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사 수석 합격기]"의문을 가졌던 버릇이 암초 같았지만 결국 수석으로..."
상태바
[법무사 수석 합격기]"의문을 가졌던 버릇이 암초 같았지만 결국 수석으로..."
  • 법률저널
  • 승인 2008.12.12 14: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윤준성 제14회 법무사 수석 합격·고려대 법대 졸업

 

Ⅰ. 법무사 시험 준비 전의 저의 모습

 

학교 졸업 후 신림동에서 사시를 준비했었습니다. 몇 차례 실패와 방황을 겪으면서 시간도 많이 흘렀습니다.


2004년 12월 하순경 암으로 투병생활 하시던 아버님께서 끝내 세상을 등지셨습니다. 장남으로서 아버님께 너무도 죄송스러워 지나간 시간들이 참 많이 후회스럽기도 했습니다.


위중하신 상태에서 결혼을 서둘렀는데 아버님이 보시지는 못하고 가셨습니다.


2005년 1월 결혼식을 올리고 가장이 되었습니다. 아내와 상의하여 법무사 시험을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아내에게 부담 줄까봐 공부는 집에서 했으나 잘 안되더군요. 그해 법무사 1차 시험에 떨어지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땄습니다.


2006년 1월에 아기가 태어났습니다. 공인중개사일과 법무사 공부를 병행해 보고자 시도해 보았으나 여의치 않더군요.
그렇게 3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고 저는 그냥 그대로였습니다. 너무 부끄러웠지만 용기를 내서 아내에게 학원을 다녀봤으면...하고 말을 꺼냈습니다. 아내는 의외로 흔쾌히 승낙해주었고, 저의 법무사 수험생활은 2006년 10월 중순경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Ⅱ. 2007년 제13회 법무사 1차 합격하기까지...

 

당시 학원 강의는 종합반 1순환강의 중 민법, 헌법, 상법이 끝난 상태였고 저는 부동산등기법강의를 단과로 시작했습니다. 수업은 한 30명 남짓 들었는데, 이상한 것이 다른 수강생들 간에는 이미 친분이 있는지 인사도하고 얘기도 나누고... 등기법 강의 내내 그게 참 부럽더군요. 처음에는 필요한 강의만 골라서 들어보려고 했으나, 아무래도 혼자서 보내는 시간에 자신이 없어 아내에게 또 한 번 부담 주는 얘기를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내는 이번에도 흔쾌히 승낙해 주었습니다. 그래서 11월에 바로 1차 종합반으로 등록을 했습니다.


얼마 후 학원에서 스터디팀을 만들어 주더군요. 스터디에서 참으로 감사한 인연을 얻게 되었습니다. 당시 팀장을 맡았던 분과 같은 팀원이던 형님과 1차는 물론 2차시험 볼 때 까지 울고 웃으며 함께 시간을 보냈고 또 모두 합격이라는 큰 기쁨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학원 생활은 시작되었고, 저의 하루 일과는 강의 듣고 스터디하고 독서실에서 공부하고... 2차 시험보기 전까지 계속해서 되풀이 되었습니다. 1차 준비 할 때는 아내와 부평에 살고 있었기에 아침 저녁으로 한 시간 남짓씩 왔다 갔다 해야 했습니다. 강의가 아침 9시부터 시작이어서 7시 20분쯤 일어났고, 저녁엔 지하철 막차가 신도림에서 23시40분경이어서 독서실에서는 22시50분 쯤에는 나서야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같은 시간에 가장 효율적인 공부 방법은 강의 듣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강의는 거의 빠지지 않고 들었습니다. 어쩌다 술 마시는 날이 있어도 강의만큼은 빠지지 않고 들어가려고 노력했습니다. 스터디도 팀장님이 그날 강의를 요약정리 해주는 강의식 스터디여서 빼먹지 않고 참석했습니다.

 

“수업, 스티디 그리고 정리와 반복”

 

제가 1차 공부한 방법을 간략하게 소개하겠습니다.

 

팀장님 건의로 스탑워치로 하루 공부시간을 체크해 보았습니다. 강의 듣고 스터디하고 밥 먹고 잠깐씩 쉬고... 그 시간들 다 빼니 실제로 독서실에 앉아서 공부하는 시간은 하루에 평균 4시간 정도가 되더군요. 그 시간에 그날 진도를 복습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더구나 저는 책 읽는 속도가 너무 느려 한 시간 평균 10페이지를 넘기질 못했으니까요. 기본서로 복습하기에는 너무나 역부족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다른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기본서는 강의시간에 집중해서 보고 독서실에서는 매일 아침마다 시험봤던 문제들의 오답노트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강의시간에 이해가 어려웠던 부분들 체크해서 기본서 찾아보고, 틀린 문제든 맞은 문제든 정리가 필요한 지문들을 작은 노트에 하나씩 정리해보는 방법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물론 이 방법도 시간이 많이 걸려 그날 그날 강의 진도를 맞추지는 못하더군요. 어쨌든 그렇게 하는데 까지 정리해보고 강의가 다음 과목으로 넘어가면 지난 과목 정리 못한 부분은 포기하고 다음 순환으로 미뤘습니다. 다음 순환에서 기존에 정리했던 부분들을 빠른 시간에 복습하고 이어서 정리하는 방법으로... 이것은 제가 1차뿐만 아니라 2차 준비할 때도 동일하게 했던 방법이었습니다. 법학공부에서 가장 기본은 이해이고 가장 효과적인 공부 방법은 정리와 반복이 아닐까 싶습니다.


각 과목별로 매일 아침에 봤던 시험문제들과 강의 끝나면서 보는 전범위 모의고사 문제를 버리지 않고 모아서 다시 풀어 보았습니다. 짧은 시간에 전범위를 복습하는 데는 좋은 방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보았던 지문들이라 낯설지 않고 기억을 되살리기에 효과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법무사 1차 시험에서 기출문제의 중요성은 수험생 모두가 알고 있을 것입니다. 1차 시험 보기 전에 법무사 기출문제는 적어도 5회 이상 보았습니다. 그중 3회 정도는 실전 시험보듯이 시간을 정해서 팀원 분들과 같이 풀었구요. 법무사 기출문제 외에도 법원행시, 법원 공무원시험 기출문제, 각 학원 모의고사 문제를 모두 풀어보았습니다. 그렇게 마지막 2달은 시험만 보았네요. 물론 강의 들으면서요. 어느 강의가 없던 하루는 아침 9시부터 밤 11시까지 100분씩 끊어서 총 1000문제 가까이 풀어본 적도 있었습니다. 그 이틀 후에 학원 마지막 모의고사였는데 성적이 놀랄 정도로 좋아지더군요.


그렇게 수업과 스터디, 정리, 시험, 시험, 시험... 그리고 1차 시험에 합격하였습니다. 13회 1차 커트라인이 77점이었고 저는 89.5점을 받았습니다.

 

Ⅲ. 2차 시험에 합격하기까지...

 

“어설픈 이해와 정리만으로 답안지 못 채워”

 

1. 동차 경험
1차 시험 성적이 안정권이어서 바로 학원에서 개설한 동차반 강의를 끊었습니다. 1차 시험 본 일주일 후였습니다.
민법의 경우, 강의 내용이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모의고사를 치른 후 스스로에게 크게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문제가 어려운 것도 아니었고 답도 알고 있는데 답안지에 어떻게 써야하는 지를 모르겠더군요. 한 시간 내내 어떻게 써야하나 고민만 하다 결국 답안지를 내지도 못했습니다. 사례문제로 치른 6번의 모의고사에서 단 한 번도 답안지를 내지 못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배운 것이 있다면 펜대를 잡은 이상 과감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답이 틀릴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는 것도 느꼈습니다.


민사소송법과 형사소송법은 공부해 본 지가 너무 오래라 강의내용도 다 소화하지 못했습니다. 강의 듣고 스터디하고 독서실에서는 강의시간에 이해 못한 부분들 기본서 찾아보고, 단문 정리하는 방법으로 공부했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위 과목들은 단문으로 출제될 확률을 무시할 수 없던 상황이었다고 보여집니다. 어차피 공부시간은 스탑워치로 5시간이상을 만들기가 힘들었고 교과서로 복습하기에는 제 역량이 모자라고... 지금 생각해 보면 올해 시험 앞두고 제일 불안했던 것이 기본서 회독수 부족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형법은 예전에 공부했던 기억 되살려 크게 어렵지는 않았지만 역시 답안지 작성에는 부족한 점이 너무 많았습니다. 쟁점별로 답안지에 정리해보는 방법으로 공부했습니다. 시험이 30점사례와 20점 단문으로 출제되었는데 20점 단문이 정리해 놓았던 것이어서 형법성적은 생각보다 좋게 나왔습니다.


부동산 등기법은 선생님이 정리해 주신 단문 외운다고 외웠으나 1차 때와는 사뭇 다르더군요. 용어구사 자체가 쉽지 않아서 답안지에 잘 써지질 않더라구요. 외운다고 외웠던 문제가 출제되었는데도 시험시간에 두문자만 둥둥 떠다니면서 아무것도 생각이 안나는 것이었습니다.


민사서류는 청구취지 연습만 하고 시험봤고, 등기서류는 강의 교재에서 중요하다싶은 것 20여개 써보고 시험봤습니다.
동차 성적은 전체적으로 생각보다는 좋게 나왔습니다. 민법은 50점을 조금 넘겼고, 형법은 기득권하고 비교해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민사소송법과 민사서류, 부동산 등기법과 등기서류도 과락은 면했고, 다만 형사소송법을 7점을 받아서 결국 2과목은 과락이 되었습니다.


동차 치르면서 법무사 2차 시험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많이 배웠다고 느껴집니다.


어설픈 이해와 정리만으로는 답안지를 시간 내에 잘 쓸 수가 없다는 것을 느꼈고, 기본서에 잔뜩 나와 있는 학설들이 법무사 시험 합격에 크게 영향이 없다는 것을 느꼈고, 민사서류와 등기신청서류에 시간 안배를 어떻게 해야 하는 지 등등...

 

2. 기득권 시절

동차 시험 치르고, 바로 2차 종합반 등록하고 학원일정 따라갔습니다.


강의 듣고 스터디하고, 정리하고 써보고... 


사례형으로 출제되는 민법과 형법, 민사소송법의 경우는 단문보다는 사례 쟁점별로 정리를 했고, 형사소송법과 부동산등기법은 단문위주로 정리를 했습니다. 그날 진도 중에 중요하다싶은 것 하나 아니면 두 개 정도 정리하니까 하루가 다 가더군요. 정리는 2차 모의고사 답안지에 했으며 매 순환 시작할 때마다 제가 정리한 것으로 미리 예습을 하고 강의를 들었습니다.

 

동차반, 예비순환, 1순환, 2순환, 3순환까지...

 

2007년 7월에 시작된 법무사 2차 수험생활이 드디어 2008년 9월 28일 15시 30분에 막을 내렸습니다.


스스로 돌이켜 보건대 수석의 영예는 제게는 과분한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열심히 했다는 것을 부정하지는 않지만, 다른 수석 합격생과 비교해서 저는 기본서를 수차례 정독 하지도 못했고, 잠도 하루 평균 6시간 반 정도는 꼬박 꼬박 잤으며, 딱히 스트레스도 없으면서 한 달에 두세 번 정도는 소주도 한잔씩 기울였습니다. 그냥 평범한 수험생으로서 강의 듣고, 스터디하고, 이해하고, 정리하고, 암기하고...


다만, 남들보다 좀 더 궁금해 하고 좀 더 의문을 던지는 버릇이 있었던데 그것이 때로는 시험공부에 암초같은 존재이기도 했으나 이번 시험에서는 오히려 수석의 영광을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한 것 같습니다.

 

Ⅳ. 수기를 마치며...


개인적으로 수험생활에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 몇 가지를 꼽아 본다면...


①자기에게 맞는 공부 방법 찾기 ②생활의 단순화(공부의 생활화) ③계획성 있는 일과 ④체력관리 ⑤끊임없는 동기부여 ⑥자신감과 절실함 등의 마음가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공부방법이라면 이해, 정리, 암기, 그리고 반복 반복 반복이 있습니다.


어느 선생님 강의를 들어야 하고, 어느 교수님 책을 보아야 하는지를 고민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합격하는 방법은 수험생 모두 이미 알고 있습니다. 다만 그것을 실천해 내는 사람이 많지 않을 뿐이 아닌가 싶습니다. 합격에 대한 의지도 중요하지만 의지만으로는 그 실천이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그 실천이 가능하게끔 자신과 자신의 주변 환경을 만들어 나가야 하지 않을까요?


하늘에서 기뻐하실 아버님, 어머님, 장인어른, 장모님 그리고 제 아내(안인정)와 아기(성민)에게 감사하며, 합격하신 모든 분께 축하를 드리고, 안타깝게 떨어지신 수험생 여러분께 끝까지 포기하지 마시고 힘내시라는 위로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공 선생님, 미현 누님... 힘 내세요. 파이팅!!


감사합니다!!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