습이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최초로 쳐본 모의고사여서 8지선다형에 따른 시간배분 연습이 되지 않아 각 과목 당 뒤에 10문제 이상을 제대로 풀어보지도 못하고 답안지를 낼 수밖에 없었던 것이 가장 큰 폐인이었습니다. 따라서 이후 공부부터는 부족한 시간에도 틈틈이 지나간 모의고사를 구입하여 시간 맞추어 푸는 연습을 하여 8지선다형에 대한 적응력을 키우고자 했습니다.


또한 남은 기간 동안에 다시 기본서와 문제집의 회독수를 늘리면서 내용을 다지는 과정을 반복하였습니다. 촉박한 시간에도 책 읽는 속도가 잘 나지 않아 마음이 자주 불안했었으나, 기본서를 읽고 있으면 책의 흐름에 내 자신이 공명되는 상태에 있다는 느낌이 들면서 마음이 차분해짐을 경험하면서 안정을 찾았던 거 같습니다.


시험당일에 이르러서는 2시간정도밖에 눈을 붙일 수 없었는데 이는 당시 제 상태가 컨디션을 논할 때가 아니라 시간을 두고 책을 조금이라도 더 보면 한 문제라도 더 내 것으로 맞출 수 있는 상태였기 때문인지라 피곤해도 잠을 잘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당일 시험장에 갈 때 저는 헌,민,형 각 기본서 및 판례집을 모두 군대가방 및 작은 가방에 다 넣어가지고 갔습니다. 그리고 매 시간마다 기본서를 꺼내 읽었는데, 거의 독서실 이사 수준의 짐들을 보고 주위 사람들이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보는 것이 느껴졌으나 개의치 않고 책을 보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잠시 읽더라도 기본서를 읽고 있으면 그 흐름에 내가 공조되는 상태가 되고, 그러면 읽지 않은 다른 부분에도 뭔가가 연결되어 그 과목에 대한 자신과 안정감을 느끼게 되는바, 모두 들고 가서 이를 본 것이었습니다.


시험을 치를 때는 8지선다형에 따른 시간 배분을 계속 머릿속에 되새기면서 속도감을 갖고 임하였으며, 스스로 부족한 공부량을 알기 때문에 모르는 문제가 나왔을 때 매이지 않고 과감한 의사 결정을 통해 문제를 풀어나간 결과 헌,민,형 세 과목을 모두 제시간에 풀어낼 수 있었습니다.


시험이 끝나고 나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다행히 점수도 평균보다 7점 높아 험난했던 사법시험 1차의 관문을 통과하게 되었습니다. 변리사로서 민법의 기틀이 있었고 선택과목을 지적재산권법을 택하였기에 어느 정도 시간이 세이브될 것이라고 생각했었던 처음 기대와는 달리 민법은 새로 시작하는 것과 같았으며, 전체 공부량도 시험치고 나온 직후부터 1차 내용을 이어서 공부를 하더라도 한 1년은 더 공부할 양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 양이 방대한 거 같았습니다. 독학사부터 1차시험 칠 때까지의 모든 수험과정은 매순간이 고비고비의 연속이었습니다. 수명이 단축된 것 같은 이 과정을 다른 분께는 권하고 싶지 않는 마음입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이르러서 응시하게 되는 분이 계시다면, 각 과목의 기본서 하나와 문제집하나를 두고 그것만 파는 방법이 가능하지 않냐고 말씀드릴 뿐입니다.
 
 5. 2차시험(초시)-“쓸 수 있고 점수도 나쁘지 않다 도전하자”
1차시험후 일주일 정도의 휴식 후에 스터디 멤버들이 모였습니다. 이는 이번 초시를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를 하기 위해서였는데, 사람마다 초시에 임하는 자세가 명백히 달랐습니다. 저 같은 경우 이번에 빡세게 공부하겠지만 그렇다고 초시에 꼭 합격해야겠다는 생각은 배제하고 있었던 반면에, 선배 형은 이번 초시로 생동차 필합격하겠다는 결심을 하고 제대로 임하는 모습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나머지 분들은 그리 특별한 목적의식 없이 조금은 여유있게 공부를 하고자 하시고자 하는 것 같았습니다. 돌이켜볼 때, 혹시 저처럼 생각하실 분이 계신다면 선배형처럼 필합격 마인드로 나아가 도전할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그 때는 제가 시험장에서 뭔가를 써내려갈 수 있을까 자신이 없어 그 마인드를 가지지 못했지만 시험장에 들어가서는 막상 쓸 수 있음을 느끼면서 처음부터 필합격 마인드로 시험적합성에 맞게 대비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는 느낌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초시를 볼 때까지의 우리의 공부방법은 간단했습니다. 일단 후사법을 예비순환으로 들으면서 그 내용을 쫓아가되, 별도로 후사법 각 과목당 사례집을 하나씩 정해서 그것을 혼자서 독파하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기본3법은 각각 사례집을 정하여 스터디 멤버들끼리 일주일에 두 번씩 모여서 소목차를 잡고 의견을 나누어 보는 방식으로 공부하는 것이었습니다.


저같은 경우 민소법은 이시윤 저에 이창한 단문?사례로 공부했고, 상법은 김혁붕 저에 그 강의를 들었으며 사례집은 황의영 저를 보았습니다. 형소법은 이재상 교수 저에 이지민 강의를 들었고 이재상 교수 사례집을 보았으며, 행정법은 홍정선 저에 김기홍 강의를 들었습니다. 다만 홍정선 저는 초반 큰 틀 성립 및 나아가 답안지 현출에 있어서는 그리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예비 중에 느꼈으나 중간에 이를 멈출 수 없어 그대로 끝까지 진행하였습니다. 기본3법 사례집의 경우에는 민법은 김종률 저 민법연습으로 했으며 형법은 하태훈 저 형법사례연습을 보았습니다. 헌법은 개별적으로 공부하기로 하였는데 대부분이 정회철 저의 헌법연습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예비순환이 끝나고 나서부터는 후사법을 아직 잘 모른다는 생각에 후사법만을 사례집 중심으로 돌리고 기본3법은 뒷전에 두었습니다. 이는 기본3법은 뭐라도 써낼 수 있다는 생각에 너무 방치한 것이었고 짧은 1차 기간이었음을 잊었던 것이며, 특히 민법같은 경우는 2차민법의 수준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실수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어찌하여 초시를 보았는데 그 느낌은 후사법의 경우는 시험장에서 어떻게든 써낼 수 있다는 신기함과 어림짐작으로 맞게 써가는 거 같다는 자신감이 드는 것이었습니다. 반면 기본3법의 경우는 민법의 경우 실력과 사례해결능력 모두 부족해서 뭔가를 쓰면서도 자꾸 겉돌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고 형법은 그나마 제대로 쓰고 있는 거 같았으며 헌법은 사례집을 제대로 보지 않아서인지 겨우겨우 답안지에 맘 가는대로 써내려갔다는 생각만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나온 결과는 민법, 행정법 과락이었습니다. 저는 스스로 형법 말고는 전부 다 과락이 나올 것이라 생각했었습니다. 이는 학원에서의 모범 답안을 비교하여 내가 쓴 내용을 살펴볼 때 구멍이 너무 많이 나 있는 것을 알았고, 답안지의 형식에 있어서도 후사법의 학설, 판례를 기억해서 써낼 수 있을까하는 마음에 그것에 주로 신경을 쓰다가 사안의 포섭을 부족하게 한 면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시험 직후 초시 문제지에 스스로 파란색으로 예상점수를 매겨 적어두었는데 최대최소로 매긴 점수란에 대부분 최대는 40초반이었고 최소는 거의 다 25,30으로 기재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그게 아니었습니다. 개별적 점수는 정확히 생각나지는 않지만, 과락 안 받은 과목은 한과목이 40초반이었고 나머지들은 40중반에서 50초반에 위치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비록 민법점수가 너무 낮아서 총점이 컷이랑 15점 이상이나 차이가 났지만 결과는 예상치 못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같이 공부한 선배 형은 컷을 훌쩍 넘겨 고득점을 하였음에도 행정법이 과락이 나오는 바람에 생동차의 기쁨을 놓치는 것을 보게 되면서, 아, 주위사람에게 생동차를 절대 도전하라고 꼭 말해줘야겠다는 생각을 확고히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생동차의 가능성은 결국, 어디서 들어서 어느 정도는 풍월을 읖을 수 있는 정도의 후사법 내용에 대한 기억과 자기만의 논리일지라도 말이되게 일관성있게 써내려 가는 능력 및 나아가 전반적인 밸런스 유지에 있지 않나라고 봅니다. 초시기간 동안 사례집 중심으로 하여 기본서 내용을 열심히 익힌다면 처음 요건은 어느정도 갖추어질 것이라고 보며, 두 번째 요건은 자신감에서 많은 부분이 좌우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리고 제일 어려운 것이 세 번째 요건인데 보통 초시들에게도 고득점과목이 있기 마련이나 또한 저득점 과목도 항상 있기 마련인거 같습니다. 이러한 균형감각은 재시경험이 있는 선배의 도움을 얻는 것이 중요하며, 스스로도 각 과목에 대해 자신의 강약을 살피면서 약한 부분을 주의적으로 더 신경쓰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초시때 후사법을 잘 모르는 것은 당연하나 다만 그 모르는 정도가 4과목 모두 비슷하다면 어느 정도의 균형을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으며 기본서를 통한 빡센 내용습득과 사례집을 통한 주요문제에 대한 반복연습을 하였을 때 충분히 초시에서도 2차합격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봅니다. 물론 후사법 중 특출나게 자신있는 과목이 더 있으면 더 플러스가 될 것이며, 기본3법에 있어서 사례집을 통한 감각을 잊지 않는 것도 역시 중요할 것입니다. 초시, “쓸 수 있고 점수도 나쁘지 않다 도전하자”
 
6. 2차시험(재시)- “그때 알고있는 것을 지금도 알았더라면”

돌이켜보면 재시때는 여유가 있었습니다. 1차의 급박함도 초시때의 도전적이고 급진적인 모습도 필요치 않았으며 시험을 칠때까지 시간도 많이 주어진 편이었으므로 재시공부하는 과정은 대체로 평탄했고 성적에 있어서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순환을 쫓아가면서 학원에서 받는 점수에 일희일비하였는데 최고점수를 받을 때 혼자 우쭐해하기도 하다가 생각한 거 만큼 점수가 안 나올때는 실제시험에서도 이럴수 있게다는 생각에 마음이 착 가라앉기도 하였으며, 스스로의 글씨에 시험시간 초과 작성에 답답해 할때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순환이 진행될수록 분명 실력이 는다는 것이고 또한 답안지 작성도 더 원활해진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공부할 때 항상 지금 내가 있는 단계보다 더 높은 단계가 있음을 스스로 인식하는 형태로 임하였습니다. 스스로 잘되는 거 같아도 더 높은 단계가 있음을 생각하고 어떤 것이 그러한 형태가 될까 생각하면서 모법답안외에도 다른 사람들의 작성방법을 살펴보고 출제된 문제에 대한 접근 방법에 대해 의견을 나누면서 많은 부분을 배우고 또한 새롭고 괜찮은 도전을 받게 되는 형태가 되어 실력을 쌓아갈 수 있었던 같습니다.


보통 순환이 지나 시험일에 가까워질수록 실력은 늘더라도 많은 부분이 함께 잊혀지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여기서 잊혀짐은 본지 오래돼서 생각하지 않아도 바로 쓸 수 있는 정도에 이르지 못하는 기억상태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2차생들의 기억이라는 것은 수험기간을 두고 파동 곡선처럼 계속하여 위아래로 요동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일정이상의 공부량에 갖춘 경우에는 더이상 오래 공부함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파동의 제일 꼭대기점의 상태를 시험치는 날의 상태로 만드는가가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순환은 진행되면서 그 파동의 간격이 자연스럽게 좁여지는데, 최종적으로는 각자 5-2, 4-2-1 등 자신만의 스케줄에 맞추어 시험당일에 그러한 최상의 상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따라서 2순환때 많이 알았다고 자만할 것이 없으며 그때 잘 모른다고 자괴할 필요도 없는 것입니다. 절대적인 게임은 시험당일에 있다는 것입니다. 모든 순환 공부의 흐름과 계획은 시험당일을 기준으로 세팅되어야 하고 이를 기초로 겸허한 형태로 공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같은 맥락에서 좀더 살펴보면, 2차시험 치는 시점을 중심으로 거꾸로 살펴볼 때 시험 치기 전 일주일 전부터 시험 치는 4일동안의 공부는 아이러니컬하게도 2,3순환의 공부를 무색하게 하는 형태로 진행됨을 알 수 있습니다. 벼락치기 같은 형태라고도 보여질 수도 있고 또는 막판 찍기로 공부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나아가 저는 시험장에서 자신이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내용을 부실하게 써내려가고 있음을 경험하면서 낙심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런 부분들을 감안해볼 때 2,3순환의 공부방법은 그 당시 조금더 나은 점수를 받는데 연연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 점수 이상인 경우라면 각 내용을 압축 정리하고 빠르게 다시 볼수 있는 완전한 단권화 과정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지금 잘하니깐 아니깐 다 쓸수 있으니까 하고 모르는 부분에만 힘을 쏟으신다면 시험에 가까워올수록, 나아가 시험장에서 그 알았다고 생각했던 부분에 대해 답안지를 작성하면서 “그때 알았던 것을 지금도 알았더라면” 하면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답안을 작성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각 과목의 시험전날에, 답안지에 쓰고 싶은 것을 빠르게 스쳐 볼 수 있게, 공부할 수 있게 완전 단권화하고 이를 독파할 실력을 갖추는 것 이것이 2차시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하며 이를 항상 마음속에 두고서 순환을 따라가는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이하에서는 7법에 대해 교재, 강의 및 간단히 순환을 돌면서 느꼈던 모습들을 언급하고자 합니다.


민법- 교안, 윤동환보충교재, 윤동환 강의
노재호 판사의 강의를 1순환때 맞춰 들었는데 개인적으로 민법은 수학문제와 같다는 말씀에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그동안 인문과목이라 두루뭉실한 답안작성을 먼저 생각했었던 모습에서 수학의 논리일관성 및 명확한 답의 존재를 기초로 민법에 대한 눈을 새로 가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또한 노재호 판사의 legal mind뿐아니라 민법의 고차원적인 단계와 명확성에 스스로의 실력부족을 절실히 느끼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그 후 2,3순환에서 윤동환 강사의 성실한 강의와 꼼꼼한 정리를 통해 중요 논점을 커버하게 되고 교안을 반복 정리하게 되면서 민법 문제에 대한 자신감을 얻게 되었습니다.


형법- 이재상 저 더 형법, 이케바
형법은 바로 시험반을 중심으로 순환을 들었는데 이재상 강사의 문제를 풀어보면서 중요한 논점들을 대부분 커버하였으나, 이번 2차 시험을 통해 그것만으로 조금 부족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주로 특A급에만 한정되었던 전 시험과는 달리 형법 전반의 문제 풀이 능력을 갖출 수 있는 것을 묻는 형태로 출제되었는데, 혹시 기회가 된다면 다른 문제를 풀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헌법- 정회철 저 헌법연습 단문, 사례
1차때 금동흠 저로 공부하였기에 2차 헌법에서 정회철로 갈아타는 수고가 있었으나 생각했던 것보단 부담이 되지 않아 다행이었습니다. 사례집을 풀어가면서 처음에는 문제전체가 한눈에 파악되지 않는 것 같아 불안했었지만 순환이 진행될수록 익숙해지고 전체를 볼수 있는 눈이 생기는 거 같아 자신감을 가지게 된 거 같습니다. 이번 시험에서도 정회철 교재가 막강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민소법- 예비와 동일
변리사 시험을 통해 민소에 대해서 어느정도 자신감을 갖고 있었던 지라 편하게 접근할 수 있었고, 이창한 강사의 강의 및 그 교재의 꼼꼼함이 저랑 잘 맞았던지라 공부하기가 수월했던 거 같습니다.


형소법- 예비와 동일
형소법의 경우 이재상 교수 저 사례집이 부족하지 않을까 고민했으나 형소법의 전반적인 흐름이 잡힌 후에는 상기 사례집이 중요한 내용을 포섭하기에 충분함을 느꼈으며, 이지민의 보완 프린트물을 더 할때 형소법에 힘을 실을 수 있었습니다. 3순환때 신의철 강사의 문제설명도 들었는데 정리되어 확고히 전달하는 능력이 뛰어남을 느꼈습니다.


상법- 예비와 동일, 김혁붕 저 사례집
입문 단계에서 김혁붕 강의를 예비로 들었던 바, 1순환때는 반복하지 않았습니다. 사례집은 황의영 저를 중심으로 보았는데 문제는 어려운 편이나 내용면에서 충실하여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다만 김혁붕 저 교재와 학설, 판례가 차이가 나는 부분은 외우기 쉬운쪽으로 통일해서 정리하여 단권화하였습니다. 나중에 김혁붕 저 사례집은 황의영 저에 없는 내용들만 간단히 살펴보는 것으로 보았습니다.


행정법- 예비와 동일, 조현 암기장 및 종합문제집, 김연태 사례집
예비단계를 통해 가장 정리가 안되었던 과목이 홍정선 저로 공부한 행정법이었던지라, 1순환때는 조현의 기본강의를 시험삼아 시도하였는데 강의스타일은 저랑 맞지 않았으나 강의 컨텐츠는 추천하고 싶을 정도로 괜찮은 것이어서 끝까지 듣고 공부하였습니다. 이후 3순환때 김기홍 강사의 시험반을 들었는데 분명히 새롭게 보이는 내용, 다르게 표현하는 부분이 꽤 되었으나 어느 정도 베이스를 가진 후에 듣는 것이라 나름대로 정리할 수 있었던 거 같습니다.

 

7. 마치며
03년 변리사 시험을 치고 나서 내 인생에 더 이상의 고시는 없다고 결심하였는데, 시간이 흘러 기억이 흐릿해지니 이렇게 사법시험까지 도전하게 된 거 같습니다. 기간이 짧아 1차 시험을 칠 때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으나 이를 다 이겨내게 하셨으며, 2차 재시를 대비할 때 제게 여유를 가지고 공부할 수 있게 해주신 것은 모두 하나님으로부터 말미암은 것임을 고백합니다. 그 분께 전심으로 감사드리며 합격의 영광을 돌립니다.


항상 저의 건강을 걱정하시는 부모님께 감사드리며, 합격을 기뻐하시는 모습에 아들도 무한 기쁨을 느낍니다. 부디 오랫동안 건강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공부하는 동안 뛰어난 실력으로 부족한 후배를 잘 이끌어주신 박상한 변리사에게 감사한다는 말을 드리고 싶습니다. 직접 얼굴보고 말씀드리지 못하는 어색함을 이해해주시리라 믿으며, 올해 형이랑 함께 합격하게 되어 너무 기쁩니다. 합격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시험 친 이후에 마음 편하게 쉴 수 있게 해준 그 사람에게도 고마움을 표현하고 싶습니다. 또한 사법시험을 준비했던 변리사 동기들이랑 과고 친구들과 함께 이 합격의 기쁨을 나누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부족한 수기이지만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부디 여러분 각자가 자신의 공부방법을 찾으시고 열심히 공부하시어 꼭 원하는 결과를 이루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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