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만의 공부방법을 밀어부쳐라
상태바
자신만의 공부방법을 밀어부쳐라
  • 법률저널 편집부
  • 승인 2002.01.28 19: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주연
연세대 법학과 3년
제43회 사법시험 합격

 

1. 합격소감

 

지난 3년 동안 꿈꿔 온 합격이라는 결과물을 안고서 지나온 길을 떠올려 본다. 힘들고 불안한 시간들이었지만 한 가지 목표가 있었으므로 공부 이외의 다른 고민들은 별로 없었다.
 합격의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다른 근심들이 생겨나는 걸 보면 인생이란 끝없는 도전과 실패, 투쟁의 길이 아닐까라고 감히 생각해 본다. 또 나의 합격기가 나와 같은 목표를 가지고 나아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수험생활의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쓴다.

 

2. 1차시험 대비

 

98년 5월부터 00년 2월까지 1차를 준비했는데 이때 처음 법학책을 본 것은 아니고 이전에 행시를 조금 공부했으므로 행정법과 헌법은 2회독 정도 한 상태였다. 민법을 곽윤직 교수님의 책으로 시작했는데 어려운 한문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으므로 1회독 후 김준호님의 책으로 바꾸었다. 헌법의 경우 권영성님 교과서를 기본서로 했으나 허영님의 책도 1회독 했다.


 형법은 이재상님 책으로 충분했던 것 같다. 영어의 경우 graduate english라는 책을 보았는데 문법과 독해문제가 뛰어나다. 경제법이나 형사정책은 학원교재만 보면 충분하였다. 헌민형은 적어도 2권의 문제집과 1권의 판례집은 보아야 안심이고, 헌민형의 경우 2차 시험까지 연결되므로 꼭 제대로 된 판례집을 정독하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나의 경우 형법은 신동운 판례100선, 민법은 김준호, 헌법은 김학성 판례를 보았는데 신동운 저의 경우 범죄에 사용된 칼이 그려져 있는 등 아주 기묘한 편제로서 2차까지 가장 많은 도움을 받았다.

 

1차 시험에서 나의 특이한 공부방법이라면 1년 반 정도의 공부기간 중 1년은 교과서와 문제집, 판례집을 정독하였지만 시험일 전부터 6개월은 책을 눈으로 읽지 않고 공부했던 교과서,판례집, 문제집을 강의한 강의 테이프를 이용 듣기만 한 것이다. 시중에 파는 고속 카세트를 이용하면 1시간 40분짜리 테이프를 1시간에 들을 수 있는데 하루에 평균 여섯개 정도로 6개월 동안 1000개 정도의 테잎을 들었다. 강사들이 중요한 것, 틀리기 쉬운 것만을 꼭 찝어 설명하기 때문에 방론에 불과한 문제에 몰두하지 않을 수 있고 구수한 말솜씨를 가진 강사님들의 농담과 함께 공부하다 보면 지루함과 불안감을 떨쳐 버릴 수 있어 좋다. 나는 시험전 특별한 정리기간이라는 것은 없었고 시험 당일까지도 테이프를 듣고 감을 유지했다.

 

시험 당일날은 시간이 좀 남을 정도로 문안하게 치뤘고 2000년도부터 문제 공개가 되어 다음날 합격임을 예상했다. 실력이 충분하면서도 시험 당일 시간 관리를 잘못하여 불합격하는 경우가 있는데 공부기간이 1년 이상 되면 한달에 한번씩은 빠짐없이 모의고사를 보는 것이 매우 도움이 된다. 또 보통 1주일에 한 번씩은 쉬라는 말들을 많이 하는데 이 때는 공부가 잘 되었던 때라 그런지 공부를 쉬었던 날이 거의 없다.

 

3. 2차시험 대비

 

1차 시험 이후로 6월까지는 합격의 기쁨으로 들떠서 후4법 1회독도 하지 못 한 채 동차시험에 임했고 성적 역시 과락이 3개가 나왔었으나 전혀 개의치 않았다. 7월부터 한림법학원에서 후4법 강의를 듣고 스터디를 하면서 9월까지는 큰 어려움 없이 열심히 공부를 하였다. 그러나 1순환이 끝나가면서부터 긴장감이 늦춰진 탓에 11월 12월은 공부를 한 날보다는 pc방에서 오락을 한 날이 더 많을 정도였다. 그 와중에서도 스터디와 학원모의고사를 빠진 날도 많았지만 계속 끈을 놓지 않고 있었던 것은 불행중 다행이었던 거 같다. 새해가 되어서도 여전히 pc방과 인연을 완전히 끊지는 못 하였으나 하루 2시간 정도 휴식 삼아 꾸준히 다녔고 밤늦게까지 공부하고 아침에 늦게 일어나는 스타일을 계속 유지해 갔다. 남들은 4.2.1.1로 시험 직전 4회독을 한다고 하나 나는 5월에도 민법을 15일이나 볼 정도로 배짱있게 (무지 걱정되기도 하였지만) 밀어부쳤고 결과적으로 민법에서 불의타라고 하는 면접교섭권도 충분히 공부할 기회를 가졌었다.

 

1차 시험 이후부터 9월까지 후사법 기본서를 1회독 한 이후로 독특한 교재선택을 하였다. 난 한 번 본 책을 반복해서 보는 것을 싫어하였고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후로 기본서를 다시 정독하는 기회를 갖지 않았다. 대신 서점에서 파는 교수 케이스(스프링 묶음)로 학원의 2순환 모의고사 범위에 맞춰 읽고 시험을 쳤다. 3순환 때에는 고시계에서 발간한 합격생이 쓴 "답안과 강평"이라는 책을 읽고 역시 범위에 맞춰 모의고사를 쳤다. 4월말부터 시험전 까지는 각 과목의 요약서를 사서 모의고사 범위에 맞춰 읽으려고 단지 노력만 하였다.송영곤 요약서(기본서보다 양은 많지만). 서정욱 요론(행정법). 김남식 헌법. 형법의 핵. 상법의 핵. 강용택 형소. 손범규 민소를 보았다.

 

4. 마치며

공부량에 있어서 1차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적었으나 공부도 많이 가르쳐 주고 놀 때는 죽이 잘 맞아 물불 안가리고 함께 놀았던 정일 오빠의 도움과 끝까지 함께 스터디를 하며 힘을 준 윤선언니, 정훈, 광원오빠 그리고 내후년에 함께 연수원에 들어갈 성준 오빠의 배려로 현상유지는 하였던 것 같다.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한다. 공부량이 곧바로 합격여부를 결정짓지는 않으나 공부를 덜 한만큼 자신감이 떨어져 공부하는 동안 더 힘들 수 있었으나 1등을 뽑는 시험이 아니라 1천명을 뽑는 시험으로 붙으면 되는 것이므로 힘든 기간 마음이나마 여유가 있었으면 한다.

 

공부 방법에 있어 왕도는 없는 것 같다. 합격생들의 대다수는 기본서를 충실히 보는 것일거라 예상되지만 나처럼 특이한 자신만의 스타일로 공부하는 것도 합격의 영광을 가져올 수 있는 한 사례가 될 수 있으니 다른 수험생들도 남들의 방식에 못 쫓아가는 자신을 학대할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 그 방법대로 밀고가는 것도 좋으리라 믿어 본다.

 

이 글을 읽는 모든 이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한다.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