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고시 최연소합격기-“기회가 주어졌을 때 최선을 다해 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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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법고시 최연소합격기-“기회가 주어졌을 때 최선을 다해 임해야”
  • 법률저널 편집부
  • 승인 2008.08.06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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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회 입법고시 최연소 합격자 김영수 합격수기

Ⅰ.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벌써 봄기운이 완연한 4월입니다. 이제 2차 시험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몸 관리에 유념하시면서 공부하시길 바랍니다. 어떠한 시험이든지간에 그 동안에 공부한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시험 당일의 컨디션에도 좌우되기 까요. 잠도 무리하게 줄이기보다는 낮에 맑은 정신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로 주무시기 바랍니다.


3월말에 있었던 2차 합격자 발표 이후 지금까지의 시간들이 대체 어떻게 흘러간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크게 잘 본 것 같은 느낌은 들지 않아 별다른 미련을 갖지 않고 학원 수업을 듣던 중 생각지도 못한 친구들의 2차 합격 축하 문자를 받고, 가방을 메고 뛰쳐나와 부랴부랴 스터디를 짜고 면접 준비를 하고, 합격을 하기까지의 기간이 채 일주일도 되지 않았습니다. 너무도 순식간에 주위의 많은 것들이 한꺼번에 변해버렸기에 아직도 입법고시에 합격했다는 사실이 잘 실감나지 않습니다.


정말 운도 따라준 시험이었습니다. 갑작스런 입법조사처의 신설로 중간에 선발 인원이 대폭 늘어났고, 2차 시험에서는 특히 취약했던 경제학이 쉽게 나온 편이었기 때문에 뜻밖의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부족한 제게 최연소라는 타이틀은 분에 넘치는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나름대로의 전략을 가지고 단기간 내에 효율적으로 공부했던 기억이 여러분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하여 잠시나마 이를 되살려보고자 합니다.

 

Ⅱ. 고시 입문기 (2004년 12월 ~ 2005년 11월)

 

저는 군인이신 아버지를 보면 자라오면서 공적인 일을 행한다는 것에 대한 일종의 로망 같은 것이 있었고, 대학 입학 이후 대한민국의 정책을 담당할 관료가 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2학년이 끝나고 겨울방학이 되자 친구들은 하나둘씩 군대를 가기 시작했고, 저는 고시를 준비하기로 한 이상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준비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어리석었다고 생각되는데, 첫 시험은 어차피 붙기 힘들테니 그냥 시험 삼아서 쳐보자는 생각을 하고 황남기 선생님의 헌법 테이프를 사서 집에서 공부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시험 결과를 보니 1차를 합격하진 못했지만 커트라인에 근접한 점수가 나왔습니다. 이 때 모든 시험은 결과를 알 수 없으며 인생이 걸린 문제인 이상 기회가 주어졌을 때 최선을 다해 임해야한다는 지극히 당연한 사실을 깨닫게 되었고, 이러한 경험과 깨달음은 이번에 입법고시를 합격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3학년에 접어들면서 학교에서 고시에 관련된 과목들을 수강하고 학원에서 1순환 강의를 들으면서 기초를 다지는 데 주력했습니다. 전공 수업의 경우 주로 리포트를 쓰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이와는 다른 경제학과 행정법 나름의 논리와 사고방식을 익히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따라서 우선 주로 각 개념의 의미와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는 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이때는 무리하게 암기를 하기보다는 소설책 읽듯이 빠르게 훑고 지나갔습니다. 당장은 잘 이해가 가지 않아도 몇 번 반복해서 읽다보면 개념과 문장이 익숙해지기 때문에 흐름을 파악하기가 수월해졌습니다.

 

Ⅲ. 첫 도전 (2005년 12월 ~ 2006년 6월)

 

3학년 겨울방학이 시작되면서 본격적으로 1차 시험 준비에 돌입했습니다. 다행히 PSAT 점수는 안정적으로 나오는 편이었고 예년의 경험을 통해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분량이 많았던 헌법에 시간을 집중해서 투자할 수 있었습니다. 12월~2월 기간 동안에 황남기 선생님 저 헌법을 7-8회독 하고 문제집을 풀었습니다. 이때는 어떻게 보면 무식하게 보일정도로 아침 8시 반에서 저녁 11시까지 헌법책만 보았습니다. 처음에는 이해하고 외우는 데 시간이 많이 들었지만, 8회독 째에는 하루에 400페이지 가량을 읽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이와 함께 과목별로 4-5회로 진행되던 PSAT 모의고사 강의를 들었습니다. 이 때, 문제 자체에 대한 분석보다는 제한된 시간 안에 문제를 제대로 읽고 계산 실수를 줄이는 연습을 하는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어차피 한 번 기출되거나 문제집에 수록된 문제들은 실제 시험에 나오지 않기 때문에, 감을 유지하면서 실수를 하지 않음으로써 몇 개 더 맞추는 것이 전략적으로 유리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비록 모의고사 등수는 둘쑥날쑥 했지만 모의고사와 실제시험은 문제 유형이나 관점이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에 크게 연연해하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조금은 위험할 뻔한 자신감이었던 것 같습니다.


한편, 1차 공부가 지루할 때는 언어영역공부를 하는 셈치고 평소 관심이 많던 정치학 책들을 보기도 했습니다. 사실 PSAT 언어논리영역이나 상황판단영역의 경우 강사님들의 문제를 풀기보다는 신문이나 2차 과목 관련된 서적을 읽는 것이 2차 시험도 대비할 겸 더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1차 시험이 끝나고 휴학을 한 후, 바로 3순환 강의를 들으면서 2차 시험 준비에 돌입했습니다. 아직 채 내용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매일 시험을 보고 강의를 정리하는 것은 힘든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올해 떨어지더라도 내년 시험을 준비하는 데 훨씬 수월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열심히 하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이 때 만든 서브는 학원 자료들을 무작정 스크랩 한 것이었고, 이것들을 체화시키기보다는 반복적으로 보는 데만 시간을 투자하다 보니 막상 시험에 급박해서 빠르게 정리하면서 볼 수가 없었습니다.


이후 3순환 내용을 정리하는 데 바빠 4순환 수업은 듣지 않았는데, 막상 실제 시험에서 시간이 모자라 제대로 결론을 못 짓고 끝낸 과목이 많았기 때문에 혼자서라도 2시간을 맞춰놓고 답안지를 써볼걸 하는 후회가 남기도 했습니다.


한편, 이 당시 외로움과 불안감, 초조함 때문에 힘들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아직 과목별로 제대로 정리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험은 다가오는데 하소연 할 친구들은 군대에 있고, 같은 고시생들끼리 이야기하면 오히려 스트레스만 더 쌓이는 상황에서 괜히 후배들을 붙잡고 하소연하기도 했습니다. 공부가 힘들어지다보니 심적으로도 많이 흔들렸습니다. 이 길이 정말 내가 가야할 길일까? 더 나은 길이 있지 않을까? 하는 고민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모든 문제는 합격과 동시에 해결될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고, 아침 7시 반부터 밤 11시까지 저의 짧은 삶이나마 돌이켜 보건대 그 어떤 기간보다도 열정을 다해 공부했습니다.

 

실제 시험은 성균관대학교에서 5일에 걸쳐 보았습니다. 첫날, 행정법에서 긴장한 나머지 문제를 잘못 읽고 학설을 잘못 쓰는 어이없는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다음날, 경제학에서는 거시경제에서의 일반균형론자가 RBC이론가들이라는 것을 모르고 문제를 이해하지 못해 엉뚱한 답안을 쓰고 나왔습니다. 아무리 알고 있어도 실전에서 제대로 쓰지 못하면 아무 소용없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낀 시간 이었습니다. 행정학과 정치학은 준비한 서브와는 상이한 내용이 출제되어 초안 잡기에 급급했고, 정책학은 사례를 들어 설명하는 문제가 나왔는데, 특별히 준비했던 사례가 없어 부끄럽게도 이를 지어내기에 급급했습니다.


그동안의 노력이 조금은 아쉽고 허탈했던 시험기간이었지만 지금까지 무턱대고 달려왔던 공부 방식을 어떤 식으로 바꿔야할지 감을 잡게 해준 기회였습니다. 그리고 비록 불합격 통지 문자가 왔지만, 망친 것으로 생각되었던 행정법은 점수가 크게 낮지 않았던 반면 다음날 치른 경제학 점수가 낮은 것을 보면서 문제의 객관적인 난이도 보다는 실전에 있어 얼마나 융통성 있고 침착하게 대처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Ⅳ. 두 번째 도전 (2006년 8월 ~ 2007년 3월)

 

2차 시험이 끝나고 7월 한 달은 공연을 보고 여행을 가고 봉사활동도 하는 등 정말 아무런 여한 없이 놀았습니다. 그리고 8월부터 다시 학교 도서관에서 공부를 재개하기 시작했습니다. 마침 행정학 1순환 강의가 시작하는 시즌이었기 때문에, 합격생인 이원강 선생님의 1순환 강의를 들으면서 서브를 정리했습니다. 2차 시험을 경험하면서 제일 중요한 것은 체계를 잡아 머릿속에 저장해 둔 다음 시험 때마다 알맞게 꺼내어 목차를 잡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는데 그러한 면에서 이원강 선생님의 행정학 강의는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가을학기에는 복학을 한 후, 따로 학원 강의는 수강하지 않고 전공수업과 정치학, 행정학 관련수업을 들으며 전반적인 배경지식을 체화시키고 서브를 보완하는 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이때는 2차 시험을 준비하면서 공부하고 정리했던 것들이 있어, 한 결 수월하게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행정법과 경제학은 취약한 부분을 발췌해서 읽고 문제를 푸는 연습에 치중했습니다. 한편, 행정학, 정치학, 정책학의 경우 이를 하나로 묶는 포괄적인 틀이 있는데 저는 이것을 바탕으로 세 과목을 하나의 체계 속에서 연계시키려고 했습니다. 실현시키지는 못했지만, 아예 서브를 하나로 묶어버릴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컴팩트하게 분량을 줄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시험전날에 빠르게 보고 시험장에 쓸 내용만큼만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실제 시험의 경우 서브와 교과서에서 그대로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알고 있는 내용을 바탕으로 실제 시험에서 체계적이고 유연하게 목차를 구성하는 것입니다.


특히 2차 시험의 경우 어차피 주관식 시험이기 때문에 시험답안에 쓸 수 있을 정도로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제 시험에 있어 세부적인 제도나 용어를 직접 물어보기보다는 전반적인 틀을 묻는 문제가 출제되고 있으며, 따라서 유연한 답안의 목차 구성이 중요하고, 이를 통해 남들과 차별화도 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편, 겨울방학 기간에는, 신림동에서 독서실을 다니며 입법고시 및 행정고시 1차를 준비했습니다. 우선 1월에 있었던 입법고시의 경우 1차 선발 인원 자체가 적은 편이었기 때문에 특히 약한 부분이었던 논리퀴즈와 상황판단영역을 보충해야했고 기출문제에 대한 해설이 비교적 잘 되어있던 이관호 저 독학언어논리와 독학상황판단으로 보충했습니다. 그리고 매일 답안 체크 시간을 뺀 75분에 시간을 맞추어 기출문제나 문제집을 40문제씩 풀어보았습니다. 이때는 문제 자체에 대한 분석보다는 시간 내에 문제를 제대로 읽고 계산실수를 줄이는 연습에 치중했습니다.


입법고시 1차를 생각보다 잘 본 것 같았고, 제게 다가온 소중한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에 앞에 놓여진 행정고시 1차를 대비하여 PSAT감을 유지하는 데 주력하면서, 틈틈이 2차 시험 공부를 병행했습니다. 그리고 행시 1차 시험 이후에는, 입법고시 2차 준비에 온 여력을 쏟아 부었습니다. 비록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은 아주 짧았지만, 그러한 제약은 모든 사람에게 동일했고, 오히려 행시 1차 기간에 2차 준비를 병행했던 제가 유리하다고 자기확신을 불어넣었습니다. 2월 한 달 동안 과목별로 2번 정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부족한 것 같아 결국 입법고시 기간에도 잠을 4시간 정도로 줄여 최종적으로 정리했습니다. 만약 소중한 기회가 왔을 때 잡지 못한다면, 오히려 더 멀리 날아가 버릴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지금의 3일간의 인내가 저의 인생을 송두리 째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이 들자 최선을 다해 시험에 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시험은 녹록치 않았습니다. 행정법과 경제학의 경우 비교적 쉽게 출제된 편이었지만, 어떻게 남들과 차별화 시켜야할지가 막막하고 어려웠는데, 행정고시 카페에 올려진 후기들은 온통 쉬웠다는 말뿐이었습니다. 그리고 행정학과 정치학, 정책학의 경우 다양한 주제에서 포괄적인 사고를 필요로 하는 문제들이 출제되었습니다. 12페이지짜리 답안지가 제공되었기 때문에 제가 생각하는 것을 조금이라도 더 담기 위해서 글씨 쓰는 속도를 최대한 빠르게 해야 했습니다. 2차 시험을 본 이상 기대를 해볼 만도 했지만, 워낙 선발 인원이 적고 유달리 잘 본 것 같은 느낌은 들지 않았기 때문에 큰 기대는 접고 며칠 푹 쉰 후 3순환 강의를 들었습니다.

 

3월말, 학원에서 수업을 듣던 중 갑작스럽게 2차 합격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작년에 합격한 선배의 조언을 얻어 3차 면접스터디를 조직한 후 각자 논쟁이 되고 있는 이슈들을 정리했습니다. 첫 준비모임을 제외하면 실전 연습 기회가 4번 밖에 없었기 때문에, 내용적으로 심도 있는 토론보다는 구성원들끼리 돌아가면서 차분하게 말하는 연습과 갑작스런 질문에 대응하는 연습을 하는 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한편, 개별면접에 대비하여 자기소개서를 여러 장 복사한 후 본인을 제외한 사람들 모두가 면접관이 되어 갖가지 질문을 한 후 당황하지 않고 답변하는 연습을 했습니다. 그동안 2차 준비만 하다 보니 말로 표현하는 것에 무뎌진 상태였는데, 이러한 실전 연습이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실제 면접에서도 스터디에서 가장 유력한 주제로 꼽았던 3불정책과 FTA 관련 문제가 출제되어 내용적으로 충실히 대답할 수 있었고, 개별면접 당시 면접위원님들의 질문공세 속에서도 스터디에서의 경험을 살려 유연하게 대답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합격자 발표 시간까지의 긴장을 참을 수 없어 사우나를 다녀오니, 핸드폰에 친구들의 축하메세지들이 와 있었습니다. 그 때 아무 생각없이 기뻐서 소리지르던 저를 바라보시던 어머니의 환희에 차신 표정은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Ⅴ. 과목별 공부 방법

 

경제학은 기본서로 미시는 이준구, 이영환 교수님 저 ‘미시경제학’ 및, ‘해설이 있는 미시경제학’을 보았고, 거시는 정운찬 교수님 저 ‘거시경제학’과 학원 강의 노트를 위주로 보았습니다. 경제학은 학교에서 들은 수업이 가장 도움이 되었던 과목이었습니다. 미시는 문제를 정확히 풀고 수식과 그래프로 표현하는 연습에, 거시는 학파별 흐름을 파악하고 시사 주제들을 정리하는 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어느 정도 흐름 파악이 된 이후에는 학원 자료를 섞어 만든 서브를 보면서 교과서는 자세히 모르는 부분이 생길 때마다 참고하는 용도로 사용했습니다. 주요 공식은 책상에 붙여 놓고 볼 때마다 암기했고, 중요한 문제는 손으로 직접 푸는 연습을 했습니다.


처음 공부를 시작할 때 가장 감이 잡히질 않았던 과목이 행정법이었습니다.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결국 박균성 교수님 저 ‘행정법강의’를 기본서로 정했고 5회독 정도 보았습니다. 그리고 시험 직전에는 친구에게 받은 김정일 선생님 2순환 자료집을 반복해서 보았습니다. 운 좋게도 이번 입법고시 2차 시험에 자료집에 있던 작년 전원합의체 판결에 의해 변경된 판례가 사례 문제로 나오기도 했습니다. 행정법의 경우 이해를 하며 회독수를 늘리고 목차를 잡는 연습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행정학의 경우 새 행정학을 기본서로 보면서 이원강 선생님의 ‘ACTION행정학’에 수록될 자료를 미리 받아 서브에 변경된 제도들을 추가했습니다. 행정학은 세부적인 내용보다는 큰 틀 안에서 병렬적으로 차별화시키고자 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이번 입법고시 행정학 2문의 경우 예비타당성 검사와 주인-대리인 이론을 연계시켜 문제가 나왔는데, 역선택과 도덕적 해이, 유인설계, 성과관리 및 책임성 확보 등을 포괄적으로 서술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또한 지나치게 목차를 세분화하는 것은 오히려 답안의 무게를 떨어뜨리는 것 같아, 4-50점짜리 문제는 목차를 셋으로, 2-30점짜리 문제는 둘로 나눠썼습니다.


정치학의 경우 워낙 주제가 포괄적이고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특별히 참고서 및 서브를 정해서 보지는 않았습니다. 정원준 선생님 강의노트를 위주로 하여 자료집에 있는 논문을 한 편당 1-2쪽 정도로 요약·정리하고 부족한 부분은 학교 수업 필기로 보충하여 반복적으로 보았습니다. 그리고 단행본으로는 최장집 교수님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와 임혁백 교수님의 ‘세계화 시대의 민주주의’, 유현석 교수님의 ‘국제 정세의 이해’를 읽었습니다. 그리고 신문 정치면에 인용된 교수님들의 말씀을 주의 깊게 살펴보았고, 사설 등에 언급되는 지나치게 저널리즘적인 용어들은 사용하지 않으려고 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정책학은 사례 서술 문제가 많이 출제되기 때문에 기본적인 내용은 이선혜 선생님 서브에 기초하였고 사례는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님 공저인 정책사례연구라는 책의 일부분을 요약하여 보충했습니다. 그리고 신문을 볼 때 중요한 정책들의 내용을 파악해 두었습니다. 다양한 사례를 준비해 두어야 실제 시험에서 가장 적절한 사례를 들 수 있고 차별화 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편, 펜은 경제학의 경우 에너겔 0.5를 다른 과목은 에너겔 0.7을 썼습니다. 약간 두꺼운 면이 있지만 부드럽게 나오는 편이라 손목에 무리가 덜 가고 그만큼 빨리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Ⅵ. 나가며

아직 세상을 많이 살아보지 못했고 경험도 일천하여 잘은 모르지만, 분명 수험생 시절은 힘든 시간이었고 저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어느 때 보다 많이 고민한 기간이었습니다. 그리고 가지 않은 길들과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그리고 외로움은 항상 저를 괴롭혔습니다.


공부가 안되고 답답할 때는 대한민국의 관료가 되어 국가 정책을 좌지우지할 저의 미래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위안을 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가장 큰 원동력이 되었던 것은 비록 팔불출이란 소리를 들으실망정 이 동네 저 동네 자식 자랑에 즐거워하실 어머니의 모습을 떠올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가끔씩 친구들, 그리고 외국에 어학연수를 떠난 여자친구와 전화통화를 하면 긴장이 풀리며 안정이 되곤 했습니다. 지나친 연락은 해가 될 수 있지만, 저처럼 인간관계를 통해 안정을 얻으시는 분들은 가끔의 연락을 통해 마음의 안정을 얻고 의욕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입니다.


주저리가 길어진 듯합니다. 어차피 미래에 대해서 알 수 없다면 선택받은 것은 자신이라고 생각하시고 최선을 다해서 공부하시길 바랍니다. 일부러 공부 기간을 길게 잡을 이유는 없습니다. 일단 이 길에 들어서기로 마음먹은 이상 빠른 시간 안에 시험 유형을 파악하고 이에 맞추어 능률적으로 공부하는데 주력을 두어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부족한 제가 이렇게 합격하는 데 있어 지금까지 도와주신 많은 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항상 곁에서 믿고 지원해 주신 부모님과, 지칠 때마다 따뜻한 힘이 되어준 여자친구와 평생 이렇게 함께할 친구들, 고시생 형에게 용돈을 챙겨주던 지금은 군복무 중인 동생, 그밖에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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