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시 수석합격기]“기본적인 내용 숙지가 합격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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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시 수석합격기]“기본적인 내용 숙지가 합격의 길”
  • 법률저널 편집부
  • 승인 2008.08.06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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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꽃님 제42회 외무고시 수석 연세대 경제학과 4년

 

1. 들어가며
수험생활을 시작하면서 여러 합격자분들의 수기를 읽으며 마음을 다잡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이렇게 합격수기를 쓰고 있자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합격수기를 써달라는 부탁을 받고 조금 두렵기도 하고 망설여지기도 했지만 편안한 마음으로 제 수험생활을 돌이켜 보기로 했습니다. 합격기라기 보다 먼저 수험생활을 시작한 수험생의 수험일지를 읽는다는 생각으로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연습도 실전처럼 항상 최선을 다해야”

 

2. 1차 준비
사실상 2006년부터 시작된 수험생활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아마 1차의 고비가 아니었던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2006년 2월 처음 치른 1차 시험에서 헌법을 제외하고 근 10점차의 점수로 떨어졌습니다. 그때는 공부를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던 때라 노력하면 극복할 수 있을 것이란 막연한 기대감에 불안하지도 않았습니다. 굳이 공부를 하지 않아도 상당한 점수를 받는 수험생들도 있었지만 저는 그러한 능력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에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했지만 그 다음해 2007년 1차 시험에서 또 낙방하게 되었습니다. 근소한 차이였지만 과연 이 시험이 노력으로 극복될 수 있는 것인가 하는 근본적인 회의가 들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마냥 회의에 빠져있을 수만은 없었기 때문에 정면돌파를 한다는 마음으로 2007년 12월 같은 독서실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 1차 스터디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유독 나만 뒤처져 낭패를 사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시작한 스터디였지만 1차를 무사히 넘기게 해준 고마운 스터디였습니다. 우선 12월에서 1월에는 매일 하루에 2과목씩 시간에 맞춰 문제를 풀고 다음날 이해가 잘 가지 않는 문제를 중심으로 30분가량 스터디원들끼리 의견을 주고 받았습니다. 2월달 막바지에 이르러서는 아침 8시부터 시작하여 매일 3과목씩 풀고 해설을 간단히 마쳐 2차 과목 공부시간을 확보했습니다. 사실 문제를 푼다고 저절로 실력이 향상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80분간 최고의 집중력을 유지하는 습관, 시간관리능력, 긴박한 순간에 대처능력 등은 향상될 수 있으며 1, 2점을 다투는 시험에서 이러한 능력향상은 합격의 지름길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이러한 과정을 통해 저는 평균 10점 정도가 올랐고 저와 같은 경우가 드물지 않았습니다. 연습도 실전처럼 항상 최선을 다하고 조잡한 문제라 생각되는 문제라 하더라도 설문자의 의도를 파악하여 최대한 풀어낸다는 생각을 가진다면 어느새 1차 합격이 눈앞으로 다가오게 될 것입니다.

 

“기본적인 내용 반복해 익혀야”

3. 2차 준비

(1) 영어
외시를 시작하는데 있어 주저함이 있었다면 아마도 저의 부끄러운 영어실력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고시생활을 시작한 지 2년 반이 지난 지금도 영어실력은 여전히 부끄럽고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영어를 잘 하는 방법보다는 제한된 수험기간동안 최소한 합격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 정도의 영어실력을 갖추는 방안에 대해 제시해보려 합니다. 우선 저에게 맞는 학원 강사나 프로그램을 찾아 최소한 그에 따른 교재를 충실히 익히려고 노력했습니다. 특히 정영한 선생의 강의를 동영상으로 꾸준히 들었고 독해부분을 작문교재로, 또 작문부분을 독해교재로 다양하게 이용하면서 예습, 복습을 충실히 했습니다. 한때 정영한 선생의 교재 양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 이것저것 문제집을 사보기도 하고 강남의 어학원들도 고려해보았지만 많은 양을 본다고 해서 그것을 모두 소화해낼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히려 방황만 하다 갈피를 못 잡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주 교재를 하나 선택한 후 외울 정도로 반복하다보면 자연히 응용력이 생기게 마련입니다. 저는 막바지에 이렇게 반복한 주교재들을 스프링한 후 시험 한달 전부터 빠르게 두세번 보고 시험장에 들어갔습니다. 신기하게도 이렇게 반복한 상태에서 시험에 임하니 필요한 표현들이 생생하게 떠오르게 되었고 저의 기본적인 영어실력이 많이 부족함에도 합격에 필요한 점수를 얻게 되었습니다.

 

(2)제2 외국어 (일본어)
저는 어렸을 적 일본에 1년 반 가량 살았던 경험이 있었고 이로 인해 영어보다는 조금은 수월하게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부족한 영어실력을 일본어로 만회해야한다는 생각이 강해 일본어 공부에 소홀할 수만은 없었습니다. 특히 한자는 외워도 외워도 잊어버리는지라 하루에 30분씩 일본어능력시험 대비 문제집을 중심으로 제 한자실력을 점검하는 데 할애했습니다. 일본어를 하시는 분이라면 일요일 아침에 있는 춘추관 일본어 강의를 추천합니다. 어중간한 일요일 오전시간을 이용해 수업을 듣는다는 게 뿌듯한 일 일 뿐 아니라 일본어식 표현과 다양한 기사거리를 접할 수 있어 상당히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1년동안 수업을 꾸준히 듣고 그 수업교재만 숙지한다하더라도 일본어 실력은 크게 향상될 수 있을 것입니다. 막바지에 들어서는 영어와 같이 이렇게 모인 일본어 수업교재를 스프링해 두세번 반복해서 읽고 들어갔습니다. 어학 또한 반복을 통해 가용할 수 있는 표현들을 생생하게 살려둔다면 훨씬 자연스러운 글을 쓸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3)국제정치학
국제법에 비하면 암기할 내용은 상대적으로 적지만 그렇기 때문에 순발력이 발휘되지 않으면 좀처럼 잘 쓰기 어려운 과목입니다. 우선 저는 많은 양의 정보를 넣어 차별화하는 답안지보다는 기본적인 내용을 차근차근 써내려간 충실한 답안지를 지향했습니다. 이를 위해 기본서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고 기본서를 서너번 읽은 후 기본서의 내용을 명확히 쓸 수 있을만큼 간략히 그리고 명쾌한 연결고리로 생각하는 연습을 하게되었습니다. 그 후 수험생활을 시작한 지 1년이 흐른 후, 이상구 선생님의 답안지 스터디를 하게되었는데 답안지를 쓰는 과정에서 이러한 기본적인 내용뿐만이 아니라 목차를 구성하는 데 나름대로의 순발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순발력 또한 기본적인 내용에 바탕합니다. 예를 들어 올해 국제정치학 1번, 행위자와 구조의 관계에 대해 논하라는 문제와 같은 경우 처음에는 어떻게 써야할 지 막막했지만 가장 기본적인 내용에 기초해 1.행위자가 구조에 미치는 영향, 2.구조가 행위자에 미치는 영향, 3. 쌍방의 변화가능성 이라는 목차를 구성했습니다. 결국 모든 문제의 해법은 가장 기본적인 내용에 있는 것 같습니다.

 

(4)국제법
저를 깊은 절망에 빠트리기도 했고 웃게도 했던 과목입니다. 수험생활 1년이 되던 시기, 1차에 떨어지고 겁 없이 GS3순환을 듣게 되었습니다. 처음 3순환 문제를 받아들었는데 머리가 새하얗게 변하는 것이었습니다. 비구속적 합의, 강행규범 등 익숙한 내용이라 생각했던 것이 막상 답안지를 적으려 하니 아무것도 기억나질 않았던 것입니다. 겨우겨우 맥락만을 쫓아 추상적인 답안지를 채우고 절망적인 기분으로 GS3순환을 마쳤습니다. 그때부터 국제법 공부를 다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기본서는 6번 정도 읽은 상태였기 때문에 순서대로 기본서를 읽기만 해서는 도무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김대순저 국제법론책의 목차를 중심으로 점검하는 형식으로 공부를 해나갔습니다. 목차만을 보고 생각나는 기본적 내용을 스케치북에 간단히 메모하는 형식으로 점검하고 확인하는 작업을 거쳤는데 처음에는 도무지 떠오르지 않아 빈약했던 내용이 차츰 살이 붙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를 답안지에 써내려가는 연습을 하면서부터 답안지 틀이 잡히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모의고사에서 안정적인 점수를 얻게 되었습니다. 국제경제법 또한 이러한 방식으로 주요협정에 딸린 조항들을 수시로 점검하면서 기본적인 판례와 접목하면서 답안지 연습을 꾸준히 했습니다. 아무리 기본적인 문제라도 쓸 기회가 있다면 써보는 것, 이것만이 기본적인 내용을 숙지할 수 있는 방법이며 또한 응용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5)경제학
경제학과였던 저는 경제학에 대해 막연한 부담감을 안고 있으면서도 조금은 친숙했던지라 그만큼 충실하게 대비를 하지 못했습니다. 막바지에 정리할 수 있는 서브나 정리노트를 만들어두지 않았던 터라 횡설수설하다 기본서만을 보고 들어갔습니다. 지나고 생각해보면 그냥 그때 횡설수설하지 말고 편안한 마음으로 기본서를 보았다면 조금 더 시간을 절약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우선 많고 많은 학원 모의고사 문제에 너무 함몰되지 않는 것이 중요할 듯 합니다. 물론 응용력을 기른다는 차원에서 그리고 시간관리능력을 키운다는 차원에서 학원 모의고사는 중요합니다만 어려운 문제풀이에 일희일비 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요즘 기출문제 추세로 보아서는 교과서에 나오는 연습문제, 이영환저 해설미시 혹은 최병권저 미, 거시 경제학 연습만으로도 충분한 연습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정작 중요한 것은 이러한 문제를 직접 자신의 머리로 그리고 자신의 손으로 직접 풀어보는 것입니다. 한 문제를 대하더라도 처음부터 끝까지 완성된 과정을 거쳐 답을 도출하려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저는 이러한 과정에서 소소한 계산이 나오면 뛰어넘어 버리는 습관을 가지고 있었는데 올해 2차 시험장에서 1-(2) 문제풀이과정 중 계산실수로 낭패를 볼 뻔한 경험이 있습니다. 비인간적으로 복잡한 계산이 아니라면 소소한 계산이라도 귀찮게 생각하지 말고 반드시 손으로 풀어보기 바랍니다.

 

“스터디를 통해 실전처럼 연습”

 

4. 3차 준비
심리적으로 가장 위축되고 괴로웠던 과정은 3차 면접준비였던 것 같습니다. 다른 이들 앞에 서서 말을 한다는 것 자체에 익숙하지 않았던 저는 무슨 말을 할까 고민하기 앞서 말을 한다는 것 자체를 걱정해야 했습니다. 다행히 맘좋은 스터디원들을 만나 어설픈 말주변에 대한 평가를 받고 시정해나가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2차 시험이 끝난 후 일주일이 지나 면접스터디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모의협상, 개인발표 그리고 개인면접 세부분으로 나뉘어 있는 면접지침에 따라 모의협상 하루, 개인발표 및 개인면접 하루 씩을 할애해 일주일에 3번, 3시간 가량으로 진행했습니다. 모의협상은 주로 양 진영으로 나뉘어 외교현안에 대해 협상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으며 개인발표 및 개인면접은 한사람이 발표 및 면접에 임하고 다른 스터디원들이 면접관이 되어 다소 압박하는 분위기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정작 실제 면접장에서의 분위기는 스터디때보다 느슨했기 때문에 한결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었습니다.

 

5. 나오며

2차 시험을 치르고 최종발표가 나기까지 긴장되고 초조한 나날들이었습니다. 특히나 저는 2차 경험이 한번도 없었기 때문에 제 답안지가 채점위원들에게 어떻게 읽혀질지 도대체가 감이 잡히지를 않아 더욱 불안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떠한 시험이든 기본에 충실한 답안지가 좋은 답안지라고 생각했고 그런 답안지를 지향하려는 저의 노력이 헛되지는 않았구나 하는 안도감이 이제야 듭니다. 기본적인 내용을 항시 점검하며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직시한다는 것은 결코 유쾌한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기본적인 내용을 숙지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라 생각하고 기꺼운 마음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간다면 합격의 길은 결코 멀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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