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시 일반행정 수석합격기-박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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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시 일반행정 수석합격기-박은정
  • 법률저널 편집부
  • 승인 2008.08.06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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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정 일반행정 수석/서울대 국사학과 졸업/서울대 행정대학원 재학중

 

Ⅰ. 들어가며

2006년 12월 21일 제 50회 최종합격 발표일의 상황이 3개월이 지난 지금에도 눈에 선합니다. 불안한 마음을 주체할 수 없던 발표 전의 상황과, 최종합격자 명단에서 제 이름 석자를 확인한 후의 상황, 이제까지 살면서 그만큼 극적인 상황이 또 있었나 싶습니다. 그 순간 이제는 거의 매일 계속되었던 악몽을 꾸지 않고도 잘 수 있다는 생각에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던 것 같네요.


합격수기를 쓰기 위해 저의 수험생활을 돌이켜보니 막 고시공부를 시작하려 했을 즈음, 어떻게 계획을 세워야 할지도 감을 전혀 잡지 못해 갈팡질팡 하고 있었던 제 모습이 생각납니다. 그 때 합격생들의 합격수기가 좋은 길잡이가 되어주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부족한 부분이 많겠지만 제 글도 지금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 수험생들이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고, 빠른 시일 내에 합격의 기쁨을 얻으실 수 있도록 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Ⅱ. 수험과정 전반

 

1. 전반기: 불가능한 목표 설정에 따른 혼란(2004년 3월~2005년 2차시험까지)
제가 2004년 3월에 공부를 시작하였을 때, 그 때 처음으로 시험체계가 크게 변화했었습니다. 유예제도가 없어졌고, 1차 과목도 헌법과 한국사, PSAT 두 과목(언어논리, 자료해석)으로 바뀌었습니다. 또한 2차 과목에서도 선택과목이 하나로 바뀌면서 2차 과목의 부담이 줄어들었습니다.


시험제도가 크게 변화한 뒤 고시에 입문하게 된 저는 제도 변화의 의도를 100% 신뢰하고 1년 만에 동차로 합격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1차 시험은 그 당시 PSAT 모의고사를 보니 점수가 그다지 나쁘지 않았고, 한국사는 전공이었으니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헌법만 열심히 한다면 1차는 패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2차 과목의 경우, 그 때부터 학원 강의가 동차시스템을 갖추기 시작했기 때문에 1년 동안 따라 들으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생각했던 것에 비해 한국사와 헌법의 부담은 만만치 않았습니다. 게다가 2차 과목의 수준을 만만하게 생각했던 것이 문제였습니다. 남들보다 조금 일찍 정리하고 한 번 더 보겠다는 마음에 학원 강의를 듣지 않고 동영상과 테이프 강의로 집근처 독서실에서 공부를 했었고, 처음에 한 번 5과목을 대충 들었을 때는 막연하게 상이 잡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열심히 정리하면 내년 시험도 가능하리라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저의 문제는 2004년에 공부를 하면서 답안을 한 번도 작성해 본 일이 없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저는 막연하게 아는 것과 답안에 집약적으로 현출해 내는 것 사이의 간극이 그렇게 클 줄 몰랐습니다. 2005년에 1차 시험을 치른 뒤, 2차 준비를 하면서 처음으로 신림동 학원에서 동차 3순환 수업을 듣게 되었는데 책을 보고 쓰는데도 매일 하위 20%에 들고, 목차 구성도 허술하고 답안 작성도 시간 내에 절반도 못하는 등 이른바 총체적 난국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2005년 5월, 시험을 한 달여 앞두고 이번에 합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물론 학부 때 고시 관련 과목을 전공하고 학교 수업을 통해 기본기를 탄탄하게 다잡은 분들이라면 1년 내에 합격하시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런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저에게 맞는 목표를 다시 정하였고, 그러는 중에 2005년 2차 시험을 보게 되었습니다.

 

2. 후반기: 실현 가능한 목표로의 수정, 내년을 기약하자(2005년 7월~2006년 6월)

2005년에 2차 시험을 볼 즈음에 이르러서는 과연 합격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시험을 보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시험장에 참석여부를 두고도 심각하게 고민했었습니다. 하지만 실전과 모의고사는 다르다는 점과 올해의 시행착오를 내년에는 절대 반복하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실전에 임하였습니다. 예상대로 시간 부족으로 모든 과목에서 답안을 완성하지 못하였고, 실제 점수 발표가 났을 때에도 커트라인에서 8점정도의 큰 차이로 불합격 했지만 시험 막바지에 나름대로 정리를 해보겠다는 마음에서 여러 번 반복해서 보았던 것이 7월 이후 다시 내년을 기약하게 되었을 때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1) 새로이 기본기를 정립하라: 2005년 7월~9월

2차 시험을 보기 전까지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공부가 부족한 상황이었다는 것이 명백했기 때문에 학원 모의고사에서도 성적이 하위 20%를 맴돌고 있을 때도 그냥 상황이 어쩔 수 없다는 식의 자기 위안을 했었습니다. 따라서 그 때는 복습을 제대로 하지 못했을 때에는 답안을 내지 않기도 하고, 느릿느릿 답안을 작성하느라 시간 내에 채우지 못하더라도 그냥 대충 넘어가는 등 태만한 수험생활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함께 수업을 듣게 되는 수험생들과 나의 상황이 동등하다는 것은 자명했습니다. 따라서 이때도 긴장감 없이 대충대충 수험생활을 한다면 내년에도 2차 시험이 다가왔을 때 마음을 놓아버릴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갖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7월에 학원에서 1순환이 시작되었을 때부터 체계적으로 기본기를 다짐으로써 차분히 내년을 준비해야겠다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임했습니다. 
 
<경제학>의 경우, 제가 기본기를 다지는 데 가장 고생을 많이 했던 과목이었는데, 예습으로 경제학 교과서를 읽고, 학원 강의로 김진욱 선생님의 수업을 들은 후 나눠주시는 자료로 복습을 하였습니다. 모든 사회과학 학문이 저에게 낯설긴 했지만 가장 부담스러웠던 것은 경제학이었는데, 일단은 그래프와 수식의 중요성을 파악하고 책을 읽을 때에도 계속 확인하면서 익숙해지려고 노력했습니다. 또한 1순환 때에는 교과서의 연습문제를 진도에 맞춰 풀어가면서 기본적 내용을 숙지하고자 하였습니다. #. 교과서: <미시 경제학-이영환 저>/ <거시 경제학-정운찬, 김영식 저>
 
<행정법>의 경우에는 교과서를 중심으로 공부하는 것이 저와 적합하다고 판단하여 성봉근 선생님의 수업을 들었습니다. 행정법 역시 기본 개념을 숙지하고, 전체적인 행정법의 틀을 이해하는 것을 1순환의 목표로 삼고, 학원의 진도에 맞춰서 교과서를 1회독 하였습니다. 이 때 수업을 들으면서 교과서를 단권화 하였는데, 그 당시에는 단권화 작업을 하느라 복습시간도 부족하고, 부담이 늘어가면서 과연 이것이 쓸모가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했지만 나중에 시험이 가까워왔을 때 회독수를 늘려갈 수록 행정법 전체의 체계가 잡혀간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 교과서: <행정법 특강-홍정선 저>
 
<행정학>의 경우, 학문적 특성상 다른 과목 보다 저에게 친밀하게 다가왔습니다. 내용적인 면에 있어서 앞선 두 과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덜 느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행정학의 경우, 거의 모든 답안의 내용이 비슷하기 때문에 수업시간에 정경호 선생님께서 항상 “차별화”를 강조하셨고 그것을 위한 나름의 전략을 세우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었고, 더불어 기본적인 개념 숙지에 충실하려고 노력했습니다. #. 교과서: <새행정학>/ 참고서: <정경호 행정학-정경호 저>
 
<정치학>의 경우, 교과서라고 불릴 만한 책이 없었기 때문에 무엇으로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할 것인지 가장 많은 고민을 했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에는 토픽별 정리가 가능하다고는 하지만 당시에는 무엇이 중요한 지도 모르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박현모 선생님의 <마인드맵 정치학>을 읽으면서 정치학의 주요 내용이 무엇이고, 정치학의 큰 체계는 어떠한지를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신희섭 선생님의 강의를 들으면서 보다 심화시켜야 할 부분은 어디인지를 확인하였고, 그 부분에 대한 정선 논문을 읽으면서 내용 심화와 더불어 자신의 견해를 정립하려는 노력을 했습니다. #. 참고 서적: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최장집 저>/ <마인드맵 정치학-박현모 저>

 

(2) 2차 내용의 압축과 1차의 병행: 2005년 10월~2006년 2월
① 2차 내용의 압축: 2순환 강의와 서브노트, 단권화 하기

1순환 강의를 통해 어느 정도 기본내용을 숙지하였다고 판단이 들었을 즈음, 이제부터는 내용을 심화시키고 방대한 각 과목을 집약해야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른바 서브노트를 만들거나 단권화가 그것인데요, 사람마다 이 작업의 필요성 여부에 대해서 의견이 다른데 저는 제가 정리한 책이나 노트가 아니면 공부를 못하는 성격이기 때문에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경제학의 경우 김진욱 선생님께서 나누어주신 프린트나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미시, 거시 경제학 zip 시리즈가 정리가 잘 되어 있다고 느꼈기 때문에 따로 제가 정리하지 않았습니다. 책에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을 필기하고 모의고사 문제 풀이를 예시답안과 최고답안을 참고하여 그날그날 정리한 후, 필요한 부분만 삼공 파일에 끼우는 식으로 단권화 작업을 했습니다.


행정법은 1순환에 성봉근 선생님의 수업을 들으면서 정리했던 책으로 단권화를 하고, 필기했던 노트를 서브노트로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이후에 서브노트와 단권화한 책을 함께 놓고 보려니 내용도 중복되고 부담이 크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따라서 공들여 만든 서브노트라 자꾸 미련이 남긴 했지만 나중에는 그냥 한 쪽으로 치워 버렸습니다. 정리를 할 때는 책이 되었든, 서브노트가 되었든 하나로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이 때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습니다.


행정학은 2순환에는 시험만 보면서 1순환과 그 이전부터 모아둔 논문과 자료, 그리고 정경호 선생님의 <실전중심 행정학>을 정리하여 서브노트를 따로 만들었습니다. 이때, 내용 정리도 중요하지만 답안을 “차별화”하기 위한 목차, 사례를 발굴해 내는데 주안점을 두었습니다. 1순환 때 책 곳곳에 틈틈이 적어두었던 것들을 기반으로 차별화 포인트를 만들어갔고, 실제 답안에 써보면서 과연 이것이 적절한지를 끊임없이 검증받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정치학 학원 강의가 시작되었을 때에는 1차 시험 준비도 병행해야 했기 때문에 학원 수업을 듣기만 했을 뿐 별도로 복습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따라서 최대한 수업 시간을 활용해서 감을 잃어버리지만 않을 정도로 밖에 공부를 할 수 없었는데 그래도 당시 모의고사로 출제되었던 문제들은 당일에 정리해 두었더니 그 다음 해에 정리할 때 부담이 덜했습니다.
 
② 1차 준비: 시간 안배의 중요성
2006년 시험부터는 암기과목이 헌법 하나로 줄어들고 PSAT가 중심이 되었습니다. 제가 1차 시험을 준비하는 데 있어서는 여러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이야기를 많이 해드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저는 헌법에서 고득점을 노렸고, PSAT는 어느 정도만 유지하자는 전략을 세웠기 때문입니다.


헌법은 이미 없어졌기 때문에 PSAT와 관련하여 제 생각을 말씀드리자면, 시간 내에 문제를 최대한 많이 푸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매일 실전과 똑같이 시간을 정해서 스터디원들과 함께 문제를 풀었습니다. 학원 수업은 언어논리의 경우 이시한 선생님, 자료해석과 상황판단의 경우에는 이승일 선생님의 모의고사 강의를 들었는데 실전과 유사한 상황에서 문제를 풀고, 중요한 사항들만 체크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어 마지막 정리 과정에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3) 입법고시 2차 준비와 시련의 날들: 2006년 3월~4월

동차 3순환이 시작되었을 즈음 입법고시 1차 합격발표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입법고시 1차에 합격하였습니다. 2차 과목 숙지 정도가 아직 충분하지 못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합격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다고 판단했지만, 이 때 열심히 해두면 행정고시 2차 시험을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가능한 한 열심히 준비해보려고 했습니다. 경제학과 행정법의 경우에는 시험 전까지 3순환 학원 강의를 모두 들을 수 있었지만, 행정학과 정치학, 선택과목(정책학)의 경우에는 수업을 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함께 입법고시 1차에 합격하였던 스터디 후배와 함께 아침 7시에 별도의 스터디를 하면서 하루에 두 과목씩 정리를 했습니다. 공부 시간을 더 확보하기 위해 잠을 줄여 나가기 시작하였지만, 계획했던 것만큼 진도를 나가지 못하자 조바심이 났습니다. 그러다 감기를 비롯한 각종 자질구레한 병치레로 인해 결국 시험 전날 밤을 새다 쓰러졌고, 시험 당일에는 문제를 잘못 읽어서 답안을 엉터리로 작성하는 실수를 범하는 등 후회투성이로 시험을 마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저는 2차 시험에서 불합격하였고, 함께 공부했던 스터디 후배는 컨디션이 좋지 않았지만 대단한 집중력을 보이며 최선을 다해서 입법고시에 최종합격을 하였습니다. 이 때, 저는 실력을 쌓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험 당일의 컨디션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그리고 시험장에서 덤벙대느라 문제를 꼼꼼히 읽지 않는 것이 얼마나 치명적인지를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4) 최종 정리와 합격 가능성을 엿보다: 2006년 5월~6월

입법고시에 따른 후유증을 빨리 털어버리고 남은 행정고시 2차에 매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습니다. 입법고시 2차를 치르고 와보니 행정학 수업이 거의 끝나가고 있었습니다. 행정학의 경우 최신 사례나 제도 개선 여부 등 업데이트가 무엇보다 중요한 과목인데, 앞부분 수업을 못 들었더니 총론과 조직론 부분에 큰 구멍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그 때부터 미완성상태로 두었던 행정법 서브를 3순환 강의를 들으면서 완성하였습니다.


그리고 정치학의 경우 신희섭 선생님의 강의를 통해 주요 토픽들을 정리하고, 이것을 중심으로 서브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3순환부터는 논문을 읽을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그간 정리해 두었던 내용들을 중심으로 하여 여러 번 반복해서 보았고, 최장집 교수님의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는 한국의 정치 상황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는 책이기 때문에 틈틈이 읽으면서 답안에 어떻게 녹여낼 것인가를 고민하였습니다.


선택과목인 정책학의 경우 2005년 동차 3순환 수업을 들은 이후, 2006년 동차 3순환에 다시 처음으로 제대로 책을 보고 강의를 듣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때, 교과서를 보거나 서브를 만들 시간적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정경호 선생님의 <실전중심 정책학>을 단권화하고 선생님께서 수업시간에 나눠주시는 논문을 당일에 정리하여 반복해서 보았습니다.
 
4순환부터는 학원 강의를 들을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오전에 두 시간 모의고사를 보고 나머지 시간에는 복습을 했습니다. 이때, 경제학과 정치학을 제외하고는 학원 모의고사에서 제 답안이 여러 번 최고답안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수험 과정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잃지 않도록 마인드 컨트롤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때, 최고답안으로 선정되었던 것이 제게는 심적으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사실 공부를 하면서 과연 나의 공부방법이 고시에 적합하기는 한 것일까 하는 의문을 많이 가졌었는데, 영 틀린 것은 아니구나 하는 믿음을 가질 수 있었고, 또한 좀 더 노력한다면 올해는 합격할 수 있겠구나 하는 희망을 갖게 해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희망을 갖고 입법고시 2차 때의 시행착오를 거울로 삼아 시험 막바지에는 건강관리에 유의했습니다, 다행히 시험 기간 5일 내내 감기나 소화불량과 같은 잔병치레 없이 시험을 치를 수 있었습니다.

 

(5) 2차 합격 발표와 면접 준비와 최종합격: 2006년 11월~12월
2차 합격 발표가 있은 후, 합격의 기쁨도 잠시였고 지난해에 비해 면접이 강화되리라는 얘기에 또다시 긴장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발표 이후 며칠 만에 일반행정직렬, 재경직렬, 지역 등 다양한 구성원들로 짜여진 스터디를 구성하였습니다. 13명의 스터디원들이 오후, 저녁반으로 나뉘어 개별면접과 집단토론 면접을 준비하였는데, 저는 학교를 졸업한 터라 재학생들에 비해 시간적 여유가 있었기 때문에 오후, 저녁반 스터디에 모두 참여하였습니다.


시사문제를 직접적으로 묻는 문제가 출제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49회 합격생분들께서 면접 설명회 당시 말씀해 주셨지만 전반적인 토론이나 개별면접 과정에서 시사적인 내용을 숙지하고 있는 것이 보다 현실감을 살릴 수 있는 답변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주요 토픽을 뽑아서 각자 자료를 준비해왔고, 개별적으로 내용을 익히도록 하였습니다.


또한 기출문제를 중심으로 실전과 다름없는 분위기를 형성하여 서로가 면접관과 면접대상자가 되어주면서 약 2주 정도 면접 준비를 혹독하게 하였습니다. 그래서였는지 많은 스터디원들이 오히려 실제 면접장에서는 덜 긴장하였고,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여 좋은 성과를 냈습니다. 면접 당일에 저는 집단 토론에서 사회자를 보았고 (사회자는 떨어지지 않는다는 말이 있었기에 자원하였습니다), 생일이 늦은 탓에 가장 마지막으로 면접을 보았습니다. 사회자였기 때문에 면접관들께서 저를 기억해주셨고, 계속되는 면접으로 지치셨었는지 너무 편하게 대해 주셔서 특별히 까다로운 질문 없이 무사히 면접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12월 21일 드디어 최종 합격의 기쁨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Ⅲ. 수험생활 측면에서의 고려사항

1. 학원의존도 결정: 자신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라

행정고시를 준비하면서 누구나 한번 쯤 심각하게 하게 되는 고민이 학원을 얼마나 다녀야 할 것인가? 하는 점일 것입니다. 이것은 자신이 어떤 상황인지에 따라서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되는데요, 만일 학교 수업 등을 통해 고시 관련 과목에 대한 전반적 이해가 갖춰진 분들이라면 굳이 기본강의나 1순환 수업을 들을 필요는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만약 저처럼 그 전에 고시 관련 과목을 접해보지 않은 상태라고 한다면 학원 강의를 듣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가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바로는 기본 강의와 1순환이 내용 면에서 거의 비슷하고, 2순환과 3순환이 비슷했던 것 같은데, 이 점을 참고하셔서 적정하게 계획을 세워 보시기 바랍니다.


또한 학원에서 선생님께서 요약해주시는 자료를 보는 것이 스스로 더 적합하다고 느끼는지 아니면 자신이 직접 교과서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더 많은 것을 얻는다고 느끼는지 여부도 학원의존도를 결정하는 주요한 요인이라고 생각됩니다. 전자의 경우 시간을 아낄 수 있다는 점에서 저는 선호했었는데, 이 역시 자신의 성향에 따라 다르겠죠.


한 가지 당부 드리고 싶은 점은 학원의 스케줄에 따라 각 과목의 중요도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2차 시험에서 모든 과목은 동일한 100점입니다. 어느 과목이라 하더라도 과락을 넘지 못한다면 커트라인을 넘는다 하더라도 합격을 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종종 학원 스케줄에 따라 과목의 중요도를 결정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경제학과 정치학을 비교했을 때, 경제학이 수강일수가 두 배정도 많기 때문에 두 배정도 중요하고, 따라서 더 시간을 많이 할애해야 한다는 식의 생각 말입니다. 저 역시도 학원 수업에 치여서 앞에 있는 경제학이나 행정법에 비해 행정학, 정치학, 그리고 선택과목은 소홀히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점수가 발표되고 나서 보니 나름대로 믿어왔던 정치학 점수가 상당히 낮았습니다. 이런 부분도 고려하셔서 학원 수업 수강 여부와 공부 계획을 체계적으로 세우셨으면 합니다.

 

2. 건강과 스트레스 관리의 중요성: 나만의 방식을 찾아라
제가 입법고시 2차 때 경험한 바로는 건강이 수험생활에 있어 최우선시 되어야 하는 것 같습니다. 일단 아는 것이 많아도 그 날 컨디션이 좋지 않아 답안을 충분하게 작성하지 못한다면 합격할 수 없으니까요. 따라서 수험기간 내내, 특히 시험 막바지에 다다라서는 자신에게 맞는 건강법을 통해 건강관리를 철저하게 하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운동하는 것이 오히려 저에게 스트레스라 운동을 하지 않았습니다. 식사 후에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거나, 신림동 일대를 한 바퀴 도는 정도로 몸을 푸는 정도로 체력 관리를 하였고, 오랫동안 자리에 앉아서 소화가 잘 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밥의 양을 줄이고, 고기보다 야채를 많이 먹는 쪽으로 식습관을 바꾸었습니다.


스트레스 관리와 관련해서는 수험생활 초기에는 주말마다 친구들과 만나서 어울리는 것이 제 스트레스를 풀어준다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2005년에 2차 시험을 치른 후에는 밖에 나갔다 오면 오히려 저의 현재 생활이 싫어지고 집중도 잘 안 되는 등의 문제가 생겼습니다.  신림동을 벗어나는 것이 오히려 저에게는 스트레스였던 것이지요. 그래서 토요일 저녁에 함께 공부하는 사람들과 맛있는 것을 먹거나 일요일에는 늦게 기상하면서 부족한 잠을 보충하는 쪽으로 방법을 바꾸었습니다. 오히려 함께 공부하는 사람들과 고충을 이야기하면서 격려하였던 것이 제게는 적합한 스트레스 관리 방법이었다고 생각되는데요, 여러분도 자신에게 맞는 건강 및 스트레스 관리 방법을 찾아보셨으면 합니다.

 

3. 스터디의 필요성: 상부상조의 미덕

수험기간 중에 스터디가 필요한 것은 학교 및 학원 수업을 통해서 얻을 수 없는 새로운 부분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자신에게 부족한 과목을 다른 스터디원이 도움을 줄 수 있고, 나 역시도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야 스터디가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저는 서로 다른 직렬끼리 스터디를 하는 것이 도움이 많이 된다고 생각하는데요, 같은 직렬의 경우 아무래도 경쟁자라는 생각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모든 것을 공유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소수직렬은 잘 모르겠지만 일반행정직렬과 재경직렬의 경우, 서로가 부족하다고 여기는 과목과 자신 있는 부분이 서로 상충되기 때문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함께 스터디를 했던 재경직렬 분들에게 경제학과 관련해서 많은 도움을 받았었고, 저는 상대적으로 행정학에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사례나 목차 구성 등의 부분을 도와줄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스터디를 하실 때에는 목적을 분명하게 하신 후에 구성원을 모집하고 운영해야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Ⅳ. 결: 힘든 수험생활의 등불이 되어준 분들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행정고시에 합격한 이후 무엇보다 다행스럽다고 생각했던 것은 그 동안 고생스러웠던 시간들을 좋은 추억으로 간직할 수 있게 된 것이었습니다. 제가 이러한 기쁨을 누릴 수 있게 되기까지 참 많은 분들이 물심양면으로 저를 도와주셨습니다. 힘들 때마다 기운을 불어넣어주셨던 사랑하는 부모님, 공부하느라 우울할 때마다 저의 활력소가 되어주었던 동생 은진이, 신통하게도 저의 합격 예지몽을 꾸어주었던 소영이, 서영이, 그리고 힘든 시간에 많은 의지가 되어주었던 스터디 사람들(윤상, 예성, 애린, 태정), 밀어주고 끌어주신 베리타스 정경호 선생님, 지면을 빌어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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