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리사 수석합격기] “내가 할 수 있는 것 다해야”
상태바
[변리사 수석합격기] “내가 할 수 있는 것 다해야”
  • 법률저널
  • 승인 2007.12.28 10: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영배 제44회 변리사 수석 서울대 전기공학부 4년
 

시작하면서


변리사 시험공부를 하고 계시는 모든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서 글을 시작하겠습니다. 항상 희망을 잃지 않으시길 바라며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원하겠습니다. 편의상 존칭을 생략하는 것을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변리사시험을 시작하게 된 동기


변리사 시험을 처음 접했던 때는 2002년 무렵이었던 것 같다. 과동기 중에 변리사 시험을 본 친구가 있어서 변리사라는 직업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아직 진로에 대한 고민보다는 학과 공부에 집중할 때여서 그다지 변리사에 대해 고민을 해보지는 않았다. 하지만 2003년에 4학년이 되자 장래 진로에 대해서 좀 더 고민하게 되었다. 학교 졸업과 군대 문제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2004년 3월에 입대 예정이었고 졸업을 하고 군대를 간다는 것은 조금 부담이 되어서 4학년 1학기까지 마치고 2003년 2학기부터 휴학을 하였다. 휴학을 하고 진로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고민해보다가 변리사라는 직업에 매력을 느껴서 변리사 시험에 도전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1차 시험은 2004년 3월 초에 있었고, 입대는 3월 18일이었기 때문에 입대 전에 경험삼아 1차 시험을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일단 민법공부를 시작했다. 민법은 김준호 교수의 교과서를 기본으로 인터넷 강의를 들으면서 공부했다. 2003년 9월부터 민법 강의를 듣기 시작했는데, 2달 정도 걸려서 다 들었다. 공학도로서 법과목은 처음 접해보는 것이라서 인터넷 강의를 다 들어도 머릿속에 남는 것은 없었다. 그래서 12월까지 꾸준히 교과서를 반복해서 읽어보았다. 그렇게 민법 공부를 어느 정도 했다. 그런데 해가 바뀌고 2004년이 되자 군대 가기 바로 전까지 시험공부만 하는 것이 갑자기 억울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1차 시험 접수를 포기하고 군대 가기 전까지 다른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읽고 싶은 책을 읽으면서 시간을 보냈고 군대에 입대하게 되었다. 

 

“기출문제 푸는 것은 필수”

1차 시험

 

2004년 3월 18일에 KATUSA로 입대했는데, 처음 1년 반 정도는 다른 생각 없이 군대 생활만 열심히 했다. 하지만 슬슬 전역이 가까워오자 다시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고, 친구들과 전화 통화를 할 때면 진로에 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게 되었다. 물론 변리사 시험에 대한 고민도 그 중의 하나였다. 그러다가 2005년 8월에 나와 같이 변리사 시험을 고민하고 있던 친구 둘이 변리사 선배를 한 번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보고 결정하는 게 어떻겠냐는 이야기를 하였다. 그리고 마침 그 때 학과 게시판에 올라온 우리 과 출신 변리사 선배의 글이 있어서 그 선배에게 이메일을 보내서 그 선배를 한 번 만날 수 있게 되었다. 당시에 친구 둘은 지방에서 군 복무 중이었기 때문에 의정부에 있던 내가 그 선배를 만나러 나갔다. 그 선배와 변리사에 관한 여러 이야기를 나누어 보니 변리사 시험에 정말로 도전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친구 둘과 함께 2005년 8월부터 변리사 시험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게 되었다. 

 

민법은 군대에 오기 전에 공부해 놓은 것이 있어서 어느 정도는 준비가 되어 있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그 때로부터 2년 정도가 지나 있었고, 그 동안 교과서도 새로 개정이 되어서 새로 강의를 들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친구 둘과 같이 인터넷 강의를 신청하여 강의를 들으면서 기본서를 다시 읽어보았다. 물론 예전에 공부한 기억이 있어서 처음 듣던 때만큼 생소하지는 않았지만, 어느 정도 민법을 알게 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렸다. 문제집은 김준호 교수의 객관식 민법을 보았다. 교과서만 읽어보다가 문제집을 보니, 내용을 아는 것과 문제를 푸는 것은 또 달랐다. 그래서 그 때부터는 문제집을 풀어 보면서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으면 교과서에서 해당 내용을 찾아보고 복습하는 식으로 공부를 하였다. 교과서와 객관식 문제집을 어느 정도 본 후에는 최근 판례와 기출문제 위주로 공부하였다. 특히 기출문제는 출제 경향을 알 수 있고, 민법 실력이 어느 정도 쌓이게 되면 풀어보면서 자신감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꼭 필요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특허법도 인터넷 강의를 기본으로 하고, 김민철 변리사의 기본서로 보았다. 특허법은 민법과는 다르게 실체법적인 측면과 절차법적인 측면이 동시에 있었기 때문에 처음에 접할 때는 어려운 점도 많았다. 하지만 인터넷 강의를 듣고 기본서 회독 수를 늘려가면서 조금씩 나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기본서를 어느 정도 본 후에는 객관식 문제집을 사서 풀어보었고, 역시 기출문제를 많이 풀어보았다. 

 

상표법은 최성우 변리사의 책을 기본서로 하였고, 역시 인터넷 강의와 함께 공부를 시작했다. 마찬가지로 기본서를 통해 어느 정도 이해가 된 후에는 객관식 문제집과 기출문제를 병행하여 풀어보았다. 디자인보호법도 인터넷강의로 기본강의를 마치고, 기본서와 문제집으로 공부했다.

 

자연과학은 공대 출신이라서 따로 인터넷 강의가 필요할 것 같지는 않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각 과목당 교과서를 한 권씩 사서 공부를 했다. 4과목 중 지구과학은 고등학교 때 지구과학2를 선택했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막상 공부를 해보니 물리는 단기간에 공부하기에는 너무 어려웠고, 화학과 생물은 외워야 할 것이 너무 많았다. 그래서 인터넷 강의를 들어보려는 생각도 들었지만 자연과학은 1차 시험을 2달 정도 남긴 상태에서 공부를 시작했고, 민법과 특허법 등 공부해야 할 것이 너무 많았기 때문에 따로 시간을 낼 수가 없었다. 그래서 4과목을 전부 강의를 들을 수는 없었고, 생물 한 과목만 인터넷 강의를 들을 수 있었다. 자연과학은 4과목이 10문제씩 동일하게 출제되지만 각 과목당 필요한 공부량은 동일하지 않기 때문에, 각 과목당 전략을 잘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1차 시험 공부를 할 당시에 군대에 있어서 공부할 시간을 내기가 어려웠다. 그래도 KATUSA였기 때문에 일과 시간 이후에는 어느 정도 자유시간이 있었고, 동료 미군의 방이나 도서관에서 컴퓨터를 이용하여 인터넷 강의를 들을 수 있었다. 법과목을 독학으로 접근하는 것은 상당한 시간이 요구되기 때문에 처음에는 강의를 듣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인터넷 강의는 비록 직접 학원에서 강의를 듣는 것보다 효과가 덜 할 수는 있지만, 컴퓨터만 있으면 어디서든 들을 수 있고, 자신의 시간에 맞출 수 있으며, 학원 이동 시간이 절약되는 등 여러 가지 장점이 있는 것 같다.

 

43회 1차 시험일은 2006년 3월 5일이었다. 나는 그 날이 휴가 복귀일이었기 때문에 시험을 보고 나서 부대에 복귀를 해야 했다. 부대에 들어가서 채점을 해보니 민법 62.5점, 산업재산권법 75점, 자연과학 57.5점으로 평균 65점이었다. 그 전 해까지는 60점대 후반에서 커트라인이 형성되었기 때문에 상당히 불안했다. 물론 자연과학이 많이 어려웠다는 말이 있었지만 1차 합격자 수가 800명으로 줄어든 첫 번째 시험이었기 때문에 합격 커트라인은 그다지 변동이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많았다. 그래서 3월 말에 가채점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거의 2차 시험 공부에 집중할 수 없었다. 가채점 결과가 나오고, 커트라인이 60점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비로소 2차 공부를 시작할 수 있었다.

 

첫 번째 2차 시험


3월 달에 전역을 하고, 같이 변리사 시험을 준비하던 두 친구의 방으로 이사를 갔다. 결국 나까지 3명이서 같은 방을 쓰게 되었다. 친구들과 같이 공부하면서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다. 혼자 공부할 때면 늘 있을 수 있는 슬럼프를 극복하는데도 큰 도움이 되었고, 도서관이나 밥 등을 해결하는 것도 같이 했기 때문에 좀 더 공부에 집중할 수 있었다.


2차 공부는 1차 공부와는 전혀 달랐기 때문에 일단 학원 강의를 들으면서 감을 익혀 나갔다. 처음에는 기초 G/S나 사례 강의 등을 들으면서 2차 시험의 공부 방법을 익히려고 하였다. 기초 G/S는 아직 답안지를 쓸 정도의 실력이 안 되었을 때, 이론과 실전을 병행할 수 있는 좋은 강의인 것 같다. 6월과 7월에는 G/S 수업을 들었는데 생동차이다보니 실력이 부족하여 답안지를 다 채우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그러다보니 7월에는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서 슬럼프도 조금 찾아왔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시기에 공부를 많이 하지 못했다. 결국 첫 번째 2차 시험을 봤으나 불합격하고 말았다.
하지만 약간 놀랐던 것은 12월에 발표가 났을 때 점수를 확인해 보니 생각보다는 점수가 잘 나온 것이었다. 그리고 같이 공부했던 친구는 아니었지만 과 동기가 생동차로 붙었다는 소식을 듣자 좀 더 열심히 할 걸이라는 후회가 밀려왔다. 생동차는 어렵다는 생각을 하고 나 자신도 모르게 미리 포기를 해버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할 수 있다’는 생각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 경험이었다.

 

“기본서 회독수 늘려야”

두 번째 2차 시험


첫 번째 2차 시험을 보고 합격자 발표가 날 때까지 약 4개월 동안은 열심히 공부하지 못했던 것 같다. 물론 합격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생각했지만, 완전히 발표가 나기 전까지는 합격에 대한 약간의 희망이 있었고 그것이 시험공부를 조금씩 방해했다. 그래서 그 기간에는 많은 공부를 하지는 못했고, 공부하면서 부족했던 과목, 특히 민사소송법만을 집중적으로 공부했다. 특히 이 기간에는 이시윤 기본서의 회독수를 늘리는 데 공부의 중점을 두었다. 기본서의 회독수를 늘리는 것은 당장의 결과로 나타나지는 않지만 각 과목의 내공을 쌓는 데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렇게 쌓은 내공이 시험장에서 자신도 모르게 발휘된다고 생각한다. 다만, 시간이 촉박한 경우에는 사례집 등을 공부하는 것이 조금 더 낫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 2차 시험의 불합격을 확인하고 난 후에는 본격적으로 2차 공부를 시작하였다.

 

민사소송법은 이시윤 교수의 교과서를 기본으로 하고, 이창한의 사례집과 박승수 변호사의 워크북을 주로 보았다. 그 외의 다양한 강사들의 G/S 자료도 구해서 보았는데 여러 자료들을 보면서 목차 구성법 등을 익혀 나갈 수 있었다. 특히 목차를 구성하는 것이 답안지를 쓸 때 상당히 중요한데, 똑같은 문제라도 강사들마다 목차를 구성하는 것이 각기 다른 경우도 있어서 조금 혼란스러웠다. 그럴 때는 가장 괜찮다고 생각되는 목차를 하나 선택하여 공부하려고 하였다. 어차피 상대적인 것이고 어느 것을 선택하든 큰 차이는 없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선택한 방법을 믿고 시험장에서 그대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친구들과 G/S 자료를 구해서 쓰는 연습을 많이 했는데, 나중에는 여러 가지 자료들을 한 군데로 모을 필요성을 느껴서 서브노트를 만들었다. 서브노트는 업데이트가 쉽도록 노트형식이 아닌 카드 형식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논점의 크기에 따라 적정 분량을 선정하여 그에 따라 서브노트를 만들었다. 예를 들면 10점짜리 논점이라면 15줄 내지 20줄 정도로 만들어서 실제 시험장에서 그대로 쓸 수 있을 정도로 만들었다. 시험장에서는 2시간 동안 계속 써나가야 하므로 아는 논점이 나온 경우에는 기계적으로 써 나갈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서브노트로 논점을 정리한 후 반복해서 학습하는 식으로 공부하였다.  

 

특허법은 1차 공부를 하면서 기본 내용은 어느 정도 익혔기 때문에 따로 기본 강의를 듣지는 않았다. 하지만 2차 공부는 1차 공부와는 그 방법이 전혀 달랐기 때문에 사례 강의와 G/S강의를 많이 들었다. 지현수 변리사의 기본서와 사례집, 김현호 변리사의 사례집을 주로 보았다. 그리고 정부연 변리사의 서브노트를 구입하여 거기에 자료를 보충하는 방식으로 공부했다.

 

상표법도 특허법과 마찬가지로 기본 강의는 듣지 않았다. 최성우 변리사의 기본서를 주로 보았고, 손지원 변리사의 단권화 상표법을 많이 보았다. 단권화 상표법은 사례뿐만 아니라 단문도 비교적 잘 정리되어 있어서 공부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

 

특허법과 상표법은 여러 강사들의 강의를 들어보니 한 논점을 자세하게 쓰는 것보다는 다 논점을 짧게라도 모두 언급해 주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G/S 강의에서 모든 논점을 찾아내는 연습을 많이 하였고, 조문과 판례를 위주로 공부하였다. 특히 판례는 답안지에 꼭 현출하도록 노력하였다.

 

선택과목은 회로이론이었는데, 전공이어서 처음에 접근하기는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군대를 다녀와서 전공공부를 한지도 오래 되었고, 변리사 시험을 위한 회로이론은 학교에서 배우던 것과는 조금 범위가 다른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새로 공부해야 했다. 기본서는 박송배 선생님의 신회로이론을 보았고, 문제집은 신일균 변리사의 회로이론 책을 보았다. 회로이론의 경우 시험장에서 계산 실수를 하지 않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문제를 풀 때 연습장에 대충 여기저기에 풀다보면 실수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평소에도 수식 등을 잘 정리하면서 문제를 풀도록 노력하였다.

 

두 번째 2차 시험을 보고 나서


8월에 2차 시험을 보고 나오면서 들었던 기분은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다’는 느낌이었다. 물론 특허법 쪽에서 논점을 빠뜨리기도 했지만, 다른 부분에서는 그래도 내가 쓸 수 있는 만큼은 썼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후회는 별로 남지 않았고 홀가분한 마음이 많이 들었다. 그리고 시험 결과가 기대 이상으로 좋게 나와서 항상 감사드리는 마음뿐이다.


마치면서


항상 아들을 사랑으로 대해주시고, 믿고 지지해 주신 아버지, 어머니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매일매일 손자를 위해서 기도해 주시는 할머니께 정말 감사드리고, 같이 살면서 동생의 뒷바라지를 해 준 누나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또, 지금까지 저를 이끌어주시고 가르쳐 주신 학교와 학원의 모든 선생님들께 감사드리고, 특히 정길환 선생님과 나상진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저의 가장 친한 두 친구, R군과 Y군에게 정말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그 두 친구와 같이 있었기에 저는 시험공부를 계속 할 수 있었습니다. 그 친구들이 내년에는 꼭 모두 합격하기를 바라면서 이만 글을 마칠까합니다. 고맙습니다.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