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법무관 수석합격수기-運七三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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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법무관 수석합격수기-運七三技
  • 법률저널 편집부
  • 승인 2008.08.06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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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태 제19회 군법무관임용시험 수석합격

 

운칠삼기(運七三技)

 

I.들어가는 말
안녕하십니까? 이번 제19회 군법무관임용시험에 합격하게 된 조희태라고 합니다. 당초 합격자체도 생각지 못하고 있던 터에 덤으로 수석의 영예를 얻게 되어 아직도 마치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는 듯한 느낌입니다. 저의 수험생활을 남에게 이야기 하는 것이 조금 어색하기도 하지만 이글을 읽으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II. 1차시험의 준비
저는 대학에 입학하면서부터 사법시험을 보아야겠다는 생각을 가졌지만 본격적으로 시험준비를 하게 된 것은 2001년부터였습니다. 우선 학교를 휴학하였는데 당시 3학년 교과과정상 학교수업과 시험공부를 병행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입니다.(3학년 수강과목은 소송법 등 1차시험과 직접관련 없는 것들이 많았습니다) 3월부터 학교 도서관에서 공부를 시작하였고 일단 3월에 신림동에서 헌법강의를 들었는데 강의를 듣고 다시 학교로 와서 그날 배운 부분을 복습해나가는 식으로 3월달을 보냈습니다. 헌법이 끝나고 민법 그리고 형법 순으로 공부를 해나갔습니다. 민법은 1학년 여름방학 때 채권법만 학원강의를 들었던 적이 있는데 예습과 복습을 전혀 하지 않은 상태에서 들었던 것이라 거의 도움이 되지 못했고 형법은 2학년 때 신호진 강사의 강의를 들었으며 당시에 나름대로 열심히 수업도 듣고 정리노트도 만들고 해서 나중까지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형법은 강의를 들어놓은 것도 있고 해서 따로 학원강의를 듣지 않고도 혼자 책을 볼 수 있었지만 민법이 문제였습니다. 당시 저는 학원강의가 테이프로 출시된다는 것을 몰라서 혼자 고민하다가 경제적 사정 때문에 그냥 혼자 책을 보기로 했습니다. 기본서는 김준호 교수님 교과서를 보았습니다. 그럭저럭 헌·민·형을 1회독씩 하자 여름이 성큼 다가와 있었습니다. 여름에는 원래 혼자 책을 보려 했었는데 우연히 연세대에서 여름방학 특강을 한다는 소식을 듣게 되어 강의를 들으며 다시 1회독을 하게 되었습니다. 민법은 그전에 김준호 교수님 기본서를 잃어버려서 이 기회에 곽윤직 교수님 교과서를 한번 읽어보자는 생각에 보게 되었는데 이때 읽어둔 것이 꽤 오래 머리에 남아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특강을 모두 끝마치고 문제집을 풀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민법은 김형배 교수님, 형법은 대학모의고사 문제집을 풀게 되었습니다.(헌법은 문제집을 보지 않았습니다) 민법 기본서도 다시 김준호 교수님 책을 보게 되었는데 수험서로는 한권으로 된 책이 더 편리했기 때문입니다. 선택과목도 정해야 해서 법철학을 선택하고 유병화 교수님 교과서를 한번 읽은 후 구모영 박사의 수험서를 보았습니다. 그 당시 하루 일과는 아침 9시 반에서 10시 사이에 도서관에 나와서 오전에는 영어공부를 하고 점심 먹고 민법공부하고 저녁에는 헌법이나 형법을 공부했습니다. 즉 하루에 두 과목씩 법과목을 했는데 민법은 항상 하고 헌법과 형법을 번갈아서 공부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제가 민법이 약하다고 생각해 절대적인 회독수를 조금이라도 늘려보려고 한 것인데 결과적으로 민법점수가 잘 나와 성공했다고 생각합니다. 문제집을 보면서 처음에는 모든 문제를 풀고 다음에 보지 않아도 되겠다고 생각되는 문제에는 X표를 꼭 다시 보아야 하는 문제에는 0표를 하였습니다. 이렇게 문제집으로 한 바퀴를 돌자 다른 건 몰라도 이제까지 각각 분리되어 이해되던 민법이 전체적으로 보인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달력을 보니 겨울이 되어가고 있었고 이때부터 각 과목 전범위 모의고사를 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진도별 모의고사는 전체를 꼼꼼히 훑을 수 있는 장점은 있지만 너무 시간이 많이 걸리고 전체를 아우르는 시각이 떨어진다고 생각했기 때문에(주위에서 그렇게 들은 것도 참고가 되었습니다) 실전처럼 전범위 모의고사를 시간을 정해놓고 보았습니다. 이때를 위해서 가을 즈음부터 사시 최근 5년간 기출문제, 고시신문에 실리는 모의고사 문제들을 모아 놓았습니다. 그리고 12월부터 고시계나 고시연구에 실리는 사시1차 대비 모의고사 문제들을 도서관에서 복사해서 차곡차곡 모았습니다. 모의고사를 볼 때는 문제를 풀고 채점 후 틀린 문제 및 맞은 문제 중 제가 모르는 지문에 대해서는 다시 교과서를 찾아보고 교과서에 빠진 내용이면 옮겨 적었습니다. 시험 전날에는 조문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하루 종일 삼법의 조문을 읽고 집에 들어갔습니다. 처음엔 하루면 충분할 거라 생각했는데 민법조문이 너무 많아서 밤늦게야 겨우 끝이 난 기억이 납니다. 시험을 보고 돌아와 채점을 해보니 합격을 확신할 수는 없는 점수가 나와 내심 불안한 마음이었지만 일단 2차 공부를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III. 2차시험 준비
3월달에 학교에 복학하고 수업을 들으면서 일단 후사법 테이프를 듣기 시작했습니다. 후사법을 공부한다는 것이 매우 뿌듯했으나 합격여부가 불투명하여 집중이 잘 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덧 44회 사시1차합격자 발표가 있었고 제 이름을 확인하고 너무 기뻤습니다. 그러나 이미 공부의 집중력이 현저히 떨어진 상태에서 공부를 하다보니 6월 2차시험장에 들어갈 때는 후사법만 겨우 한번 본 상태였습니다. 그렇게 2차시험 4일을 출석하고 7월부터 학교 도서관에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학교는 다시 휴학을 했습니다. 먼저 후사법을 강의테이프로 들었는데 이해가 ‘대충’밖에 되지 않아 절대 못쓸 수준이어서 불안한 마음이 들었고, 특히 같이 2차공부를 하는 동료가 없다는 것이 많이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헌 · 민 · 형도 1차와는 너무 달라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그래도 그해 1차 합격한 기분으로 겨우 이겨내다가 12월 합격자 발표가 나서 본격적으로 재시생이 되자 마음이 너무 불안해서 우울하기까지 했습니다. 다음해 3월부터는 학원3순환 모의고사를 보았는데 쓸 수 있는 문제는 어느 정도 쓰겠으나 모른다 싶은 문제는 손도 댈 수 없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2차시험에서 아는 문제를 잘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모르는 문제를 어느 정도라도 쓸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내가 잘 아는 문제는 남도 잘 알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3순환을 보내고 나머지 기간에 문갑 키워드 단문집을 보았는데 저한테는 잘 맞지 않았던 것인지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5월달에는 감기가 심하게 걸려서 이비인후과를 다니기도 하는 등 컨디션도 안 좋았습니다. 6월에 2차시험은 연대에서 보게 되었는데 첫날 행정법부터 적극적 실수를 해서 기분이 아주 안 좋았습니다. 그렇게 재시를 치르고 2학기에 학교에 복학하여 아르바이트로 과외를 하면서 발표를 기다렸는데 역시 불합격이었습니다.

 

IV. 다시 1차
재시까지 떨어졌지만 제 형편이 슬퍼하고 있을 때가 아니었습니다. 하루 이틀 쉬고 다시 1차준비를 했습니다. 시간이 없었고 전에도 1차준비를 많이 한 것이 아니라 실력도 형편없었습니다. 처음에는 삼법을 두 번 정도 보고 들어가려 했는데 제가 워낙 책을 느리게 읽는지라 열심히 해도 불가능 했습니다. 그래서 1회독하고 문제를 풀었습니다. 1회독할 때 문제집을 같이 보았는데 헌법은 김학성 교수님 문제집을 통학하는 지하철 안에서 푸는 것으로 하고 민법은 김형배 교수님, 형법은 김일수 교수님 문제집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전범위 모의고사를 풀었는데 점수가 안 좋았습니다. 심지어 시험 직전에 본 모의고사도 70점대였습니다. 그래도 실전은 다를 거라는 생각으로 시험장에 들어갔습니다. 헌법과 법철학은 잘봤다고 생각되었고 점심시간엔 신호진 최신판례를 열심히 다시 읽었습니다. 형법도 높은 최신판례 비중으로 무난하게 보아 좋은 기분으로 민법시험을 보았는데 정답을 확신할 수 없는 문제들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집에 돌아와 채점을 하니 82.29가 나왔는데 다음날 나가 보니 예상 합격선이 너무 높았습니다. 당시에는 100%불합격할 점수였기에 포기하고 4학년1학기 학교생활을 하면서 돈을 벌기로 했습니다. 군문제도 해결이 안 되어 있었기 때문에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합격자 발표일에 군법1차에 컷트라인으로 간신히 합격한 것을 보고 벼랑 끝에서 올라온 기분이었습니다.

 

V. 3시좌절과 4시
그러나 2차 시험까지 50일남은 시점에서 할 수 있는 것은 7법을 한번 씩 보고 들어가는 것이었습니다. 50일 동안 정말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아마 제 평생 가장 열심히 공부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한번 밖에 못 보지만 꼼꼼히 보려고 노력했고 찍어서 공부하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전 범위를 기본 개념위주로 보았습니다. 그리고 케이스가 중요하단 생각에 후사법은 문갑서원에서 나온 케이스집(일반 교수 사례집보다 서술이 간략하기 때문에)을 다 보았습니다. 그렇게 1회독을 하고 2차시험장에 들어가서 시험을 치렀습니다. 그렇게 시험을 치르고  마지막 학기를 다니면서 학교 고시반에도 들어가고 이번에는 학원을 다니고 싶어서 1순환을 학원 일정대로 따라갔습니다. 나름대로 성실하게 후사법까지 공부했는데 깨닫게 되는 것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기본 삼법때에는 발표가 임박하여 공부가 잘 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12월, ‘될 것 같다’라는 마음으로 발표를 기다렸으나 결과는 불합격이었습니다. 이 때 마음에 큰 좌절을 맛 본 것 같습니다. 비록 공부한 시간은 짧았지만 공부는 양보다 질이기에 후회 없이 열심히 공부했는데 찾아온 불합격은 사람을 무기력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래도 내년 시험은 보아야 했기에 2순환때부터 모의고사를 보고 3순환도 역시 동일하게 모의고사를 응시했습니다. 당시 저는 4시생이었지만 시험 적응력이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어서 꾸준히 모의고사를 보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 여자친구가 47회 사시1차에 합격해서 같이 밥 먹고 30분정도씩 민법 형법 케이스를 풀어보았습니다. 문제를 읽고 자기 나름대로 목차를 구성하고 내용을 간략히 애기해 보는 것이었는데 저와 여자친구 모두에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시험 보는 4일 동안 개인적으로 많이 힘든 일들이 있었지만 이제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시험을 치렀습니다. 발표를 기다리면서는 어머니 장례식 등으로 너무나 정신이 없어서 시험은 신경쓰지도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발표가 임박하였을 때는 누구나 그렇듯 하루에도 몇 번씩 천당과 지옥을 오갔고 특히 군법무관 2차시험의 경우 사시보다 컷트라인이 높고 선발인원도 소수여서 그 안에 내가 들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크게 들었습니다. 그러다가 합격소식을 듣게 되었고 그 때의 기분은 안도감과 감사함뿐이었습니다.

 

VI. 맺는말
1. 제가 보았던 책
어떤 책을 보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보는 것이 중요하지만 하나의 참고정도는 될 수 있기에 간략히 소개해 보겠습니다.(존칭생략)
(1) 1차의 경우(2004년 기준)
헌법(황남기 기본서 김학성문제집), 민법(김준호 기본서 김형배문제집 level up판례집), 형법(이재상기본서 김일수문제집 신호진판례총정리)
(2) 2차의 경우(2005년 기준)
헌법(정회철기본서), 행정법(이병철기본서와 동사례집 문갑사례집), 민법(박승수기본서 김종률 송영곤 사례집), 민사소송법(이시윤기본서 박승수사례집), 형법(이재상기본서와 동사례집 김정철보충), 형사소송법(이재상기본서 동사례집 문갑사례집 강용택‘형사소송법’-증거부분) 상법(임재철기본서 최준선사례집 문갑사례집)


2. 감사의 말
이제까지 햇수로 5년 동안의 저의 수험생활과 공부방법을 말씀드렸습니다. 보통 시험 합격을 운칠삼기(運七三技)라고 표현하는데 저의 경우는 운이 아홉은 되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좋은 결과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이 세상에서 고생만 하시다 자식의 합격을 보시지 못하고 올해 8월 하늘나라로 가신 어머니, 그리고 이제껏 저를 뒷바라지 해주신 외할머니께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또한 못난 남자친구의 지난한 수험생활을 묵묵히 같이 해준 선희에게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고 내년 2차시험에 반드시 합격하리라 확신합니다. 저의 수험생활동안 많은 조언을 해준 병희형과 청룡이형, 항상 친형처럼 든든한 성태형과 승훈이형과 저의 원군이 되어준 인성이, 그리고 그동안 많은 힘이 되어준 친구들(승진, 진우, 창훈, 태경, 현정)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그밖에 1년여 동안 같이 생활한 숭현관의 실원들과 영미누나, 수정누나 및 후배 지희에게도 합격의 영광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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