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회 외무고시 수석합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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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회 외무고시 수석합격기
  • 법률저널 편집부
  • 승인 2008.08.04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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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정 서울대 영어교육학과


“한국을 대표하는 외교관 되고 싶다”

 

Ⅰ. Intro...
“장혜정씨... 제 39회 외무고시에서 최고 점수를 받으셨습니다...” 외무고시 수석합격이라니 정말 나에게 벅찬 명함이었다. 합격수기를 써달라는 신문사의 요청에 나는 과연 내 합격수기가 현재 공부중인 외시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었다. 난 정확히 2년 2개월 동안 수험 공부를 하며 소위 특별한 공부비법, 수석합격의 비결을 개발한 것이 없다. 그러므로 내 합격수기는 정말 솔직하게 내가 수험공부를 하며 가졌던 마음가짐, 공부방법을 중심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답지쓰는 연습에 중점을 둔 공부”


Ⅱ. 수험공부과정……
나는 평범하지만 욕심이 있는 사람이다. 남들보다 머리가 뛰어난 것은 결코 아니지만, 무언가를 해내고자 하면 거기에 모든 것을 쏟아 부을 자신은 있었다. 나는 어릴 때부터 한국을 대표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고, 그 욕심을 충족시켜 줄 만한 직업으로 내가 택한 것이 외교관이었다. 대학은 비록 부모님의 권유로 사범대로 진학했지만, 외교관이 되겠다는 꿈은 버릴 수 없었고 부모님을 설득해 고시계로 2003년 2월 입문하게 되었다. 그 때 내가 처음 들었던 수업이 윤경철 선생님의 국제정치학이었는데 방대한 고시 공부량에 좌절했던 기억이 난다. 처음 한달은 4시간이라는 긴 수업시간에 질려 수업 듣고 집에서 논문 한 두편 읽는 거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2003년도 1학기는 고시공부와 학교수업, 거기에다 영어스터디를 병행하자니, 아무것도 제대로 되는 게 없었다. 그래서 2학기부터는 고시에 합격할 때까지 학교에 복학하지 않겠다는 굳은 결심으로 과감히 2년간의 장기간 휴학을 했다. 애초에 고시공부는 무조건 2년만에 끝낸다는 각오로 덤벼들었다. 난 원래 무엇이든 재미있는 것을 좋아한다. 대학 다닐 때도 사람들과 어울려 노는게 재미있어서 술 마시며 날밤새는 일도 허다했으며, 각종 스포츠를 비롯해 수많은 활동을 하며 나름대로 인생을 즐기고자 했다. 그런데 막상 외교관이 되려면 고시라는 관문을 통과해야 하고 고시공부는 이제까지 살면서 가장 재미없는 일인데 오래 끌 수는 없는 일이었다.

 

2003년도 2학기에 휴학을 하고 나서, 본격적으로 고시공부를 시작했다. 애초 계획은 2004년에 1차를 포기하고 2차공부에 계속 중점을 둘 예정이었으나, 학원 선생님과 상담한 결과 그래도 2차 경험을 한 번 해 보는 게 낫지 않겠냐고 하셔서 2004년에 2차를 보기로 결심했다. 1차 공부경험이 전무해, 헌법, 한국사, PSAT 공부에 약 3~4개월을 투자했다. 그때는 어차피 1차에 붙어도 2차를 공부해둔 것이 없어 시험에 떨어질 것이 뻔하므로 마음 편히 1차에 응시했다. 1차는 운좋게도 합격했으나 2차는 낙방. 당연한 결과였다. 국제경제법, 국제경제학을 하나도 안보고 들어갔으니 말이다. 그러나 예상외로 2차 성적이 좋게 나왔다. 그때까지 답지작성 연습을 한번도 해보지 않고 시험장에 들어갔는데, 오히려 2차시험장이라는 실전에서 나의 부족한 점은 뭔지, 앞으로 공부방향을 어떻게 잡아야 할 지 감을 ! 잡고 나왔다. 처음 2차시험을 보면서 내가 했던 생각은 나에게 입력되어 있는 지식과 답지에서 출력되는 내용이 큰 차이가 난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앞으로는 답지쓰는 연습에 중점을 둔 공부를 해야겠다고 시험장에서 마음먹었다.

 

처음 2차 시험을 치룬 후, 6월달부터 본격적인 2차공부에 돌입했다. 앞으로 내가 잡은 수험기간 데드라인이 채 1년이 남지 않았기에 되도록이면 공부량을 축소시키고자 했다. 각 과목당 기본서 1권씩만 잡고 그 이외에 심화내용은 학원강의에서 보충해주는 것으로 하기로 했다. 6월달부터 12월달까지는 2차공부를 했는데, 학원 수업과 개인 공부를 병행하였다. 이 기간 동안 영어와 국제정치학, 국제법스터디를 했다. 모두 일주일에 한번씩 만나서 답지쓰기 중심으로 진행했는데, 스터디를 통해 꾸준히 답지 쓰는 연습을 하니 어느 정도 답지 쓰는 감을 잡은 듯했다.

 

1차 한달만에 승부 걸어


1차공부는 작년에 좀 해둔 바 있어서 다른 수험생들에 비해 늦게 시작했다. 거의 1월중순까지 황종휴 경제학 3순환을 들었기 때문에 1차공부할 시간이 매우 촉박하였는데, 주위 사람들은 나보고 무슨 배짱으로 1차공부를 하지 않느냐고들 했다. 그러나 나는 작년에 1차에 붙은 후 2차공부를 해둔 것이 없어 막막하던 기억이 떠올라 2차공부에 좀더 매진하기로 결정하고, 1차를 한달반만에 끝내자고 승부를 걸었다. 그래서 내가 택한 1차공부방법은 PSAT는 어차피 단기간에 점수가 오를 수 없는 과목이므로, 공부 비중을 적게 두고 헌법과 한국사에서 고득점을 받는 것이었다. 다행히도 이 방법은 성공하여, 비교적 우수한 성적으로 1차에 합격했다.

 

1차에 합격한 후 2차까지는 약 두 달 밖에 없었다. 1차를 끝내고 체력적, 정신적으로 매우 힘든 상태에서 2차공부를 바로 시작하는 것이 매우 부담스러웠다. 또한 2차공부가 별로 되어있지 않아서 다른 수험생들은 2개월동안 그간 공부한 내용을 정리한다지만, 나는 그럴만한 상태가 아니었다. 국제법, 경제학, 국제정치학을 보면 볼수록 내용이 새로워서 상당한 좌절감에 빠지곤 했다. 막막했지만, 내용을 입력하는 것보다 글로 출력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신념하에, 최병권 경제학, 신희섭 국제정치학, 안진우 국제법 최종 순환을 모두 수강하며 한번도 빠지지 않고 모두 답안을 작성해냈다.

 

국제법을 제외하고는 모강성적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다. 최고답안을 보고 ‘나는 왜 이렇게 못써내지’ 하며 매번 자책했던 기억이 난다. 최종순환을 모두 마치니 남은 기간은 한 달이 채 안되었다. 이 기간 내에 모든 내용을 섭렵하기란 불가능하다고 생각해서, 학원 강의 내용을 복습하며, 다시 기본서 내용을 철저히 이해, 암기하고자 했다. 남들은 그 기간에 이미 서브노트가 완성되어 서브를 봐가며 정리를 한다지만, 나는 학원 강의 필기를 정리해둔 것 외에 서브노트가 없었다. 따라서 필기노트에다가 부족한 부분을 보충해가며 시험 전날에 볼 나름대로의 서브노트를 마련해두었다.

 

드디어 2차시험날이 다가왔다. 첫째날은 영어와 국제정치학. 영어에서 작문은 시사적인 내용이라 비교적 평이했는데, 독해와 예상치못한 주제때문에 에세이가 어려웠다. 그런데 문제는 국제정치학이었다. 1번문제가 자기가 선택한 이론으로 동북아의 갖가지 국제정세를 설명하는 것이었는데, 도저히 감을 잡을 수 없어서 그냥 펜 흘러가는 대로 쓰고 나왔는데, 나는 아직도 내가 무슨 내용을 쓰고 왔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둘째날은 국제법과 제2외국어. 나는 일본어를 선택하였다. 국제법은 내가 철저히 ‘중요 조문은 무조건 암기’라는 모토 하에 공부해왔기 때문에, GATS 16,17조를 평석하라는 제1문에서 조문 내용을 거의 다 암기해서 옮겨 두었다. 외교관계협약과 관련된 제2문에서도 조문이 몇조인지, 또한 조문의 내용을 거의 그대로 옮겨 두었다. 일본어는 원래 자신있던 과목이기에 비교적 난이도가 있었으나, 수월하게 써 내려갔다. 셋째날은 경제학. 경제학은 원래 나의 주력 과목이었다. 경제학을 결코잘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경제학은 공부를 하면 점수를 충분히 얻을 수 있는 과목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험공부할 때도 경제학에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그래도 학원 최종 모강 때 다루었던 몇몇 심화된 문제들이 나오지 않을까하는 두려움-그런 문제들은 이해가 안돼서 그냥 포기했다-이 있었으나, 다행히도 올해 경제학이 평이하게 출제되어 수월하게 해결하고 나왔다.

 

면접후 발표때까지 잠 못 이뤄


2차를 마치고 난 후, 나는 작년보다 시험 난이도가 훨씬 어렵다고 생각했다. 특히 국제정치학을 너무 두서없이 쓰고 나와서 합격에 대한 자신감이 없었다. 2차합격발표가 공식 발표일보다 하루 전에 난다는 걸 모르고 있었는데, 아는 후배가 전화가 왔다. 결과는 2차합격. 뛸듯이 기뻤다. 나에게도 이런 행운이 찾아오다니... 그렇다고 기뻐하고 있을 수만 없는 것이 21명의 2차합격생 중 3명이 떨어지게 되는 3차면접이 있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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