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들, 게시판 자정노력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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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들, 게시판 자정노력 해야
  • 법률저널
  • 승인 2002.04.10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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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정자치부에 이어 지난해 12월 초에 개설된 법무부의 사법시험 홈페이지가 불과 몇 개월만에 실명제로 전환됐다. 우리는 이미 본란을 통해 수험관련 사이트가 개설됨으로써 명실공히 인터넷 행정서비스체계가 정착되고, 수험생들이 자주 방문해서 꿈을 실현하는 디딤돌로 이용될 수 있기 위해서는 이용자인 수험생들의 역할도 자못 중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나 행자부나 법무부의 게시판이 수험생들의 정보 공유의 장이라는 본래의 취지와는 달리 익명을 이용한 욕설과 언어폭력이 위험수위로 치닫고 있어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르게 되자 결국 실명제로 전환됐다. 이렇게 된 데에는 일면 수험생들의 자업자득의 결과로 볼 수 있다. 사이트가 고시생이라는 양식과 자부심은 내팽개치고 익명으로 마음껏 언어의 유희를 즐기는 유해바다의 장이 된다면 결국 그 피해자는 고스란히 원인 제공자인 수험생들 자신이기 때문이다.

  특히 법무부의 사법시험 사이트가 개설되자마자 수험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었다. 시험제도에 대한 합리적인 비판과 제도개선을 바라는 글, 수험생 상호간의 정보공유에 관한 글, 그리고 관리자의 성의있고 신속한 답변 등이 수험생의 발길을 잡았다. 그러나 점차 게시판이 정도를 넘어선 욕설과 비난의 글로 메워졌다. 이에 법무부는 국민 일반의 눈에 사법시험 수험생 전체의 수준을 의심할 정도의 글이 게시되지 않게 함으로써 대다수의 수험생의 명예와 미래의 법조인에 대한 국민 일반의 신뢰를 보호하기 위하여 실명제로 전환이 불가피했음을 밝혔다. 

  게시판이 욕설·험담·비하의 글로 메워지거나 근거 없는 허위정보나 싸구려 정보의 장이 되지 않도록 이용자 스스로의 자정노력은 게을리한 채 글을 쓸 자유만을 강조한다는 것은 권리 남용에 다름 아니며 대다수 선의의 수험생들에게도 불명예가 될 뿐이다. 정보화가 가속화되고 인터넷 접속률이 아무리 높다고 해도 인터넷 윤리나 예의가 실종된다면 그것은 정보에 대한 갈증을 해소시키는 수단이 아니라 사회와 개인을 해치는 도구로 전락하고 만다.

  우리는 비단 행자부나 법무부의 사이트뿐만 아니라 고시관련 사이트가 건전한 정보공유의 공간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수험생 스스로 사이트를 가꾸고 발전시켜 나가려는 자정노력이 필수라고 본다. 홈페이지에 게시할 글을 작성함에 있어서도 의사전달을 위한 최선의 논리정연한 표현이 무엇인지 고민하며, 미래의 법조인답게 어떤 문제에 접하든 균형감각을 잃지 않고, 항상 건전한 상식에 기초한 합리적인 주장과 의견을 개진함으로써 어느 누구로부터도 역시 고시생다운 글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는 것이다.

  또한 건전한 온라인 문화 정착을 위해서는 수험생들의 자율적인 규제 활동이 절실히 요구된다. 게시판의 역기능을 막기 위해 네티즌들이 스스로 실명을 쓰는 방안을 유도할 필요가 있지만, 가장 효과적인 방안은 사용자 서로가 인터넷상의 기본적인 예의와 표현의 한계를 설정하는데 묵시적인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지나친 욕설·비방·선정성 등으로 무장된 일부 수험생들의 폭압은 자유의 공간인 인터넷을 사회악으로 만들고 있지만 이런 인터넷이 수험생활 속의 친구로 다시 거듭나기 위해서는 수험생 스스로가 인터넷 예의를 지키며 자정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만이 사이버 테러를 막고 양질의 정보 바다로 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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