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시험 세밀하고 공정한 채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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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시험 세밀하고 공정한 채점을
  • 이상연
  • 승인 2002.07.10 15: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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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법시험과 행정·지방고시 2차시험이 각각 지난달 28일, 지난 6일에 끝났다. 올해 2차수험생들은 무더위와의 전쟁이외에 월드컵의 유혹을 넘어야하는 난중지난(難中之難)의 상황에서 치렀다. 수험생들은 시험기간 내내 흥분과 열정으로 온 나라를 달궜던 월드컵 유혹을 이겨야 했고, 월드컵의 흥분이나 흐트러짐과는 담을 쌓고, 더 큰 꿈을 이루어내기 위해 지금까지 수많은 장애물을 넘고 오르지 합격을 향한 용맹정진의 모습으로 시험 마지막 날까지 간단없이 달려왔기에 그 어느 때보다 이번 2차시험 채점에 대한 수험생들의 관심이 매우 높을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에 따르면 사법시험의 경우 지난 7월 2, 3일 양일간에 걸쳐 가채점 및 채점기준표 작성이 완료되었고, 오는 12일부터 11월 하순까지 채점 일정이 잡혀있다. 관련 수험생들이 채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만큼 채점위원들은 채점과정의 핵심 공정(工程)이라고 할 수 있는 정교함과 세밀함은 물론 공정성에서 한치의 어긋남이 있어서도 안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특히 2차 응시자의 증가로 인한 과중한 채점 부담은 자칫 채점 소홀로 이어져 과연 공정한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 우려하는 수험생들이 많다는 점, 채점과정에나 완료 후에도 수험생들 사이에선 채점에 관한 잡음이 끊이지 않았고, 채점의 공정성에 대한 논란도 있어왔기 때문에 공정성을 담보하는 여러 장치가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던 터였다.


  다행히도 법무부가 채점 위원간 편차를 줄이고 채점의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가채점제도'를 도입했다는 것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가채점 제도는 과목별 수험생들의 답안지 일정 분(分)을 무작위로 추출, 각 채점위원들에게 제공해 채점하도록 한 뒤 논점별 배점과 채점 기준을 정한 표준채점표를 만들어 모든 수험생의 답안지 채점에 적용하는 방식이다. 채점위원이 수 천명의 답안지를 채점하면서 채점기준이 들쭉날쭉하거나 채점위원이 재량을 넘어 채점을 해 상대적으로 피해를 보는 수험생들을 최소화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진일보한 채점 방식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채점표가 마련됐다고 해서 채점의 공정성이 담보되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채점을 맡은 채점위원으로서 채점 원칙과 공정성에 근거한 양식이다. 채점위원들의 채점 작업이 정교하고 엄밀하지 못하다면 선의의 피해자가 나올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다. 따라서 채점위원은 재량의 범위를 일탈해 자의적인 채점으로 흐르지 않도록 객관적인 채점표에 충실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국가의 동량지재(棟梁之材)를 뽑는 시험은 그 중요성에 비추어 더더욱 철저하고 공정한 채점이 요망된다. 특히 사법시험의 경우 법률과목의 특성상 채점에 대한 시비가 더욱 많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양한 해석과 답안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채점위원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각별히 요구된다 할 것이다.


  법무부도 가채점 제도의 도입에 그칠 것이 아니라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 장기적으로 볼 때 2차시험 응시자가 더욱 늘어날 경우 현행 채점방식으론 한계점이 있다. 이미 본란을 통해서나 여론조사에서 공론화된 분할채점제도를 비롯한 다양한 제도 마련을 위한 다각적인 연구, 검토가 시급하다. 이제 더 이상 머뭇거릴 여유도 이유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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