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청소년보호법 제8조 제1항 合憲결정
상태바
구 청소년보호법 제8조 제1항 合憲결정
  • 법률저널
  • 승인 2001.09.29 12: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00. 6.29. 99헌가16

 

1. 사건의 개요
  한국공연예술진흥협의회는 청소년보호법 제8조 제1항에 의거 새영상물(CD-ROM)인 '스타크래프트(STARCRAFT)'를 그 폭력성을 이유로 청소년유해매체물로 결정하였고, 청소년보호위원회는 동법 제22조 제1항에 따라 1998. 5. 16. 위 영상물을 청소년유해매체물로 고시하였고, 당해 사건의 피고인 박영광은 서울 관악구 신림9동 소재 건물 2층을 임차하여 컴퓨터 19대를 갖추고 매직인터넷게임방이란 상호로 피씨게임방을 운영하는 자로서 1999. 1. 15. 14:30경 위 업소에서 금 1,500원을 받고 17세의 청소년으로 하여금 1시간 동안 위 '스타크래프트' 피씨게임을 하게 하는 등 영리를 목적으로 청소년에게 청소년유해매체물을 이용하게 한 혐의로 서울지방법원에 기소(동 법원 99고단6288)되었던 바 서울지방법원은 청소년보호법 제8조, 제12조 등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하여 직권으로 1999. 11. 17.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였다.


2. 심판의 대상
  제청법원은 청소년보호법(1999. 2. 5. 법률 제581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법"이라 한다) 제2조 제3호 가목, 제8조, 제12조에 대하여 제청하였다. 그러나 법 제2조 제3호 가목은 청소년유해매체물의 정의규정에 불과하고, 법 제12조는 유해매체물의 자율규제에 관한 조항이며, 법 제8조 제2항 내지 제4항은 청소년유해매체물의 심의·결정에 관한 부수적인 절차와 방법 등을 정한 것으로서, 매체물의 청소년에 대한 유해 여부를 청소년보호위원회 등이 결정하도록 한 것이 위헌인지가 문제되는 당해사건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으므로 직권으로 법 제8조 제1항만을 심판대상으로 삼기로 한다.


법 제8조【청소년유해매체물의 심의·결정】① 제27조의 규정에 의한 청소년보호위원회(이하 "청소년보호위원회"라 한다)는 제7조의 규정에 의한 매체물의 청소년에 대한 유해여부를 심의하여 청소년에게 유해하다고 인정되는 매체물에 대하여는 청소년유해매체물로 결정하여야 한다. 다만, 이 법 또는 다른 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당해 매체물의 윤리성·건전성의 심의를 할 수 있는 기관(이하 "각 심의기관"이라 한다)이 있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3. 판단

가. 죄형법정주의의 위반여부

(1) 형벌법규는 원칙적으로 형식적인 의미의 법률의 형태로 제정되어야 하고 예외적으로 법규명령 등에 위임을 허용한다 하더라도 그 위임은 특히 긴급한 필요가 있거나 미리 법률로써 자세히 정할 수 없는 부득이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정되어야 하며, 그 경우에도 법률에서 범죄의 구성요건은 처벌대상인 행위가 어떠한 행위일 것이라고 이를 예측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으로 정하고 형벌의 종류 및 그 상한과 폭을 명백히 규정하여야 한다(헌재 1991. 7. 8. 91헌가4, 판례집 3, 336, 341). 또 형벌법규는 법률이 처벌하고자 하는 행위가 무엇이며 그에 대한 형벌이 어떠한 것인지를 누구나 예견할 수 있고 그에 따라 행위를 결정할 수 있도록 구성요건을 명확하게 규정하여야 한다(헌재 1998. 3. 26. 96헌가20, 판례집 10-1, 213, 220).

  그런데 법 제17조 제1항은 청소년에 대한 청소년유해매체물의 판매 대여 배포나 시청 관람 이용의 제공을 금지하고 있고 법 제50조 제1호는 위의 금지를 위반한 자에 대하여 형사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청소년유해매체물은 결과적으로 범죄의 구성요건의 일부를 이루게 되나, 이 사건 법률조항은 이러한 범죄의 구성요건의 일부가 되는 청소년유해매체물의 결정을 행정기관인 청소년보호위원회 등에게 위임하고 있어 동 규정이 위의 형벌규정의 위임의 한계 및 명확성의 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문제될 수 있다.

(2) 매체물은 그 종류와 형태가 다양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상품이 제조 유통되고 있으며 각 매체물의 내용도 천차만별이다. 이러한 매체물 중 청소년에게 유해한 것을 적시하여 청소년에 대한 판매 대여 등을 제한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각 매체물의 내용을 실제로 확인하여 개별적으로 유해성 여부를 판단할 수밖에 없는데 그때마다 법을 개정하여 직접 개별 매체물을 규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고 법의 개정에 소요되는 시일로 인하여 규제의 실효성도 기할 수 없게 될 것이고, 같은 이유로 하위법령에서 이를 규정하는 것 역시 곤란할 것이다.
그러므로 청소년유해매체물이 결과적으로 범죄의 구성요건의 일부를 이루게 되더라도,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직접 청소년유해매체물의 범위를 확정하지 아니하고 행정기관(청소년보호위원회 등)에 위임하여 그 행정기관으로 하여금 청소년유해매체물을 확정하도록 하는 것은 부득이하다고 할 것이다.

(3) '청소년유해매체물'은 청소년에게 유해한 매체물을 가리킨다. 청소년의 범위는 18세 미만인 자(법 제2조 제1호)로, 매체물은 음반 및 비디오물, 전자유기기구기판, 오락적 관람물 등(법 제2조 제2호 및 제7조)으로 확정적으로 규정되어 있으므로 결국 문제가 되는 것은 매체물의 청소년에 대한 '유해성' 여부라고 할 것이며, 법에서 청소년보호위원회 등에게 위임한 사항도 바로 '유해성' 여부에 관한 판단이다.

  이와 관련하여 법 제10조 제1항은 청소년보호위원회 등에서 매체물의 청소년에 대한 유해성 여부를 심의함에 있어서 청소년에게 성적인 욕구를 자극하는 선정적인 것이거나 음란한 것(제1호), 청소년에게 포악성이나 범죄의 충동을 일으킬 수 있는 것(제2호), 성폭력을 포함한 각종 형태의 폭력행사와 약물의 남용을 자극하거나 미화하는 것(제3호), 청소년의 건전한 인격과 시민의식의 형성을 저해하는 반사회적·비윤리적인 것(제4호), 기타 청소년의 정신적·신체적 건강에 명백히 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것(제5호)은 청소년유해매체물로 결정하여야 하도록 하고 있다. 이들 기준에 비추어 볼 때 어떠한 매체물이 청소년보호위원회 등에 의하여 청소년유해매체물로 결정 확인될지 그 대강을 예측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한편 법 제22조는 청소년보호위원회는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청소년유해매체물로 결정 확인한 매체물을 고시할 수 있도록 하고 각 심의기관도 청소년유해매체물의 고시를 청소년보호위원회에 요청할 수 있도록 하되 고시에 필요한 사항은 문화체육부령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으며, 법시행령 제5조 제1항 및 법시행규칙 제3조는 청소년유해매체물의 결정이 있는 경우에는 의무적으로 그 사실을 당해 매체물에 대한 청소년유해 표시의무자 및 포장의무자에게 통보하고 관보에 고시하도록 하고 있다. 또 법 제21조는 청소년보호위원회 등은 의무적으로 소관 청소년유해매체물의 목록을 작성하고 그 중 청소년보호위원회는 이들 목록을 종합한 청소년유해매체물목록표를 작성하여 이를 관련 중앙행정기관, 청소년 지도 단속기관, 기타 관련단체에 통보하도록 하고 필요한 경우에는 매체물의 유통을 업으로 하는 개인 법인 단체에도 통보할 수 있도록 하되 목록표 작성에 필요한 사항은 문화체육부령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으며, 법시행규칙 제7조는 청소년보호위원회로 하여금 청소년유해매체물목록표를 주간 월간 연간단위로 작성하도록 하고 있다. 처벌의 대상행위가 무엇인지는 이러한 절차적 규율을 통하여 보다 명확하여 지게 된다.

(4)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이 형벌법규의 위임의 한계를 벗어났다거나 불명확하여 죄형법정주의에 위반된다고는 할 수 없다.

나.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의 침해 여부
  헌법 제27조 제1항은“모든 국민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하여 법률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라 함은 법관이 사실을 확정하고 법률을 해석·적용하는 재판을 받을 권리를 뜻한다(헌재 1995. 9. 28. 92헌가11등, 판례집 7-2, 264, 278).
 

그런데 이 사건 법률조항은 범죄의 구성요건의 일부인 청소년유해매체물의 결정을 행정기관인 청소년보호위원회 등에 위임하고 있어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규정하고 있는 헌법 제27조 제1항에 위반되는 것이 아닌지 문제될 수 있으나, 청소년보호위원회 등의 결정이 이 사건 법률조항에 따라 그 위임의 범위 내에서 행하여지는 이상 그것은 법률상 구성요건의 내용을 일부 보충하는 것에 불과하므로 이를 토대로 재판이 행하여진다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사실확정과 법률의 해석·적용에 관한 법관의 고유권한이 박탈된 것이라 할 수 없으며, 더욱이 법관은 청소년보호위원회 등의 결정이 적법하게 이루어진 것인지에 관하여 독자적으로 판단하여 이를 기초로 재판할 수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청소년유해매체물의 결정권한을 청소년보호위원회 등에 부여하고 있다는 점만으로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 볼 수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청소년보호법(1999. 2. 5. 법률 제581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 제1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